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FEATURE 광주화루

위 이호억 〈수덕사 대웅전 곁에서〉 2017

명칭부터 논쟁거리인 ‘한국화’는 익숙한 우리 그림을 서구 회화와 비교할 목적으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화는 너무 익숙한 나머지 현재 우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은 아닐까? 이를 환기하는 한국화 공모전 〈광주화루〉(주최 광주은행)가 이목을 끌고 있다. 《월간미술》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정된 10명의 한국화 작가를 소개한다. 이들의 한국화에 대한 다각도의 접근은 한국화의 현주소와 가능성을 알리는 리트머스지일지도 모른다. 또한 한국화에 특화된 이 공모전을 계기로 공모에 대한 일반의 시선을 반성적으로 정리해본다. 작품들은 〈광주화루 10인의 작가전〉 (4.4~23,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ACC))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동시대 한국화의 젊은 보루
〈제1회 광주화루〉 공모전 선전작가 10인

구본아프로필구본아 Koo Bona
1976년 生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 미술학과(박사)
개인전_국내외 상하이, 타이베이 등
기획전 및 그룹전_
〈긍정의 아포리아〉(2015, 모스크바)
<자연으로 들어가다〉(2014, 오사카)
〈한중일 3인전〉(2011, 상하이)
바람난 미술공모(2014)
신진여성문화인상(2011)
송은미술대전(2005)

〈Physical Objects〉 한지 콜라주에 먹과 채색 100×280cm 2016

〈Physical Objects〉 한지 콜라주에 먹과 채색 100×280cm 2016

“폐허를 통해 미완성과 붕괴라는 이중성을 표현하며 일생동안 미완과 붕괴의 과정을 거치는 인간의 모습과 같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벽이라는 물(物)을 화두로 삼아 내가 말하려 하는 물은 단순한 사물이나 물성으로서의 물이 아닌 유기적 생명체들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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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1

김원 Kim Won
1982년 生
전북대 예술대학 미술과,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_서울, 전주 등 4회
기획전 및 그룹전_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상 수상전〉(2017)
〈전북미술의 현장〉(2016)
〈시대정신과 동양회화의 표현의식〉(2014)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상 우수상(2017)

 

 

〈 alcoholic 〉 한지에 먹과 아크릴 200×488cm 2016

〈 alcoholic 〉 한지에 먹과 아크릴 200×488cm 2016

“나는 반복되는 상황과 그 안에서 버티기 위한 몸부림의 일부가 아마도 불안감과 불확실성, 강박과 폭발, 흥분 등과 연관되어 중독이라는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있다고 바라보았다. 이와 같은 내용들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순과 내면의 우울과 불안함, 공격성 등을 고리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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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묵티프박경묵 Park Kyongmug
1981년 生
동아대 회화과, 홍익대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_서울, 부산, 양산 8회
기획전 및 그룹전_
〈영호남 수묵화교류전〉(2016),
〈나는 무명작가다〉(2015),
〈열림 筆歌墨舞〉(2015)

 

 

 

〈경회루 무진(慶會樓 無盡)〉 종이에 먹과 채색 290×380cm 2011

〈경회루 무진(慶會樓 無盡)〉 종이에 먹과 채색 290×380cm 2011

“내게 예술이란 스스로를 찾아가는 놀이다. 놀이의 도구는 ‘붓’이자 그려진 자국은 캔버스에 담아진 마음의 흔적이며 사고된 작가의 감성이다. 작가는 실경을 근간으로 원경과 근경을 오가며 형상 속에 감춰진 뼈(骨)의 본질과 정서를 스며들게 하려 한다. 무념으로 바라본 자연에서 기존의 의미를 떠나 고정된 형태와 색상에 구애하지 않는 붓놀이로, 옛법을 배우되 머물지 않은 질서로 그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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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1

이지연 Lee Jiyun
1979년 生
홍익대 동양화과,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_2007년부터 8회
기획전 및 그룹전_
〈한중 서예교류전〉(2016)
〈바람〉(2015)
〈여백 현대한국화-여성중심〉(2013)

 

 

 

〈바람에 물들다〉 한지에 수묵 97×236cm 2017

〈바람에 물들다〉 한지에 수묵 97×236cm 2017

“나는 자연에서 안도감을 느낀다. 현상과 형상이 환경에 따라 유기적으로 무한히 변화하고 있으면서도, 소란스럽지 않다. 자연은 미추(美醜)와 선악(善惡)이 없다. 가치의 대소(大小)가 없다. 나에게는 구원의 세계이고, 화엄의 바다를 보는듯한 장엄함을 느낀다. 감정의 파도 속에서 헤매는 중에도 자연은 나를 숨 쉴 수 있게 한다. 자연의 변화는 나에게 현실에 대한 표상(表象)이면서 손에 잡히지 않는 이상(理想)에 대한 열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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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채영)이채영 Lee Chaeyoung
1984년 生
덕성여대 동양화과, 동 대학원 동양화전공 졸업
개인전_2009년부터 4회
기획전 및 그룹전_
〈Sensitive Reality〉(2016)
〈The Great Artist〉(2016, 2014)
〈안견회화정신〉(2014)
제4회 에트로미술대상 금상(2015),
종근당 예술지상(2015),
파이낸셜뉴스 미술공모전 입선(2010)

 

〈섬〉 한지에 수묵 130×162cm 2016

〈섬〉 한지에 수묵 130×162cm 2016

“이처럼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그래서 오히려 독특한 정서를 자아내는 장소들이 있다. 본인은 이러한 도시의 풍경들 즉. 일상에 연관된 장소들, 나 또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거리들, 도시의 주택가와 낡은 건물들의 주변 풍경들에서 느껴지는 비정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아주 고독하기도 한 것들이 뒤섞여 있는 풍경들을 보여주고 싶었고, 주변의 풍경들 사이에서 다른 시간과 공간이 가동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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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량 컬러이태량 Lee Taeryang
개인전_미국, 프랑스, 중국 등 총 27회
기획전 및 그룹전_
〈인왕산프로젝트_특별전〉(2017)
〈안평의 시간〉(2016)
〈트라이앵글 프로젝트〉(2015) 등 190여 회

 

 

 

 

〈무경산수(無境山水)〉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 194×97cm 2017

〈무경산수(無境山水)〉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 194×97cm 2017

“내게 있어 작업은 ‘좋은 작업을 해야 한다’ 라는 명제에 대한 시도가 아니라 ‘좋은 작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 그 자체이다. 내 그림형식의 명제가 그림이라는 인상을 준다는 것은 본질은 손상되지 않았다는 것이기에 어떤 형식으로든 표현하려는 것을 묘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문제에 대한 하나의 논리적 판단이나 근거를 주장하거나 강요하는 명제는 아니다. “말해질 수 있는 것은 오직 명제를 통해서만 말해질 수 있으며 따라서 모든 명제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어떤 것도 말해질 수 없다.” 결국, 내 그림은 중요하지 않으며 정작 중요한 것은 내 그림 밖의 모든 것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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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억수정이호억 Lee Houk
1985년 生
중앙대 한국화학과 및 동 대학원 예술학과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_2012년부터 6회
기획전 및 그룹전_
〈불안〉(2017)
〈한국화의 유혹〉(2016)
〈오토픽션-한국화의 유혹과 저항〉(2013)

 

 

 

〈시간을 움직이는 것과 살아있는 것〉 장지에 먹, 분채, 식물성 안료 125×193cm 2017

〈시간을 움직이는 것과 살아있는 것〉 장지에 먹, 분채, 식물성 안료 125×193cm 2017

“현장에서의 모필 사생을 통해 시간성과 감정을 필선에 담아, 작업의 의미를 분명히 한다. 여기에 박제된 듯 고정된 동물의 그림자 따위를 분채로 칠해 올린다. 움직이는 식물과 멈춰진 동물. 개체의 속성에 반하여 연출하고 작업의 의도에 따라 숲에서 채집한 식물성안료로 염색하기도 한다.
유한한 삶의 가치를 움직이는 것과 멈춰진 것의 대비로서 드러내고자 한다.
우리는 시간에 속박된 유한한 존재다.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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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슬인물2장예슬 Jang Yeseul
1988년 生
청강문화산업대 및 조선대 대학원 미술학과 석사과정
기획전 및 그룹전_
〈Asia Young Art Festival〉(2016)
〈온새미로〉(2016)
〈현대한국화 길을 묻다〉(2016)
대한민국한국화대전(2016)
무등미술대전(2016)
행주미술대전 특선(2016)

 

 

〈순환 Ⅱ〉 한지에 수묵 130.3×162.2cm 2016

〈순환 Ⅱ〉 한지에 수묵 130.3×162.2cm 2016

“우주의 순환과 움직임을 한국화의 가장 기본이자 정신이 되는 지(紙), 필(筆), 묵(墨)을 이용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품에서 순환하는 먹의 형상성은 우주를 채우고 움직이는 에너지이며, 기운이 충만한 생기의 근원이다. 묵(墨)의 색(色)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이를 담고 있으며, 우주의 색이자 하늘의 색으로 작가의 감성을 재해석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었다. 작가는 작품 속의 우주를 통해 대자연의 법칙에 순응하고 본연의 섭리에 따르는 무위자연(無爲自然)과 순환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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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흡1하성흡 Ha Sungheub
1962년 生
전남대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_1994년부터 총3회
기획전 및 그룹전_
〈김광석 20주기 추모전〉(2016)
〈잊지 않겠습니다〉(2014)
〈5·18 민중항쟁 30주년 기념전〉(2010)

 

 

 

〈금강전도〉 한지에 수묵담채 92×137cm 2016

〈금강전도〉 한지에 수묵담채 92×137cm 2016

“전통회화는 물론 전통적 미감을 고수한 진경산수와 인물화를 현대적으로 적용해 1980년 이래의 사회와 삶, 풍경과 자연을 먹을 이용한 간결한 색을 가미해 그려내려 했습니다. 또한 색에 대한 굶주림으로 인해 자유분방한 틀을 깨뜨리는 데 주력하는 동시에 서사적 인물, 우리 산천의 의미 있고 아름다운 풍경을 주된 소재로 삼았고, 최근에는 화면공간을 크게 확장한 수묵과 채색의 실험을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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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용주2하용주 Ha Yongjoo
1979년 生
조선대 미술대학 한국화과, 중앙대 대학원 한국화학과(석사) 및
동국대 대학원 미술학과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_2007년부터 총8회
기획전 및 그룹전_
〈수묵시각 2016〉(2016)
〈구인전〉(2015)
〈신세계갤러리 선정작가전〉(2013)

 

 

〈어느 연약한 짐승의 죽음〉 장지에 먹, 분 244×546cm 2012

〈어느 연약한 짐승의 죽음〉 장지에 먹, 분 244×546cm 2012

“나와 타자, 원활한 소통과 걸러진 소통을 통한 관계의 수많은 레이어의 위장을 부정하면서도 개인과 집단, 구조, 체계 안에서의 익숙하며 필연적인 상황을 인정합니다. 작품의 형식에서 보이는 방식은 화면 안에서 친절히 보여주지 않습니다. 대상을 온전히 그리지도 않습니다. 그것이 사람인지, 사람 모양을 한 것인지, 풍경인지 풍경 같은 느낌인지는 시지각을 통해 1차적으로 판단하고, 작품을 경험하는 자의 정서와 가치관을 통한 주관적 요소로 인식되고 정의됩니다. 보이는 것의 최소 기준입니다. 감각하는 것과 사유하는 작품의 화면 속 이미지는 그 무엇의 이미지일 뿐 그 무엇 자체일 수 없습니다.
사회 안에서 당신이 속한 시간, 공간, 상황,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작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