CRITIC 윤종숙 마음의 풍경들

2.17~5.1 Museum Kurhaus Kleve 독일

군다 루이켄(Gunda Luyken) | Head of the department of prints and drawings Museum Kunstpalast Düsseldorf

윤종숙은 한국의 작은 도시 온양에서 자라났다. 작가의 아버지는 동양화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화랑을 운영했고 오빠는 난과 대나무를 소재로 수묵화를 그렸다. 이렇게 예술과 문화는 작가의 가족의 삶에 큰 역할을 하였고 하나의 의미였다. 윤종숙은 한국에서 한국학과 교육학을 전공하였고, 29세에 독일로 이주하여 뮌스터 대학에서 미술사 공부를 시작했지만 얼마 후 작가로서의 길을 선택하고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 프리츠 슈베글러 교수 밑에서 수학했다. 슈베글러 교수는 카타리나 프리치, 토마스 쉬테, 그레고어 슈나이더 등 세계적인 작가들을 제자로 두고 있는데, 그레고어 슈나이더는 “토테스 하우스 우르(Totes Haus ur)”로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윤 작가는 뒤셀도르프에서 아카데미 브리프를 수료한 후 첼시 칼리지 오브 아트, 런던에서 계속하여 회화를 공부했으며 그렇게 작업세계를 전개하며 성숙해갔다.
윤종숙의 작업은 시작부터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으로 강한 인상을 주었는데 더 나아가 작가의 작품들에서는 넓은 측면의 문화(culture)에 대한 실험과 분석을 감지하게 된다. 작가는 처음에 캔버스 위에 실로 꿰매는 작업을 했는데 이미 그때부터 선은 작업에서 주요한 요소였다  –   실과 바늘로 그려진 선. 그 후에는 추상적인 파스텔 톤의 색면이 그려졌고, 사각형 색면 위를 거칠게 재봉틀의 색 땀이 가로지른다. 그리고 한동안은 환상적인 풍경에 동물을 그리기도 했다.
윤종숙이 2012년부터 그리고 있는 풍경화는 추상표현주의에 속한다. 작가는 이 새로운 그림을 “마인드 랜드스케이프스(마음의 풍경들)”라고 칭한다. 강하고 매트한 흙의 색상, 크게는 240×360cm 크기의 유화 작업 10여 점이 이번 쿠어하우스 클레베 미술관(Museum Kurhaus Kleve)에서 열린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또한 함께 전시된 30여 점의 드로잉 작품은 2004년부터 2016년 사이에 제작됐고 연필, 색연필 그리고 수채화 물감이 절제되어 사용됐다. 시적이고 섬세한 그리고 매우 독창적인 드로잉은 거의 불투명하고 제스처적인 붓 터치로 그려진 캔버스 작업과 대비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작업의 그룹을 미술관 가운데에서 요셉 보이스의 〈슈트라센반할테슈텔레  –   미래를 위한 기념비〉가 가로지르며 두 세계로 분리한다. 1961~1976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보이스의 대표작 중 하나로 1976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에 전시됐다. 전시장에서 그의 녹슨 트램 레일은 관람자를 윤종숙의 경이로운 회화세계로 이끈다   –   그녀의 그림은 마치 늘 새로운 세계로 좁혀 밀집되는 하나의 만화경처럼, 작품 스스로의 꿈들이며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