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SHIN'S DESIGN ESSAY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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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미술 》 2002년 6월호에 게재된 안상수의 개인전 <한.글.상.상.>(로댕갤러리 2002.5.25~7.21) 기사.
“컴퓨터가 뛰어난 디자이너의 능력까지 위협할 일은 없을 것이다.”

전문성의 평준화

김신 디자인 칼럼니스트
21년 전 잡지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나에게 가장 경이로웠던 전문가는 편집장도 기자도 아닌 디자이너였다. 당시 기자는 제목과 본문을 모두 10포인트 글자로 써야 했다. 그걸 프린트해서 디자이너에게 넘겨주면 디자이너는 붉은색 사인펜으로 제목의 글꼴과 크기, 단의 폭과 자간, 행간 등의 지시사항을 써넣었다. 그 지시사항이 적힌 용지, 그리고 텍스트 데이터가 담긴 1.4MB짜리 디스켓을 사식집에 보내면, 반나절 뒤에 지시사항대로 출력된 인화지가 배달된다. 그 인화지를 가지고 대지란 걸 만든다. 디자이너는 대지 위에 유산지를 씌우고 그 위에다 또다시 지시사항을 적는다. 이번에는 색상에 대한 것으로 시안 30%, 마젠타 20%, 옐로 10%, 먹 40%, 뭐 이런 식으로 글자나 배경, 패턴이 있는 곳에 적는다. 지시사항이 적힌 흑백의 대지가 출력소를 다녀오면 컬러 교정쇄가 나온다. 그제서야 나는 디자이너가 기호처럼 적은 CMYK의 비율이 진짜 색상으로 바뀐 모습을 보는 것이다.
경이롭지 않은가! 그는 글자의 꼴과 크기, 단의 크기, 글자의 간격, 행의 간격, 그리고 삼원색과 먹색이 특정 비율로 합쳐졌을 때의 색상 따위를 모두 머릿속으로 정확하게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마치 차트에 영어로 알아들수 없는 전문용어를 쓰면서 처방을 내리는 의사와 같은, 대체할 수 없는 전문가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디자이너는 기자보다 뭔가 더 전문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애플 컴퓨터가 이런 디자이너의 위상을 위협했다. 이른바 위즈윅(what you see is what you get) 기능, 즉 컴퓨터 화면에 보이는 것이 최종 인쇄된 것과 같다는, 이 똑똑한 기능이 디자이너의 신비감을 걷어내버렸다. 신비감을 걷어낸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컴퓨터 모니터에 디자이너가 선택한 글꼴, 색상, 레이아웃이 온전하게 드러났다. 데스크톱 출판 이전에는 마지막 교정쇄에서나 볼 수 있던 것이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처음부터 데스크톱 출판에 길든 사람에게는 이게 당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대지를 만들던 시대에는 이건 업계 비밀이 들통난 거나 마찬가지다. 그러자 참견꾼들, 훼방꾼들이 디자이너 등 뒤로 몰려들었다. 저마다 한 마디씩 했다. “글자가 큰 거 아니야?” “고딕보다 명조가 안 나아?” “먹을 더 높여야 하는 거 아니야?” 아예 지시를 내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디자이너 옆에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아서 “옐로 10%만 높여봐.” 디자이너로서는 속이 뒤집힐 일이다. 글 쓰는 사람 옆에 누가 앉아서 “야 그 단어 다른 걸로 써봐.” 하면 좋겠나! 물론 예전에도 발행인이나 편집장이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마지막 단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시간과 돈이라는 한계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바로 바로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컴퓨터는 디자이너들에게 엄청난 가능성을 줄 것으로 선전되었다. 실제로 컴퓨터는 디자이너들에게 빠른 시간에 많은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그런 장점보다 디자인 행위의 기술적 전문성이 위축당한 것이 훨씬 커 보인다. 물론 감각적 능력과 창의성은 그런 기술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므로 디자인 가치가 완전히 땅에 떨어진 건 아니다. 그렇지만 옛날처럼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이라는 위상은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마치 금속활자가 생기자 필경사들의 지위가 추락한 것과 비슷하다.
앞으로 컴퓨터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아예 사람 디자이너 대신 디자인을 직접 해줄 지도 모른다. 제레미 리프킨이 《노동의 종말》에서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소설을 창작하는 컴퓨터를 만들었는데, 그 소설의 질이 형편없었다. 그런데 미국에서 출판되는 모든 소설과 견주면 중간 정도의 점수는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뛰어난 디자이너의 능력까지 위협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 능력의 디자이너들에게는 분명 위협적 존재다. 컴퓨터는 전문성을 평준화한다. 요즘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인해 기존의 방송, 신문, 잡지와 같은 제도권 미디어 외에 수많은 미디어가 등장했다. 그 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아나운서, 개그맨, 사진가, 영상인이 등장한다.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 미디어의 아마추어적인 콘텐츠가 제도권의 프로가 제작한 콘텐츠를 위협하는 세상이다. 컴퓨터가 미디어를 다변화하고 전문성을 갉아먹고 있다. 전문가들이 먹고살기 더 힘들어졌다. 이 모든 발전은 디자이너와 같은 전문가가 아니라 그를 고용한 사장님과 자본가들에게만 유리하게 전개될 뿐이다.●

ART BOOK

체험을 바탕으로 쓴 공공미술 현장 기록지

이태호《미술, 세상을 바꾸다》 미술문화 2015

DF2B3415책 제목에 물음표를 달아본다. 미술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그러나 대부분 비아냥거림과 조소가 섞였거나 자조적으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그래? 미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겠어?”라는.
이 책의 저자 이태호 경희대 교수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는 바를 넌지시 풍겼다. 책 제목을 지을 때 단정적인 문체가 아닌 “미술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의문형을 먼저 떠올렸다고. “미술이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는 바가 정치권력에 비해 매우 미미하죠. 그러나 근본적으로 미술이 미술가 자신을 위한 것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말은 어떻게 보면 미술이 어두컴컴한 작업실에서 치열한 고독함에 매몰돼던 개인화된 양상을 콕 찍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책은 작업실을 박차고 나온 작가들이 사회와 소통하려는 다양한 미술운동과 프로젝트를 팩트 위주로 전달하려 했다.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파트 1은 ‘미술, 사람들과 함께하다’, 파트 2는 ‘미술, 세상에 맞서다’, 그리고 마지막 파트 3는 ‘미술, 그 시대정신’이다. 파트 1에는 미국 뉴욕에서 짐 허버드가 벌인 슈팅 백 프로젝트, 브라질의 무시무시한 우범지역인 파벨라 페인팅 프로젝트, 그리고 뱅크시, 팀 롤린스+K.O.S, 존 에이헌이 사우스 브롱스에서 벌였던 인체조각상 프로젝트, 그리고 마야 린의 <월남전 참전용사 기념비>가 소개됐다. 파트 2는 과거 적극적인 미술운동을 소개한다. 알프레도 자르, 예술노동자연합, 68혁명 포스터를 통한 프로파간다, 그리고 페미니즘 운동의 전설로 내려오는 게릴라 걸스까지 말이다. 이런 흐름에서 파트 3는 이 교수가 발언하고 싶은 내용을 담은바, 모더니즘에 반기를 들면서 공공미술이 출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에 한국 공공미술의 상황 등을 내용에 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는 이 교수가 미국 뉴저지 유학시절 실제로 겪고 목도한 사건에 바탕을 둔 것들이다.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이 막 시작되던 시기(1986)에 유학을 가게 되었어요. 대학원 수업은 아티클을 읽고 토론하는 식이었지요. 그때 벌인 토론 주제는 대부분은 ‘모더니즘이란 무엇인가’였어요. 게릴라 걸스가 벌인 버스 광고 프로젝트인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들어가려면 여자는 옷을 벗어야 하는가?(Do women have to be naked to get into the Met. Museum?)>를 몰랐을 정도로 한국에서는 접하지 못한 내용이었지요.” 그래서 더욱 현지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미술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모른다. “체험에서 비롯한, 그래서 내가 변화했던 것, 나의 변화를 통해 미술하는 사람이 구체적으로 변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개인적인 것 말고 시대와 역사, 현실을 같이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지요. 우리 미술인들은 개인의 현실에 매몰되는 경향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작가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작품에 들어가야, 움직이고, 변화를 꾀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2000년 즈음 귀국했다. 유학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공공미술추진위원회가 벌인 공공미술프로젝트에서 낙산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오히려 그때 발간되었으면 훌륭한 매뉴얼로서 기능하지 않았을까? “뉴욕 맨해튼에 배터리파크라고 있어요.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통해 낙후지역이던 그곳이 뉴욕 최고의 명소로 변모했지요. 다양한 조형물이 세워지면서 말이죠.” 조소를 전공한 이 교수는 그곳에 세워진 기념비적 조형물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그러나 낙산프로젝트에 임해서는 그러한 예를 그대로 들여오기보다는 우리식으로 변형하려 애썼다. “그래도 낙산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시행착오가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요. 지속성과 작품의 보존에서 말이죠.” 솔직한 이 교수의 답변에 신뢰가 갔다. 그래서 이 책은 제도로서 미술이 이 땅에 어떻게 연착륙할 수 있는지를 몸소 증명하려 한 흔적의 결과로 보인다.
황석권 수석기자

이 태 호 Lee Taeho
이태호는 1951년 태어났다. 홍익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뉴저지 몽클레어주립대 대학원을 다녔다. 《계간미술》 기자를 거쳐 <아시아의 지금전>(2003), 부산비엔날레 ‘부산조각프로젝트’(2006), 공공미술 낙산프로젝트(2006), <Women Artists in Action전>(2007, 샌프란시스코) 등을 기획하고 감독직을 수행했다. 현재 경희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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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간다라미술
이주형 지음
간다라미술 권위자인 저자의 성과가 응축된 개설서가 12년 만에 개정판으로 출간됐다. 그간의 새로운 학설과 현지의 사회 지리적 변화를 반영해 추가보완된 도판으로 간다라미술을 접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가깝게 다가선다.
사계절 440쪽·3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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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살아가기
최란아 지음
상하이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미술 전시기획과 아트페어, 디자인 관련 경력을 쌓은 저자가 전하는 생생한 미술 현장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 상하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술계 이모저모를 에세이 형식으로 읽기 쉽게 풀어나갔다.
학민사 288쪽·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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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미술의 집은 어디인가
김병수 지음
미술을 둘러싼 창작과 비평, 생산과 소비,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등 미술의 저변을 이루는 요소들에 초점을 맞춰 시각미술을 해석하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 짧은 글 모음으로 다양한 시각을 집약적으로 전달한다.
신원 190쪽·1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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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행복의 디자인
김지원 지음
디자인 저널리스트이자 디렉터로서 디자인과 삶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활발히 활동하는 저자의 디자인 에세이. 빠르게 변화하는 일상 속에서 우리 삶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 용품과 이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지콜론북 30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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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력에 맞선 상상력, 문화운동 연대기
양효실 지음
20세기 초중반부터 21세기까지, 프랑스에서 펼쳐진 국제상황주의와 한국의 두리반까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문화운동과 상상력과 연대라는 공통된 특징으로 권력에 맞서 싸운 대표적인 인물을 소개한다.
시대의창 376쪽·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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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옛 그림 읽어주는 아빠
장세현 지음
청소년을 위한 우리 옛 그림 입문서. 서양회화와 다른 해석 방식으로 우리 회화의 정신세계와 그림에 표현된 상징적 의미를 이해에 필요한 배경 지식과 함께 친절하게 설명한다. 45점의 도판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학고재 175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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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툴루즈 로트레크의 파리
세라 스즈키 지음/강나은 엮음
툴루즈 로트레크 탄생 150주년을 맞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를 바탕으로 엮은 책. 그만의 관능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포스터와 석판화 등 전시에 공개한 185점의 작품이 해설과 함께 담겨 있다.
RHK 159쪽·4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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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서양미술의 뿌리 사랑, 비극, 문명의 신화
윤익영 지음
서양미술의 핵심 주제를 사랑 비극 문명의 신화에서 찾아 설명했다. 미술사적으로 가치 있는 240여 작품을 테마에 맞게 정리하고 그리스 로마 신들의 계보와 연결해 친근함을 더하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참터미디어 243쪽·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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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미술출장
곽아람 지음
한 일간지에서 3년간 미술기자로 일했던 저자가 미술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꼼꼼히 기록해 책에 담았다. 예술가들과의 인터뷰, 굵직한 전시를 취재한 경험뿐 아니라 취재 과정에 얽힌 에피소드가 포함되었다.
아트북스 328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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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나, 찰스 사치, 아트홀릭
찰스 사치 지음/주연화 엮음
현대미술계의 최대 아트 컬렉터 중 하나인 찰스 사치가 자신을 둘러싼 질문에 대해 거침없이 답했다. 언론계 종사자와 비평가들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책을 써 찰스 사치만의 재치 있는 말주변을 전한다.
오픈하우스 239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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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더 아티스트
강희경 지음
오랜 기간 뉴욕 미술시장에서 아트 컨설턴트로 일하며 뉴욕에 기반을 둔 10명의 컬렉터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더 컬랙터스》를 출간한 저자가 이번에는 뉴욕 아티스트 10명의 작품과 작업실 그리고 그들의 일상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1984 202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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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잃어버린 낙원, 원명원
왕롱주 지음/김승룡·이정선 옮김
중국 원림 예술의 최절정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정원 원명원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건축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문헌자료를 통해 재구성한 원명원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통해 청나라의 정원을 정치적 장소로서 분석했다.
한숲 464쪽·15,000원

ART JOURNAL

미술관에 들어온 지-드래곤
서울시립미술관에서〈피스마이너스원 展〉열려

전시로 미술계가 설왕설래하기는 오랜만이다. 그 술렁임의 중심에 대중 음악가 지-드래곤(G-Dragon)을 전면에 내세운 전시〈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서울시립미술관, 6.9~8.23)가 있다. 2013년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에서 열린 데이빗 보위의 음악적 연대기를 다룬 전시〈David Bowie is〉는 10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뉴욕 모마에서 열린 뷔욕의 회고전(3.8~ 6.7)은 비판과 옹호의 공방 속에서 막을 내렸다. 대중음악가와 미술관의 만남은 최근 몇 차례의 국외 사례만 보더라도, 논란과 함께 관객몰이에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서울시립미술관에 들어온 지-드래곤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시에는 유니버설 에브리띵, 콰욜라, 페브리커 건축사무소 SoA, 방앤리, 박형근, 손동현 등 국내외 14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지-드래곤이 제안한 ‘피스마이너스원’이라는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류하며 저마다의 해석으로 신작을 제작했다. 전시 제목 ‘피스마이너스원’은 평화(PEACE)로운 유토피아적 이상향이 결핍(MINUS)된 현실 세계에서 이상과 현실의 교차점(ONE)을 찾는다는 의미다. 동시에 무대 위 화려한 아이돌 가수이자 외로운 인간 지-드래곤을 뜻하기도 한다.
이 전시를 둘러싼 논란의 초점은 서울시립미술관이 지닌 공공성에 맞춰진다. 우선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입장료(성인기준 1만3000원, 청소년 1만1000원)에 대한 비판이 있다. 또한 대형연예기획사가 아이돌스타에게 아티스트 이미지를 덧입히는 마케팅에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기관이 멍석을 깔아줄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심지어 예술의 범주가 무엇이냐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6월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홍희 관장은 논란을 예상했다는 듯, 취임 후 강조해 온 포스트뮤지엄 개념을 강조했다. 미술의 대중화와 관련 “미술관은 대중 공간으로서 사회적 소통의 장”이라는 것이다. “크로스장르로 펼쳐진 이번 전시는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포스트모던 큐레이션의 본보기로서 충분한 명분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안타까운 것은 전시 구성과 내용에 대한 비평보다는 아이돌과 미술관의 만남이라는 이슈만 중점적으로 회자되고 있다는 점이다. 차제에 미술관을 찾는 관람층 저변을 확대하고, 탈장르와의 접점을 찾는다는 미술관의 의도를 고려하더라도, 전시 구성과 내용의 화살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애매모호하다. 지-드래곤에 대한 관심이든 그의 생각을 공유하는 대중음악과 현대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이든 전시가 끊임없이 ‘말’을 생산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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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 (1)

〈아트부산2015〉의 비약, 세계적 국제아트페어를 꿈꾸다
3만6000여 명 방문, 판매액을 152억 원 돌파

6월 5일부터 8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아트부산2015>(운영위원장 손영희)이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와 비교해 양적·질적인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갤러리 수가 지난해 162개보다 24% 늘어, 전 세계 16개국 201개의 갤러리가 참여해 총 4,5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5월부터 전국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의 영향으로 기대치에 못 미친 3만6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판매액은 지난해 85억 원을 훌쩍 넘긴 152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아트부산’ 측은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올해부터 ‘아트쇼부산’에서 ‘아트부산’으로 행사명을 변경하고 조직을 개편해 출범된 ‘사단법인 아트쇼부산’이 주관을 일임했다. 해마다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아트부산>이 세계적인 국제아트페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규모뿐 아니라 내실을 다지며 안정적인 자립의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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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터스튜디오(1)

자동차와 미디어의 만남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에브리웨어의〈앙상블〉선보이다

방현우 허윤실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작가 그룹 에브리웨어의 신작 〈앙상블〉이 강남구 신사동 현대모터 스튜디오 1층에서 전시된다. 이 작품은 현대차 중 제네시스 쿠페를 구성하는 부품과 배관 등을 분해하여 그 위로 소형 모형차들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작가는 2만개 이상의 부품이 어우러져 움직이는 자동차가 되듯 작가도 많은 이와의 협업을 통해 작업을 완성시킨다는 뜻에서 작품명을 〈앙상블〉로 정했다.‘자동차를 타고 자동차 내부를 여행한다’는 콘셉트를 내건 이 작업은 소형차에 카메라를 부착해 지나가는 인물 및 풍경을 찍어 설치물 뒤에 부착한 미디어 월을 통해 보여준다. 자동차의 시점에서 촬영된 화면은 독특한 미감과 분위기로 관객의 이목을 끈다. 작가는 “최근 미디어에서 유행하는 ‘1인칭 시점 촬영’을 활용하면서 자동차가 자동차를 관찰하는 모습을 담아 기계 본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려 했다”고 말했다.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는 6월 3일부터 9월 30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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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미술관

‘다원적 예술가’로서의 이응노를 조명하다
〈이응노의 조각, 공간을 열다전〉열려

1960~1980년대 제작된 고암 이응노의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이응노미술관 소장품전이 6월 16일부터 8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소장품전은 그동안 미술사적으로 주목받은 회화작품을 넘어 추상적 미감이 돋보이는 조각을 소개해 이응노의 예술적 흐름의 해석을 확장시켰다. 조각 100점과 드로잉 20점, 콜라주 2점, 회화 2점, 태피스트리 1점 총 125점과 고암의 미망인 박인경 여사가 기증한 조각작품 57점이 최초 공개되어 이응노의 조각예술 세계를 폭넓게 조망하는 사료로서의 기능을 강화했다. 최초 공개되는 작품 중에는 고암이 나무 도시락을 쪼개 간장 고추장으로 색을 낸 〈구성〉, 사람들이 팔을 벌리고 서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높이 3.5m의 대작 〈구성〉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전시에 대해 이지호 이응노미술관 관장은 “회화뿐 아니라 조각 등 다양한 장르로 외연을 넓힌 이응노 화백의 양식적 다양성을 확인하고, 국제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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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

캠핑으로 의기투합한 레지던시 아티스트
〈2015 가창창작캠프〉열려

최근 캠핑문화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미술이 동승했다. 지난 6월 9, 10일 이틀간 대구시 인근 가창창작스튜디오(달성군 가창면 삼산리 우록분교 터)에서 <2015 가창창작캠프>가 열렸다. 가창스튜디오를 중심으로, 대구권역에서 운영 중인 레지던시 프로그램 소속 작가들을 주축으로 예술발전소, 영천창작스튜디오, 미술광장 레지던시 작가들 그리고 광주 미디어레지던시 작가들이 합세했다. 이는 최근 광주시와 대구시가 맺은 “달빛동맹”이 예술계까지 확산된 양상이다.
이번 창작캠프는 비슷한 표제 아래 진행된 여러 행사와 비교해, 형식적인 내용을 가급적 줄인 것이 띄었다. 캠핑이라는 말 그대로 놀이와 식도락을 행사의 중심에 놓고, 개별적인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폐교를 활용한 스튜디오 운동장에서 진행하면서 각종 운동 시합과 둘렛길 산책을 하고, 심야에는 카를 드레이어 감독의 ‘잔다르크의 수난’ 등 고전 예술영화도 상영했다. 평론가 이선영이 ‘독백과 대화’라는 주제로 강연했으며, 희망자를 중심으로 작가별 작업 소개와 자유토론도 이어졌다.
창작캠프는 원 거주지를 떠나 창작스튜디오를 찾아간 젊은 작가가 또다시 그곳을 떠나 만난 집결지라 할 수 있다. 가창창작스튜디오는 현재 거주한 국내외 작가들의 개인전을 릴레이 형식으로 벌인다. 또한 10명의 작가와 5명의 평론가(반이정, 윤규홍, 이대범, 이선영, 홍경한)를 연결한 멘토링 및 비평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작가들에게는 중국 항저우 예술단지에 선발 파견하는 혜택도 부여한다.
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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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_이당 (2)

동네 목욕탕에서 미술관으로
군산 이당미술관 개관전,〈김수남, 아시아의 원(原)풍경전〉열려

군산시 영화동 40여 년 된 목욕탕 건물이 전면적 리모델링을 거쳐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5월 23일 개관한 군산 이당미술관(관장 정태균)이 들어선 ‘영화빌딩’은 1969년 준공된 건물로 1층에 300m2 규모의 목욕탕이 있었고, 2층에서 4층까지는 20여 개의 객실을 갖추고 군산항을 찾은 선원을 맞이했던 여관이었다. 2008년 이후 빈 건물로 방치되다가 지난해 5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여 4층 990m2 규모의 미술관으로 변모했다. 미술관 측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 창작 지원에 힘쓰고 미술관이 위치한 군산 근대역사문화거리의 특성에 맞게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 다양한 예술실험이 시도되는 공간을 지향한다”며 젊은 미술인의 창작 지원과 군산지역의 문화적 특수성을 반영해 미술관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객실로 이용되던 일부 공간에서 5명의 입주작가가 작업하고 있다.
이당미술관은 5월 23일 개관식을 갖고 개관전으로 〈김수남, 아시아의 원(原)풍경〉(5.23~ 7.19)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고(故) 김수남(1949~2006) 선생의 1980~1990년대 아시아의 토속문화를 기록한 <아시아> 시리즈와 <한국의 굿> 등 대표작 60여 점이 전시되었다. 김수남 선생은 1970년대 화전민, 부산베트남 난민수용소 등을 기록하였고, 전국 각지를 돌며 한국의 무속신앙을 기록하는 작업을 하였다. 굿판의 모습을 담은 《한국의 굿》 20권 전집(열화당)은 예술적 가치는 물론 사라져가는 한국의 무속신앙을 기록한 문화인류학 자료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아시아로 관심을 돌려 아시아 각국 소수민족의 무속과 문화를 촬영했다. 2006년 마지막 촬영지인 태국 치앙마이에서 카메라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전주=최정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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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

제주를 담은 그림으로 마음을 전하다
왈종미술관,〈유니세프 기금마련전〉 열어

6월 2일 왈종미술관 개관 2주년을 맞아 〈북한 어린이 돕기 유니세프 기금마련 이왈종 판화전〉(6.2~8.31)과 한국유니세프 친선대사 ‘안성기의 팬 사인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기영 (주)월간미술 대표, 서대원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 김칠성 KBS제주방송총국장을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와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왈종은 인사말을 통해 “북한 어린이에게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의 따뜻한 마음이 함께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힘닿는 데까지 유니세프 기금마련 행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이왈종은 2012년부터 유니세프 기금마련 판화전을 개최했으며 매년 유니세프에 3,000만원을 기부해 왔다. 올해는 ‘북한 어린이 돕기’ 유니세프 기금으로 3,000만 원을 기부할 계획이다. 이왈종의 판화 25점이 전시된 〈북한 어린이 돕기 유니세프 기금마련 이왈종 판화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alartmuseum. co.kr)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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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감정책 (1)

한국미술 감정의 이모저모
《2014한국미술품감정 학술연구집》발간

(사)한국미술품감정회가 2013,2014년 2회에 걸쳐 주최한 미술품진위감정 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을 엮어서 학술연구집을 출간했다.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에서 지난 10년간 감정한 주요 작가 중 김환기 이대원 오지호 김창열 천경자 김종학을 선정해 각 분야 전공자들의 심화 연구 결과를 담았다. 김미정 기혜경 김인아 최정주 김이순 김기리 김상균의 연구문이 게재됐고 오광수가 책 머리말을 썼다. 미술작품의 진위감정은 미술사 연구에서 전제되어야 하는 분야로 이 분야의 지속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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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기간 (1)

생명의 약동이 펼쳐지다
7월 개막하는〈2015 평창비엔날레〉

〈2015 평창비엔날레〉가 7월 2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215일간의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생명의 약동(Élan Vital)’이라는 주제 아래 주제전시, 특별전, 부대행사 등 3부분으로 나뉜 6개의 행사가 17곳의 장소에서 펼쳐진다. 주제전은 강요배 김영준 이이남 등 한국작가 29명과 세계 13개국 22명의 작가가 참가한다. 특별전으로는 박수근 서거 50주년 전시인 〈포스트 박수근전〉, 비무장지대 (DMZ)를 방문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DMZ 별곡전〉과 강원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힘 있는 강원전〉이 여러 강원지역에서 펼쳐진다.
한편 평창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평창비엔날레의 주제와 비전을 발표했다. “2013년 창설돼 올해 2회를 맞는 행사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문화올림픽’ 실현과 강원 문화의 세계화 기여를 목표로 한다”는 것.
전시 및 행사 관련 자세한 장소 및 일정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www.pcbie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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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대의 어둠을 알아채는 작가들
〈민중미술 2015-잠수함 속의 토끼전〉열려

토끼는 사람보다 감각이 예민하다고 한다. 그래서 과거에 잠수함 내 산소가 얼마나 남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토끼를 잠수함 내부에 사람과 함께 투입했다고 한다. 산소가 부족하면 토끼가 먼저 죽었다.
모든 시대는 그 동시대성을 체험하는 자들에게는 어둡다. 자신의 시대에 시선을 고정함으로써 빛이 아니라 어둠을 지각하는 일, 더불어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빛을 지각해야만 하는 일. 이처럼 동시대의 예술가는 이 시대의 암흑과 어둠을 잠수함 속의 토끼처럼 먼저 알아채야만 한다.
민주항쟁 28주년을 맞아 〈민중미술 2015-잠수함 속의 토끼전〉이 부산민주공원, 부산가톨릭센터, BNK부산은행갤러리에서 열렸다. 올해 전시는 (사)부산민주항쟁기념 사업회가 소장한 민중미술계 주요 작가 작품과 신진 작가들의 다채로운 참여로 이루어졌다. 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서는 ‘민중미술가 열전’ 두 번째 기획으로 〈박불똥 작가 특별전〉(6.10~7.12), 가톨릭센터 대청갤러리에서 〈우정의 외면〉(6.10~7.12), 부산은행갤러리에서 〈민중미술 소장 작품전〉(6.10~23)이 진행된다.
부산=김은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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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각과 이론의 발전을 위하여
‘2015 김세중 조각상’ 수상자 선정

김세중기념사업회(이사장 김남조)는 윤석남 이완 김홍희를 각각 ‘제29회 김세중 조각상’, ‘제26회 김세중 청년조각상’, ‘제18회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김세중 조각상’과 ‘김세중 청년조각상’ 심사위원으로는 최만린 김이순 문주 최태만 최은주가 맡았고 한국미술저작·출판상 심사는 이어령 오광수 이기웅 최열이 참여했다. 시상식은 7월 14일 용산구에 위치한 ‘예술의 기쁨’에서 열린다. 이날 시상식의 사회는 김태곤이 맡고 이어령과 김남조가 참석한다. 한편 같은 날, 김세중기념사업회가 운영하던 공간에 신축한 작은 회관 ‘예술의 기쁨’ 개관 기념전(7.14~12.24)도 열린다.
김세중기념사업회는 1986년 조각가 김세중 교수가 별세한 후 유가족 및 고인과 친분이 있던 문화계 인사들이 뜻을 합해 발족됐다. 광복 이후 한국 조각계를 이끈 1세대로서 고인의 위치와 의미를 기려 조각상을 설정했다. 고인의 1주기에 맞춰 제1회 김세중 조각상을 시상했다. 이후 1990년에 40세 미만의 젊은 작가에게 수여하는 ‘김세중 청년조각상’을 제정하고 이후 미술이론의 심도있는 발전을 도모하고자 비평가를 위한 수상제를 만들어 지원 범위를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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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P_가로형

산업으로서의 디자인
새롭게 단장한  〈201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015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오는 10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디자인과 더불어 신명’을 주제로 열린다. 6회째를 맞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올해 처음으로 광주디자인센터 주관으로 진행된다. 총감독은 최경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장이 맡았다. 행사는 2개의 주제전, 3개의 본전시, 4개의 특별전, 학술행사, 부대행사 등으로 꾸며진다. 전체 예산은 23억 원이다. 올해 디자인비엔날레가 내건 화두는 ‘산업으로서의 디자인’이다. “그동안 행사를 주관해왔던 광주비엔날레재단에서 분리된 이유는 ‘예술’과 ‘산업’의 모호한 경계에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이전 행사들과 차별화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것이 최경란 총감독의 각오다.
올해 디자인비엔날레에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일본의 건축가 이토 도요와 뉴욕현대미술관의 수석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 뮤지엄의 안드레아 칸첼라토 관장 등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들이 전시 큐레이터와 작가로 참여한다. 특히 이들은 광주지역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 모델을 제시한다. 최경란 총감독은 “세계 경제와 문화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동·서양의 가치가 융합된 디자인으로 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제시할 것”이라며 “미래 디자인산업의 지역 핵심 콘텐츠로 발돋움시키고자 로컬과 글로벌의 융합을 통한 지역 디자인산업의 브랜드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박진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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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상

프랑스에 펼쳐진 해송
임무상 초대전〈Betagne 海松〉열려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대서양 연안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 트레가텔의 시의회 센터에서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에는 2013년 12월 이탈리아 초대전(Padova, Abano ARTisima Gallery) 참석차 우연히 들른 트레가텔 지역에서 해송을 보고 스케치한 것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작업한 수묵회화 3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는 평소 소나무에 애정을 갖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소나무 생태에 대해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작업에서는 영국과 마주한 브르타뉴 지방의 지리적 특성에 주목했다. 임무상은 2010년부터 서울, 파리, 이탈리아 등에서 20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 파리 Selective Art 전속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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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현대미술을 말하다
평양현대미술 특강 열려

2011년 9월 첫 방문을 시작으로 7차례 평양을 오가며 북한의 현대미술을 연구해 온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지난 6월 26일 서울 종로구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동시대미술을 통해 본 평양’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화가이자 교육자로서 그는 지난 5년간의 행보를 <평양-서울 프로젝트>라 명명하고 평양 방문 시 작가 인터뷰, 전시, 미술 관련기관 등을 방문하며 연구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미국의 하버드 존스홉킨스 컬럼비아 대학 등에서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강연을 펼치기도 한 그는 현재 평양현대미술에 대한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책을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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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잡지

‘우수콘텐츠잡지’ 《월간미술》
기사 내용, 편집 디자인 등 우수한 경쟁력 인정받아

지난 5월 29일 한국잡지협회 대회의실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5년도 우수컨텐츠잡지 선정증 수여식이 열렸다. 우수콘텐츠잡지 선정·지원 사업은 지난 2005년, 잡지 산업 진흥 정책의 일환으로 국내 잡지시장을 활성화하고 잡지 콘텐츠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작됐다. 매년 모든 분야의 잡지를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우수콘텐츠잡지를 선정하고 있다. 이기영 (주)월간미술 대표는 “미술 전문지의 역할뿐 아니라 일반 독자층에 미술지식을 공급하는 대중지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것이며, 미술문화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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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균“예술은 영혼을 되찾는 길이다”
이균 前 홍익대 무역학과 교수

최근 출간된 책 《한국 여인상 조각사》 (코람데오)의 저자를 만났다. 그의 경력이 이색적이다. 홍익대 무역학과 교수를 지낸 이균은 정년퇴임을 한 학기 남겨두고 홍익대 미술대학원에 진학해 조각을 전공하고 석사학위를 받았다. 각종 미술공모전에서 수상한 그는 현재 마가미술관에서 세 번째 개인전 <새로운 구상>(5.23~7.23)을 열고 있다.
늦게 미술을 공부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원래 고1까지 미술반 활동을 활발히 했고 사생대회에서 문교부장관상을 받은 적이 있다. 취미가 미술관 순례와 컬렉션인데 재직한 학교도 미대로 유명한 홍익대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동기는 신문칼럼에서 78세에 그림을 시작해 100세에 화가가 되었다는 미국의 대표적인 민속화가 로버트슨의 이야기를 읽은 것이다. 60세는 충분히 젊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백화점의 문화교실에 등록해 드로잉을 익히고 미대입시학원에서 조각모델링을 배웠다. 이왕 시작할 바에야 제대로 배우자고 생각해 대학원에 입학했다.
국제무역학을 전공했는데 미술과 관련성이 있다면?
경제학이라는 학문과 예술은 전혀 무관하다. 예술은 정서적이고 심적인 부분을 채워준다. 사람들은 경제학자가 예술에, 그것도 늦은 나이에 조각을 시작하는 것을 기이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내 작품에서 연결고리가 하나 있다면 <블랙스완>을 들 수 있다. 1770년 영국의 쿡 함장이 호주 대륙을 발견하면서 블랙스완이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이 한 마리가 ‘백조는 희다’라는 통념을 깨트렸다. ‘블랙스완’은 경제학에서는 관찰과 경험에 의존한 예측을 벗어나 극단적인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1930년대 세계대공황,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 등의 사건을 들 수 있다. 실제로 국제경제에서나, 인생살이에서나 꽤 자주 출몰하는 현상이다. 이처럼 블랙스완은 기존의 수많은 사례로 정착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단 한 가지의 반례를 상징한다.
동시대 조각은 재료의 물성뿐 아니라 비물질적인 측면까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
대학원 과정에서 다양한 재료와 매체를 접했다. 하지만 나는 난해한 이론이나 미학을 동원하기보다 명료한 언어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다. 늦깎이 조각가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조각에 임하고 싶다.
《한국 여인상 조각사》를 출간한 동기는 무엇인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작가는 조각에 입문하는 과정에서 여인상부터 만든다. 이 책에 포함된 유학 1세대 작가 7명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조각사에 관한 책은 있지만 여인상 조각에 대한 책은 없어 출간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조각사를 계속 연구할 계획이다. 이 책에 다룬 작가들에게서 배운 후진들이 어떤 작품을 만들었는지 다루고 싶다.
이슬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