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rt Fair Tokyo 2014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일본 미술시장의 현주소

올해로 9회를 맞이한 <아트페어 도쿄>가 3월 6일 VIP 오픈을 시작으로 7, 8, 9일 사흘 동안 도쿄국제포럼 전시장에서 열렸다. 고미술에서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 <아트페어 도쿄>는 갤러리(Galleries), 아티스틱 프랙티스(Artistic Practice), 도쿄 리미티드(Tokyo Limited), 프로젝트(Projects), 디스커버 아시아(Discover Asia), 지-플러스(G-Plus), 아웃라인(Outlines) 등 7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이번 페어에는 일본을 비롯한 한국, 스페인, 인도네시아 등의 157개 갤러리가 참여했고, 국내 갤러리로는 갤러리 스케이프와 갤러리 엠이 참가했다.
2012년부터 아트페어도쿄는 지정학적 한계성과 일본 고미술, 크래프트부터 현대미술까지의 너무나 방대한 영역을 포괄하는 데서 발생하는 구조적 진부함을 해소하고 분위기를 일신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해왔다. 특히 젊은 디렉터 다카히로 가네시마를 영입한 이후 아트페어의 구성을 세분화해서 다듬고, 해외 주요 컨템포러리 갤러리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벌여왔다. 이에 ‘리뉴얼’된 <아트페어 도쿄>는 ‘지역 아트페어’의 이미지를 벗고 국제적이며 컨템포러리한 이미지로 어필함과 동시에, 페어 특유의 조직력을 극대화시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에 큰 힘이 되었다.
아트페어도쿄의 ‘오버하지 않는’ 적절한 섹션 나누기도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인데, 특히 디스커버 아시아에는 서울을 비롯하여 타이베이, 홍콩, 마닐라, 자카르타의 ‘젊은’ 갤러리들이 초청되었고, ‘지-플러스’ 섹션에서는 지-도쿄(G-Tokyo, 도쿄 내에 있는 컨템포러리 갤러리들이 모여 개최한 아트페어)에 참여하던 갤러리들이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협업해 전시 형태의 부스를 선보였다. 김정욱, 정지현 등 한국 작가를 꾸준히 소개해 온 갤러리 스케이프는 도쿄라는 도시의 규모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내실 있는 <아트페어 도쿄>를 통해 컬렉터 층을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로 넓히게 되었다.
이같은 긍정적인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아트페어 도쿄>는 아시아 주요 도시의 기존 아트페어들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아트바젤>이 성공적으로 홍콩에 입성함으로써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아트페어는 미술계의 모든 구조가 얽혀있는 유기체이며 예술의 고결함과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의 반어적 성질로 인식되는 상업성이 공존하면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자리다. 미술계 구성체의 복합적 이해관계가 한 자리에 모인 아트페어에서 참여기관 모두가 만족할 만한 균형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균형점에 최대한 근접하는 아트페어가 정당성과 지속성에 힘입어 명성을 유지할 것인데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국내의 아트페어들과 마찬가지로 <아트페어 도쿄>도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부분일 것이다.

김윤경・갤러리 스케이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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