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book] 존 듀이의 교육미학

_MG_4516삶에서 예술을 찾으라

김연희 지음 《존 듀이의 교육미학》 교육과학사 2012

이 책은 존 듀이(John Dewey, 1859~1952)의  경험으로서의 예술(Art as Experience》(1934)을 바탕으로 예술적 배움의 핵심인 질적 사고(qualitative thought)의 개념과 탐구활동으로서 예술경험에 관한 이론을 정리한 책이다. 듀이에게 ‘교육’은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배움’이며, 이는 경험의 성장과 완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듀이가 주장하는 미적 경험과 예술은 훌륭한 배움의 경험이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미학’으로 이름지워졌고, 예술과 삶, 예술과 과학, 정서와 인식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존 듀이의 예술적 배움과 사고 이론을 통하여 오늘날 새롭게 조명되는 예술교육의 철학을 제시하는 심도있는 이론서이다.
듀이 미학사상의 출발점은 ‘직접적 경험론’으로 불리며 경험의 ‘연속성(시간)’과 ‘상황(공간)’을 강조하는 프래그머티즘 경험관이다. 우리에게 프래그머티즘은 퍼스(Charels Sanders Peirce, 1839~1914)와 제임스(William James, 1842~1910), 듀이 등을 주축으로 한 고유한 미국 사상으로 ‘실용주의(實用主義)’, 내지는 ‘실제주의(實際主義)’로 불린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실제적 유용성을 존중하는 사상이라는 우리의 통념보다 훨씬 심오한 사상이다. 프래그머티즘은 의미내용보다는 ‘방법’을 중시하고, 관념 형성에 있어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진리 자체가 아니라 진리의 의미를 찾는 ‘과정’으로서의 사고를 철학의 중심으로 가져온다.
책의 구성은 우선 프래그머티즘 철학 속에서 듀이의 경험론과 예술론이 갖는 의미를 살펴본 후 제1부 ‘존 듀이, 이론적 탐색’을 통해 듀이의 이론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다. 그리고 제2부에서는 ‘예술교육, 실제적 이론’이라는 주제하에 듀이의 경험과 예술의 개념이 미술비평이나 미술관 활동 등의 예술적 배움의 사례를 통해 20세기 말 지식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예술교육의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
예술을 배움의 중심에 둔다는 것은 예술을 일상적 삶의 맥락에 위치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듀이의 예술론은 일상의 미학, 삶의 미학, 관람자 중심의 수용미학, 대중예술의 미학을 최초로 이론화한 매우 독창적인 예술론이다. 그런데 순수예술의 관념아래 모더니즘 예술관이 팽배했던 시절에는 예술은 일상과 분리되어 특별한 미적 지위가 부여되었고 예술품의 감상에도 예술작품의 가치와 관람자의 경험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떻게 그러한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이는 대상을 바라보는 방법과 그 방법에 대한 이론적 배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듀이는 바로 이 지점에서 68혁명 이후 유럽에서 등장한 포스트모던 철학과 근친성이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21세기에 듀이 예술론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지각적 사고를 강조하며 미적 경험을 사고가 완성된 표지로 본 듀이는 절대적이고 투명한 지식을 거부하고 지식의 상대성과 가변성을 인정하는 포스트모던 인식론을 예견했다.”
듀이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는 모더니즘이 형성되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이다. 이 시기는 급격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기차나 자동차, 광학도구, 카메라가 발명되었고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혁명적으로 달라졌다. “19세기 이전에는 인간의 지각이 그들을 둘러싼 삶의 환경을 조화롭게 수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19세기 기술의 발전이 보여준 지각세계의 급격한 변화로 사람들의 지각방식은 환경이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공황상태에 빠졌다. 따라서 예술은 순수예술과 모더니즘이라는 이름으로 도피하게 되었고 현실로부터 분리된 자유를 주장하게 되었다고 듀이는 진단했다. 이렇게 듀이는 인간을 둘러싼 총체적 환경의 변화가 지각방식의 변화와 유기적으로 맞물린다고 보았다.”  이는 순수예술과 모더니즘의 종말에 대한 일종의 ‘예견’이었다.
“박물관에 모셔져 있는 작품은 당시에는 순수예술이 아니었다.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지각방식의 변화에 매우 민감한 미술가들은 인상주의, 입체주의, 추상주의 등 모더니즘 실험 및 기술문명에 민감했던 20세기 초 아방가르디스트들의 예술실험이 등장했다. 이런 첨단 지각실험 행위가 순수예술을 낳았다. 듀이는 그런 측면에서 순수예술은 지각을 훈련하는 데 있어서 훌륭한 도구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순수예술은 대단히 교육적이다.”
이 책은 저자가 박사논문을 준비하면서부터 시작한 10년 연구의 결산이다. 저자가 책을 펴내게 된 계기는 과거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사로 근무했던 경험(1996~2001)에 기인한다. 교육에 대한 관심은 당시 관장이자 은사였던 임영방 선생의 영향이 컸다. 미학을 전공한 저자는 미술관 큐레이터를 하면서 미술현장과 학문 간 괴리를 많이 느꼈다고 한다. “현장에 이론을 끌어왔을 때 괴리감을 느끼지 않게끔 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었다. 보통은 어떤 미학이론에서 출발하여 그것의 예술사례를 찾아가는 과정이지만 나는 그 반대였다.” 미술의 교육적 기능을 해명하는 미학이론을 정립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논문을 섭렵하면서 넬슨 굿맨의 이론이 예술교육에 미친 영향을 알게 되었고 그 지점에서 존 듀이의 예술론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나아가 프래그머티즘 미학의 맥락에서 굿맨의 예술론과 듀이 예술론의 유사성도 찾을 수 있게 되었다고.
앞으로 계획을 묻자 미술이론의 맥락에서 듀이의 예술론이 21세기를 향해 던진 예견들을 검토하고 싶단다. 이를 위해 다시 현대미술사 책과 씨름 중이다. “다음 저작은 참여(partici-pation)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듀이에게 교육은 배움이다. 활동을 통해 주어진 상황에 대한 참여와 개입, 상호작용이 없으면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삶과 결합한 예술은 이러한 배움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최근 미술의 트렌드에서 비상업적인 흐름은 듀이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
황석권 수석기자

김연희는 1963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예술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미학과,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서울대 교육연구소 연수연구원, 한국예술영재교육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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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7)이중섭평전

최열 지음

이중섭을 둘러싼 신화와 같은 이야기들이 난무한다. 미술사학자 최열이 인간 이중섭의 삶을 살펴보는 평전을 출간했다. 주요 문헌 500여 종을 분석하여 추려내 이중섭의 생애를 다층적으로 이해한 글로 그의 연구에 활기를 불러일으킨다.
돌베개 932쪽·4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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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2)사진철학을 만나다

백승균 지음

사진철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설명한다. 특히 디지털로 바뀌는 사고방식에서 중요한 빌렘 플루서와 그의 대표저작 <사진의 철학>을 면밀히 분석한 3장과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등의 철학자와 플루서를 비교하며 설명한 마지막 장이 주목된다.
북길드 256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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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8)바티칸: 바티칸 회화의 모든 것

안야 그리브 지음/이상미 옮김

비티칸 미술관의 예술 컬렉션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회화, 프레스코, 태피스트리, 필사본을 포함해 총 976점의 예술작품을 소개한다. 작품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제공하고 중요 작품 180점에 대해서는 저자가 심도있는 설명을 덧붙였다.
시그마북스 526쪽·8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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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4)라캉 미술관의 유령들

백상현 지음

라캉은 유령이미지를 품은 예술작품에 대해 한 발짝 다가선 작품들로 감상자에게 충격을 주고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했다. 르네상스부터 20세기까지 이어지는 미술사 속 라캉이 말하는 유령이미지의 특징을 설명한다.
책세상 320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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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3)상징

조셉 피어시 지음/임상훈 옮김

블루투스, sns의 해시태그 등 일상 속 범람하는 기호와 상징을 역사적인 맥락으로 분석하고 의사소통의 도구로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 본 책. 저자가 선택한 현대 이전부터 미래의 상징들을 짧고 간결한 글로 이어가 쉽게 읽힌다.
새터 280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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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MG_4663사물의 이력

김상규 지음

가볍게 여길 수 있는 우리 주변 사물의 속성을 파고든다. 사물이 현재 모습을 갖게 된 역사 및 과정을 추적한다. 사라지는 것, 동물을 닮은 것, 도시의 일상 속의 것 등 6가지의 테마별로 사물들의 형상 변화 과정을 글로 살펴볼 수 있다.
지식너머 303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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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5)위대한 망가

강상준 지음

한국 만화 전문웹진 ‘에이코믹스’인기 연재물 ‘강상준의 불가항력 만화방’ 망가에 대한 칼럼을 엮은 책. 32편의 일본만화에 대한 간단한 스토리 소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각 작품을 예술작품으로서 진중하게 접근한 해석이 돋보인다.
로그프레스 392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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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6)현대미술의 이해

홍창호 지음

동시대미술의 난해한 이론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20세기부터 파헤친 책이다. 후기인상주의부터 팝아트까지 대표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동시대미술에 내포되어 있는 키워드를 간단, 명료한 글쓰기 방식으로 찾아 나간다.
양서원 210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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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선을긋다

이흙·김용철 지음

젊은 예술가 김용철의 20년간의 예술 활동을 정리한 책. 림프암 4기임에도 불구하고 미술에 대한 고민과 열정을 보이는 그의 강렬한 예술혼이 담겨있다. 작품사진, 작업노트, 작업실 풍경 등 그의 예술 흔적을 상세하게 맛볼 수 있다.
굿플러스북 280쪽·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