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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바르샤바민속박물관, 한국실 개막

폴란드 바르샤바 민속박물관에 한국실이 생겼다. 2월 22일 개막을 시작으로 한국실, ‘한국의 공예’는 최소 15년간 유지된다. 한옥을 모티브로 꾸며진 한국실에는 어떤 작품들이 소개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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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아 브루게라, ‘2018 테이트모던 터바인홀 현대 커미션’ 작가 선정.

(Image) Tania Bruguera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후원으로 영국 테이트모던(Tate Modern) 터바인홀에서 개최되는 ‘현대 커미션’의 2018년 전시 작가로 쿠바 출신 타니아 브루게라(Tania Bruguera)가 선정됐다. 그는 오는 10월 2일부터 내년 2월 24일까지 약 5개월간 현대 커미션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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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트모던(Tate Modern) 터바인홀 전시작가로 누가 선정되는지에 대해 미술계의 큰 관심이 쏠린 바 있다. 현재까지 선정된 작가들 모두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으로 세계적인 위신을 얻었기 때문. 동시대 미술계에서 ‘주목할만한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해당 전시 작가로 지금까지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2000년), 아니쉬 카푸어 (Anish Kapoor, 2003년),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2004년),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2010년),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Abraham Cruzvillegas, 2016년) 등이 선정되었다. 현대차는 테이트모던(Tate Modern)과 11년 장기 파트너십을 맺어 20014년부터 터바인홀 전시를 지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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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아 브루게라는 쿠바 출신 행위예술가로, 1968년 쿠바의 하바나(Havana)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신의 작품관을 ‘Arte Util (Useful Art, 유용한 예술)’이라고 말하며 정치적인 주제와 예술의 사회적 활동에 폭넓은 관심을 보여 왔다. 2012년에 테이트모던(Tate Modern)에서 선보였던 ‘Immigrant Movement International’라는 작품은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로 전시장에서 사람들을 ‘입국심사’ 하는 작품이다. 마치 공항에서 입국심사대를 통과하는 것 같이, 관람객들은  영국 공항 입국신고서에 기재된 질문에 대해 대답하고, 거짓말탐지기를 통과해야만 전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 작품을 통해서 작가는 현대 사회에 ‘이민자들’에게 씌여진 부정적인 시선들과 그들이 겪는 문화, 경제, 사회적 차별을 이야기한다. 국제화 정세속에서 진정한 ‘세계시민’이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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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Tatlin’s Whisper #5> at Tate Modern, Tania Bruguera, 2016. Picture courtesy of Tate Photography

‘이쪽으로 가지 마십시오.’ ‘벽에서 멀리 떨어지십시오.’ 말을 탄 경찰관 두 명이 관람객에게 손짓한다. 2008년에 타니아 브루게라가 테이트모던(Tate modern) 에서 선보인 <Tatlin’s Whisper #5’(타틀린의 속삭임)> 라는 작품이다.  검정색말, 흰색 말에 올라탄 경찰관 두 명은 마치 실제 시위현장이나 도로에서 군중을 통제하듯이 전시장에서 관람객의 동선을 제한한다. 경찰관의 손짓대로 관람객들은 벽에서 한 발자국 떨어졌고 말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다. 살아있는 말이 전시장을 활보하며 이목을 끌은 이 작품은 관람객이 ‘권력’과 ‘지휘통솔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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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모리스(Frances Morris) 테이트 모던(Tate Modern) 관장은, “타니아 브루게라(Tania Bruguera)는 미술과 미술사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 시대의 정치적 문제에 대해 매우 독창적이며 강렬한 작업을 이어 온 작가”라며 “ 2018년 현대 커미션 작가로 타니아 브루게라가 선정되어 매우 기쁘고, 그의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터바인 홀을 공공의 장으로 이끌어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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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monthlyart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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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Tokyo 레안드로 에를리치 : SEEING AND BELIEVING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Leandro Erlich)의 대규모 개인전이 도쿄 모리 아트 뮤지엄에서 4월 1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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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ia Martínez Garay, The Leftovers. Mixed media, 145 5/8 x 185in (369.6 x 470 cm).  2016 . Courtesy the artist and Ginsberg Galería, Lima,with support by Rijksakademie van Beeldende Kunsten,Amsterdam. Photo: Arturo Kameya

[Exhibition] New York 뉴뮤지엄 트리엔날레 : Songs for Sabotage (사보타지의 노래들)

 

2018. 2. 13 ~ 5. 27

New Museum of Contemporary Art

https://www.newmuseum.org

 

Claudia Martínez Garay, The Leftovers. Mixed media, 145 5/8 x 185in (369.6 x 470 cm). 2016 . Courtesy the artist and Ginsberg Galería, Lima,with support by Rijksakademie van Beeldende Kunsten,Amsterdam. Photo: Arturo Kameya

 

뉴뮤지엄은 2월 13일부터 5월 27일까지 트리엔날레를 선보인다. 뉴뮤지엄의 트리엔날레는 2009년에 첫 번째로 개최되었으며 올해로 네 번째 행사다. 앞으로 미술계를 이끌어나갈 신세대 유망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으로써 전시기회를 제공한다. 전 세계에서 온 30명 작가들의 80여점 작품이 뉴뮤지엄의 네 개 층에서 펼쳐진다.

올해 주제는 ‘Songs for Sabotage(사보타지의 노래들)’. 사보타지는 프랑스어의 ‘사보(sabot:나막신)’에서 나온 말로, 중세 유럽 농민들이 영주의 부당한 처사에 항의하여 수확물을 ‘사보’로 짓밟은 데에서 비롯되었다. 생산 설비 및 기계를 파괴하고 장애와 혼란을 유도해 고용주나 권력을 쥔 단체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Songs for Sabotage’(사보타지의 노래들) 전시는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도시 구조와 일상을 탐구하고 아직 사회가 식민주의, 인종차별주의 영향에 둘러싸여 있음을 드러낸다. 역사적 부조리 속에서 형성된 불평등과 착취문화가 팽배함을 비판한다. 제목과 걸맞게 참여작가들은 그동안 형성된 부조리한 문화에 사보타지, 즉 ‘잡음, 장애, 항의, 저항’을 만들어냄으로써 사회에 만연한 착취와 차별을 고발하여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자 한다.

 

Hardeep Pandhal, Career Suicide (still), HD video;25:33 min, 2016. Courtesy the artist

 

전 세계 19개국에서 선정된 38세 이하의 젊은 작가들은 현대 사회의 각종 정치, 사회, 구조적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그들은 사회의 현실, 이미지, 진실을 구성하는 사회구조 시스템을 첨예하게 드러내며, 작품을 통해 ‘사보타지의 노래’를 만들어낸다.  현재 우리사회에 대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존의 미디어와 새로운 기법들을 활용한 실험적인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기존의 시스템을 분해하고 해체하는 모델을 소개한다. 치열하게 파헤친 결과를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활용하여 표출함으로써 30명의 작가들은 각양각색의 ‘30개의 사보타지의 노래’를 들려준다.

 

알렉스 가텐펠드(Alex Gartenfeld) 마이애미 현대미술협회(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Miami) 큐레이터, 개리 캐리온 무라야리(Gary Carrion-Murayari) 뉴뮤지엄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5월 27일까지 뉴욕에 있는 뉴뮤지엄에서 펼쳐진다. 

 

사진 : New Museum 

김민경(monthlyart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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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추사 작품 3점 보물 지정 예고

문화재청은 19세기 학자이자 서화가였던 추사(秋史) 김정희(金貞喜金正喜, 1786~1856)의 글씨 세 점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3건의 작품들 모두 김정희의 학문적‧예술적 관심과 재능이 구현된 작품으로 앞으로 그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데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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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화랑미술제 개최

한국화랑협회에서 주관하는 2018 화랑미술제(Korea Galleries Art Fair)가 오는 3월 1일 부터 4일까지 삼성 코엑스 3층 D홀에서 개최된다.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_영화스틸, 2017(4)

[Exhibition]이번 주 볼 만한 전시추천 5

2018년 2월 넷째 주, 보러 갈만한 전시추천 목록

picture provided by Kukje Gallery

[Interview] 하늘; 그 안에 나와 너, 우리, 그리고 삶. ‘바이런 킴’

하늘; 그 안에 나와 너, 우리, 그리고 삶. ‘바이런 킴’ 인터뷰

꽃무늬 셔츠를 입은 작가가 성큼성큼 갤러리 안으로 들어왔다. 17년간 일요일마다 하늘을 그려온 작가 바이런 킴. 소박한 정서와 개인적인 글을 그림에 담아낸다. ‘소소한 일상 속의 작은 변화들’을 연결해 우리의 ‘삶’을 그려내는 작가다.

작품 앞에서 촬영한 바이런 킴 작가.

그는 한국인 부모를 두었지만, 미국에서 태어난 재미교포다. 평생 미국에서 살았으며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1993년에 (<제유법>)시리즈를 휘트니 비엔날레에 출품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워싱턴 국립 미술관, 샌디에고 현대미술관, 브루클린 미술관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구겐하임 재단 펠로우십(Fellowship)의 순수미술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엔 광주 비엔날레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런 그가 7년 만에 한국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국제갤러리에서 2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일요일 회화>) 연작과 (<무제 (…를 위하여)>)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전시가 모두 ‘하늘’을 그린 작품들이다. ‘하늘’을 그리는 특별한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나.

국제갤러리에서 전시중인 바이런 킴 (<일요일회화>) 연작들.

“ 하늘은 모든 사람이 친숙해 하는 대상이다. 지구에 사는 사람이라면 ‘하늘’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하지만 막상 하늘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우리들 곁에 항상 존재하지만, 왜 파란색인지, 어디에서 끝나는지 등 하늘의 ‘본질’에 대해서 우리는 잘 모른다. 나는 하늘의 이런 모든 성질이 너무나 놀랍다. 굉장히 흥미롭다. 하늘은 개개인의 작은 ‘일상’을 담고 있는 동시에 ‘무한성’을 지닌다. 나는 극민한 것과 무한한 것을 연결하는 작업을 한다. 하늘이 이를 잘 드러내는 것 같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로 이루어진 게 삶이지 않나. 나는 내 삶 속의 일상적인 장면을 표착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림 위에 쓰는 글도 특별함을 내세우지 않은 사소한 글이다. 이런 글들은 결코 성의 없음이 아니라, 개인적이고 사소한 것들을 적어 커다란 의미의 ‘삶’을 표현하고자 함이다.”

 

17년간 매주 일요일에 그림을 그려왔다. 매주 작업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꾸준히 진행하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나?

국제갤러리에서 진행중인 바이런킴 전시 전경.

” 대부분 일요일에 그리지만, 꼭 그날에 그리는 건 아니다. 해외에 가는 경우나 매우 바쁠 땐 다른 날에 그릴 때도 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하나씩 그리려고 노력한다. (<일요일 회화>) 는 그 아이디어 자체에 의미가 있다. ‘Sunday painting (일요일 회화)’이라고 하면 아마추어다운 경향이 짙다. 나는 이 말이 가지고 있는 가벼움, 사소함, 아마추어다움을 기저에 두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 무슨 말이냐면, 최대한 있는 그대로 소박한 모습을 담고 싶다. ‘Nothing special (특별함 없이)’. 그림 위에 쓰는 글도 일부러 아무것도 쓰지 않은 것처럼 보이도록 시도한다. 사람들이 읽든 안 읽든 상관 없다. 나의 사소하고 개인적인 노트이기 때문이다. 알아듣지 못해도 된다. 모든 사람들의 일상은 이렇게 사소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별하지 않다. 나는 소박하고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전체적인 삶을 보여주고자 한다.”

 

국제갤러리 3관에서 선보이는 (<무제 (…를 위하여)>)시리즈는 도시의 밤하늘을 그린 작품들이다. 낮 하늘이 아닌 밤하늘을 그린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덧붙여, 기억에 의존해서 그린다고 했는데 어떤 기억을 떠올리며 그리는지 궁금하다.

국제갤러리에 전시중인 (<무제 (…를 위하여)>) 연작

“ (<무제 (…를 위하여)>) 연작의 하늘은 도시의 밤하늘이다. 시골같이 뻥 뚫린 넓은 하늘이 아니다. 빌딩에서 나오는 수많은 불빛의 영향을 받은 좁은 하늘이다. 그럼에도 도시의 밤하늘은 사람들의 흔적을 담아 아름다운 빛을 낸다. 나는 인간의 흔적이 밤하늘에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부제는 지인들의 이름으로 개인적이고 친밀한 의미를 담았다.
밤하늘을 보던 그 순간, 어떤 장소와 시간이었는지 기록해 두진 않는다. 하지만 특정한 순간의 밤하늘을 ‘기억’해서 그린다. 대부분 전날이나 그 전 주에 보았던 밤의 하늘이다. 기억에 남은 시각적인 장면을 떠올리며 ‘회화’로 표현한다. 사진을 보지 않고 기억에 의존해서 그리는 게 더 낭만적이지 않나.

지금 진행하는 연작 시리즈 외에 구상 중인 다른 시리즈가 있나? 앞으로 작업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 두 가지 작업을 구상 중이다. 하나는 ‘Bruise(멍)’ 시리즈로 이미 진행중이며 다른 하나는 앞으로 해볼 계획이다. 아직 구현하지 않은 두 번째 계획은 개인적으로 매우 다채로운 작품을 해보고 싶다. 나는 멜랑콜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그에 반해 밝은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선데이 페인팅은 매우 잔잔한 그림이다. 그래서인지 다음 작품은 밝고 원색적인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덧붙여,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미국 작가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는 이런 말을 했다. “What you see is what you see, 당신이 보는 게 당신이 보는 것이다” 빨강과 노란색을 사용했을 때 그것에 의미를 두지 않고 빨간색과 노란색 그대로 볼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멍 시리즈 그림을 본 적 있다. 400 인종의 피부색을 그린 <제유법>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멍 시리즈는 (<제유법>) 시리즈의 연장선인가?

BYRON KIM, , 2016,
Glue, oil and pigment on canvas, 165.1 x 134.6 cm. Image Courtesy of James Cohan Gallery.

BYRON KIM, , 2016, Dyed canvas, 62 1/4 x 48 in. Image Courtesy of James Cohan Gallery.

“ 아니다. (<제유법>) 시리즈와는 관련 없이 시작했다. 멍 시리즈는 미국 시인 칼 필립(Carl Phillips)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 시 내용은 이렇다. 이른 아침, 창문에 빛이 새어 들어와 시인은 잠에서 깬다. 그는 옆에서 자는 애인의 몸에 든 멍을 본다. 시인은 그 멍의 색깔이 시간에 따라 변할 것을 연상하는데 여기서 그가 쓴 표현이 정말 아름답다. 멍 색깔이 시간이 흘러 피부에서 떠오른다. 색은 황색에서 보라색, 그리고 푸른색으로 변해간다. 시인은 그러다가 색을 연상하는 데에 한계를 느껴 잘 보이는 쪽 눈을 가리고 잘 안 보이는 쪽 눈을 사용하여 창밖에 떨어지는 낙엽들을 바라본다. 짧은 시였지만 나는 이 시가 정말 말도 안 되게 아름답다고 느꼈다. 덕분에 시를 읽은 후, ‘멍’의 색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멍이 가지고 있는 폭력적인 성질을 떠나 그저 멍의 ‘색감’에 매료되었다. 어떻게 보면 이 색들은 밤하늘의 색과도 비슷했다. 밤하늘을 그릴 때 가끔 멍이 가진 색깔들을 연상하기도 했다.

즉, 멍이 가진 실제적 상징성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색감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했다. 많은 사람은 내 초기작업을 떠올리며 그 연장선으로 ‘피부’를 그렸다고 생각한다. 특히 현재 사회에 전쟁, 테러 등 폭력적인 사건들이 빈번해서인지 나의 작업이 사회를 반영한다고 해석하는 듯하다. 그러나 내가 막상 이 작업을 시작한 것은 5년 전에 읽은 짤막한 시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석되는 것이 나쁘지 않다. 내 작업에 더 관심을 가져주는 거니깐 나는 오히려 긍정적이다.”



 김민경  (monthlyart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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