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PEOPLE 박양우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대한민국 대표 비엔날레의 재도약을 위해”

1995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광주비엔날레가 올해로 20돌을 맞았다. 광주비엔날레는 새 대표이사 취임과 동시에 재도약의 길을 모색하는 포문을 열었다. 재정비에 들어간 광주비엔날레의 대표이사로 박양우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선임됐다.
박 대표이사는 풍부한 행정경험과 예술 경영 전문성이 돋보이는 인물이다. 비엔날레의 매너리즘 타개와 재도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시점이기에 새 대표이사의 비전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세계 5대 현대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이제는 광주비엔날레가 얼마나 더 올라갈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100의 노력을 기울여도 올라가는 건 둘째치고 지금의 명성과 지위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게 현재 비엔날레 시장이다.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선 곳간부터 채우겠다.” 박 대표이사는 지난 2월 열린 취임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해 비엔날레 특별전에 출품됐던 <세월오월>의 전시 철수 논란을 겪은 이후, 재단 혁신의 일환으로 비엔날레 대표를 맡게 된 그는 “고향에 와 일을 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주저했는데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하게 할 앞으로의 제 삶을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광주 출신인 그는 누구보다도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취임기자회견에서 강한 어조로 밝힌 소감에서 비엔날레 대표를 맡게 된 남다른 감회가 느껴졌다. “사실 나는 피를 흘릴 자신은 없다. 일하다 보면 눈물 비슷한 것도 흘려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땀도 많이 흘리겠다. 그리고 비엔날레와 광주, 예술에 대한 사랑을 드리고 가고 싶다.”
그는 광주와 광주비엔날레의 현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했다. 몇 년째 한푼도 늘어나지 않고 285억 원으로 동결된 기금, 해마다 줄어드는 지역 기업의 후원금, 다른 시도에서 열리는 비엔날레 등을 언급했다. 국내 대표 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에 대한 중앙 정부나 시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이사는 특히 광주비엔날레와 부산국제영화제를 비교하며 “2년 동안 광주시가 30억 원을 지원한 데 비해 부산시는 같은 기간 국제영화제에 120억 원을 쏟아 부었다”며 “최근 비엔날레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7대 혁신안의 실현 가능성을 살펴 3월 말이나 4월 초에 종합계획안을 마련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광주비엔날레 발전위원회’ 구성, 재단의 투명성 강화, 민간사무처장제 도입, 재단 내부의 역량 강화 등 7대 혁신안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지난 4월 17일 서울에서 만난 박양우 대표이사는 조금 더 정돈되고 확고해진 계획을 밝혔다. 이사진의 자율성, 예산 확보 및 비엔날레의 예술적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우선 민간이사장으로서 가진 자율성을 강조했다. 동시에 비엔날레에 관해서는 “유능한 예술총감독을 선정하기 위해서 공신력있는 선정위원단을 구성했다. 이후 감독이 선정되면 전시는 전적으로 감독에게 맡기고 예산 및 행정적인 업무의 전폭적 지원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전시의 자율성도 언급했다.
경영적 측면에서 비엔날레 기간 외에 유휴시설로 놓여있는 공간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다각도의 방법을 모색 중이다. 2017년까지 역대 비엔날레 전시 및 행사 출판물 등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디지털 아카이브로 제작할 계획이다. 또한 2018년에는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아카이브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비엔날레 전시기간이 아니더라도 생동하는 공간이자, 광주의 대표적 문화지구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또한 오는 9월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는 협력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립아시아문화전당뿐 아니라 미술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하면서 광주를 위한 다양한 발전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다. “광주를 예향이라고 한다. 광주만의 확고한 무엇을 갖고 승부해야 한다. 광주비엔날레와 다른 행사들을 더 성공시켜서 우리 광주가 문화, 문화산업, 나아가서는 그것을 통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도시가 됐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기관과의 공동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편 비엔날레 재단은 지난 4월 20일에 4대 정책목표·20개 실천과제를 담은 ‘광주비엔날레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기존의 7인의 이사진 외에 5인의 이사진을 추가로 발표했다. 또한 새로 단장한 CI(Corporate Identity)(사진 왼쪽)를 발표하면서 확실히 변화된 얼굴을 보였다.
임승현 기자, 광주=박진현 통신원

박 양 우 Park Yangwoo
1958년 태어났다. 중앙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행정학과와 런던 시티대 예술경영학과 석사, 한양대 대학원 관광학과 박사를 받았다. 제23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뉴욕 한국문화원장, 문화관광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2014년 12월 제137차 광주비엔날레 이사회에서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로 선출됐다.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