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금혜원 – Cloud Shadow Spirit

금혜원  __  Cloud Shadow Spirit

아트선재센터 6.14~7.13

장례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영정을 가운데 놓고 죽은 자에게 예를 다 하는 일련의 행위가 언뜻 죽은 자를 위한 일 같지만, 그 역시 남아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슬픔을 달래고 죽은 자를 편안히 보냄으로써 책임을 다하려는 일이기에, 결국 장례란 산 자들을 위한 의례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다. 작가 금혜원은 이번 전시에서 반려동물의 장례문화를 사진에 담았다. 사람이 아닌, 사람과 함께 하는 동물(animal companion)의 죽음을 소재로 한다는 지점에 또 다른 강조점이 놓인다. 사실상 개, 고양이, 새 등 이른바 반려동물은 각박해지는 문명사회에서 인간이 곁에 두고 정을 나누려는 데서 비롯된 존재다. 인간의 이기심을 그대로 드러내는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명칭을 바꾸자는 주장이 국제적으로 공식화된 것이 고작 1980년대의 일이며, 핵가족이나 일인가구와 같은 현대사회의 가족 형태 변화에 따라 반려동물을 또 다른 가족구성원으로 여기는 인식의 변화가 있어왔을 뿐 지금도 그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기리는 다양한 방식과 유형을 담은 금혜원의 사진은 ‘장례’와 ‘반려동물’이라는 이중적 강조를 통해 결국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자기중심적 본성을 다루고 있는 셈이다. 장례식, 화장터, 납골당, 사당, 무덤, 박제, 위패, 메모리얼스톤(유골로 만든 인공사리) 등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각기 다른 장례 및 추모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국가별 문화적 차이 역시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그것들 대부분이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의 차이보다는 장례 문화의 차이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반려동물의 장례란 것이 결국 인간 중심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임을 재차 확인시켜준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작가는 별다른 인위적인 설정 없이 각각의 대상과 장소를 무덤덤하게 포착하고 있다. 그러나 사진 안에 담긴 수많은 정보로 인해 관객은 자연스럽게 많은 것을 보고 읽어내면서 작가의 생각과 교감하게 된다. 재개발 건설현장에서부터 지하철 철로, 인공적 녹조공간, 폐기물 매립시설, 반려동물의 장례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소재를 확장해가면서 인간과 사회에 관한 동시대적 사진 보고서를 차근히 써나가고 있는 듯하다. 그녀의 다음 시선이 머무는 곳을 기대하게 된다.

신혜영・미술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