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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철학사 1, 2, 3》미메시스 2016

미술을 바라보는 인식은 철학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역으로 말하자면 철학이라는 시대의 인식에 대한 탐구가 미술을 보는 시각을 만드는 것이다. 근래 출간된 《미술 철학사 1, 2, 3》(미메시스)은 바로 서구 미술사를 바라보는 철학적 인식체계를 정리한 책이다. 총3권으로 구성된 《미술 철학사》는 강원대 철학과 이광래 명예교수가 10년을 준비해 펴냈다. 2656쪽에 달하는 방대한 노작(勞作)이다.
3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각 권력과 욕망, 재현과 추상, 해체와 종말의 부제를 달고 있다. “이성의 체조에만 몰두해온 철학자에게 지적 피로골절을 치유하는 것이 미술이었다”는 이 교수는 “19세기 후반 학예의 칸막이를 걷어낸 이래 미술은 철학적 가로지르기의 중요한 사유공간”이라며 “독자에게는 ‘미술의 철학지도’를, 미술에 관심을 가진이나 종사자에게는 ‘철학적 미술지도’를 내보이고 싶었다”고 책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박사과정에 임한 현역작가들과 한 약속도 이유가 됐다. 서문에서 이 교수는 “미술사를 욕망의 계보학으로 정리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의미는 그간 미술사가 외면했던 욕망의 울타리 밖도 살피자는 것이다. 유의미성의 범위를 넓혀보자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기에 이 책은 작가들이 철학을 하기 시작한 시기로 르네상스 시대를 지정하고 그 이후의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의 뼈대를 ‘시대를 떠나 미술은 그 자체로서 의미’라는 유미주의적 관점을 거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바,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시대를 떠난 예술은 존재할 수 없지만, 시각 자체의 감각만으로 받아들여지는 예술도 없다”고 답했다. 인간 사유의 정서가 초시공간일 수 없다는 의미다.
책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데 있어 본지가 가진 고민과 저자와의 상통하는 고민의 지점이 있을 것이다. 이에 “현대미술의 지도는 갈래를 잡을 수 없는 만큼 ‘거대한 무질서’ 그 차체”라며 “전문가 그룹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중은 통계적 의미일 뿐이다. 《월간미술》도 그 통계적 유혹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내년 《미술과 문학의 파타피지컬리즘》이라는 책을 펴낼 계획이다.
황석권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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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미메시트아트뮤지엄에서 열린 이광래 교수의 저자 강연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