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 김보민 먼 목소리

6.8~29 포스코미술관

정필주 | 예술사회학, 미술평론

라인테이프를 사용해 표현한 현대적 풍경을 주로 수묵 담채 산수를 통해 강조하거나 대비하는 방식은 2006년 개인전 데뷔 이래 작가 김보민이 구축해온 작품세계의 특징이다. 다만, 테이핑을 통한 현대적 공간이든 전통적 세필과 농담 효과에 의한 공간의 기억과 그것을 매개로 하는 전승 설화이든 관계없이, 그 공간은 매번 달라지지만 우리가 느끼는 익숙함을 배반할 정도로 기이하거나 추상적이진 않다. 거의 10여 년간 계속된 작가의 풍경 탐구는 이제 누구나 한 번쯤은 스쳐 보냈을 찰나적 삶의 단편 속에 매우 사적인 친밀함을 쉽게 뿌리내리게 하거나, 목동, 선유도 등 집단적 기억이 굳건한 대도시 속 현실적 공간에 전승 설화나 작가 스스로의 상상적 세계를 무리없이 연결해낼 만큼 능숙해졌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이러한 능숙함이 약속하는 현실적 삶과 그 공간이 담아온 기억의 단편 간의 멋들어진 연결 사례 중 마음에 드는 한 쌍을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 걸까? 김보민은 단지 자신이 구축한 전지전능한 시점의 날렵하면서도 굳건한 화법을 통해 일련의 작품 리스트를 쉼 없이 갱신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가?
포스코미술관 제2기 신진작가 공모전의 일환으로 6월 8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된 김보민의 개인전 〈먼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김보민이 단순히 설화적 공간의 갖가지 재림 사례를 ‘발견’했음에 만족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 더욱 비중이 높아진 전통 산수는 현대적 풍경과의 경계에 머무르지 않으며 때론, 무채색의 현대적 풍경에 색과 생동감을 불어넣기도 한다. 이는 분명히 초기작에 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현실 공간을 자신의 주관적 인식을 통해 정의하고 발견하려 하는 것일 수 있다. 실제로 서울 강서구의 풍경에 설화적 공간을 풀어낸 작품 ‘개화’나 ‘제차파의’ 등은 그러한 시도의 훌륭한 사례로서 손색이 없다. 다만, 유채색의 미려한 설화적 산수가 갖는 매력이 곧 모노톤의 테이핑된 콘크리트 도시 속 일상성을 대신하여 김보민 작품세계의 주인공이 된 것은 아니다. 전통 산수에 대한 김보민의 접근은 현실적 공간의 존재 이유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엄격하진 않으며, 오히려 그 표현은 의도적으로 다운 그레이드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딛고 있는 대지에 켜켜이 쌓여 있는 선조들의 삶과 그 설화적 전승은 성스러움 대신 친숙함을 갖게 된다. 나아가 이러한 친숙함은 현실 공간의 일상적 단조로움과 그 맥을 함께하게 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작가의 심정적 지지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김포공항에서 남산, 한강에서 재개발 지역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풍경 속에 내려앉은 설화적 공간과 이야기들은, 무채색의 현실적 공간의 일상성 속에 숨은 삶의 기억을 대체하는 대신 그들을 되짚어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실마리 역할을 자처한다.
일상적 단조로움을 그려내는 무채색의 테이핑을 회색의 이상향에 대한 도시민으로서 김보민의 믿음이 실체화한 것으로 본다면, 작가의 작품 하나하나는 전통 산수와 유채색의 설화적 공간에 대한 일관된 수구초심이라기보다 서울이라는 회색 현실 공간 속 우리들, 그리고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한 애정어린 질문에 가깝다. 설화적 전승이 갖는 매력과 전통 산수에 대한 작가 본인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김보민은 설화나 먼 과거 속 인물의 ‘먼 목소리’만을 빌려, 회색의 이상향에 거주하는 우리들에게 대화를 권하고 있다. 모든 답을 내놓는 대신, 대화의 상대를 비워둘 줄 아는 작가를 만나기 힘든 현대미술계에서 김보민과 같은 작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역시 기쁜 일이다.

위 김보민 〈곰달래〉(왼쪽) 모시에 수묵담채, 테이프, 금분 145.5×97cm 2014

CURATOR'S VOICE

DF2B9820

위 김선두 〈별을 보여드립니다- 파〉 장지 위에 먹, 분채 130×162cm 2015 아래 임태규 〈 love story#4 〉(오른쪽) 종이위에 먹 107×73.5cm 2016

겹의 미학 1,2부

6.1~7.15/7.18~8.31 복합문화공간 에무

김영종 | 복합문화공간 에무 대표

바그다드의 알무타나비로(路)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방 거리다. 고서를 파는 상인이 음유시인처럼 책 속의 구절을 읊고 있는 모습이 <페이퍼로드> 영상에 나온다.
“나는 장님조차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행실이 바른 자이며 귀머거리조차 내가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질책하지 말지어다. 그런 나도 이미 잊고 있었다.
내 유년의 고향 바그다드, 너의 눈은 마치 잠든 태양과 같구나.”
채륜이 발명한 종이가 동서로 전파되면서 지역적 특색을 띠게 되는데, 한편으로 그 지역의 문명 역시 지역화된 종이에 반응한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전통적으로 한국화가들은 닥종이의 하나인 장지에 그림을 그렸다. 장지에 제대로 색을 내려면 수십 번의 덧칠이 필수적이다. 많게는 30~50번 정도 칠함으로써 밑에 칠한 색들이 우러나와 색감의 깊이를 자아낸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색상의 어우러짐이 생겨난다. 이 아름다움이 ‘겹의 미학’이다. 바탕 재료인 종이가 질기고 단단하지 않으면 이 기법(장지기법)을 수용할 수 없다. 장지는 가재수건으로 심하게 닦아내는 것까지 모두 포용하고 견디는 종이다.” 〈겹의 미학전〉을 6회째 이끌어온 작가 김선두의 말이다. 그런데 겹은 물질의 특성이긴 하지만 미학은 아니다. ‘겹의 미학’과 ‘장지’는 한국화의 정체성을 특징짓는, ‘예술론’과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예술은 형식적 특성을 갖춰야만 한다. 이와 관련한 고민이 위의 아포리즘을 되뇌게 한다.
“내 유년의 고향 바그다드, 너의 눈은 마치 잠든 태양과 같구나.” 바그다드 시인은 왜 고향을 잊고 있었을까? 이 질문은 나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우리의 영혼이 서구 지식과 문화로 꽉 차있기 때문이다. 아마 바그다드 시인의 회한도 그와 같지 않았을까 싶다. 내친김에 이런 가정을 해본다. 그는 중세의 어느 대학에서 유학하고 수도원에서 정진한 지식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플라톤의 이데아에 깊은 영향을 받고, 교부철학 혹은 스콜라철학을 공부했을 것이다. 이 가정은 철학자 화이트헤드가 “서구철학은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고 한 말에 신세지고 있다.
‘겹의 미학’의 특성을 생각할 때, ‘미의 본질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순간 미로에 빠지게 된다. 미뿐만이 아니라 진이든 선이든 그 무엇의 본질을 묻는 자는 이데아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데아 세계는 질문자의 영혼을 잠식한다. 질문자의 전두엽에 내려앉은 비둘기의 부리에는 ‘본질은 영원불변하며 사유 속에만 있다’는 메시지가 물려있다. 이제 그는 ‘미의 본질’을 오직 사유 속에서만 탐구할 준비를 갖춘 것이다. 특히, 식민지 지식인에게 플라톤의 이데아는 두 눈 뜨고 꿈꾸게 하는 마약과 같다. 먼저 고향(고국)의 현실을 잊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회주의자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비트겐슈타인은 ‘본질이란 존재하지 않은 환영’임을 밝혀서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했던 철학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가져왔다. 이때의 본질은 자연과학의 대상이 아닌 사랑, 미, 자유 같은 정신적 대상에 대한 것이다. 정신적 본질은 누군가 묻지 않으면 알지만 그것을 설명해야 할 때는 더 이상 알지 못해서 우리가 상기해내야 하는 어떤 것인 까닭에 환영에 불과하다고 했다.
우리는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사례를 관통하는 ‘공통된 무엇’을 추출할 수 없으므로 결국 미의 본질을 말하려면 눈을 감고 조용히 상기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 본질을 순수하게 상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건 환영에 붙잡혀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짜장면은 맛있다는 경험을 상기하는 것과 그 짜장면은 맛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상기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우리가 미의 본질을 설명하려 할 때 실은 그것에 대한 믿음을 상기하려 애쓰는 것일 뿐이다. 여기서 환영이 나타난다. 질문자가 일단 이데아의 망상에서 벗어나면 그때부터 많은 것이 해결된다. ‘미의 본질’을 찾아 헤맨 서양예술론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현대예술론은 ‘모더니즘 회화’와 ‘컨템퍼러리 아트(Contemporary art)’로 구성되는데, 전자는 마네의 인상파부터 잭슨 폴록의 추상표현주의까지, 후자는 앤디 워홀의 팝아트 이후(1964~)를 가리킨다.
‘컨템퍼러리 아트’의 주창자인 아서 단토가 앤디 워홀의 〈브릴로박스(비누상자)〉를 가리키며 ‘예술의 종말’을 선언했을 때, 그 대상은 팝아트 이전의 모든 재현예술이었지만, 사실상은 ’모더니즘 회화론’을 펼친 클레멘트 그린버그를 겨냥한 것이었다. 그린버그는 20세기 전반에 걸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모더니즘 이론가다. 아서 단토는 그를 단번에 사형장으로 보내버렸다. 모더니즘과의 전쟁에서 단토는 부친인 크로노스(그린버그)를 살해한 제우스가 된다.
그러나 이 세력교체는 어디까지나 올림푸스 세계의 쟁패전에 불과하다. 이데아의 늪에서 빠져나오면, 현란하기 그지없는 두 신의 이론이 실제로는 한 뿌리에서 나온 것을 알 게 된다. 그들은 여전히 ‘이데아’의 주위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겹의 미학’은 이런 서구 미학세계에 더 이상 주눅 들어 있을 수 없다는 변방인의 자각이다. 가장 반인공적인 예술, 예컨대 숲의 예술이기 때문에 현대예술의 대안으로 모색될 수 있다.
르네상스의 사실주의, 근대 모더니즘의 형식주의, 컨템퍼러리의 다원주의를 일관하는 정체를 말하라면, 숲(자연)을 지배하기 위한 도시의 예술이다. 이것은 휴머니즘에 연원을 둔다. 휴머니즘은 사전의 정의처럼 인간의 존엄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 인종, 국가, 종교 따위의 차이를 초월한 사상이 아니다. 휴머니즘은 인간이 인간을 적대시해서 나온 사상이다.1
휴머니즘에 입각한 미학은 오감 중에서 시각을 가장 중시하는데, 그것은 이성을 중시한 결과다. 이를 반증하듯, 그린버그는 공간을 이해하는 데 촉감보다는 시각이 훨씬 용이하다고 했다. 모더니즘 미술의 완성인 추상미술은 통일성과 완전성에서 시각이 촉각적 자연을 대신함으로써 자연의 본질과 미술의 본질의 일치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추상미술이 이 시각성 우위를 전달하는 데 실패할 때, 그래서 한낱 장식이 되어버릴 때 ‘인간성을 말살한’(dehumanized) 미술로 변질된다고 했다.2
그러나 나에겐 그 역이 성립한다. 시각이 촉각적 자연을 대신하기 때문에 되레 인간성을 말살하는 것이라고. 이 역관점을 대담하게 회화로 표현한 화가가 프랜시스 베이컨이다. 그는 눈(시각)이 있는 얼굴을 붓으로 뭉개버렸다.
그린버그는 형식주의 미학을 펴기 위해 칸트를 들고 나왔다. 그가 칸트를 내세우며 ‘내재적 비판’ 내지 ‘자기비판’을 이론적 무기로 삼았지만, 이는 칸트의 ‘진실’과는 동떨어진 것이다. 여기서 이 논의를 길게 할 수는 없다. 칸트 미학의 ‘형식’이 형식주의 미학의 ‘형식’과 다를 뿐 아니라 상반된다는 점을 살피기에도 지면이 부족하다. 칸트 미학의 ‘형식’은 주체가 대상의 아름다움을 인식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주관에 의해 대상에 부여된 것(형식)이다. 이때 대상은 물자체의 표상이다. 대부분 그렇듯이 물자체와 이데아를 혼동하는 순간 형식주의의 미혹에 빠져들고 만다. 칸트 미학의 ‘형식’이 형식주의 미학의 ‘형식’으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이런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예를 드는 게 가장 빠를 것이다. 같은 나무를 보지만 고양이가 보는 나무와 인간이 보는 나무는 전혀 다르다. 고양이는 일단 컬러를 볼 수 없고 형체도 다르게 본다. 실제로 이 나무가 어떤 존재인지는 각자(고양이와 인간)의 주관적인 지각 외에 ‘본체로서의 나무 그 자체’(물자체)는 인식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그것(물자체)을 가정하고 사유할 수는 있다. 따라서 물자체는 그 실체를 알 수는 없지만 현실의 모든 사물에 실재한다.
반면, 이데아는 관념 속에만 존재한다. 그리고 물자체와 다르게 그 본질을 아는 게 가능한 개념이다. 우리가 다 아는 이데아를 부언하는 것은 시간낭비이므로, 20세기의 형식주의를 설명함으로써, 이데아가 형식주의에서 추구하는 바로 그 형식(형상)임을 밝히는 게 효과적일 것이다.
20세기 전반기를 휩쓴 형식주의는 수학에서 시작하였고 수학에서 좌절했다. 러셀과 힐베르트는 자연수에 의존하지 않는, 오직 수학적 형식으로만 구성된 수학의 체계를 완성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더 이상 자연수라는 기초를 필요로 하지 않는 어떤 수학적 실재도 존재하지 않음을 괴델이 증명함으로써 형식주의의 이상은 파산했다. 우리의 논의에서 자연수는 자연/구체/실재에 대입된다. 자연에 의지하지 않은, ‘추상’으로만 된 ‘형식’에 대한 욕망이 형식주의를 만들었다. 휴머니즘이 나아가는 종국은 바로 이 지점이다. 그러나 칸트 철학은 형식(=형상)/이데아에 대한 탐구가 오류를 낳는다고 해서 그것을 형이상학으로 부정했다. 칸트는 인식 가능성의 한계를 철저히 설정했다. 칸트 철학의 ‘형식’은 초월계가 아닌, 자연에 속해 있는 물자체의 탐구를 위한 전제조건이었다. 사실, 칸트는 이성의 시대(휴머니즘)에 자연사적 관점(반휴머니즘적 관점)을 정립한 최초의 철학자였다.
이에 반해 그린버그의 ‘형식’은 자연(촉감)을 정복하기 위해 이성(시각)이 추구한 이데아(형상)였다. 따라서 형식주의 미학의 형식은 실재하지 않은 환영을 좇기 위해 추상에 매달린 것이다. 그런데 추상으로 향하던 지난 예술계를 돌아봤을 때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큐비즘, 추상표현주의에 속하는 작품들이 과연 형식주의 이론으로 묶일 공통점을 객관적으로 가지고 있는가? 단지 믿음일 뿐이 아닌가? 그린버그가 형식주의예술의 혁명으로 선언했던 피카소의 큐비즘이 정치성이 없는 순수한 자기지시적인 작품인가? 대답은 간단하게 “No.”
2차대전 후 미국은 자국의 우월성을 주장할 수 있는 모든 논리를 환영했다. 여기에 부응한 것이 그린버그의 형식주의적 모더니즘론이다. 그 자신이 발굴한 잭슨 폴록을 등장시켜 그의 작품을 큐비즘의 한계를 돌파한 ‘열린 회화적 추상’이라고 극찬함으로써, 문화 종주국으로서 프랑스, 파리의 영예를 역사화하고, 그 역사의 계승자로서 미국, 뉴욕을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3 그린버그는 ‘추상미술’을 수호하고 잭슨 폴록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추상표현주의’를 옹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모더니즘 예술론의 계보를 구성한 것이다. 이것은 그가 생명으로 삼는 예술의 순수성(형식주의)과는 정반대되는 것이었다. 1960년대 초, 비평가로서 절정에 오른 그린버그에게 황제의 자리는 영원한 듯 보였다. 그러나 그의 제국도 분열이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미술양식이 백가쟁명처럼 쏟아져나오는 상황이었다.
이때 단토가 ‘예술의 종말’(1984년)을 들고 나와서 불안한 모더니즘의 토대를 파괴해버렸다. 붕괴된 토대는 ‘예술의 본질에 관한 내러티브4   ’  였다. 그것은 20세기의 2/3를 지배한 형식주의 이념이었다. 단토의 문제제기는 본질주의의 거부란 점에서 일견 우리의 비판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단토의 논리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겹의 미학’은 훨씬 명확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단토는 ‘새 시대 예술’(컨템퍼러리 아트)의 양대 축으로 ‘의미’와 ‘해석’을 제시했다. 1964년 앤디 워홀 이전의 구시대를 ‘내러티브의 시대’로 규정한 그는, 모더니즘 시대를 이데올로기의 독단이 강요되고 내러티브에 의해 통제, 검열되는 시대로 혹평했다. 단토의 동시대 예술에서는 모든 예술이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 예술이 종말 이후에 맞는 해방의 현상이라고 했다. “똑같은 상품상자가 어떻게 작품이 될 수 있는가?” 단토는 이 물음이 새로운 철학을 요구한다고 믿었다. 예술작품이 어떤 외관을 가져야 하는지가 아니라, 그 외관 안에 들어있는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의미가 진정하게 해석되기 위해서 ‘철학을 위한 예술’이 아닌 ‘예술을 위한 철학’을 즉, 작품에 대한 전제 없는 철학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 철학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 단토는 이렇게 말할 뿐이다. “참된 철학적 발견은 다른 것보다 더 참된 예술은 없다는 것, 그리고 예술이 반드시 그래야 할 단 한 하나의 방식과 같은 것은 없으며, 모든 예술은 동등하고도 무차별적으로 예술이라는 것이다.” 이 진술은 모더니즘에 대한 비판이지 새로운 예술철학에 대한 정의는 아니다. 결과적으로 그의 예술론이 모더니즘론에 대한 반동 이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단토는 자신이 동시대에 대해 예언한 탈헤게모니(또는 아나키즘) 문화가 얼마나 긍정적인지를 마치 천국이라도 도래한 양 찬양한다. 그러나 탈헤게모니는 전혀 민주적이 아닐뿐더러 신정(神政)에 가까운 정치적 이념이다. 현대자본주의하에서 자유방임 상태가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는 작가가 예술의 경계에 제한받지 않고 자유로이 작품을 통해 의미를 생산하면, 철학자가 해석을 맡고, 대중은 철학자의 해석에 인도된다. 의미는 해석에 의해 결정되는데, 철학자는 비평가이므로, ‘보이지 않는 손’은 비평가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는다. 이 구조를 확대하면 철학자가 통치하는, 플라톤의 국가가 모델인 제국5  이 등장한다.
이것은 모더니즘을 독재로 비판했던, 또 다른 독재다. 모더니즘 비평가든 컨템퍼러리아트 비평가든 사실상 모두 이데아를 이념으로 하는 것이다. 전자는 구조 안에서, 후자는 구조 밖에서 이데아 세계를 구현하려는 그 ‘차이’만 있을 뿐이다.
단토 예술론의 핵심은 ‘내러티브’를 일소함으로써 재현을 ‘의미’로 대체하는 것인데, 이는 그가 비판한 ‘형식주의’에 대해, 스스로가 그 쌍생아임을 입증하는 결과를 빚었다. 이때 ‘의미’는 본질에 대한 또 다른 내러티브일 뿐이기 때문이다. 단지 ‘의미’가 절대적 본질에서 그 본질의 파편으로 분산돼 마치 자유, 해방인 양 위장한 것이다. 수잔 손탁은 “우리의 임무는 예술작품에서 내용(의미)을 최대한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있는 것 이상의 내용을 더 이상 짜내지 않는 것이다”라면서 해석(의미)은 지식인이 예술에 가하는 복수라고 했다. 바그다드 시인의 고향은 사람, 삶, 자연이 교직된 곳이다. 그곳이 현대적 도시로 개발되면 이데아와 형식만 남고 ‘생’은 사라진다. 그 시인과 마친가지로 내가 고향을 찾는 것은 ‘생’에 눈떴기 때문이다.
이 글을 마치며 ‘생’의 ‘굿’! 문화와 ‘겹의 미학’의 관련성을 일견해 보겠다. ‘굿’은 진동 속에서 대상과 소통하고 그 과정에서 ‘대상을 주체화’한다. 전통적인 장지기법이 우리 민화(民畫)에 연원을 둔 점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민화는 샤머니즘의 우주관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굿’ 문화와 뗄 수 없는 관련이 있다.
민화의 ‘역원근법’은 ‘굿’에서처럼 ‘대상을 주체화’한다. 원근법이 이성주의의 산물인 데 반해, 이것은 반휴머니즘과 반이성주의의 산물이다. 역원근법은 ‘겹’의 진동성과 더불어 한국화가 계승해서 탐구해야 할 테마일 것이다.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는 ‘<겹의 미학> 1부 넓게 읽기(6.1~7.15), 2부 깊게 읽기’(7.18~ 8.31)를 전시하고 있다.

1 휴머니즘은 타자(신 혹은 자연)와의 관계에서가 아니라 인간 내 관점 즉, 신분적 관점에서 출현했다. ‘인간’(시민)과 ‘인간을 인간으로서 인정하지 않은 인간’(귀족, 성직자) 혹은 ‘인간일 수 없는 인간’(하층민, 미개인)을 구별할 필요에 의해 생겨난 시대적 산물이다. 이를 출발로 ‘인간’의 정치사회적 요구를 철학화하면서 ‘이성’이 절대적 가치로 등장하고 만물에 대한 인간의 우위가 설정되었다. (졸저, 《너희들의 유토피아》 참조)
2 《예술과 문화》(그린버그 지음/조주연 엮음, 경성대 출판부)에서 인용.
3 위 책의 역자 조주연의 서평에서 인용.
4 내러티브의 제거는 아서 단토의 예술비평에서 핵심이다. 내러티브 문제는 ‘겹의 미학’과 관련해서 다음 기회에 다룰 것이다.
5 조지 오웰 《1984년》의 제국.

REVIEW

김가람 개인전
7.9~8.6 코너아트스페이스

〈아젠다 헤어살롱〉은 헤어커트 퍼포먼스다. ‘헤어살롱’이 세워진 장소 특정성과 당시 사회적 이슈를 중심으로 관객의 머리를 다듬으며 작가와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작가는 이 퍼포먼스를 위해 ‘헤어커트 전문가 과정’을 이수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캔

서해근 개인전
7.6~26 스페이스 캔, 오래된 집

평화를 위한다는 미명하에 무분별하게 만들어진 무기가 전쟁에 사용되어 본래의 목적이 무색해진 것을 빈 껍데기만 남은 상태라고 규정한 작가는 ‘The Skins’란 타이틀로 〈전투기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안옥현

넌 벽에 박혔어
7.15~8.6 갤러리 룩스

사진작가 안옥현과 김병규의 2인전.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에서 감정은 그 존재의 가치를 잃고 말았다. 16년을 동료로 지내온 참여작가 2인은 이 전시에서 ‘감정’을 화두로 그것을 드러내거나, 숨기는 작업을 선보였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이동기 (1)

이동기 개인전
7.7~8.13 갤러리2

‘아토마우스’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작업하는 팝아티스트 이동기의 1990년대 이후 드로잉 2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스케치용 종이부터 광고전단지 등 다양한 종이에 그려진 드로잉으로 작가의 즉흥적인 작업의 발상을 살펴볼 수 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추미림

추미림 개인전
7.6~28 트렁크갤러리

픽셀로 도시 풍경을 담는 작가의 4번째 개인전. 〈일렁이는 그리드에서 태어난 새로운 모듈〉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컴퓨터로 형태를 만든 후 잉크젯 프린터로 출력한 부분을 칼로 오려내고 아크릴 물감을 스펀지에 묻혀 찍는 방식을 선보였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오뉴월

빈우혁 개인전
7.1~21 스페이스 오뉴월

하재용의 평론과 빈우혁의 작품이 만났다. 빈우혁은 개인의 기억을 바탕으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풍경을 재해석해 이미지화한다. 그의 독특한 시선이 풍경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살펴본 하재용의 글과 함께 전시를 볼 수 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서울대 (2)

지속가능을 묻는다
5.17~7.24 서울대미술관

서울대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8명의 작가 작품 80여 점이 출품됐다. 전시 타이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1980년대 지구환경 변화에서 유래한 것이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고봉수_160707_20

고봉수 개인전
7.6~18 가나인사아트센터

홍익대 조소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니케의 날개_재현의 비재현〉으로 명명됐다. 빈곤한 상상력을 깨고, 현재 시점에서 고전적 대상을 다시 읽기를 강권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권성수김강

권성수 개인전
7.13~18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거기에 머물다〉로 명명된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돌로 만들어진 꽃잎 안에 나무로 수술과 암술을 만든 조각작품을 선보였다. 이질적 물성이 결합하여 차가움과 따뜻함이 한 작품 내에서 공존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동산방 (1)

토요일. 흙. 7.6.
7.6~19 동산방화랑

김주호, 박미화, 윤명순, 윤주일, 최정윤, 주후식, 한애규 등 7인의 작가가 다양한 작업을 선보였다. ‘흙’이란 주제를 각자 개성 넘치는 결과물에 담아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서금란1

김용식 개인전
7.21~27 아트스페이스

11회째를 맞는 작가의 개인전으로 〈月舞, 달빛 사랑을 꽃잎에 조각하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지속적으로 진행한 〈월무〉 연작은 생명성을 바탕으로 우주의 신비와 시간성을 초월한 신화적 요소가 가득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안금주김강

안금주 개인전
7.5~15 마린갤러리

작가에게 바다는 어떠한 화려한 외연을 드러내거나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따라서 작가는 수평의 안정적 구도를 통해 하늘과 바다, 그리고 해안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PRIVIEW

프로젝트대전 2016 : 코스모스
7.26~11.20 대전시립미술관

과학기술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는 대전의 중추적 발전 과제로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통한 과학문화축제의 창조적 기반 구축을 위해 진행하는 격년제 국제예술전시. 올해는 우주(Cosmos)를 주제로 미지의 세계, 즉 과학이 도전해온 우주 영역에 대한 탐색을 이야기한다. 우주에 대해 과학이 도전했던 영역(우주역사, 우주 시그널, 행성탐험, 우주와 공간, 물질로서의 우주, 우주 그 이후)은 이 전시의 소주제 항목으로 구성된다. 대덕연구단지 내 과학자 및 지역 예술 전문가 간의 교류를 통해 현대미술의 또 다른 예술적 특성을 이해하고 전 과정을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하며, 예술과 과학의 지속적인 교류를 위한 ‘과학예술융복합’ 실행 프로젝트를 이번 전시와 함께 진행한다.
노리미치 히라카와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경기도-유영국-산-1997-캔버스에-유채-132×132cm-경기도미술관-소장

백화만발 만화방창
7.7~9.18 경기도미술관

경기도내 미술관들이 소장한 작품들을 한 데 모아 소개한다. 39개 미술관의 소장품 100점을 통해 ‘예술과 함께하는 삶의 의미’를 묻고 함께하는 예술의 의미를 우리 주변에 위치한 미술관을 통해 되새긴다.
유영국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누끼부탁드려요)ddp

백남준 쇼
7.20~10.30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

백남준의 작품 100점 사진작가 임영균이 찍은 백남준 사진 43점 등 총 143점을 통해 백남준이 걸은 인생 여정을 재조명한다.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을 맞아 열리는 전시로 시대를 앞서간 고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의 이상을 공유하는 자리.

[section_title][/section_title]

팡리쥔%2C 2014 Summer%2C 2014%2C 캔버스에 오일%2C 180x250cm

신학철&팡리쥔 / 이용백
8.19~9.25 학고재갤러리

한국의 민중미술과 중국의 냉소적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두 작가 신학철, 팡리쥔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 그들 각자의 고유한 미술 세계 사이에서 소통의 지점을 탐색한다. 나아가 아시아 미술사의 흐름이라는 넓은 관점에서 이 두 가지 미술사조의 태동과 흐름 그리고 역사적 의의를 비교해 살펴보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최근 들어서야 재조명 받는 한국의 민중미술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연구와 평가를 재고한다. 또한 같은 공간의 신관에서는 베니스비엔날레 참여작가로 이름을 알린 이용백의 개인전이 열린다. 보여지는 현대사회의 이중성과 사건 사고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5.5m에 이르는 대작을 포함, 11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팡리쥔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DS 2.tif

엠마 헥
7.22~10.3 사비나미술관

바디페인팅 아티스트인 엠마 핵이 2005년 이후 작부터 근작에 이르는 대표작품 49점과 메이킹 영상을 선보인다. 전시를 위해 내한하는 작가는 한국전통화를 이용한 라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신성희

신성희
8.18~9.18 갤러리 현대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회화가 가진 화면의 물질적 한계성을 넘어서고자 끊임없이 탐구했던 姑신성희 화백의 개인전. 작가가 1975-80년대에 주력했던 <마대>시리즈를 집중 재조명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화이트블럭-장지아

미디어+아트패러다임
7.24~8.7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매체와 미술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회화, 판화, 영상, 공예, 디자인의 형태로 보여준다. 〈2016 세계미학자대회 대중예술축전〉 특별전으로 열리는 이 전시는 매체와 미술의 상호작용 관계에 주목한다.
장지아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001

박형렬
8.10~28 갤러리 룩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공간에 물리적인 힘을 가해 변형된 모습을 기록하는 박형렬의 여섯 번째 개인전 〈Dig and Cover〉. 작가는 대지를 파내거나 덧대어 입체적 장면을 평면화시키며 규정화된 대지에 대한 폭력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안윤모

안윤모
7.27~9.13 신한갤러리 광화문

소통의 어려움을 그림을 통해서 해소하기를 바라는 안윤모의 개인전 〈나비가 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자폐성장애어린이들과 함께 진행한 워크샵에서 탄생한 1,500여마리의 나비들을 만나볼 수 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로얄-김대현

몸:ritual
7.14~9.25 갤러리 로얄

몸에 대한 기존의 의식을 확장시키고 외피를 이루는 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담긴 전시. 김대현 노준구 백두리 오정택 유창창 윤미원 이성표 이에스더 이인수가 참여해 인간의 몸을 바라보는 독특한 관점을 보여준다.
김대현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정동석_Dreamscape_225-5

정동석
8.17~31 갤러리 담

현실과 발언 동인 가운데 유일한 사진기자인 정동석 개인전. 밤풍경을 포착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12점의 작품을 통해 밤거리의 무수한 상황을 지우고 인위적 불빛인 네온에 의지한 풍경을 선보인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3. 이종협_Untitle(part). Installation

20163  世間
8.19~31 쌍리갤러리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에서 관심 분야가 일맥상통하는 이종협 다카시 이케자와 다카하시 마츠하루의 작업에 주목한다. 세 명의 작가가 주목하는 ‘비슷한’ 상황이 그들을 둘러싼 사회상과 만나 어떻게 변하고 발전하는지를 지켜본다.
이종협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마선생과

마선생과 발랄한 로잘린
7.20~8.10 아트스페이스 휴

마광수의 그림과 함께 그의 문학 활동을 재조명하며 사진작가 로잘린의 바비 인형이 찾아가는 무의식과 내면의 자유를 들여다본다. 다른 시대와 다른 현실을 산 두 예술가를 한자리에 불러내 새로운 감각과 대화의 문을 열어 놓는다.
로잘린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20160624_우주당_우주가방제작워크숍

COSMOS PARTY 우리는 우주에 간다
7.22~9.3 인사미술공간

박희자 서윤아 손현선 최병석이 참여해 예술가가 무엇을 할지 찾아가는 과정을 우주에 가는 것에 빗대어 표현한다. 개인 및 공동으로 진행된 리서치 결과물과 훈련 과정을 전시 형태로 선보인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어떤풍경김진호

어떤 풍경에 대한 반성
8.6~28 전주 서학동 사진관

풍경 속에 담긴 황량한 환경을 사회적으로 성찰하고 고민하는 김영경 김진호 손이숙이 함께하는 전시.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의 상투적인 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목소리를 진솔하게 담아낸다.
손이숙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선무

선무
7.27~8.28 대안공간 루프

탈북작가 선무의 개인전 〈그것이 행복이라면…〉. 이번 전시는 남북의 화해와 통일에 대한 작가의 염원의 장이자 그가 그간의 숱한 그림으로도 차마 표현하지 못했던 바람을 전하는 자리.

[section_title][/section_title]

서해영

서해영
8.11~26 갤러리 조선

다양한 조건과 상황에 놓여있는 여성들과의 협업을 통해, 여성에게 필요한 도구나 환경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 〈여성미술가를 위한 도구 만들기-너와 나의 협업의 도구〉.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조각, 영상, 사진, 문서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차한별

차한별
8.24~30 토포하우스

일상적 대상을 압축된 간결한 구도로 표현하는 구상작업을 진행하는 차한별의 개인전. 작가는 일상의 소재에 상상력을 더하고 캔버스 위에서 여러 가지 실험적 도구로 걸러낸다.

PREVIEW 2

박하늬
7.29~8.29 레지나갤러리

유한한 대상들을 바라보며 그 뒤 무한의 세계를 상상하는 박하늬의 개인전. 작가는 보고 듣고 느끼는 것 이상의 감정과 감각을 상상하며 작업을 진행하며 작업을 통해 베일에 쌓인 무한의 감각에 다가가기를 바란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조희수

조희수
7.6~9.25 경주 솔거미술관

토속적인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지금은 사라져가는 옛 경주의 아름다운 경관들을 주로 화폭에 담아내는 조희수의 개인전. 사생을 원칙으로 작업하는 작가의 그림의 대한 태도와 어우러지는 작품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자리.

[section_title][/section_title]

r김상훈-백정기,_oil_on_canvas,_162.2x112.1

김상훈
8.12~9.9 그리고갤러리

한국의 예술사에서 소외된 역사적 담론을 표현하는 김상훈의 개인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백정기, 이강훈, 원심창 의사의 초상화와 그 당시 한국의 아나키스트와 뜻을 같이한 중국과 일본의 아나키스트들을 그린 ‘아나키스트 프로젝트’ 작업을 발표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공은지 갤러리 세인

개념판화
8.16~27 갤러리 세인

만들고 찍는 제작 과정에 국한된 판화가 아닌 다양한 복제의 과정을 거치는 이미지를 모았다. 공은지 권순왕 김예지 노반 아그네스 아이샤 윤해군이 참여해 영상, 직물, 그래픽, 3D Printing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다루어진 이미지를 선보인다. 공은지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정광채2

정광채
8.10~16 토포하우스

자작나무를 소재로 작업하는 정광채의 개인전. 작가는 자작나무에서 잘려나간 나뭇가지 자리에서 인간과 나무가 서로 교감하는 느낌을 받고 자작나무를 일개 나무가 아닌 영혼의 교감 대상으로 표현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윤현진

윤현진&이정훈
8.4~9.22 부산 갤러리 아인

각종 디자인페어에서 참신함을 인정받은 두 젊은 공예디자이너 윤현진 이정훈의 가구, 조명 소품을 선보이는 전시. 작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생활가구를 통해 공예가 생활과 연결되는 지점을 찾아본다.
윤현진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1)최명식,소통-기쁜소식1601

최명식
8.6~19 수덕사 선미술관

전통문을 소재로 행복을 기원하는 최명식의 개인전. 작가는 ‘문’이라는 소재를 ‘목적지’로 인식하며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소통과 노력을 작업에 담아낸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이향남

이향남
7.27~8.5 미술세계갤러리

일상을 벗어난 여행에서 받은 감흥을 단서로 작업하는 이향남의 개인전. 작가는 발로 걷고 또 걷는 순례자적인 여행을 하듯 작업을 통해 자신을 깊이 성찰하고 육체적 고통으로 인해 감지되는 깨달음으로 삶의 지향점을 찾아 나선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정미혜_Chung_mihye_Harmoney_14x14_나무위에_채색_자개_mother_of_shell_pearl_on_wood_20~

정미혜
8.22~28 핑크갤러리

한국의 전통문양을 살린 드로잉을 자개로 표현하는 정미혜의 개인전. 작가는 화려한 자개를 이용하여 나비, 창살 등의 우리 고유의 문양을 새롭게 표현하며 전통과 현대를 잇는 작업을 진행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누끼부탁드려요~)페로몬-박은주_푸른날개_브로치_115x65x40mm_은,비늘에 염색_2016

페로몬- 에로스의 과녁
8.9~31 갤러리 다온

김한나 박은주 박정혜 심진아 조민정 한규익 한상덕이 참여해 현대 장신구의 예술적 표현을 이야기한다. 8명의 젊은 작가는 각기 다른 환경만큼이나 다양한 각도로 장식과 몸에 관해 관찰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박은주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육미화

육미화
8.31~9.6 갤러리 루벤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얻어지는 예술적 에너지를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작가 육미화의 개인전 〈베네치아로 가는 길〉. 작가는 여행길에서 만난 이국적 풍경을 낯선 이, 타인의 시각으로 담아낸 풍경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박순연

박순연
8.31~9.5 가나인사아트센터

수평선과 수직선의 만남. 면과 면의 만남. 조각과 조각의 만남을 통해 작은 조각이 또 다른 큰 형태를 이루듯이 가구와 조각보로 작품을 구성하는 작가는 더 큰 세상을 꿈꾸는 사람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박성민1

박성민
8.2~24 갤러리 조은

10여 년 동안 ‘아이스 캡슐’이라는 타이틀로 연작을 그려온 박성민 작가의 개인전. 얼음같이 차가운 현실이지만 자유를 향한 원초적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서현호작품사진

서현호
8.11~17 광주 무등갤러리

보편적인 삶, 우리의 일상을 다루는 작가 서현호의 개인전. 작가는 단순히 인간의 모습을 재현하려는 시도가 아닌 삶의 현실에서 나타나는 꾸밈없는 감정들을 나누고 소통하려는 의지로서 실존적 모습을 표현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이양선

이양선
8.11~15 정부세종컨벤션센터

자신의 삶을 오롯이 표현하는 이양선의 다섯 번째 개인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에 전통색인 오방색을 주로 사용하여 한국인의 정서를 표현함으로써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고자 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김승정

김승정
8.24~30 갤러리 시작

철학적이고 은유적인 재현을 통해 자신이 몸담은 사회의 다양한 관심을 보여주는 김승정의 개인전 〈거울아, 거울아〉. 작가는 여러 가지 오브제들을 빌려 자신의 내면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며, 넓게 펼쳐진 하늘, 바람에 날리는 옷가지 등을 통해 변화하는 감정들을 시각화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이수인작가

이수인
8.8~31 이든갤러리

다채로운 색감으로 감정을 더듬어내는 작가 이수인의 개인전. 작가는 산책길에서 만나는 풍경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그 감정을 캔버스위에 담아낸다. 익숙한 풍경이 주는 휴식을 통해 인생을 돌아보는 감정을 전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장은경

장은경
8.3~8 울산문화예술회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나라이지만, 맘속 어딘가에 동심으로 남아있는 나라인 NEVERLAND를 시각화하는 장은경의 개인전. 인간 스스로가 타인과 자연 그리고 하늘로 나 있는 문을 열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자연과의 아름다운 공존을 이야기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공통분모전-1_복사

공통분모
8.1~31 닐리리갤러리

행복과 감사의 순간들을 기억하고 다양한 이미지로 자유롭게 풀어내는 회화작가 박덕실과 주변 풍경을 통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설치작가 이순영의 전시. 인형을 소재로 하는 평면과 설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박덕실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SONY DSC

박용선
8.25~31 대전 이공갤러리

실로 스웨터를 짜듯 연필로 따스함을 전하는 작가 박용선의 개인전. 작가는 연필로 스웨터를 짜듯이 한올한올을 그려내며 자신의 기억에 묻는 스웨터의 따스함을 끌어올리며 끊임없는 관찰과 집요함으로 삶을 다듬어간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37최영욱,_Karma,_49.5_x_45.5_cm,_mixed_media_on_canvas,_2011

최영욱
8.22~9.30 비선재갤러리

차분한 색감으로 달항아리를 그려내는 최영욱의 개인전. 작가는 항아리 표면의 균열까지 세세하게 표현하며 갈라졌다가 다시 이어지는 항아리의 수많은 균열처럼 삶에서 반복되는 만남과 헤어짐,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다른 듯 하나로 조화되는 우리네 인생살이를 그려낸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미광김혜미

김혜미
8.25~31 부산 미광화랑

독특한 터치와 색감의 조합으로 낯선 도시와 공간을 재구성하는 김혜미의 4번째 개인전. 작가는 시각적 촉감을 불러일으키는 화법을 통해 지치고, 상한 마음에 따뜻한 위로가 되는 작품을 선보인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허종하

共存과 隱喩
8.6~14 부산 갤러리 조이

올해 64회 정기전을 맞이한 「미술동인 혁」의 단체전. 〈공존과 은유〉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 참여한 30여 명의 회원은 어떠한 사조나 사상, 관념도 창조를 통해 넘어 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허종하 작

[section_title][/section_title]

(누끼부탁드려요^)김강현

김강현
8.4~17 아트스페이스 퀄리아

반짝이는 작품을 통해 빛나는 미래를 염원하는 김강현의 개인전. 작가는 답답하고 갑갑한 현실 속에서도 언제나 희망을 잃으면 안된다고 이야기하며 아름답고 찬란한 미래를 위해 항상 웃으면서 꿈꿔야한다고 이야기한다.

REGIONAL NEWS

제주

하나의 뿌리를 공유하는 한·중 작가들의 만남
〈아리랑 랩소디〉 7.8~9.19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를 찾는 이가 연중 가장 많은 7월부터 9월까지, 한·중 국제현대미술교류전 〈아리랑 랩소디〉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다. 현재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작가들과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중동포 작가 15명이 참여해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민족의 뿌리를 갖지만 중국에 흩어진 작가들을 모아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삶과 정신을 탐색하고자 마련된 전시라는 점에서 기획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제1전시실과 제2전시실 그리고 특별전시실까지 총 3파트로 나뉜 이번 전시는 세대별로 한민족의 삶과 정신을 조망하였다. 원로작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특별전시실에서는 황토색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변시지의 작품을 가장 먼저 마주할 수 있다. 이어 중국의 원로작가 리푸이, 크레파스를 이용해 제주 바위를 표현하는 한중옥, 익명의 군상을 다루는 박성진의 작품 등을 통해 ‘혼란과 고난’이라는 전시의 소주제를 읽어낼 수 있다.
‘치유와 사색’을 주제로 전시 중인 제1전시실에서는 한국민중미술의 대표적인 작가 강요배를 중심으로 강형구, 리구이난, 류펑즈, 리저후, 원청, 퍄오춘쯔 등의 작품을 통해 시대 흐름에 맞춰 변화된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독특한 전시 공간 때문에 생겨난 긴 벽면에 수직으로 걸린 류펑즈의 회화작업이 인상적이다. 계단을 내려가며 작품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제2전시실로 오면 ‘환희와 희망’이라는 주제로 청년작가의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제1전시실이 회화작업 위주로 구성됐기 때문인지 부지현, 이승수의 설치작업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이밖에 한국에서 열린 여러 전시를 통해 익숙한 진위와 퍄오광셰의 작품도 전시돼 있다.
지난해 같은 공간에서 열린 〈제주-아시안 현대미술 교류전: 아시아, 아시아를 이야기하다〉와 이번 〈아리랑 랩소디〉를 통해 제주현대미술관은 제주와 국제 미술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전시는 중국 베이징의 마네미술관(10.22~11.20)과 주중한국문화원(10.22~11.04)에서도 진행되어 양국 교류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렇게 다양한 교류전이 제주에서 열리고 있지만 단발적인 이벤트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다. 지속성 있는 교류를 이어감으로써 지역 작가에게는 자신의 작품을 국제적 흐름과 비교하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관람객에게는 동시대미술의 현주소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승미 미술사

[section_title][/section_title]

포항시립 고명근

고명근 〈 타이페이 10-5 〉디지털필름, 플라스틱 171×58×25cm 2014

포항

0과 1로 쌓아올린 산수화와 인물화
〈디지털 山水人전〉 7.14~10.2 포항시립미술관

지금 ‘스마트’란 말이 어디에나 붙는 것처럼 ‘디지털’이란 말이면 다 통하던 시기가 있었다. 1990년대 중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N. Negroponte)가 《디지털이다》를 발표한 후부터다. 여기에 많은 공학자와 경영학자가 찬동한 반면 일군의 인문학자와 사회학자는 이런 경향에 심드렁하게 반응했다. 기술과잉결정론에 의해 문화와 정치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탓에, 비판론자의 의견이 맞았다는 쪽으로 기우는 디지털 담론을 지금에 이르러 예술이 끌어들이는 건 몹시 순진해 보인다. 그렇다고 ‘디지털’을 빼고 이번 전시를 기획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디지털 기술로 구현하는 산수(山水)와 사람(人)을 주제로 하는 〈디지털 山水人전〉에는 현대미술 작가 7명이 참가했다.
뮌(Mioon)은 나무를 깎아 만든 인물 흉상 안에 30개의 소형 모니터를 집어넣어 각각의 화면에 짤막한 극영화를 연출했다. 나무로 제작한 조각과 미장센을 연출한 영상 때문에 이 작품 〈Lead Me to Your Door Menschenstrom〉은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 예술에 가깝다. 커다란 두상을 표현한 김형기의 〈나는 빛이다〉는 형태의 표면에 수많은 LED판을 심어 놓아 미리 계산된 빛의 점멸을 보여준다.
〈into a time frame〉으로 대표되는 임창민의 작품은 풍경 사진 속에 또 다른 경관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 푸른 색조를 띤 이미지는 자연미와 인공미를 동시에 드러내며 정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독립된 암실에 프로젝터와 물과 거울을 합쳐 설치된 하광석의 〈Reality_Illusion〉은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허구를 표현하여 아름다움의 역설을 꼬집는다.
커다란 판 위에 작은 놀이 블록을 점묘화 형식으로 나타내어 새로운 산수화를 완성한 황인기. 부조 혹은 환조의 입체 아크릴 조형에 촬영된 이미지 필름을 옮기는 고명근. 인공물을 세트로 연출해 사진을 찍은 뒤 다양한 이미지를 삽입한 〈倣옮겨진 산수유람기〉 연작처럼 독특한 동양화 기법으로 작업하는 임택. 광학기기나 컴퓨터가 사용되지 않은 이들 작업을 두고 한편으론 디지털 미술 혹은 미디어 아트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기술은 창작 과정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디지털 山水人전〉은 아날로그 시대에 비해 그 역사가 턱없이 짧은 디지털 시대의 미술을 단순히 하나의 장르로 구분하지 않고 모든 창작에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환경으로 바뀌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윤규홍 예술사회학

[section_title][/section_title]

부산 (2)

박주호 〈얼굴〉 캔버스에 유채 53×45.5cm 2014

부산

모여라 30대 작가들이여
〈8085 드로잉전〉 6.28~7.30 갤러리 아인

부산에서도 신진작가 발굴이 한창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경기 침체 여파로 대안공간 및 소규모 공간은 폐관되었고, 미술계에 막 발을 들인 신진작가는 생계활동을 하거나 유학을 가야만 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부산 미술계에는 청년 미술인의 젊은 기운이 사라졌다.
갤러리 아인에서는 척박한 지역 미술판 안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1980년대 출생 작가 8인(김혜진, 박주호, 박진성, 배남주, 신대준, 정문식, 정안용, 한충석)의 전시가 열렸다. 오랜 시간 정진해온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드로잉과 회화작업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옥상, 공사가 중단된 건물, 인적이 사라진 건물 등 특정한 장소를 드로잉하는 김해진, 아저씨 캐릭터로 현대인을 다양한 상황과 얼굴표정을 만들어내는 박진성, 연기(煙氣)의 유기적인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새로운 이미지로 재해석하여 표현하는 정안용, 자연물이 가지고 있는 불확정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껴 이를 표현하는 배남주 등 이들은 모두 대안공간과 젊은 작가 그룹전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앞으로도 세파에 휘발되지 않는 작가로 꾸준히 활동하길 기대한다.
김은경 예술기획

[section_title][/section_title]

익산 (3)

이강원 〈심연(深淵)〉 2016

익산

지역미술 재정립의 필요성
익산예술의전당 〈전북지역 작가 재조명전〉, 세미나 개최

〈전북지역 작가 재조명: 미술가의 언어전〉(7.8~9.18, 익산예술의전당)은 창작 활동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재단법인 익산문화재단과 사단법인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작가 추천과 인터뷰, 토론 등의 의견수렴을 거친 결과물이다. 이에 김수자 김상태 선기현 엄혁용 이강원 조헌이 출품했다. 1990년대 작가 활동을 시작한 이들로 익산을 주 근거지 삼아 다양한 모티프와 형식을 취하고 자유로운 내용 등으로 작업한 이들이다. 비평가가 작가의 작업실을 직접 방문하여 작업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를 바탕으로 작가를 선정, 이후 전시와 세미나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전시 개막과 함께 지역작가 재조명 세미나(오른쪽 사진)가 7월 8일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전북 미술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고 현대미술의 실험성과 미래적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윤우학(한국미술평론가협회 고문)은 ‘현대미술 새삼스러운, 새로운 방향- 한국현대미술의 전개를 위해’, 최형순(한국미술평론가협회 주간)은 ‘전북 현대미술과 오늘의 작가들’, 김병수(미술비평)는 ‘지구/지역 시대의 지역과 미술’을 제목으로 발제했다.
황석권 수석기자

[section_title][/section_title]

광주

김익모 〈daybreak 1621〉 목판 53×35cm 2016

광주

판화기법으로 탄생한 풍경화
〈김익모 개인전〉 6.29~7.7 515 갤러리

김익모(조선대 현대조형미디어과 교수)는 자연과 바다 등을 소재로 판화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하며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10년여 만에 가진 개인전에서 작가는 세월의 두께가 느껴지는 근작을 선보였다. 남도 풍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구상회화의 주류에서 벗어나 과감히 추상 기법을 시도해온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한다. 〈daybreak〉, 〈landscape〉, 〈rabyrinth〉 연작은 지역 풍경과 정서를 초현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방학을 이용해 틈틈이 작업해온 결과물이다. 〈daybreak 1621〉에서 김 작가는 풍경화의 수평 구도를 빌려와 선, 면, 색채로 다도해 풍경을 묘사했으며, 〈daybreak 1661〉에서는 캔버스 하단부를 푸른색으로 채우고 중앙 부분에 붉은색을 칠해 독특한 일몰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각형의 기하형태로 광주 도시를 표현한 〈rabyrinth〉도 인상적이다. 이외에도 남도, 안개, 비, 구름 낀 날, 해질녘 밤 도시 풍경을 그만의 독창적인 판화기법으로 선보였다.
“판화는 정성스레 깎은 만큼 좋은 작품이 찍혀 나오는 정직한 예술”이라고 말하는 김 작가는 작업 대부분을 1~2장 내외로만 찍어서 판화 자체의 매력을 보여주고자 했다.
김 작가는 제1회 한국현대판화공모전 우수상, 제2회 중국 국제판화비엔날레 문화건설부장관상, 제1회 광주시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미협, 한국현대판화가협회, 사)에뽀끄현대작가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진현 《광주일보》 기자

최예선의 달콤한 작업실 10

친절한 브네 씨의 평온한 작업실

예술가의 작업실을 방문할 때는 기대하는 바가 있다. 영혼을 고취해줄 예술의 영감과 삶의 아우라! 몇 해 전 여름, 조각가 베르나르 브네(Bernar Venet)의 아틀리에를 취재하러 프랑스로 갈 때에도 그런 설렘이 있었다. 그의 작업실이 있는 남프랑스 르뮈(le Muy)는 관광지도 아니며 주민도 많지 않은 소읍이었다. 브네 씨는 계곡이 지나는 평평한 들판에 몇 채의 집과 너른 정원, 전시공간을 두고 작품 활동을 하며 사람들을 만났다.
르뮈는 베르나르 브네의 도시였다. 한마디로 ‘영지’였다. 취재팀 일행은 드넓은 벌판에 서서 기함할 수밖에 없었다. 예술의 영감 운운하기엔 실로 방대했기 때문이다. 브네의 철 조각의 규모를 떠올려보라. 그의 대표작이 전시된 두 채의 건물은 웬만한 시립미술관을 방불케 했고, 브네 씨가 소장해온 예술품들을 전시하는 게스트하우스 역시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프랭크 스텔라,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리처드 롱, 솔 르윗, 아르망, 엘스워스 켈리, 도널드 저드 등의 작품들이 지키는 사람도,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도 없이 벽에 걸려 있었다. 정원은 시민공원 정도의 규모였다. 연못과 계곡, 분수가 있는 정원에 브네의 대형 조각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브네 씨가 사랑하는 스포츠카도 눈에 띄었다. 부가티며 포르셰며…….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집에선 주눅이 들지 않았다. 수많은 예술작품(브네 씨는 “이거 친구들 젊었을 때 작품이에요”라고 했다) 외에는 화려한 살림살이도 없었고 위압감을 주는 그 어떤 장식도 없었다. 모든 게 개방되어 있었다. 공간은 넓지만 넉넉한 여백이 편안했고 관리자라고는 말수 적고 소심해 보이는 청년 알렉상드르뿐이었다.
당시 브네 씨는 일흔을 넘긴 나이였지만 그의 집에는 젊은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사무를 도와주는 비서 알렉상드르 외에도 정원을 가꾸고 집안일을 하는 사람과 페인팅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조수 몇몇이 조용히 드나들며 이야기를 나눴다. 파트너이자 친구인 갤러리스트도 멀리서 찾아왔다. 조용조용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에 그들은 마치 자기 집처럼 자유롭게 그곳을 드나들며 개인적인 일을 했다.
브네 씨는 르뮈라는 한적한 동네를 한참 예찬한 후 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이야기했다. 이 동네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고, 이 집을 ‘진정한 집’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소박한 인심이 있고 예술과 사람과 장소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그러한 이유로 파리도 뉴욕도 아닌 조용한 외딴 마을에 아틀리에와 재단을 겸한 집을 갖게 되었다.
촬영 시간이 제법 길어졌다. 여러 장소를 직접 보여주고 설명하던 브네 씨도 슬슬 지쳤는지 정원에 놓인 작은 의자에 주저앉았다. 촬영팀도 한낮의 열기에 지쳐 제각각 쉴 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누군가는 햇볕을 피해 거실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드러누웠고, 또 누군가는 정원에 놓인 파고라 벤치에 앉아 분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비좁은 철재 의자에 앉아 우리를 도와주러 파리에서 온 한국인 갤러리스트와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문득 그의 맨발이 보였다. 브네 씨는 신발을 벗고 맨발을 잔디 속에 묻고 있었다. 초록색 풀의 시원한 감촉이 전해졌다. 그는 셔츠를 느슨하게 풀고 이야기를 하다 말다 까무룩 눈을 감았다. 한낮의 여유를 충분히 만끽하고 있었다. 나는 브네 씨가 진정 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흙과 풀의 초록색이 묻은 맨발, 드문드문 이어지는 목소리, 그의 몸에 익숙하게 닿은 의자들, 가볍게 흐르는 물소리, 그리고 자연의 일부처럼 곳곳에 놓여있는 그의 작품.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배열된 곳이었다. 그의 삶도 행동도 모두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그 집이 우리 모두에게 편안했던 것이다.
모든 게 자연스러워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나와 공간이, 나와 타인이 서로 겉돌지 않고 자연스러워지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내 삶과 나란 존재가 온전히 밀착되려면?
진정한 예술가란, 진정한 작가란, 몰두하는 대상과 던지는 말과 살아가는 방식이 일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베르나르 브네의 작업실에서 나는 내 작업실을 떠올렸다. 작업실은 어쩌다 마주친 길모퉁이의 흔적이 아니라 내가 오래오래 걸어야 하는 인생의 한 부분이구나…싶었다. 나와 닮은 모습으로 내 이야기를 품고 드러낼 이 공간. 작업실과 내가 자연스럽고 평화롭게 공존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취재로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작업실 문을 열었다. 익숙한 냄새가 강아지처럼 달려들었다. 나는 취재 자료로 무거워진 가방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작업실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나를 기다려온 수줍은 연인 같은 이 공간에게 나는 안심한 얼굴로 인사한다.
나 다녀왔어. ●

ART BOOK

‘창신(暢神)’의 즐거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 / 전용훈 책임기획 《조선 사람의 조선여행》 글항아리 2012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독서와 여행을 통한 인격 수양과 경험의 가치를 중시해왔다.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라는 말이 있다. 가슴 속에 독만권서(讀萬卷書)의 학식과 행만리로(行萬里路)의 기상을 담고서야 인생의 참뜻을 깨달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독(讀)’과 ‘행(行)’을 모두 담은 책이 있는데, 바로 《조선 사람의 조선여행》이다.
이 책은 와유에 대한 글로 시작된다. 조선여행의 첫 모습이 ‘와유’로 나타난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와유’는 장자(莊子)의 소요유(逍遙遊)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종병(宗炳, 375~443)에 이르러 와유라는 용어로 한층 발전된 내용을 갖추어 제시된 것이다. 이 와유 개념은 산수화론 전개에 근간을 이루며 지식 계층 사이에 지속적이고 폭넓게 보편화되었다. 조선 문인들의 문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와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의 첫 장이 ‘와유’로 시작되는 것은 참으로 적절한 것 같다.
18세기 초에 이르면, 금강산으로 향하는 문인들의 유람 풍조가 열풍처럼 불게 된다. 조선 사람들은 금강산 여행의 감동을 화폭에 담았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금강산 여행 중에 그려진 금강산 그림의 사연을 만날 수 있다. 그 사연들 속에서 조선시대 예술론의 화두를 꺼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금강산 이상으로 특별한 백두산이 있다. 백두산은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불리며, 조종산(祖宗山)으로 인식되어 왔다. 최남선은 백두산을 ‘근참(覲參)’하고 민족 고대사의 기원에 접근해 갔다. 그의 백두산 여행길을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우리 민족의 뿌리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은 여행 시점이나 여행자의 의식 수준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조선 사람의 조선여행》을 통해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여행이 있다. 바로 왕실의 온천 여행이다. 표면적으로 병구완의 목적으로 행해진 온천행일지라도 우리는 온천 여행의 논의 시점부터 궁으로 돌아오는 시점까지의 모든 상황의 행간을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왕실의 모든 행보는 정치적 시험의 장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의 정치사 가운데 우리의 기억 속에 강렬한 인상을 주는 두 가지 주제를 고르라 한다면, 암행어사와 유배인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책을 읽으며 암행어사의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19세기 조선 정치 체제의 한 단면을 만나게 된다. 또한 이 책에는 조선의 여인이 여행을 꿈꾸고 실천에 옮기는 여정이 담겨 있는데, 이를 통해 조선 여인을 틀 속에 가둔 것은 조선이 아닌, 우리의 닫힌 사고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알려져 있지 않았던 조선 여인의 여행에 얽힌 이야기들을 한 올 한 올 엮어가다 보면, 조선 여인의 실제 삶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그동안 조선의 실상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던가 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여행의 범주는 우리의 관념을 넘어선다. 별자리 여행에 대한 글이 그 예이다. 하늘은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자연 현상으로서의 하늘뿐만 아니라 관념상의 하늘 모습 또한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조선 사람이 보았던 밤하늘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우리 선조들의 별자리와 별에 대한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동아시아의 ‘천문관(天文觀)’을 엿볼 수 있다.
여행의 즐거움은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일상에 갇혀 있던 눈과 귀와 가슴이 활짝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되고, 이로부터 옹색한 생각이 넓어지고 정신이 맑게 트이는 창신(暢神)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조선 사람의 조선여행》은 조선 사람이 여행을 통해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 강산을 누비며 길 위에서 진정한 삶을 펼친 조선인들의 여행기는 우리에게 선조들의 삶을 이해하고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김취정 고려대학교 강사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12)천경자 평전 찬란한 고독, 한의 미학
최광진 지음
삶의 고통과 역경을 예술로 승화시킨 천경자의 작품세계를 살펴본다. 50여 점의 주요 작품 사진과 그 안에 서린 사연 등을 통해 현실의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전하고자 했다.
미술문화 256쪽 · 18,000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2)글로벌 아트마켓 크리틱
정연심 외 8인 지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한 〈글로벌 아트마켓 프로젝트〉가 오늘날 국내외 미술시장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 미술평론가 9인(정연심, 정종효, 심상용, 양정무, 김지연, 윤진섭, 정현, 함영준, 김해주)의 글을 엮어 발간한 책이다.
미메시스 235쪽 · 18,000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4)권력이 묻고 이미지가 답하다
이은기 지음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다룬 미술작품을 정치와 권력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이를 통해 예술(가)과 권력(가)의 관계를 모색하고자 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적 함이를 표현하는 작품을 선별해 7가지 관점으로 살펴본다.
아트북스 320쪽 · 18,000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8)

사진이론
리즈 웰스 엮음/ 문혜진·신혜영 옮김
초판이 출간된 1996년 이래 5번째 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사진이론 입문서로는 정평이 난 책을 번역했다. 사진 ‘찍기’보다 사진 이미지 ‘읽기’에 초점을 맞추어 사진사가 아닌 사진이론서라는 성격을 부각시켰다.
두성북스 544쪽 · 38,000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6)이중섭, 떠돌이 소의 꿈
허나영 지음
이중섭 탄생 100주년이자 서거 60주년인 2016년을 맞아 이중섭의 삶을 살펴본다. 남겨진 기록이나 증언을 바탕으로 짧은 생을 살다 간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곳을 직접 찾아가면서 저자는 ‘인간’ 이중섭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아르테 280쪽 · 17,000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7)명화가 내게 묻다
최혜진 지음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발견해 그것을 표현한 화가의 그림을 통해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것들의 당연하지 않음을” 이야기한 그림에세이. 나, 일, 관계, 마음에 대해 그간 저자가 느껴온 고민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북라이프 352쪽 · 16,000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3)내 생애 마지막 그림
나카노 교코 지음/이지수 옮김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유럽 미술을 이끌어온 15인의 작가가 남긴 최후의 작품에 주목해 그 속에 녹아있는 그들의 예술세계와 인생을 꿰뚫어보고자 했다. 작품을 통한 예술적 감동을 예술가의 인생으로 확장시켰다.
다산초당 284쪽 · 16,000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9)그림 같은 여자 그림 보는 남자
유경희 지음
작가의 삶이 오롯이 녹아있는 작품을 통해 상처와 위기에 힘들어 하는 이들을 위로하고자 한 책. 인간의 삶을 ‘사랑, 인생, 가족, 성공, 취향’의 5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매경출판 313쪽 · 13,500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5)현대미술의 시공간과 존재의 미학
김성호 지음
시간과 공간, 존재와 부재의 문제에 천착하는 현대미술가 18인의 예술세계를 다뤘다. 그들이 탐구하는 작품의 존재론과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존재론 등을 미술비평가 김성호만의 호흡으로 담아냈다.
시문난적 447쪽 · 25,000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10)제주를 품다 예술을 낳다
고미 지음
제주도를 작업의 근간으로 삼은 작가 15인을 만나 삶과 예술세계에 대해 그들과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오랜 기간 제민일보의 문화부 기자로 활동해온 저자가 바라본 제주 예술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다.
대숲바람 351쪽 · 22,000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아트북 (1)예술로서의 삶
재커리 심슨 지음/김동규·윤동민 옮김
니체 이후 현대미학의 원천을 삶의 영역으로 가져왔다. 창조적 삶의 의미와 가치를 통찰하고 예술가적 주체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니체, 하이데거, 메를로 – 퐁티 등철학자들의 통찰을 보여준다.
갈무리 500쪽 · 26,000원

ART JOURNAL

도시재생으로의 발돋움
백남준기념관 조성을 위한 〈헬로우 백남준〉 발대식 열려

故백남준의 생일인 지난 7월 20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197번지에 소재한 백남준기념관 부지에서 기념관 조성사업의 발대식 〈헬로우 백남준〉이 열렸다. 서울시는 2015년 10월 창신동과 숭인 지역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음식점으로 사용되던 백남준 집터의 온 단층 한옥(연면적 93.9 m2, 약 28평)을 매입하고, 백남준기념관 조성 사업을 기획하였다. 이 사업은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이 조성 및 운영을 담당해 추진 중이며 백남준기념관은 건축가 최욱의 설계안을 바탕으로 올해 11월 완공을 목표로 해체, 보수 과정에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사업경과보고와 함께 사업의 무사 완공을 기원하고자 마련된 이날 발대식에는 백남준의 예술적 영향을 오마주하는 후배 예술가들이 축하 공연과 퍼포먼스를 벌여 축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미술작가이자 음악가로 활동 중인 백현진과 7명의 악사가 10여 종의 동서양 악기를 연주하는 길놀이 〈백방으로 안녕하세요〉로 발대식의 포문을 열고,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의 경과보고와 함께 박원순 서울시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유가족 등의 기념사 및 인사말 순서로 진행됐다. 또한 시각예술가 김상돈은 창조와 파괴의 합일, 관객 참여를 추구한 백남준의 작업개념을 재해석하여 창신동 주민, 문화계 인사과 함께 고사 퍼포먼스 〈百+Paik〉을 펼쳤다.
한편 올해 말 공식 개관 예정인 백남준기념관은 백남준의 삶과 예술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음악과 시각예술이 결합된 그의 작품세계와 1930~1940년대 종로, 동대문 일대에 얽힌 문화적 기억의 연관관계를 탐색한 상설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백남준기념관 조성사업은 지역 주민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7월 15일 시각예술가이자 서울창의인성센터 입체미술 강사인 이강준은 창신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함께 〈나도 미래의 세계인!〉을 이미 한 차례 진행했으며 11월까지 지역 주민과 시민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9월에는 기념관 조성에 참여한 예술가와 연구자가 백남준의 예술세계와 1940년대 창신동에 대한 기억을 소개하는 대화의 시간이, 10월경에는 도슨트 지원자를 위한 교육이 이뤄진다. 그밖에 지속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관람객 휴식공간과 북카페가 조성될 예정이다.
곽세원 기자

[section_title][/section_title]

갤러리 양산

양산시에 펼쳐진 예술과 일상의 만남
〈생활 속의 예술(Art in Life)전〉 열려

경상남도 양산시 최초의 미술공간 ‘갤러리 양산(대표 이상정)’이 지난 7월 22일 문을 열었다. 갤러리 이름은 양산시의 유일한 전문 갤러리라는 의미로 ‘양산’이란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개관전으로 선보인 〈생활 속의 예술(Art in Life)전〉은 부제 ‘예술은 생활의 미래다(Art is the Future of Living)’에서도 밝혔듯이 미술이 얼마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알리고자 마련된 기획전이다.
김남희, 김동유, 김중만, 배준성, 하봉호 등 총 5인의 작가가 전시에 참여하며 금람해, 백종환, 정희라, 한주환 등 가구디자이너 3인의 아트 퍼니처도 함께 선보인다. 전시는 8월 21일까지.

[section_title][/section_title]

청주시립

청주시에 예술을 입히다
청주시립미술관 개관

청주시 사직동에 소재한 구 KBS 방송국 건물을 리모델링한 청주시립미술관이 지난 7월 1일 개관하였다. 개관전으로 〈여백의 신화: 청주 한국 현대미술의 초기 역사를 쓰다〉가 10월 3일까지 열린다. 김복진, 김기창, 박래현, 정창섭, 윤형근, 박노수, 김봉구 등 7인의 작가 유작 중 엄선한 80여 점과 드로잉, 사진자료, 친필원고 등을 함께 선보인다. 특히 유작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김복진의 〈여인입상〉(1924), 〈백화〉(1938), 〈소년〉(1940) 4점을 조각가 정창훈이 복원한 후 대형 홀로그램 영상설치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는 공립미술관에서 최초로 시도된 것이다.
한편 청주시립미술관은 사직동 본관과, 문의에 있는 대청호미술관, 용암동에 있는 주미술창작스튜디오, 오창전시관 3개의 분관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프로젝트_스페이스_사루비아다방

작가와 공간과 지역의 공생관계를 꿈꾸다
대안공간 후원으로 동시대 미술에 활력 불어넣어

시각예술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네이버문화재단이 마련한 창작자 지원사업 〈헬로! 아티스트 아트 어라운드〉가 7월 27일부터 2017년 1월 8일까지 국내 주요 대안공간에서 개최된다. 헬로!아티스트를 통해 소개된 작가 중 8인의 작가가 최종 선정돼 ‘작가와 공간의 공생’, ‘공간과 지역의 공존’을 주제로 소규모 대안전시를 마련하였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스페이스 캔&오래된 집,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아마도예술공간 등 총 4곳의 대안공간이 이번 전시에 참여하며 릴레이 전시형태로 진행된다. 첫 번째 순서로 노상호, 신건우 작가의 〈서사의 간극〉(7.27~8.19)을 마련해 그동안 두 작가가 구축해온 서사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을 실험한 신작을 선보인다. 추후 차승언, 고재욱(10.5~11.4)/강현선, 호상근(11.11~11.30)/조혜진, 한성우(12.12~ 2017.1.8) 순서로 관객을 맞는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김원화_Space launch

김원화 〈우주발사체〉 FRP, 포맥스, 에나멜 도장 67×67×350cm 2010

〈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8월 4일 열려
비디오아트, 대안영상, 실험영화 등이 한자리에

〈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이 8월 4일부터 12일까지 인디스페이스, 한국영상자료원, SMIT 시네마, 서교예술실험센터, 갤러리메이 아트스페이스오, 미디어극장 아이공 등에서 열린다. 네마프는 아시아 최초 뉴미디어아트 영상축제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미디어아트 영상축제로, 이번 기획전 주제는 ‘가상의 정치’이다. 20개국 118명의 미디어아티스트가 참여해 총 129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작가로는 김두진, 김세진, 김원화, 김황, 노재운, 신정균, 오용석, 유비호, 흑표범 등이 참가한다. 전시는 뉴미디어대안영화제, 뉴미디어아트전시제, 뉴미디어복합예술제 등 3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12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공재. 녹우당에서공재를 상상하다_02

300년 시공을 초월한 예술적 교감
공재恭齋의 예술로 피어난 녹우당

공재 윤두서와 동시대 작가 18인이 함께하는 〈공재恭齋. 녹우당에서 공재를 상상하다 Gongjae. Remagined전〉이 7월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해남 녹우당 충헌각에서 열린다. 공재가 생마지막 3년을 보낸 녹우당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적 성과를 기리기 위해 행촌문화재단(이사장 김동국)과 전남문화관광재단(이사장 이낙연)이 2016년 남도특성화기획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4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같은 기간 인근 녹우당 영내 고산 윤선도 유물전시관에서는 국보 240호 〈공재 윤두서 자화상〉 진본과 공재의 진경산수 풍속화 특별전시를 볼 수 있다.
한편 이 전시 이후에는 9월 3일 〈2016 광주비엔날레〉 개막과 함께 〈2016 풍류남도 ART 프로젝트_ 해남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신형철

버려진 선박의 화려한 변신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6〉 개최

국립현대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6(YAP, Young Architects Program)〉이 7월 6일부터 10월 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미술관 마당과 제8전시실에서 열린다. 신진 건축가를 육성하기 위해 1998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처음 시작한 이 프로그램의 올해 당선작은 신형철의 〈템플(Temp?L)〉로, 템포러리 (temporary)와 템플(temple)을 합성해 만든 신조어이다. 35년 된 폐선에 예술적 상상력이 더해져 새로운 건축물로 재탄생한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각종 오염물질이 바다로 배출되어 극심한 환경문제를 낳는 현실을 환기하고자 했다. 7월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이번 작업에 대해 “‘설계했다’는 말보다 내부의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는 과정’이었다”고 말하며 “ecologic과 economic이 합쳐진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강익중 (1)

실향민의 아픔을 나누다
강익중, 런던 템스강에 신작 〈집으로 가는 길〉 선보일 예정

오는 9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런던 템스강에 강익중의 신작 〈집으로 가는길(사진)〉이 설치된다. 이 작업은 올해로 20년을 맞은 런던의 문화행사 ‘토털리 템스(Totally Thames)’ 주최 측 의뢰로 제작되었다. 실향민의 그림 500장을 모아 조명등을 켠 형태의 상징물로 만들어 배에 띄운다. 이 위에 손전등을 든 로봇을 세워 통일에 대한 염원을 강조할 계획이다. 작가는 “‘난민’이라는 유럽의 사회적 이슈와 인도주의적인 차원의 실향민 이야기는 인권문제라는 공통된 연결지점이 있다”며 “‘강’은 이어지고 흘러가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축제 기간동안 많은 이의 공감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7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드리안 에반스(Adrian Evans) 토털리 템스 디렉터는 “런던의 대표적인 문화행사에 강익중의 작업을 메인 작품으로 선보이게 되어 기대된다. 치료, 연결, 포용 등 공공미술을 대하는 강익중의 태도가 이 페스티벌과 교집합을 이루는 부분이다”며 페스티벌의 의미와 강익중의 작업이 보여줄 희망의 메시지에 주목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세미나(7.7) 종합토론

집중된 이목만큼이나 뜨거웠던 취재 현장
미술품 유통 투명화 · 활성화 위한 세미나 개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주관한 미술품 유통 투명화 및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가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7월 7, 8일 이틀간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서 프랑스전문감정가협회 부회장 미셸 르나드는 ‘프랑스의 감정 시스템과 감정사 제도’를, 미국감정가협회 회장 린다 셀빈은 ‘미국의 감정 교육 시스템’을 주제로 미술품 감정분야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서 프랑스 예술법 전문 변호사 알렉시스 푸놀은 ‘프랑스의 미술품 유통 시스템과 법제 사례’를, 이대희 고려대 법전원 교수는 ‘건전한 미술품 유통을 위한 법제화 방안’을 주제로 유통분야에 대해 발표했다. 종합토론 시간에는 미술관 및 갤러리 관계자와 학계 인사 등 400여 명의 미술인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다음날 8일에는 ‘감정 교육과 감정의 법적 이슈’에 관한 워크숍이 열렸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예술나무포럼 총회 (1)

문화예술의 전방위 지원을 기대하며
〈2016 예술나무포럼 총회〉 열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명진)는 7월 20일 대학로 예술나무카페에서 〈2016 예술나무포럼 총회〉를 개최해 4년간의 포럼 활동을 공유하고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와 지원 확대를 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포럼에는 박명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예술나무포럼 신임 회장으로 위촉된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 윤은기 한국협업진흥 협회 회장 등 문화예술 후원기업 및 예술계 인사, 40여 명이 참석하였다. 〈예술나무포럼〉은 문화예술을 누리고 나누는 권리가 핵심 인권임을 강조하며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기업 및 사회 각계에서 문화예술 창조와 나눔 활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목표로 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이영주

조각을 통한 삶의 활력 충전
〈2016 용인현대조각회전〉, 〈어떤 여행〉 개최

〈2016 용인현대조각회전〉이 지난 7월 12일부터 17일까지 용인포은아트갤러리에서 열렸다. 조각의 대중화를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용인시에 거주하는 조각가 19명이 참여해 ‘화합하는 전시’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용인현대조각회 일원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작고한 이영주 작가(1963~2015)의 유작전 〈어떤 여행〉이 같은 기간 열렸다. 이 작가는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카라라국립미술원 조각과를 졸업했으며, 주로 회화적 표현으로 부조와 환조를 결합한 석조각을 선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