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FACE 2016 송수영

손으로 보고 눈으로 만지다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 혹은 동/식물에게 작가 송수영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것 같다.
“너는 어디서 왔니?”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어디서’다. 작가의 작업은 비닐봉지, 면봉, 이쑤시개 등 집 안 어딘가에 꼭 있을 법한 물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사물이 기억하는 과거와 대면하여 불현듯 스치는 또 하나의 사물을 소환하고 병치시킨다. 〈향-나무〉, 〈면봉-꽃〉, 〈비닐봉지-고양이〉 등 하이픈(-)을 사이에 두고 연결된 두 사물의 관계가 다소 의아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앞서 언급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연결된 것이다. 작가가 생각한 두 사물의 유사성이 무엇인지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가 평소 시를 즐겨 읽고 한때는 시인을 꿈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그는 ‘은유적 관계’, 다시 말해 논리적으론 설명할 수 없지만 서로를 환기시키는 관계에 주목한다.
재료에 대한 관심은 학부 때부터 있던 습성이었다. “석조 시간에 두상을 열심히 깎고 있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저는 나무의 결이나 벌레 먹어 생겨난 자국 등에 눈길이 갔어요. 그래서 그걸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두상을 재료에 맞춰 깎았어요.” 그렇다고 작가가 재료의 물성(物性)에 집착한 건 아니다. 그는 오히려 재료가 머금은 과거의 흔적에 주의를 기울였다. 또 두 개를 연결하는 그의 행위가 단순히 직관과 상상력에 따른 것이라고 여겨서도 안 된다. 여기엔 그가 이전부터 꾸준히 천착해온 문제의식이 배어 있다. “인간이 동물에 가하는 폭력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폭력을 가장 잘 말해주는 것 같아요.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가 지금은 유해동물로 취급받고 있어요. 사실은 인간들이 무분별하게 비둘기를 수입해서 불러온 결과인 데 말이죠.” 현재 셔틀콕과 새의 깃털로 하고 있는 작업은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출발한다. 평범한 사물에 미세한 변화를 주어 인간의 폭력성을 환기시켰다. 이는 작가가 너무도 익숙한 일상의 물건을 주재료로 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각목으로 규격화된 나무, 의류로 제작된 모피, 식용을 위해 도축된 가축 등 인간은 끊임없이 인간 외의 것에 폭력을 가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물질, 색채, 형태로 환원되는 과정”이며 “너무 시각적”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시각은 인간의 감각 중 가장 차가운 감각이다. 시각의 이러한 면을 드러내기 위해 그가 택한 방법은 바로 ‘재폭력, 낯선 폭력’을 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얗게 표백된 모피를 다시 한 번 비닐봉지 안에 넣어 밀봉하거나 셔틀콕을 마트 상품처럼 패킹하는 식이다. 즉 익숙한 폭력으로 살해된 생명을 낯선 방법으로 ‘다시’ 살해함으로써 폭력성을 강조한다.
이렇듯 인간과 사물, 인간과 주변의 관계를 다루는 그의 작업을 통해 잠시나마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를 잊을 수 있는 틈을 발견한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직면하 인간과의 관계에서 숨 돌릴 그 ‘틈’ 말이다. 문득 사람하고도 잘 지낸다고 말하는 그의 장난어린 농담이 떠오른다.
곽세원 기자

송수영
1984년 태어났다. 서울대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다. 2011년 신한갤러리 광화문에서 열린 〈○-△전〉을 시작으로 다수의 개인전 및 그룹전을 가졌다. 2015년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9기 입주작가다.

송수영

〈캘리포니아 삼나무 숲에 살았던 나무 – 연필로 그린 캘리포니아 삼나무 숲〉 종이에 연필 21×27.9cm 2012

 

CRITIC 보이지 않는 가족

4.5 ~ 5.29 서울시립미술관, 일우스페이스

이필 | 홍익대 교수

<보이지 않는 가족전>은 ‘인간가족,’ 혹은 ‘인간의 위대한 가족’이라는 개념에 대한 롤랑 바르트의 비판에 착안하여 기획되었다. 1955년 미국의 MoMA에서 열린 <인간가족 전>의 프랑스 순회전이 ‘인간의 위대한 가족’이라는 제목으로 열렸고, (후기)구조주의자이자 기호학자인 바르트는 이 전시가 “가족 개념을 타락시켜 하나의 보편적인 신화”로 만들어버렸다며 통렬하게 비판하는 리뷰를 《신화》(1957)에 수록했다. ‘보이지 않는 자들의 가족’이라고도 번역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마갈리 네처겔, 파스칼 보스, 클레어 자케가 공동 기획했으며 네처겔에 의하면 바르트의 텍스트를 해석하여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주의적이고, 열려있고 다양하며, 함께 나누고 끌어안는, 국적이나 민족, 계급을 따지지 않는, 말하자면 ‘인간의’ 가족이 아닌 그저 인간적인 가족”을 제시하고자 했다.
<인간가족 전> 자체는 전시회의 신화라고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에드워드 스타이켄이 MoMA의 사진분과 큐레이터가 되면서 대중적 관심을 끌기 위해 기획한 전시로 버몬트 뉴홀 시기 MoMA가 강조한 ‘예술로서의 사진’ 개념으로부터 급선회하여 사진이미지의 생생한 전달력을 이용하여 제2차 세계대전 후 절박해진 평화와 인류의 형제애에 호소하는 휴머니즘을 내세워 미국의 대중뿐 아니라 세계 관객을 향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미술관 정책의 일환이었다. 전시의 성공적 개최 후 다섯 개의 버전으로 변형되어 8년간 세계 38개국을 순회하며 그 당시 역대 전시사상 최다 관객인 약 900만 명을 동원했다. 한국에서도 1957년 경복궁에서 열려 30만 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2003년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스타이켄의 모국 룩셈부르크에 영구 설치되어 지금도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2013년 한국의 코아스페이스에서 다시 열렸으며, MoMA에서는 2015년 60주년을 기념하여 전시도록을 재발간했다. ‘인간가족’ 이라는 보편적 신화는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다.
바르트는 ‘인간가족’이라는 개념을 이데올로기적 메시지를 극대화한 신화의 예로 보았다. 아버지 없이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동성애자였던 바르트에게 가부장적 신화가 덧입혀진 인간 공동체는 근대적 휴머니즘이 양산한 신화이다. 물론 <인간가족 전>은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삶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다원주의를 강조했다. 그러나 바르트는 그 시각적 다양성은 단지 외형일 뿐,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인간의 생로병사라는 공통성을 강조함으로써 이 자연적 현상에 중요한 가치를 부여했다고 본다. 신의 의지에 의해 태어난 인간이 가족의 울타리에서 자라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일하고 희로애락을 겪다 죽는다는 공통성을 확립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동일성을 강조함으로써 그 범주를 벗어나는 ‘다름’을 부정적으로 상정하는 것이고 그 수많은 ‘다른 자들’을 소수자이자 불합리한 존재로 몰고 간다. 포스트모던 비평가인 크리스토퍼 필립스 역시 이 전시가 ‘인간의 가족이라는 유토피아를 보여줌으로써, 지구화한 가부장적 가족 개념’을 내세워 전쟁의 악몽을 대체했다고 평했다. 바르트는 출생과 죽음은 누구나 겪는 것이지만 그것을 자연적인 현상으로 찬양할 것이 아니며 인간에게는 풍요로운 삶을 위한 노동만이 주어지는 것도 아님을 환기시킨다. 세상에는 축복받지 못한 탄생, 비극적이고 불행한 죽음, 억압하에 행해지는 착취적 노동 또한 많다. 바르트는 <인간가족 전>이 제시하는 인간의 ‘동일성의 표면’은 인간 행위의 저변에 있는 역사의 영역을 볼 수 없게 하며, 조금의 차이로 ‘불합리한 자들’로 분류된 이들은 이러한 ‘신화’에 가려 보이지 않게 된다고 본 것이다.
바르트의 저술들에 표명된 그의 비판적 이론과 사진에 대한 성찰에 의거하여 기획자들은 이번 전시를 ‘신화를 해체하기,’ ‘중립 안으로,’ ‘보이지 않는 이들,’ ‘자아의 허구,’ ‘에필로그’로 구성했다. 일우스페이스에 꾸며진 ‘에필로그’전은 MoMA에서 열린 <인간가족 전>과 유사한 패턴을 제시함으로써, 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본 관객들이 바르트가 비판한 스타이켄 식의 전시 구성이 얼마나 가족이라는 개념을 협소화하고 전형화했는지 느끼게 한다. 또한 단아한 흰 벽에 한 줄로 전시한 디스플레이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스타이켄의 전시가 당시 유럽의 급진적 전시 형태를 도입하여 사진에 가차 없이 가위질을 해댄 획기적인 디스플레이로 ‘악명’ 높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가족이라는 개념 혹은 그와 함께 누리는 행복의 신화는 오늘날 한국인의 삶에서도 깨지고 있다. 한국 사회도 공동체의 신화가 중심이 아닌 개인주의 시대, 개별성의 시대, 개인의 신화의 시대에 진입하였다. 만약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을 비디오 설치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면, 이 전시에서 나에게 푼크툼의 경험을 준 작품은 낸 골딘의 <자매와 성인 그리고 무녀>이다. 그녀의 남달랐던 언니를 14세에 수용시설에 보내고 18세에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가부장제적 가족이라는 신화였다. 그녀는 언니의 비극적 죽음이 가족이라는 신화를 맹신하고 인간의 개별성을 묵살한 부모의 수정주의, 그에 따른 ‘다름’의 은폐와 고립 때문이었음을 가족사진을 통해 보여준다.
낸 골딘은 자신을 수정하고 싶지 않았다. 고립을 거부했고 자신과 같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알고 싶었다. 14세에 집을 나온 그녀는 개별성을 인정하되 그러한 개별자가 많다는 사실을 서로 인식하며 공존하는 세계에서 살게 되고 그곳에서 그들의 모습을 투명하고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냈다. 그녀는 자신이 ‘소외된 (marginalized)’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고 한다. 왜냐하면 다수인 ‘우리들’은 주변부의 사람들이 아니며 ‘우리들이 바로 세상이기 때문’이다. 골딘에 의하면 우리는 ‘소외된 자’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하거나 수정해야 하는 시대에 사는지도 모른다. 이제 소외는 현상 자체라기보다 그 현상을 감추려고 하는 은폐의 산물인 것이다. 골딘에게 사진은 그러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정확하게 (exactly)’ 보여줌으로써 다수의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진지함으로 다양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 골딘에게도 바르트에게도 사진은 신화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이게 하는 정직성 (complete honesty)을 구현한다.
이번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바르트이다.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이 전시가 전적으로 프랑스 측에 의해서 기획되었다는 점,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 작가들의 작품이 대다수를 이룬다는 점, 일본과 중국 작가 3인이 참여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 작가가 보이지 않는 점 등이 아쉽다. 현대 사진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나에게 롤랑 바르트는 언제나 큰 산이다.
이 전시를 본 후 바르트는 내게 더욱 큰 산으로 다가온다. 바르트 자신이 그토록 해체하기를 원했던 신화가 ‘프랑스의 거장 바르트’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이데올로기적 긴장은 이 전시의 아이러니이다.

위 낸 골딘 〈자매와 성인 그리고 무녀〉 3채널 영상 2004

CRITIC 정지현 곰염섬

6.1 ~ 7.2 두산갤러리

여경환 |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정지현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에 들어서서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은 뜯어내다 만 채 쌓여있는, 기존 전시에 쓰였을 가벽들의 헐벗은 광경이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전선들, 골조를 드러낸 목재들이 정지현의 이전 작업들(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저 잡다한, 용도를 알 수 없는 파편들일)과 익숙한 듯 생경한 오브제들이 무질서하게 이어져있다.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게 만드는 전시 구성이지만 어느 것이 작품이고 어느 것이 작품이 아닌지, 대체 전시장인지 아직 준비 중인지 모를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도대체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 답을 찾기 위해 〈곰염섬〉이라는 전시 제목을 살펴봐도 소용이 없다, 이미 그것은 무의미한 글자의 나열일 뿐이라고 작가가 선언했으니까.
사실 차분히 전시장을 거닐면 거닐수록 무질서한 배치 속에 세심히 구축된 질서의 흔적이, 무작위적인 나열 속에 계산된 연출이 슬며시 엿보인다. 그럼 여기서,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시대에 뒤떨어진, 좀 촌스러운 질문을 해보자.
“이 생경한 풍경의 의도적 제시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대체 무엇인가?” 관람객을 알 것 같으면서도 도무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이 불편함 속으로 밀어 넣는 이유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풍경에 대해서 작가는 “빠르게 바뀌는 가변적인 현실 앞에서 개인이 느끼는 무기력한 상황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변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응답이라고 말한다.
큐레이터와 작가로 그와 같이 일해 본, 필자가 아는 정지현은 매우 치밀한 작가다. 함께 했던 〈로우테크놀로지 : 미래로 돌아가다〉(2014.12.19~ 2015.2.1,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촉박한 준비기간에도 그는 전시기획안을 꼼꼼히 읽고 그에 정확히 조응하는 새로운 작품안과 자신의 작품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보내왔다. 몇 번의 예민한 의견조율 과정 속에서도 그는 늘 정확한 언어로 자신의 작품안을 설득했고, 유연한 태도로 조율에 임했다. 최종적으로 지금까지 발표해 온 자신의 구작(舊作)들이 공연 전의 연극무대처럼 골조가 드러나는 공간 뒤편에 놓이고, 3D 아바타 스킨을 결합한 BJ의 인터넷방송을 보여주는 신작 〈Skin Paster〉를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로우테크와 하이테크가 혼재된 현실과 그 경계를 묻는 작품 〈테크 리허설〉을 선보였는데, 이와 같이 구작과 신작이 뒤섞이는 방식은 이번 개인전 〈곰염섬〉에서 선보이는 전시 구조와도 일치한다.
사실 필자에게는 정지현의 이번 개인전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고, 그 작품은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집단적 심상으로서의 풍경을 제시한 것으로 읽힌다. 다루는 매체가 매우 다양한 정지현의 작업을 관통하는 것 중에 하나는 사회나 현실의 거대함과 반복성 앞에 선 예술가 개인의 자의식이다. 그 자의식은 대부분 매우 개인적이고, 시적이고, 추상적이고, 끊임없이 좌절과 무력함을 느끼지만 결코 그 세밀한 무늬들의 기록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 개별성과 섬세함을 위해 그는 자신만의 오브제들을 만들어내고 그것들은 현실과 매우 닮아있기도 하고(〈아무도 모르는 곳〉), 너무나 기괴하고(〈Bird Eat Bird〉), 조금씩 움직이거나 흩날리기도 하며(〈저편의 리듬〉), 빛나다가 서서히 사라져간다(〈Night Walker〉).
자신의 기존 작업들까지 과감히 하나의 파편들로 만들어버리는 폐허의 힘은 미약하지만 파괴를 통한 구축을, 망각을 통한 상기를 끈질기게 촉발시킨다. 그것은 사회학자 김홍중이 발터 벤야민의 철학적 방식을 일러 만들어낸 말 ‘파상력(破像力)’과 맞닿아 있다. 부재하는 대상을 현존시키는 힘인 유토피아적인 상상력의 반대에 있는 파상력은 현존하는 대상의 비실체성 혹은 환각성을 깨닫는 힘으로, 어떤 구원의 가능성은 미래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폐허로서의 현재를 그대로 인정하고 파괴하고 다시 구축하는 과정,
그 순간 속에 있음을 말한다. 파괴 – 수집 – 만화경적 구축을 통한 파상력의 21세기적 구현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풍경이 아닐까. 현실의 부유하는 잔해물들 속에서, 그 폐허를 새롭게 구축할 수 있는 힘은 먼저 그 풍경을 그대로 눈앞에 펼쳐내는 일일 것이기 때문이다. 정지현의 의미 없는 작업의 의미는 바로 여기서 시작될 것이다.

위 작은 작품들이 합쳐져 하나의 작업이 되는 전시장 전경

CRITIC 윤종석 artist’s archive-나의 10년의 기록

5.13 ~ 6.6 충무아트홀갤러리

김최은영 | 미학

드러난 도상보다 더 궁금한 것은 화면의 속살이었다. 5cc 용량 주사기로 짜낸 점들이 모여 새롭고 흥미로운 형태를 이룬 윤종석의 작품엔 언제나 ‘노동’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대하는 사람들은 거죽의 형상보다 속살의 집요함을 목격하려 든다. 호기심을 충족하고 난 후, 그제서야 제대로 보이는 〈어머니의 손〉과 〈처 할머니〉의 얼굴이다. 팽팽하고 윤이 나는 젊은 그것이 아닌, 반드시 세월을 거쳐야만 얻을 수 있는 주름과 결이 보인다. 기존 작품의 의류이미지와는 분명 다른 언어다. 똑같은 5cc 주사기의 점으로 표현했으나 이전의 것은 욕망에 대한 이중성을 위장하기 위한 방식으로서의 ‘점’이었다면 노경(老境-늙은 얼굴과 손)에서의 ‘점’은 세상의 욕망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한 은자(隱者)적 삶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급하지 않고, 느려도 상관없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흘러야만 가능한 노경이다. 절대시간을 쏟아야만 가능한 노경을 점묘 작품으로 완성해내는 당연한 명분을 구성해냈다.
달라진 것은 대상뿐이 아니다. 점에서 선으로 작법이 변화했다. 주사기를 사용하는 방식은 같지만 점들을 나열하던 방식에서 흐르는 곡선을 차곡차곡 겹으로 쌓았다. 함축(含蓄)이다. 함축은 문학 언어의 특성 중 하나로 직선적, 평면적, 외연적(Denota-tion)이기보다 입체적, 고차원적임을 말한다. 은유인 동시에 내포(Intension)에 해당한다. 〈That days (20150219)〉는 이러한 함축의 속성을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낸 윤종석의 신작이다.
“살면서 보고 느끼는 것들, 보게 되는 대상들, 만나는 대상들 사람들 이런 것들을 주로 그리고 있고 다시 그것들을 재조합해서 어떤 날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 것.”- 작가 인터뷰 중
드러내기 위해 쌓는다. 깊게 이야기하기 위해 숨긴다. 오래 고민했기에 탄생된 굽은 선들의 함축은 조급함을 이겼고, 명백한 아름다움보다 한 수 위를 차지했다. 안으로 간직하는 것을 중시하는 동아시아 고전의 곡경(曲徑)과 유사하다. 윤종석의 선은 빠르지 않고, 온화하여 다른 색감의 선과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이 곡선들의 집합은 유형의 형상 배후에 깊이 숨은 의미의 세계가 된다. 즉, 작가 윤종석은 사람과 사물 등 다양한 대상의 DNA를 찾았다. 그리고 그 원초적인 성분만을 이용해 사람도 사물도 아닌 ‘어떤 날(That days)’을 레고블록처럼 쌓아버렸다. 익명의 얼굴은 어쩌면 ‘어떤 날’ 만난 사람일 수도 있고, ‘어떤 날’ 느낀 감정일 수도 있다. 윤종석은 진짜 말하고자 하는 ‘어떤 날’을 드러내지 않고 누군가의 얼굴 뒤로 감추고 숨겼다. 사실 숨김은 더 잘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더욱 깊고 그윽하며 아득한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감춤은 더욱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서 풍부하고 더 감동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분명한 것은 단 하나, 내면으로 향하는 작가의 정신이다. 차곡차곡 쌓인 선들이 만든 겹을 들춰 결을 마주할 때 윤종석이 말하고자 하는 ‘어떤 날’ 민낯을 목격하게 된다.
흐릿한 가운데서 찾아낸 아름다움은 투명한 미감을 이겼다.

위〈That days 시리즈〉 캔버스에 아크릴 130×162cm 2015

CRITIC 뿔의 자리

6.2 ~ 7.2 인사미술공간

김인선 |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대표

〈뿔의 자리전〉은 〈2015 ARKO 시각예술분야 작가 / 큐레이터 워크숍〉에 참여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기획안 공모에서 선정된 세 개의 전시 중 하나이다. 김한나, 노은주, 윤지영, 전현선 4인의 작가가 함께 만든 전시이다. 이 전시는 이들이 초대한 장혜정 큐레이터의 전시와 작가이자 기획인 4인의 작품들, 그리고 마지막 동선에 위치한 10명의 필자에 의해 구성된 책자로 구성된다. 네 명의 작가는 기획자로서 일정 기간의 논의를 통하여 하나의 개념을 도출한다. 워낙 각자 작업 방향이 뚜렷한 이들을 하나의 개념으로 묶는 과정에서 결국에는 가장 원론적인 의문점으로 나아갔던 것 같다. 그것은 ‘무엇을 표현하는가’에 대한 각각의 대답에서 드러나는 시각예술의 해법인데 이들은 그 공통된 대답을 ‘형태’를 상징하는 ‘뿔’이라는 단어로 묶게 되었다. 이후 이들은 구체적인 관점에서 ‘뿔’을 의식한 채 스스로를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이 전시의 중심이 되는 ‘뿔’을 연구하는 과정은 이들에게 실험적인 공간을 끌어냈다. 전시를 제작하는 과정은 여느 기획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 전시를 끌고 나가는 이들이 모두 작가라는 점은 특수한 상황이다. 이 전시 속에서 이들의 작업 결과물은 각자가 해온 기존의 형식과는 조금 다르다. 그들이 하나의 단위로 묶이기 위한 공통적 형태를 ‘뿔’이라고 부르는 순간 이들은 스스로의 희생을 자처할 수밖에 없었음을 혹은 서로를 의식하는 행위로의 전환을 경험하게 된다. 타자와 나를 동일시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타자가 되어 볼 수밖에 없다. 교집합을 찾아서 스스로 내뱉은 언어를 실행하기 위해 자신의 작업을 객관화 해야 했을 것이며 성공적인 개념화를 이루어내고자 하는 일종의 의무를 지녀야 했을 것이다. 인사미술공간에서 선정한 세 개의 전시 모두 작가의 기획안이었다는 점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작가와 기획자가 분리되지 않은, 전시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서 협업적 연구 과정이 드러나는 일종의 커뮤니티적 전시를 기대했다면 이 전시는 꽤 성공적인 결과물로 보인다.
작가들은 자발적으로 큐레이터 한 명(장혜정)을 초대하여 전시에 삽입하였는데 이로써 지하 전시장의 풍경은 기획 행위에 초점이 맞추어지게 된다. 미디어로서의 전시를 요청받은 큐레이터는 벽면에 나열된 이미지들과 텍스트 등 나름의 아카이브와 공식에서 산출한 다양한 사이즈의 원형 좌대 위에 올라갈 각자의 ‘뿔’을 다시 요구하여 작가이자 기획자들에게 본연의 기능을 실천하도록 유도하였다. 그리고 벽면의 텍스트에서 서술하고 있듯 이성과 감성의 혼성적이며 시각적인 결과물을 확인하고자 공간 중앙에 이들을 위치시킨다. 작가들은 기획자들이 어떤 과정으로 작가를 선정하고 이를 보여주는지를 궁금해 한다. ‘전시’라는 형식을 매체로 다루게 된 기획자는 퍼포먼스 작가처럼 그의 작업 구상과 실현(전시)을 제시해 나갔다. 작가들의 궁금증에 비추어 온통 기호화된 이 공간 속에서 한 개인 기획자의 노트와 개념화 과정의 공간 속에서 기획의 일반론을 찾아볼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전시 전체에 깔린 텍스트적 흐름에 기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층과 2층의 전시 공간에 배치된 작품들은 이들의 주제를 향한 논의가 시각화 되면서 구체화되는 비논리적 현상을 확인하게 한다. 노은주와 전현선 작가가 함께 작업한 거대한 화면이 정면에 자리 잡았다. 이들이 함께 만든 회화작업이 전시장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노은주와 전현선은 의식적으로 완벽한 협업을 위한 조건을 만들었다. 두 작가는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하나의 캔버스를 놓고 구도와 색체, 대상의 선택과 이를 그려나가는 방식을 논의하면서 번갈아가며 붓질을 하였다(〈하나의 기록들〉).
이 작업 후에는 같은 오브제를 두고 각자 따로 그렸는데(〈두 개의 기록들〉) 이 후속 작업이 오히려 힘들었다고 한다. 서로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 나올 수 있도록 서로를 의식한 것이다. 이러한 실험을 통하여 이들은 결국 다시 각자의 영역을 만들어내야 하는 작가의 근원적 활동에 대하여 진지한 고찰을 경험하였을 것이다. 구조와 회화적 표현이 공존하는 김한나의 작품 역시 ‘뿔’을 향해서 스스로의 작업 스타일을 비껴가본 작업이다. 김한나는 회화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하여 구조적 배치의 제스처가 삽입된 구조물을 만들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안과 밖의 환경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교차하는 재료의 선택과 이를 구조화하는 과정에서 회화의 표면이 구조 속에 흡수되도록 하였다. 그는 무엇이든 그 어떤 것이 될 수 있는 (천장이 바닥이 될 수도, 벽이 될 수도 있는) 형태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영상작업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제작한 윤지영은 퍼포먼스 작가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서는 영상작업을 위한 시나리오와 편집과정을 거친다. 불편한 옷을 입고 불편한 신발을 신고 작은 구멍을 향해 끊임없이 창을 날리러 가는 작가의 행위가 이어진다. 이 행위는 어느 순간 익숙해지지만 동시에 숨이 가쁜 체력 고갈을 느끼며 지쳐간다. 결국 원하는 바를 힘겹게 얻게 되며 더 이상 움직이기 버거운 상태에 있는 스스로의 모습과 아주 낮은 확률의 성취를 향해 고군분투하는 예술가의 모습과 닮아 있는 것을 발견한다. 어떤 종류의 뿔을 지향하는지를 찾아내기 위하여 예전 작업의 기록을 동원하여 이 영상작업 속에 삽입하였다. 또한 참여 작가들의 ‘버려진 창작물’을 수집하여 이전의 작업 기록을 보여주는 영상물과 함께 배치한다.
마지막 동선에 배치된 책자에는 10인의 필자가 쓴 글이 실려 있다. 필자 각자가 가지고 있는 ‘뿔’의 개념을 글이라는 구조로서 드러내게 하여 이 전시의 개념을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는 다시 지하 공간에 구현된 전시 형식의 작품으로부터 각자의 작업 과정을 상기시킨다. 장혜정 큐레이터가 전시를 의뢰받으면서 작가들에게서 받은 뿔에 대한 자료는 대부분 버려지고 새로운 자료가 생성되었다. 공간 어디선가는 각자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이 재생되었다. 기획의 글에서 밝혔듯 이 프로젝트가 뿔에 대한 전시이면서 뿔에 대한 전시가 아님을 상기시키듯 말이다.

위 노은주〈두개의 기록-납작한 조각-2〉캔버스에 유화 130.3×97cm 2016

CRITIC 고산금 오마주 투 유-자본과 사랑

6.2 ~ 7.2 갤러리 바톤

남선우 | 일민미술관 큐레이터

고산금은 텍스트를 화면에 옮긴다. 이번 전시 <오마주 투 유 – 자본과 사랑>에서도 작가는 소설, 이론서, 사람 이름 등 다양한 텍스트를 작은 진주알을 이용해 옮겼다. 수십 번 칠하고 갈아내기를 반복해 만든 백색 나무판에 모조 진주를 글자 수만큼 행과 열을 맞춰 붙여나갔을 지난한 과정이 그려지는 작업들은 어떤 방대한 책의 필사본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작업들은 실은 글자가 있던 자리를 진주로 바꾸어 텍스트를 없애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진주알은 글이 있던 자리에 눌러앉아 그것이 원래 가리키고 있던 것을 지워버린다. 의미와 내용이 사라진 가지런한 화면은 그것이 원래 절절한 부성이었든(오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 수치와 지표에 기반을 둔 자본 분석이었든(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모두가 악인으로 알고 있는 자의 항변이었든(빅토르 위고, 《장발장》의 자베르) 간에 이제는 모든 것을 잊어버린 듯 마냥 반짝일 뿐이다. 그 위에는 투명한 풀 한 방울 위에 진주알을 놓고 온 신경을 다해 살짝 누르기를 반복했을 작가의 미세한 제스처만 남아있다.
전시장 안에 들어선 관객은 읽을 수 없는 화면, 그러면서도 아주 섬세하고 잘 짜인 모양 때문에 더욱 답답한 희고 빛나는 화면에 둘러싸인다. 화면에 놓인 진주알들은 텍스트와 일말의 형식적 동일성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런 의미도 읽어낼 수 없다. 이는 작가가 사용한 언어의 문법을 몰라서가 아니다. 백색의 판 위에서 막막하게 빛나는 불통의 진주알들은 애초에 언어가 아니다. 고산금이 만든 새로운 텍스트는 어떤 것도 가리키지 않는다. 본래의 텍스트가 몇 개의 글자로 이루어졌었다는 지푸라기 같은 힌트를 담은 흔적일 뿐이다. 작가는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아니 언어가 아닌 것으로 텍스트를 바꾸어 이를 온전히 자기만의 것으로 만든다. 텍스트를 옮기는 것처럼 보였던 작업은 그것을 지우는 과정이기도 했다가 이제 텍스트의 번역,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나쁜 번역이 된다. 그러고 보니 처음부터 ‘옮긴다’는 말이 곧 번역을 뜻한다.
언어가 사라진 화면을 바라보며 그것이 본래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내 빈곤한 언어에 억지로라도 들어맞는 생각만이 밖으로 발화될 수 있고, 그중에서 역시나 빈곤한 상대의 언어로 포착되는 것들만이 받아들여진다. 이런 세상에서 사실 모든 말하기와 듣기, 쓰기와 읽기는 나쁜 번역이다. 가령 고산금의 작업이 알아볼 수 있는 텍스트로 쓰였다 한들,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적어도 수십 번의 번역을 거쳐 돌고 돌아 도착한 텍스트는 원래 의미를 얼마나 전달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원래 의미라는 것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일까.
읽히기를 거부하고 차라리 빛나기만을 택한 고산금의 진주알 작업은 텍스트가 입고 있던 맞지 않는 옷을 벗기고 풀어주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여기에 글자가 있었다고, 어떤 의미가 존재했었다고 말해주는 묘비와도 같다. 이제는 고인이 되어 정말로 기호로만 남게 된 유명한 이들의 이름이 진주알로 바뀌어 비석처럼 놓여있는 〈The Name Anonymous 1〉처럼 말이다.

위 고산금 〈레미제라블2(빅토르 휴고/Penguin), 부분발췌 pp. 338-369〉(왼쪽) 나무패널에 아크릴채색 4mm 인공진주, 접착제 162×116cm 2016

REVIEW

근대회화의 거장들: 서화(書?)에서 그림으로
6.16~10.29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전통의 계승과 변화의 모색’을 주제로 20세기 초 수묵채색화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관서지방 화단에 대한 조명과 얼마 전 타계한 호림 윤장섭(1922~2016) 이사장이 마지막으로 구입한 작품인 민영익(1860~1914)의 〈노근란도〉가 전시되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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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황수 개인전
6.11~7.10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작가는 그래픽 툴을 사용해 원본 이미지를 조작, 재구성하면서 재현의 방식을 실험한다. ‘내가 무조건 이기는 게임’이란 제목으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 기호화되고 변형된 이미지를 통해 이미지가 범람하는 사회에서 원본이 사라진 일상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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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경 개인전
6.15~26 백운갤러리

이 전시는 작가의 ‘에트로 미술상 은상 수상’을 기념하는 전시다. 몽환적이고 종교적 표현까지 연상시키는 작업은 존재하지 않는 피안의 공간을 만들고 있다. 그 공간에는 심해나 협곡 등의 모티프가 숨어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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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미 개인전
5.1~6.26 교보아트스페이스

<내 마음 속 서재>로 명명된 작가의 개인전은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이 마치 회화의 한 요소로 존재하게끔 한 작업이다. 공간과 그 안에 놓인 가구와 집기를 채색하여 이른바 ‘그림 속 한 장면’을 연출했다. 빛 연출가인 고기영 작가도 함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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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채움
6.9~7.6 누크갤러리

하나씩 하나씩 비워내니 김미경, 김시연의 이야기는 가득 찼게 됐다. 비움과 채움이 공존하는 두 작가의 작품이 전하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켜켜이 쌓인 김미경의 색면과 김시연의 지우개 가루가 머금은 시간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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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원 개인전
6.23~7.3 대안공간 이포

하루살이나 나비 등 동물을 소재로 생명의 의미를 탐구하는 사진작업을 하는 작가의 이번 전시는 ‘꿀 젖 잠’으로 명명됐다. 이번 전시에는 돼지를 모티프로 희생, 생명, 순결, 박해 등의 의미를 환기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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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렙스
6.3~25 합정지구

이 전시는 혼돈의 상황과 이를 통제하려는 사회 시스템 사이의 모순에 대해 시각적으로 풀이했다. 무방비적인 사건과 사고가 일상이 되어버린 현시대에 대해 언급하며, 급작스러운 붕괴에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을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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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욱 개인전
5.12~8.12 김희수 기념 수림아트센터

흔들리는 찰나의 순간을 카메라에 포착하려는 듯한 작가의 이번 전시는 세 번째 개인전이다. 눈에 비친 자연의 모습과 그 사이를 감싸고 있는 공기의 흐름을 묶어두고자 하는 작가의 작업의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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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환 개인전
6.23~7.22 조은숙갤러리

1995년 이후 프랑스에서 작업하고 있는 작가가 오랜만에 국내에서 여는 개인전이다. 작가는 잡지나 종이를 접어 중첩된 이미지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일견 무질서한 작업으로 보이지만 명확한 패턴도 동시에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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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백
6.3~30 쌍리갤러리

강현욱 김남훈 김해민 허구영이 참여한 기획전. 전시타이틀 ‘Flashback’은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나 기법을 의미한다. 전시는 과거 제작된 영상작업을 재맥락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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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민 개인전
6.10~16 부산대학교 아트센터

이번 전시에서 대형 수묵작업을 선보인 작가는 현실과 그것의 재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섬세한 움직임을 먹으로 표현하여 폭넓은 감성의 폭을 보여준다. 또한 주변의 풍경을 때로는 거칠게 표현하여 추상화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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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범 개인전
6.1~18 조은갤러리

‘진득한 즉흥과 숙고된 찰나’라는 부제는 그 자체로 아이러니를 내포한다. 작가는 이러한 주제를 중첩된 색채의 활용을 통해 형상과 추상이 융화되어 있는 화폭으로 드러냈다. 작가의 신작 20여 점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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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선영
6.23~7.22 카이스갤러리

다양한 이야기를 조각으로 풀어가는 라선영의 세번째 개인전. 작가는 이번 전시 제목 <반짝이는 것들> 에서 현대사회와 현대인의 주관 없는 아름다움에 대한 의식, 그들의 반짝이는 외형에 가려진 무질서한 욕망 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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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림

추미림
7.6~28 트렁크갤러리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추미림의 네 번째 개인전 <일렁이는 그리드에서 태어난 새로운 모듈>. 작가는 전시 제목에 시사하듯 그리드를 고정된 벽이 아니라 유동적으로 변형 가능한 것으로 보고 여러 형태의 기하학적 도형들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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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리차드 아넬리

안녕, 생명의 비약
7.19~8.12 대구 아트스페이스 펄

드로잉을 기반으로 작업을 진행해나가는 김종구 리처드아넬리 디트쿤즈의 단체전.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는 세명의 작가가 길을 걸으며 한 드로잉을 통해 개인의 경험과 감성을 한자리에 풀어놓는다. 리차드아넬리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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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훈
6.27~7.16 금산갤러리

구의 형태를 반복·집적·배열해 대상을 은유하는 오동훈의 개인전.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 비눗방울을 연상시키는 작업을 통해 가장 차가운 소재가 만들어낸 따뜻한 감성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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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뚡뀳_뗡뀽___뗡뀼_メ꼮_■녅_뗡뀼__study2,116x91cm, oil on canvas, 2013

Ensemble at 한남
6.23~7.21 갤러리 조은

인간의 자아를 몽환적인 배경과 상징적 이미지로 구현하는 윤상윤과 빛으로 사색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이은채의 2인전. 한 공간에서 각기 다른 예술적 정체성과 인간 본성으로의 회귀를 다채로운 표현방식으로 구현한다. 윤상윤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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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d vs. Fragile
7.1~30 갤러리JJ

회화 고유 매체에 충실하면서 내면의 감정으로 세계를 구축하는 윤지원과 회화, 영상, 사진 이미지를 자유로이 교차하고 중첩시키는 조이경의 2인전. 두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이미지의 재생산이라는 결과물로써 우리의 시지각에 관하여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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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7.1~16 이유진갤러리

20여 년간 서해안 일대를 관찰해온 최영진의 개인전 <The Lost Sea>.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갯벌이었고 바다였지만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땅으로 변해버려 지금은 볼 수 없는, 이미 사라져버린 풍경들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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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준
6.24~7.23 그리고갤러리

작업을 위해 가게 된 프랑스에서 느꼈던 이주, 장소성의 문제, 차이와 반복에 관한 이야기 등을 설치를 비롯한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놓는다. 작가는 키치적인 패러디와 도발적인 어법으로 우리시대에 만연한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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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아

이정아
7.13~18 가이아갤러리 7.20~31 모네갤러리

비내리는 도시의 형상을 나타내는 이정아의 개인전. 작가는 샌드페이퍼를 사용하여 오브제에 모래의 질감을 중첩시켜 마티에르를 나타내고 거친 터치의 드로잉으로 찰나를 즉흥적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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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6.23~7.17 OCI미술관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은영의 개인전 <멀리 있는 산이 가까이 보이면 비가 온다>. 작가는 시간의 흐름과 주관적 감정에 의해 각인된 사건을 여러매체의 상호작용을 통해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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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숙희_作

2016 대전드로잉
6.30~7.7 대전 이공갤러리

권숙정 김희라 리명두 박팔영 배도수 변은정 안병란 유남안 이지영 장숙희 전현순 전형원 정장직 조인예 차선영이 함께 하는 전시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를 풀어내는 가장 기본적 방법인 드로잉을 통해 자신을 좀 더 뚜렷하게 표현해낸다. 장숙희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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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CSC

해시태그
7.12~29 갤러리 다온

어떠한 주제를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는 해시태그. 새로운 분류의 기준과 자료 수집의 역할을 하는 해시태그를 주제로 한 단체전. 청년 작가들의 모임인 YAP(Young Artist Power)의 회원 27명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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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연
7.5~16 갤러리 파비욘드

보이는 것과 사실인 것 사이의 갈등,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그 갈등 안에서 공존의 길을 찾는 최재연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포장되어 있는 현재의 모습에 대한 성찰을 주제로 한 2015-2016년 신작들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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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

진리
7.18~30 핑크갤러리

멀티미디어 작가로 애니메이션, 페인팅, 판화, 설치 작업등 다양한 작업세계를 보여주는 진리의 개인전. 상상력이 어두운 동굴 안을 바꿔놓을 수 있듯 작가는 사람들과 상상을 나누어 세상을 변화시키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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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은순

전은순
6.22~7.5 에이블파인아트갤러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물을 화폭에 담으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이야기하는 전은순의 개인전. 자신만의 독특한 창작세계를 펼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가의 신작 20여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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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6.21~7.30 이든갤러리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지론을 펴는 작가는 파랑을 관계의 색으로 설정한다. 하늘과 바다처럼 닿을 수 없는 거리를 유지해 끊임없이 서로를 확인해주는 푸른빛을 통해 삶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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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정
7.13~24 갤러리 시작

소박한 시골의 논과 밭 풍경을 화폭에 담아 자연의 아름다운 표정들을 시각화한다. 상상으로 재현된 공간이지만 실제로 본 적 있는 듯 낯익고 친숙한 화면 묘사를 통하여 마음속에 자리한 기억의 풍경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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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도-권민주

카코포니 12
7.11~23 대구 갤러리 분도

권민주, 박지윤, 박세희, 변호연, 최빛나가 참여하는 신진작가 발굴전. 5명의 작가는 순수한 붓질의 전통적인 페인팅 기법을 이용해 각각의 개성을 드러낸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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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섭
7.4~31 여니갤러리

나무를 끌로 거칠게 깎아내, 부조 형상 위에 붙이는 방식의 작업을 진행하는 김경섭의 개인전, 주로 사람이나 동물, 꽃 등 생명체의 형상을 구상에 가깝게 표현하는 작가는 구체적 형상을 통해 끈질긴 생명의 기운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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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무

이승무
7.20~8.5 갤러리 오차드

회화를 통해 체득되는 경험과 작가의 해석을 제시하는 이승무의 개인전. 화면의 얼룩 속에 나타난 간명한 표현은 추억이라는 시간들과 소통하고 심상의 여유와 위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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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록
7.21~30 부산 BNK부산은행 갤러리

그림의 소재는 단순히 구성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삶을 포괄하는 대상이며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갖춘 대상이기에 작가는 그것에 대해 항상 고민한다. 작가는 자신의 고향마을을 그리며 그 안에 담긴 작은 사유까지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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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회 부산 해운대작가회
7.19~28 부산 갤러리 조이

갤러리 조이의 그룹 후원전 일환으로 기획된 전시. 해운대 지역을 기반으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그룹의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드는 회화와 입체적인 현대미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김주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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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선
7.3~31 원갤러리

인식적, 철학적 측면에서 공간이 어떻게 감상자의 주의를 다른 영역으로 옮기는 동시에 여전히 같은 공간에 머물 수 있게 하는지를 묻는다. 작가는 모순과 역설 등 복잡한 문제를 추상적 공간에 담아낸 회화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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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정
7.27~8.4 미술세계갤러리

인간이라는 존재자체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그것을 화폭에 담아내는 고미정의 7번째 개인전. 작가는 인간이 인간에게서만 받을 수 있는 감정을 공유하며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인간적인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PREVIEW

황규태 / 한성필
6.25~8.13 / 7.16~8.13 한미사진미술관

예리한 심미안으로 포착한 대상을 흑백으로 표현하는 황규태의 개인전 <bLow UP aMeriKa>.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미국인과 그들의 문화를 소소하게 담은 초기 작품들과 현시점에서 그 당시를 다시 들여다보고 기억을 더듬어 ‘blow up 블로우 업’한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각기 다른 표정의 얼굴, 머릿결, 눈동자 색과 피부 색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다양함 뒤에 감춰진 야누스의 얼굴을 통해 시각예술의 순수한 힘과 리듬감을 펼쳐낸다. 작가는 사진의 권위를 고집하기보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감춰진 세상을 들추며 미국의 진면모를 찾으려 한다. 한미사진미술관에서는 또한 젊은 사진가 한성필의 개인전을 마련한다. <Fantasmagoria:판타스마고리아>로 명명된 이번 전시는 도시의 외피를 한 겹 들추어 그 뒤를 드러낸 한성필의 신작으로 구성된다. 그 동안 도시의 외피라 할 건축물들의 정면을 카메라에 담아온 작가가 스스로 도시의 뒤편으로 눈을 돌려 이면에 주목한다. 황규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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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는 미술
6.24~8.6 하이트컬렉션

현대사회 시스템에 얽힌 인간이 경험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감성을 다룬다. 강홍구 공성훈 구정아 김도균 박선민 연기백 오치균 이강원 이수경 채온 최대진 최병소 최수인 최의순 한상혁 홍범이 참여해 물질에 얽힌 기억을 되살린다. 구정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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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
7.7~8.21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조각과 사진의 속성을 한 작품 내에 결합해온 권오상의 신작을 소개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 <New Structure and Relief>에서 현대사회에 범람하는 이미지와 정보들의 멀티유즈, 현대미술 장르의 혼성과 경쟁을 매우 간명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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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무명
6.28~7.31 국제갤러리

현대사회가 암묵적으로 규정하는 유명인과 무명인에 대한 구분, 즉 기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김영나 김희천 남화연 베리띵즈 오민 이윤이 EH가 참여해 각기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입체적인 현실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미디어, 설치, 디자인, 사진 작업 등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서로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끌림에 의해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연결되는 한편, 개별 작가 고유의 배경 차이에서 기인한 구분을 통해 ‘유명’과 ‘무명’이라는 무형의 가치가 가지는 다각적인 개념들, 즉 불확실성, 연약함, 변화 가능성과 동질화, 획일화에 대한 정밀하고 미묘한 저항을 제안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유명해지지 못하면 사라지고 마는, 일종의 강박에 가까운 현실과 유명을 향해 질주하는 세태를 반추하며 나아가 알려지기가 무섭게 사라져버릴 수 있다는 공포감에서 자유롭지 않은 현 세대의 딜레마를 고찰한다. 김희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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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면-TV
7.5~2017.2.5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의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매체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며 ‘평면성’ 에 주목한다. 백남준의 실험 비디오, TV, 위성프로젝트, 그리고 그의 회화와 드로잉을 통해 시공간을 자유로이 넘나든 그의 사유를 조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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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

오윤 30주기 회고전
6.24~8.7 가나아트센터

오윤 서거 30년을 맞아 그를 기리는 전시를 마련한다. 오윤 예술의 진면목을 알려주는 목판화와 오윤의 친지가 비장하고 있던 드로잉 1백여 점을 선보인다. 오윤의 미공개 드로잉을 통해 오윤 예술의 원형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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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웨이
7.1~8.14 학고재갤러리

사회주의 국가에서 체험한 격정의 시대와 그 속에서 느낀 감정을 자신의 신체를 통해 표출하는 궈웨이의 개인전. 이번 전시 <인간에서 인류로>에서 작가는 자신의 감정을 즉흥적이고 속도감있는 붓질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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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원

윤석원
갤러리 바톤 7.14~8.20

개인과 사회, 기억과 기록, 현재와 과거 등 상반된 듯하면서도 깊은 연결고리를 지닌 세계를 캔버스에 담아내는 윤석원의 개인전 <만난적 없는 것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이 반영된 회화 작업을 매개로 사건의 관찰자이자 전달자로서 역할을 자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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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백
7.2~24 전주 서학동 사진관

더 이상 절대적일 것도 없을 이 시대에 일상에서 주변으로 밀려나는 것들과 대화하는 데 열중하는 연기백의 개인전. 작가는 대상을 따라 거슬러 가다 보면 드러나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세상을 더 여유롭게 바라보는 실험을 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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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있는 방
6.25~8.14 일민미술관

1980년대 영화감독과 미술가로 활동한 포르투갈의 예술가 페드로 코스타와 후이 샤페즈의 2인전. 이번 전시는 2005년부터 듀오로 활동하던 그들이 4년 만에 함께 선보이는 전시로 대형 철제 조각과 영상작품이 함께 전시 된다. 후이샤페즈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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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권용주, 바르게살기운동본부 기념비 모각, 2012, 스티로폼 조각, 외부용 수성 페인#C1E7

퇴폐미술전
6.23~8.14 아트스페이스 풀

1937년 나치가 인종, 종교, 정치적 내용을 담은 작품들을 퇴폐미술로 규정하고 작품과 작가를 모욕을 하기 위해 벌인 전시 <퇴폐미술전>의 제목과 방식을 패러디했다. 9명(팀)의 작가가 참여해 사회의 경직된 시선과 편견을 드러낸다. 권용주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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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조원득 52X45cm제목-요동치다

그 틈
7.7~8.17 신한갤러리 역삼

개인과 사회를 각자 다른 입장에서 조망하는 김선영 이지영 조원득이 모인 전시. 세 작가는 단단하게 구축된 시스템 안에서 수동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 군상 간 괴리를 하나의 틈으로 인식하고 작업으로 틈을 메우려한다. 조원득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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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메-정희우

관찰놀이터
7.2~9.18 블루메미술관

자연을 동경하며 이상세계를 꿈꾸는 정희우 조종성 삐에로&승민C의 마음이 함축적으로 담긴 산수를 미술관에서 재해석한다. 고정되고 확정적 시각에서 벗어나 정신적 공명을 중시하는 몰아이입적 태도의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정희우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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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순실

백순실
7.9~8.28 고려대학교 미술관

차에 관한 송가 동다송(東茶頌) 연작과 클래식 음악을 시각화한 회화작업으로 잘 알려진 중견작가 백순실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베토벤의 곡들을 해석한 35점의 대형 신작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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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GOT STUCK IN THE WALL
7.15~8.6 갤러리 룩스

영화 <YOUTH>에 나오는 ‘감정’에 대한 짤막한 대화로부터 시작된 전시. 작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서로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본 안옥현과 김병규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가시화할 수도, 간접적으로 숨길 수도 있는 양가적인 형태로 제시한다. 김병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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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필
7.7~29 박여숙화랑

‘그림 그리는 행위’를 통해 사물을 관찰하고 수행성에 이르는 과정으로서의 회화를 구축해 나가는 박종필의 개인전 <Unfamiliar Beauty>.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꽃이라는 소재를 통해 삶의 양면성, 이미지의 존재를 사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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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철
7.20~9.3 송은아트스페이스

작가이자 전자음악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윤철의 개인전 <몽환포영로전>. 꿈, 환상, 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 등 무상의 이미지를 통해 어떠한 사물도 세계로부터 독립적이지 않으며 세계와의 관계속에서 확장됨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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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석
7.8~31 자하미술관

오윤석의 개인전 <감춰진 기억 ? 낭만적인 숭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인간의 기억 속에 감춰진 내·외부적 요인에 의한 갈등, 공포와 두려움, 그것들로 기인된 여러 다면성에 대한 치유를 작업으로 표현한다.

 

REGIONAL NEWS

대구
영화가 미술에 접근하거나 혹은 그 반대가 되거나
〈홈 시네마 전〉 열려

대구미술관 프로젝트 룸에서 진행 중인 〈홈 시네마 전〉(6.11~10.16)은 미술가가 생각하는 영화에 관한 실천적 명제를 모은 전시다. 이 전시는 “웬만한 영화보다 재미있다” 이번 전시가 저예산 영화 제작비보다 적은 예산으로 기획되었다는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런 언급은 미술의 굴욕일 수도, 혹은 긍지일 수도 있다.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이라는 문구에서 왜 100년 단위가 아닌 130년인가에 대해 의문은 든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영화란 장르가 등장한 지 대략 130년 됐다는 사실은 대구미술관과 프랑스의 예술기관인 메종 데 자르 드 크레티엘의 협업으로 선보인 이번 전시명이 왜 〈홈 시네마〉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전시는 영화 발명 이전과 초기에 고안된 카메라 옵스큐라, 회전요지경 등과 뤼미에르 형제가 완성한 시네마토그래프를 연상시키는 오브제 및 미디어아트가 뮌, 진기종, 유화수, 정연두 작가에 의해 구현되어 있다. 이들 작업은 미셸 공드리 감독의 영화 〈수면의 과학〉(2005/프랑스)처럼 오래된 아날로그 취향을 재현한 놀이에 가깝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감상자의 감각과 인식에 새로운 경험을 부여하는 작품도 있는데, 그 수가 훨씬 많다. 에티엔 레이, 유비호, 짐 캠벨, 로렌 모페트, 오용석, 델핀 두칸&앙투안 슈미트, 니콜라 베르니에의 작업이 이에 해당된다. 영화를 보는 시간과 장소, 영화라는 텍스트, 영화를 보는 행위. 이는 마리아노 페소티, 니콜라 매그레트, 에밀리 브루트&막심 마리옹, 티에르 푸니에의 작업에 깔려 있는 3개의 맥락을 꼽은 것이다. 마리아노 페소티의 〈에덴동산〉(2014)을 제외한 나머지 미디어아트 작품은 관객이 직접 화면을 선택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이제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장 뤽 고다르적인 질문에서 한발 나아가 ‘그렇다면 이제 영화와 영화가 아닌 것의 다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선택하게 한다.
영화를 의미하는 단어 가운데, 시네마는 필름보다 한 단계, 무비보다 두어 단계 높은 사회적 위계를 품기 때문에 미술가들은 시네마를 미술과 함께 논의될 수 있는 대상으로 본다. 이에 대해 대중은 얼마나 설득당할까? 다행스럽게도 〈홈 시네마 전〉이 각자 집에서 영화를 골라 보는(이미 실현되어 도리어 고색창연해진) 미래상을 풍자하는 것처럼, 작가들은 예술과 기술 사이에 성기게 벌어진 여러 틈을 제한된 조건에서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데 실패하진 않았다.
윤규홍 예술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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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정 〈Being…〉 레진, 오브제 40×90×39cm(각) 2012

제주
〈제주를 비추다〉와 〈예술가와 함께하는 그림있는 마을전〉
5.3~7.1 제주현대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은 미술관이 들어선 한경면 저지리 일대에서 제주청년작가전 〈제주를 비추다〉와 〈예술가와 함께하는 그림있는 마을전〉을 동시에 오픈했다. 전시는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작가들을 초대하여 현재의 제주미술을 돌아보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전시명은 두 개지만 참여 작가는 동일하다.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꿈을 그려내는 강은정,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공간을 연구하는 강태환, 복잡한 생각이나 다양한 감정을 지닌 인간성을 형상으로 구현하는 고윤정, 파도를 소재로 감정을 표현하는 김동원, 일기를 쓰듯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내는 김소라, 조각난 추억들을 퍼즐 맞추기 하듯 되새기는 김수연, 작품 속에 자신을 이입하여 자아를 찾고자 하는 문성공, 제주 자연의 일부를 극사실화로 재현하여 세상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하는 문창배, 사회의 어두운 이면에 초점을 맞추어 역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상상하게 하는 박재윤, 아픔과 두려움을 드러내 치유시키는 서성봉, 동자석을 의인화하여 현대인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내는 신승훈, 집약적 노동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장지 기법을 사용하여 구도의 의미를 담고자 한 오기영, 따뜻함과 고요함 속의 기억의 겹이 화면에 머물게 한 이미성, 대상의 또 다른 이미지에 빛을 품게 하는 이성종, 작업이 삶의 의미가 되는 이승수, 과일을 소유하고 싶은 아름다움으로 재구성한 이은경, 자연의 찰나의 순간을 진공 상태로 만들어 영원히 빛나게 하는 조기섭, 예술이라는 방법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대중과 소통하는 최창훈, 그림으로 대화의 연결고리를 찾는 현덕식, 달동네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홍다슬 총 20명의 대표작품을 45점을 만날 수 있다.
제주의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이 청년작가들의 작품은 제주를 생생하게 비추고 있다. 자연을 찬양하거나 평화로움을 묘사하는 등 표면적으로 제주를 다루기보단, 그 안에서 삶을 살아내고 작업을 이어가며 작가로서의 정체성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 흔적들이다. 이 20명의 이름을 기억해둬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나연 미술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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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욱 〈무등산〉 캔버스에 유채 53×65.1cm 1984

광주
한국적 감성을 담은 자연풍경
〈꿈에도 바람은 분다〉

조선대 미대 초대학장을 지낸 서양화가 고 진양욱(1932~1984) 화백의 회고전 〈꿈에도 바람은 분다〉가 6월 8일부터 8월 10일까지 전남 담양의 대담미술관에서 열린다. 진 화백은 지난 1984년 쉰둘의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독자적인 화풍을 구사하며 수많은 후학을 길러냈다.
진 화백은 서양화 2세대의 선두 주자로, 서양미술의 인상파와 사실주의 화풍을 한국적 정서로 풀어내 화단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55년 조선대 미술학과에 입학하여 낭만주의적인 문학성과 장식성이 강한 그림을 그렸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후에는 스승인 오지호 화백의 영향을 받아 직관을 통해 대상을 단순화하고 거친 붓질과 원색적인 표현을 즐겼다. 특히 일본 유학시절 그는 야수파의 대가 루오와 피에르 보나르의 영향으로 색채주의를 자신의 화풍으로 승화시킨 스승 임직순 화백의 화풍을 이어받아 인상파에서 야수파를 거쳐 색채주의까지 섭렵하는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박진현 《광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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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규 〈바람소리〉장지에 수묵담채 210×148cm 2016

전주
수묵으로 담담한 여유를 그리다
이홍규 아홉 번째 개인전 〈내 마음의 풍경〉

한국화가 이홍규의 아홉 번째 개인전이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5.4~10)과 전주 우진문화공간(5.12~24)에서 잇달아 열렸다. 이홍규는 수묵을 기조로 주변의 익숙한 자연 풍경을 담아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설경을 소재로 한 실경산수는 이홍규 화풍의 주류를 형성한다. 이번 전시는 멀리서 관조하는 듯한 시선을 통해 자연을 거닐던 옛 선인의 여유로움을 연상시키는 화풍이 강조되었다. 아울러 촘촘하게 들어선 나무들에서 삶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겨우내 쌓인 눈밭에서 시간의 지층을 봄으로써 화면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작가는 “작품 속의 고즈넉한 풍경은 자신을 통찰할 시간을 찾게 해주며 비로소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게 해준다”고 이야기하였다
이홍규는 전주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10년 우진문화재단 청년작가, 2013년 김치현미술상 청년작가로 선정되었고, 한국화대전 추천작가, 산묵회·지붕전 회원, 전주교육대학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정환 미술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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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 윤필남 〈병원〉 설치전경

부산
삶의 한 지점을 바라보는 2인의 시선
〈Net-to-Net〉 6.17~23 가톨릭센터 內 대청갤러리

섬유미술가 윤필남과 설치작가 김경화가 협업하여 선보이는 〈Net-to-Net〉은 그물망 같은 사회시스템 속에서 개인과 사회의 모순적 관계를 탐구한다. 이들은 ‘병원’, ‘집’, ‘사각지대’라는 3개의 공간을 연극무대의 세트장처럼 구성하여 그물처럼 촘촘히 짜인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표현했다.
윤필남, 김경화의 전작을 떠올리게 하는 〈병원〉은 다양한 색으로 염색한 광목천으로 벽면과 각종 병원 기구들을 제작해 공간을 병실처럼 조성한 설치작품이다. 섬유 오브제와 함께 설치된 김경화의 십장생도는 찢어지기 쉬운 신문지에 그려져 시각적인 임팩트를 주지만 가까이서 보면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불안함을 느끼게 한다. 병원이란 장소가 가지는 모순적인 면을 말하려는 듯하다. 〈병원〉 옆에선 아파트 평면도가 그려진 바닥과 벽에 유행 지난 전화기, 침구 등을 설치한 〈집〉을 마주하게 된다.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이 공간의 가치는 예전과 다르게 변질되고 퇴색해 아파트 브랜드가치와 평수가 개인의 부(富)와 사회적 권력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된 지 오래다. 전시장 CCTV 아래에 엎드린 사람의 형상을 한 또 하나의 작품은 개인의 자유와 인간 본연의 존엄성이 억압되는 현실을 말한다. 그물망에 걸린 큰 물고기는 도망가기 위해 아예 그것을 찢어버린다는 말처럼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할 법(法)이 때로는 권력자의 도구로 사용된다.
윤필남과 김경화가 제기한 사회적 문제들이 진부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동시대의 이면에 주목하여 “개인의 일상과 존엄마저 지키기 힘든 현 사회에서 그물망은 어떻게 재조직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관람자에게 묻는다.
김은경 예술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