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Book] 여기, 아티스트가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세상과 이야기하다

안희경 《여기, 아티스트가 있다》 아트북스 2014

paris 743이 책은 2010년 5월부터 2011년 6월까지《월간미술》에 연재된 안희경 씨의 현대미술의 거장과의 인터뷰 기사를 엮은 것이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아네트 메사제, 윌리엄 켄트리지, 키키 스미스, 강익중, 제프 월, 무라카미 다카시 등 그 이름만으로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이들이다.
《여기, 아티스트가 있다》는 본지에 연재되었던 원고를 바탕으로 내용과 사진을 보강하고, 인터뷰 형식의 글을 산문체로 풀어냈다. 당시 담당기자로서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소감을 물었다. “쓸 때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견딜수록 양파처럼 벗겨져 나가는 세상에 대한 제 시각을 표현할 수 있어 포만감을 느꼈습니다.” 안 씨는 인터뷰에 참여했던 작가 모두 이번 책 출간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추가로 요청한 사진을 보내주었다며 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또한 출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몇몇 독자에게서 반응이 있었다며 이들이 책을 통해 자신을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섭외과정에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이다. 에피소드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실은 그 ‘미친’ 섭외력이 어디서 연유하는지가 더 궁금했다. “제 소개를 비롯해 작품에 대한 제 의견이나 서구와 다른 한국적, 동양적 시각에 대한 이야기 등 되도록 많은 내용을 섭외 이메일에 담아요.” 진실된 마음을 최대한 전하려 노력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섭외과정은 그들이 세상에 대해 던진 메시지에 대한 안 씨의 화답이라고 볼 수 있다. 메일링을 해도 그들과 만나는 약속을 잡기란 녹록지 않았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윌리엄 켄트리지는 메일을 보내고 아무 반응이 없었는데 이후 파리에서 그의 전시를 관람하던 중 우연히 마주쳤다고. 그 자리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찾아와서 인터뷰할 수 없냐는 제안을 받고 좌절했는데 이후 켄트리지가 뉴욕 전시를 열며 맨 처음 연락한 이가 바로 안 씨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난 작가에게서 느낀 인간적인 면모가 궁금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를 만나기 전, <785시간>이라는 그녀의 공연을 봤어요. 그 무대에서 그녀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사람을 마주하며 상대가 스스로와 마주하도록 거울을 들어 비춰주는 사랑 가득한 치유사의 모습이었어요. 다들 마리나와 마주 앉았다 일어나면서 눈물을 쏟았죠. 마리나는 상대의 온 감정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한 몸으로 공감한 거예요.” 이런 안 씨의 공감은 기사에 고스란히 반영됐고 기사를 읽은 마리나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나보다. “마리나의 스태프 한 명이 제게 귀띔하더군요. 마리나가《월간미술》 기사의 영역본 프린트를 흔들며, 모두에게 그랬대요. “나의 인터뷰 기사는 이래야 해”라고요. 하하.”
이 책의 부제는 ‘세상의 안부를 묻는 거장 8인과의 대화’이다. 말 그대로 작가가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 경고 또는 제안 등을 의미하리라. 그들이 미술을 통해 세상에 하고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해 안 씨는 “작가 자신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일상, 자신이 현재 있는 위치,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목격하는 것들이 바로 작가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이리라. “아네트 메사제도 모든 아이디어는 그녀의 하루에서 온다 했어요. 강익중의 경우도 숙련된 그 시간을 지나서 무심하게, 굳이 하려 하지 않아도 되어지는 그런 작업으로 가려 한다고 했거든요.” 결국 예술가의 생활이 곧 작업인 셈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기자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문구는 “불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이다. 미술이, 작가가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일까? “88세인 지그문트 바우만 선생이 그러더라고요. 젊어서는 세상의 진보가 직선으로 뻗어간다고 믿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추의 운동(pendulum)’이라고. 결국 관성을 끊는, 그러니까 억압이 억압으로 되갚아지는 반복된 힘의 역사가 아니라 힘을 흡수하는 방식이 되어야 할거라고요.” 간디가 그랬고,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그랬으며, 강익중이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안 씨는 “‘변화’는 한 개인의 완전한 변화에서 출발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작가의 1차적 발언을 담은 책이다. 비평적 시선보다는 작가의 생각이 날것 그대로 실린 셈이다. “작가의 말은 작품에 접근하는 매우 중요한 답이라고 여깁니다. 제가 작가들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 제일 조심했던 부분이 ‘저는 당신의 작품이 이런 의미를 전달한다고 여깁니다. 맞죠?’라는 식의 접근이에요. 물론 비평의 영역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는 작가의 말에 더 집중해서 귀 기울여야 한다고 봐요.“ 답을 미리 생각하고 그것에 작가의 생각을 끼워넣는 일종의 오독(誤讀)을 경계하자는 의미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대신 가장 인터뷰하고 싶은 작가를 물었다. “정말 만나고 싶은 분은 제임스 터렐입니다. 그리고 지금 런던 서펜타인갤러리에서 다시 3개월 쇼를 열고 있는 마리나요.”
황석권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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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9)미술품감정학-진위·가격감정과 위작의 세계
최병식 지음

미술비평, 경영, 박물관 정책 등을 연구해 온 저자가 해외를 직접 방문하고 7년간  감정 시스템과 판례 등 다수의 사례를 수집, 분석한 책. 미술품 감정의 기초개념부터 진위감정의 판단 방법과 과학적 분석의 세계적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동문선 438쪽·4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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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1)이미지 인문학1
진중권 지음

디지털 생활 속에서 이미지를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이 책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철학사의 근본적 단절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살펴보면서 변화하는 미학적 패러다임을 추적한다. 이를 통해 포스트디지털 시대의 인간에 대해 살펴본다.
천년의상상 336쪽·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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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3)기억하는 드로잉:서용선 1965-1982
김형숙 지음

인간과 자연, 역사와 사회의 관계를 표현하는 작가 서용선의 창작의 출발점을 엿볼 수 있는 책. 작가의 학생 시기 드로잉 자료를 기반으로 일기장, 작가노트, 가족 및 친구와의 인터뷰를 더해 예술가 서용선의 창조성의 원천을 탐색해본다.
교육과학사 380쪽·1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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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7)톡톡! 미술가에 말걸기
류한승, 박순영 지음

현재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35세 이하 젊은 작가 16인의 작업에 대한 솔직하고 상세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다. 작가중심, 사실 중심 인터뷰를 지향하며 작가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아 그들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페도라 프레스 304쪽·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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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8)미술품 잔혹사
샌디 네언 지음/최규은 옮김

1994년 독일의 한 미술관에서 윌리엄 터너의 작품 2점이 사라졌다. 이 작품 회수 과정에 중심 역할을 한 저자가 미술계 뒷이야기를 실감나게 전달한다. 미술품 도난과 추적 과정을 생생한 문장으로 풀어내 미술에 문외한인 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미래의창 223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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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0)명화의 거짓말
나카노 코코 지음/이연석 옮김

그리스신화를 소개한 <무서운 그림> 시리즈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저자의 두 번째 명화 해설서. 성서의 내용을 그림과 함께 설명한다. 그림 속 성경 이야기를 단순히 전달하는 것을 넘어 일본인의 시각으로 해석한 독특한 해학이 돋보인다.
북폴리오 260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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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2)Great Art 시리즈3  세계의 디자인
필립 윌킨스 지음/박수철 옮김

1860년부터 지금까지 세계적인 디자인 명작 94점을 800여 장의 일러스트와 함께 연대순으로 소개한다.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 디자인에 영향을 미친 기술 및 재료를 상세히 서술하여 지난 150년의 디자인 발전 과정의 핵심을 살펴본다.
시그마북스 256쪽·3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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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2)그림 속 경제학
문소영 지음

미술작품들을 통해 경제학적, 경제사적 개념과 사건들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저자는 서구의 성화에 묘사된 독점과 담합부터 경제 대공황과 뉴딜정책에 이르기까지 서양미술을 중심으로 풀어낸 경제사를 바탕으로 현대사회의 맥락을 짚어본다.
이다미디어 375쪽·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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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6)장미의 열반
김아타 지음

자연드로잉 프로젝트를 통해 구도자의 자세로 예술을 천착해 온 사진작가 김아타의 산문집. 작가의 철학적 고뇌와 일상 속에서 깊어지는 사유를 차분하고 일상적인 어조로 풀어냈다. 글 사이사이에 배치된 작가의 작품은 글의 깊이를 더한다.
박하 440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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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4)중국 고대미술사
이동민 지음

중국 미술사를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 형식으로 서술했다. 저자는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 고대인들의 의식세계를 알아야 한다며 고대 중국인의 관념이 어떻게 변하여 왔는지를 도기, 청동기, 무덤 벽화 등 17개의 장르로 나눠 설명한다.
수필과 비평사 299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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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5)작은 한옥 한 채를 짓다
황인범 지음

도편수이자 목수인 저자가 서촌에 위치한 로버트 파우저의 ‘어락당’을 전통 한옥 맛을 살리면서 현대적 삶이 어우러지게 만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상세히 적었다. 각 건축요소의 개별적 요소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한옥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돌베개 336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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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로고 디자인의 비밀
빌 가드너 지음/옮긴이 이희수

아이덴티티 개발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은 디자이너인 저자와 세계적명성의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노하우를 공개한다. 브랜드에 대한 리서치부터 아이디어 창조 과정과 시각적 구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3단계로 정리하여 설명한다.
아트인북 216쪽·3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