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JOURNAL

한남동에 세워진 대규모 전시 공간
디뮤지엄(D MUSEUM) 개관

지난 12월 5일 한남동에 디뮤지엄(D MUSEUM)이 개관했다. 대림문화재단이 2012년 공사를 시작해 4년 만이다. 이로써 1996년 설립된 대림문화재단은 새롭게 문을 연 디뮤지엄을 포함 대림미술관, 구슬모아당구장까지 총 3개의 전시공간을 꾸리게 되었다. 대림문화재단은 “감각적인 전시와 활발한 교육 및 문화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현대미술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는 전시”로 세 공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디뮤지엄은 대림미술관의 기존 전시 콘텐츠를 이어가되 공간이 확장된 만큼 규모가 큰 작업을 선보일 전망이다. 대림미술관은 그간 국외 작가의 패션과 사진, 디자인 중심의 전시를 선보여왔다. 대중관객 수는 늘었지만 미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시의 대중성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냐며 아쉽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디뮤지엄이 순수미술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열지 않겠냐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디뮤지엄은 기존의 전시 스타일을 고수한다.
개관전은 디뮤지엄이 나아갈 방향성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첫 전시는 〈아홉 개의 빛, 아홉 개의 감성〉(2015.12.5~5.8)이란 제목으로 ‘라이트 아트’ 장르에 집중했다. ‘빛’으로 관람객의 즉각적인 인식과 감각을 자극하는 작업을 선택한 것이다. 눈으로 보는 전시보다는 감각으로 느끼고 물리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전시다. 순수미술보다는 대중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메타장르를 선보임으로써 미술관 전시의 장르를 복합적으로 수용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하겠다. 빛을 다루다 보니 각 작업이 상호 방해 하지 않도록 기둥 없이 설계된 총면적 2,431m2의 2층을 9개의 전시장으로 나누고 각 공간에 1명씩 9명의 작가의 작품을 배치했다. 4~8m까지 층고가 다른 각 공간의 특징을 살린 작업을 배치해 마치 9인의 개인전을 보는 듯한 경험을 유도했다. 참여 작가로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인 라이트 아티스트 카를로스 크루즈-디에즈(Carlos Cruz-Diez)도 있지만, 스튜디오 로소(Studio Roso)와 같은 디자이너, 사운드, 프로그래머 시각미술가가 모인 아티스트 그룹 툰드라(Tundra)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빛을 다루는 전문가’가 참여했다. 때문에 ‘미술’ 작가보다는 ‘비주얼 아티스트’가 참여했다고 말하는 편이 낫다. 수백 개의 육각형 타일로 이뤄진 아치형 천장에 빛을 투사해 다양한 빛의 패턴과 고래 소리와 유사한 사운드를 연출해 마치 바닷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자아내는 툰드라의 작업은 공감각적인 자극을 준다. 곡선과 직선이 연결된 형태의 금속 조형물에 LED 조명을 설치해서 색을 띄는 그림자를 만들어낸 데니스 패런(Dennis Parren)의 작업은 ‘CMYK’색으로 나타나는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이끌어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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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1)

국립현대미술관 첫 외국인 관장
자로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취임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Bartomeu Mari Ribas) 국제근현대미술관위원회 (CIMAM, International Committee for Museums and Collections of Modern Art) 회장이 2015년 12월 14일자로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정식 임명됐다. 임기는 2018년 12월 13일까지 3년이다. 2014년 정형민 전 관장 직위해제로 공석이 된지 약 14개월 만이다. 2015년 6월 신임관장 최종 후보가 모두 부적격하다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결과발표가 있었다. 이에 최종 후보자였던 최효준 전 경기도미술관장이 문체부 결정에 반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후 문체부가 지난 8월 외국인도 포함해 후보자를 재공모한다고 발표했고 12월,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이래 첫 외국인 관장이 임명된 것이다. 문체부는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관장의 현대미술에 대한 전문성과 전 세계적인 관계망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임명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그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장 재직 당시 스페인 군주제를 풍자하며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룬 작품을 전시하지 않으려고 전시 개막 직전에 취소하고, 두 명의 큐레이터를 해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관장 인사의 적합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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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묵

육명심_제주도 삼양1983

한국현대미술의 원로 작가를 소개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조성묵전〉〈육명심전〉열려

한국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전환을 이룬 원로 작가를 소개하는 ‘현대미술작가시리즈’의 일환으로 조각가 조성묵과 사진작가 육명심의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멋의 맛-조성묵전〉(2015. 12.1~6.6)(왼쪽)은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해온 조성묵의 1960년부터 최근작에 이르는 대표작품 9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1960~1970년대 그는 산업 생산된 기성품을 재료로 도입, 일상 속의 사물을 현대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선구적인 조각으로 주목받았다. 1980년대 후반 이후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의자의 형상에서 비롯한 <메신저> 연작 제작에 주력했으며,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국수라는 매우 특이한 재료를 사용해 <커뮤니 케이션> 연작을 탐구함으로써 독특한 감각의 설치작품으로 발전시켰다.
한편 ‘현대미술작가시리즈’ 사진부문 첫 전시인 〈육명심전〉 (2015.12.11~ 6.6)(오른쪽)은 1964년 사진을 시작해 올해로 만 50년을 맞이한 원로작가 육명심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그는 1960년대 주류였던 리얼리즘 경향의 사진작업과는 달리 한국의 정신과 정체성을 다루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는 초기 사진 30여 점이 처음으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 ‘우리 것 삼부작’인 <백민>, <검은 모살뜸>, <장승>과 육명심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된 <예술가의 초상> 연작까지 총 5개 연작, 190여 점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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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광주비엔날레 주제 선정 위한 오픈포럼 개최

<제11회 광주비엔날레> 주제 선정을 위한 오픈포럼이 지난 12월 3일 홍익대 홍문관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마리아 린드(Maria Lind) 예술총감독이 <제11회 광주비엔날레> 지향을 알리는 키워드를 발표하고 고은 시인(정연심 대독)과 김우창 문화평론가가 차례로 예술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이외에도 아네 요르트 구투 작가, 송호근 서울대 교수, 베르너 사세 한국학 교수, 이기중 전남대 교수 등이 참여해 토론을 이어갔다. 마리아 린드 총감독은 “2016년 광주비엔날레는 ‘예술에 대한 신뢰 회복’과 ‘미래에 대한 상상력’ ‘매개체로서의 예술’을 키워드로 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동시대의 공동체적 이슈를 끌어내기 위해 지역적 매개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열린 주제를 선정하고 리서치 과정을 통해 전시를 완성해가는 통합적 접근법을 시도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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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젊은 작가를 찾습니다
〈제15회 송은미술대상〉수상자 전시 열려

〈제15회 송은미술대상전〉이 2015년 12월 11일부터 1월 30일까지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계속된다. 올해의 수상작가는 박보나, 박준범, 손동현, 이재이 4인이며 이 중 대상 1인은 1월중에 발표된다. 이번 대상 공모에는 총 423명이 지원, 온라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총 29명의 작가가 본선심사(신작 1점 출품)를 받았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과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개인전 기회가 제공되고, 우수상 수상자 3인에게는 각 1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수상자 4명에겐 ‘2016~2017 송은문화재단?델피나 재단 레지던시’ 지원 자격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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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만나는 부산비엔날레의 비전
‘부산비엔날레의 밤’ 열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집행위원장 임동락)는 지난 12월 4일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부산비엔날레의 밤’ 행사를 열었다. 이날 임동락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이 바다미술제 전시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윤재갑 전시감독이 2016년 열릴 부산비엔날레 전시계획을 발표했다.
〈2016 부산비엔날레〉는 부산시립미술관 전시실 외에도 고려제강 수영공장 등을 포함해 3천여 평을 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기존 현대미술 전시공간보다 2배 가까이 커져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윤재갑 전시감독은 중국 하우미술관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아라리오갤러리 총괄 디렉터와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역임한 바 있다. 부산=김은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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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만나요
故 천경자 화백 유작 부경대에 기증

故 천경자 화백의 장녀 이혜선씨가 12월 11일 부경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경자 화백 1,000여 점과 개인 유품 3,000여 점을 포함해 총 4,000여 점을 부경대학교에 기증한다고 밝혔다. 이혜선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경자 화백과 부산의 남다른 인연에 대해 설명했다. 1950년대 초반 천경자 화백이 공식적인 첫 전시회를 열었던 곳이 부산이었으며, 그 길로 이끌어준 스승과 그 자제(부경대 윤광운 교수)가 정착한 곳 또한 부산이었다는 것이다.
작품을 기증받은 부경대 측은 오는 2020년까지 60억 원을 들여 전시실, 영상실, 수장고 등을 갖춘 연면적 1320m2(400평) 규모의 ‘천경자 기념 미술관’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기증된 천 화백의 작품은 미술관 개관 전까지 부경대박물관 전시실에서 상설전시된다. 부산=김은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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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교체

춘천에 자리 잡은 권진규의 얼굴
권진규미술관 개관

한국 근대미술 리얼리즘 조각의 대표 작가 권진규의 이름을 딴 ‘권진규미술관’이 2015년 12월 5일 춘천에 개관했다. 춘천은 그가 1938년부터 1943년까지 5년간 춘천공립중학교(현 춘천고)에 다니며 학창시절을 보낸 곳으로 그의 예술적 토양이 된 지역이다. 첫 전시의 주제는〈권진규와 여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석조, 테라코타, 건칠 기법의 여성상과 자소상 등 권진규가 일생동안 천착해온 인간에 대한 탐구를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인물 조각 30여 점을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작가의 비공개 작품 2점을 최초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다. 개관기념전은 5월 3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같은 기간 백남준 문형민 정정주 등 19명의 현대미술작가가 참여한 〈요술·미술3D전〉을 열어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한다.
한편 미술관 초대관장은 권진규의 여동생인 권경숙 권진규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이 맡았다. 앞으로 권진규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와 공동으로 권진규의 카탈로그 레조네를 발간하고 권진규 작품의 진품인증서를 발급하는 사업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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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_제희

위기의 지역 갤러리
2015년 12월 잇따라 문 닫은 지역 갤러리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공식 개관하면서 광주 지역엔 문화 훈풍이 불고 있다. 새로운 문화 공간들이 문을 열고 다양한 문화 행사들이 활발하다. 하지만 이 같은 ‘문화전당 효과’와 달리 최근 지역 갤러리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지역 미술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 문을 닫은 갤러리들은 지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작가들의 초대전을 개최하고 색깔 있는 기획전을 여는 등 의욕적으로 활동했던 곳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광주시 남구 진월동에 위치한 갤러리 리채가 지난 12월 9일 사업자 등록을 취소했다. 갤러리 리채는 남구에 처음 문을 연 민간 갤러리로, 2012년 7월 개관했다. 미술놀이터를 목표로 한 갤러리 리채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포함 연중 6회 기획초대전을 열며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젊은 작가들에게 전시공간을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06년 개관한 대동갤러리도 최근 폐관했다. 대동갤러리는 12월 9일까지 열린 〈이철수 판화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동구 금남로에 위치한 이 갤러리는 지역에서 보기 드문 약 560m2의 넓은 규모로 대형 전시를 자주 개최하며 주목을 받았다. 대동갤러리는 사업자가 바뀌며 2015년 12월 말부터 ‘세계조각·장식박물관’으로 운영된다. 동구 동명동에서 아름다운 전시공간으로 입소문이 퍼졌던 제희갤러리(사진)도 5월 문을 닫았다. 2층 양옥을 개조해 도로변 널따란 공간에 위치한 제희갤러리는 마당에서부터 갤러리 입구까지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2013년 개관 후 지역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김병종, 구본창 등 유명 작가들의 초대전을 개최, 눈길을 끌었다. 갤러리의 잇따른 폐업은 미술시장 불황이 눈에 보이는 원인이긴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갤러리가 배제된 작품 유통 과정이 자리하고 있다. 구매자들이 미술품을 구입할 때 갤러리를 통하기보다는 작가와 직거래 하는 지역사회의 관행이 두드러져 소규모 갤러리들이 운영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광주=박진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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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럽미술의 다리가 되다
정헌메세나 후원〈아름다운 다리2전〉열려

정헌메세나(회장 오천룡)가 10년간 후원한 청년작가 38명의 작품을 선보이는 〈정헌메세나 후원 작가-아름다운 다리전2〉가 2015년 11월 24일부터 12월 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렸다. 정헌메세나협회는 2004년 〈정현메세나 청년작가상〉을 설립하고 매년 유럽에서 활동하는 만 35세 미만의 청년작가를 선정 시상해왔다. 작품 활동과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젊은 작가 후원을 확대하고자 ‘후원작가’를 추가로 선정하고 2008년부터는 한국과 유럽 두 나라 간 문화교류의 장을 만들기 위해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이번 전시에는 청년작가상 수상자 지연리 김명규 장혁동 홍일화 등 10인을 포함해 현지에서 활동하는 후원 작가 27명이 참여했다. 특기할 점은 선정대상 장르를 평면작업에 한정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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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2B1577

故 이원일을 추모하다
《큐레이터 이원일 평전》출간

2013년 이원일(1960~2011)의 작고 2주기에 집필을 시작한 《큐레이터 이원일 평전》이 그의 5주기를 앞두고 출간됐다. 국내를 넘어 국제 무대에서 활동을 펼친 큐레이터 이원일의 유년기부터 학창시절과 큐레이터로 활동한 전기를 담은 1부, 그의 큐레이팅을 학술적으로 조명한 2부, 저자와 동료 비평가 윤진섭, 장동광의 메타비평글을 실은 부록으로 구성해 이원일의 삶과 예술정신에 대한 다각도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고 이원일은 토탈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 제6회 상하이비엔날레 공동 큐레이터, 같은 해 제4회 서울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미디어시티 서울 전시총감독 등을 맡았다.(김성호 지음 사문난적 384쪽·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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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_탁소연

일상 속에서 만나는 익명의 인물을 그리다
탁소연 개인전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 서울관에서는 2015년 12월 16일부터 21일까지 6일간 〈탁소연 개인전- 무명씨전〉을 개최했다. 탁소연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관심을 수묵의 발묵 효과를 최대한 살려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는 현대인의 관계와 익명성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구성됐다. 작가는 “거대한 덩치를 과시하는 차가운 도시의 공간 사이로 여러 얼굴과 몸짓의 무명씨들이 합쳐졌다가 갈라지기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들은 해가 뜨고 지듯 사라졌다가 다시 거짓처럼 도시를 가득 메운다. 현기증 나는 이 유람 속 군상은 가까이 혹은 멀리서 색다른 풍경이 되어 작가에게 그리고 보는 이들에게 다가온다”라고 우리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는 인간 실존의 다양한 모순에 대한 의문일 수도 있고, 관망자로서의 단순한 호기심일 수도 있다. 작가는 인간 내면의 미묘함과 감정의 변화는 한지와 먹의 우연적이며 즉흥적인 특질을 이용하여 강조한다.
탁소연은 전북대 미술학과에서 한국화를 전공하였고, 중국 중앙미술학원 당대수묵인물 석사와 중국 칭화대학교 미술학원 미술학 박사를 졸업했다. 중한당대예술초대전(베이항예술관,중국), 수묵신예교류초대전 (송장미술관, 중국), 현대회화청년전(전북도립미술관) 등에 참가하였고, ‘전북청년 2015(전북도립미술관)’에 선정되었다.전주=최정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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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오늘의 만유인력이 말하는 것
시안미술관 특별기획전〈뉴턴의 배〉열려

시안미술관이 2015년 입주작가 특별 기획전으로 마련한 〈뉴턴의 배〉가 2015년 11월 28일 개막해 12월 31일 막을 내렸다. 전시 제목의 패러디는 여러 개의 의미를 담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아이작 뉴턴의 물리학 법칙과 달리, 오늘날 사회에서 일어나는 또 다른 만유인력을 프로젝트의 주제로 삼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것을 끌어 당기는 힘을 언급한다는 사실은 다섯 명의 참여 작가가 예술과 사회의 관계에 관하여 진지하게 고민해왔다는 증거다. 권력, 자본, 소비, 정치, 종교, 경제, 법, 언론 등의 키워드를 품고 있을법한 작품들은 각각 ‘음모’, ‘거인’, ‘욕망’, ‘흔들림’, ‘유혹’이란 제목이 붙은 다섯 개의 방에 나뉘어 전시되었다. 〈음모의 방〉을 채운 윤동희는 역사적으로 쓰임새와 의미가 바뀌어온 비둘기를 여러 개의 설치작으로 보여주고 있다. 윤동희가 김진과 함께 설치한 〈거인의 방〉은 법과 권력에 의한 지배의 정당성과 부조리를 공간 중심에 놓인 저울을 통해 상징화 했다. 〈욕망의 방〉에서 김진은 조작된 시각이미지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상품을 통해 물신주의를 고발한다. 이러한 딜레마는 김승영의 철창 속에 가두어진 자유선언 텍스트 작품에도 또 다른 방식으로 제시되었다. 그는 3전시장에서 선보인 〈흔들리는 방〉에서 수없이 많은 나침반이 지도 모습을 이루는 설치작도 공개했다. ‘hurt’라는 글귀를 비추는 지도는 김수 작가의 커다란 배 조형물과 쌍을 이루어 맥락을 연출한다. 방향을 잃은 배가 정치적인 은유로 해석될 수 있다면, 김영섭의 〈유혹하는 방〉은 정치와 자본과 언론에 대한 현실을 넌지시 꼬집는다. 홈쇼핑 방송에서 따온 목소리와 새마을노래의 합성은 지금 미술이 사회에 대하여 취할 수 있는 발언권이 단지 눈에 보이며 침묵하는 상황을 벗어나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다는 상징으로 볼 수도 있다.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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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국 전통안료의 맥을 잇다”

김현승 (주)가일전통안료 대표

가일전통안료 (2)천연안료 생산은 돌, 흙, 조개껍데기에서 색상을 추출해 이를 곱게 갈아 만드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지금까지 국내 천연안료 제조 기술은 전무하다고 알려졌지만, 최근 전통 기술을 복원해 천연안료를 개발한 기업이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월간미술》은 전통 안료 생산 국내 유일 업체인 가일전통안료 김현승 대표를 만났다.
전통 안료 연구 개발 및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20여 년간 동양화 안료와 관련 재료의 수입유통업에 종사하면서 수입제품 일색의 고급 안료시장 구조에 아쉬움을 느꼈으며, 국내 문화재를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외국 업체가 만들어놓은 색상체계에 억지로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중국, 일본 및 국내의 관련 학술문헌을 연구하고, 거래처인 중국, 일본 제조업체를 방문해 광물의 변별과 처리 방법에 대해 문의하면서 절치부심 국내 생산을 준비했다. 5년의 준비과정과 시험생산 끝에 2013년 양평에 정식 공장을 세웠다.
현재 안료 개발 상태는 어느 수준으로 볼 수 있나? 본사가 생산하는 천연 석채의 색상별 명채도 기준은 바로 고려불화와 조선 궁중장식화다. 현재 자체 기술력으로 천연석채 10단계의 입도 구분을 통해 전통 색상의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을 표현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각 단계를 재차 세분화해 문화재 보존 작업에 필요한 색상을 맞춤 생산할 수 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규장각,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국립문화재연구소 등에 꾸준히 납품함으로써 품질 면에서는 인정 받았다 하겠다. 다만 유서 깊은 일본 안료 업체와 비교할 때 현대적인 색상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문제라 볼 수 있다.
2015년 9월부터 대만에 안료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120여 년간의 천연석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모하는 모멘텀이다. 자국의 문화재를 보존 처리할 때 자국에서 생산한 석채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만은 아직 천연석채를 생산하는 기업이 없고, 해외 제품에 덜 배타적인 편이다. 현재 유럽 쪽과도 교섭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반 회화분야와 문화재 보존분야의 수요를 합쳐도 아직 회사의 이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 전통회화, 불화나 민화에 대한 관심이 전통재료의 장점에 대한 인식으로 확산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추후 국내 각 지역의 광물에서 추출 가능한 천연석채와 천연토채(土彩)의 체계적인 표본화 작업을 진행해 한국색의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긴 여정을 정리하고 싶다.
www.naturalpigment.co.kr 문의 02-722-9031
이슬비 기자

가일전통안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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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비평 (1)

한국현대미술 비평의 오늘을 말하다
〈2015 SeMA-하나평론상〉기념 집담회 개최

〈2015 SeMA-하나평론상〉시상식과 이를 기념해 ‘한국현대 미술비평 집담회’가 2015년 12월 15일 서울시립 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렸다. 미술평론가를 발굴·지원해 평론분야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과 하나금융그룹이 공동으로 제정한 〈2015 SeMA-하나평론상〉은 곽영빈, 김정현이 공동 수상했다. 한편 ‘한국현대 미술비평 집담회’는 박찬경이 진행을 맡고, 성완경, 이영욱, 박찬경, 김현진, 문혜진이 발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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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의 만남
황재종《누드에세이》《개112584.jpg》출간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소박하지만 정감 있는 인물화와 드로잉을 주로 발표해온 작가 황재종이 그리고 쓴 두 권의 책이 비슷한 시기에 발간됐다. 《누드에세이》는 황재종이 인물화아카데미그림패에서 누드크로키 강좌를 이끌며 쌓아온 누드크로키의 조형의식을 풀어냈다. 반면 그의 두 번째 시화집 《개112619.jpg》에선 글과 그림은 뿌리가 같다는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황재종은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계명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인물화 표정 표현 연구〉로 인물화의 이론과 표현법의 근간을 구축하였다. 파리의 그랑쇼미에 아카데미에서 인물화표현의 실기를 수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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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문화예술인을 위하여
허진〈2015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의재 허백련상〉수상

광주광역시는 〈2015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4개 부문 수상자 9명을 선정 발표했다. 미술부문의 허백련미술상 본상에 허진(전남대 한국화전공 교수)이 선정됐다. 광주시는 2015년 11월 수상후보자 공모를 통해 관련 대학교와 문화예술 단체 등의 추천을 받았으며 피추천자를 대상으로 문화예술상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부문별 수상자를 선정했다.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은 한국문학과 미술(한국화, 서양화), 국악 발전에 현저한 업적을 남긴 박용철 김현승 정소파 허백련 오지호 임방울 선생의 숭고한 예술정신을 이어받아 문화예술의 창조적 발전에 뚜렷한 공적이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를 대상으로 지난 1992년부터 해마다 수여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총 89명이 수상했다. 시상식은 12월 15일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 라붐웨딩홀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