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EFING

7월호 표지

東西古今을 아우르는 미술의 가치

어김없이 방학시즌이 다시 왔다. 이때쯤이면 전국에 내로라하는 대형 전시장에선 이른바 ‘블록버스터’ 전시가 우후죽순처럼 열린다. 올 여름 서울만 하더라도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호안 미로>(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특별전>(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등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상주의를 비롯해 서양 유명화가의 이름을 내세운 이런 전시를 바라보는 평가는 엇갈린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 유명작품을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라는 긍정적 반응도 있지만, 지나치게 서양미술에 편중됐다거나 상업적이라는 비판도 그에 못지않다. 아니나 다를까 주요 관람객 타깃이 학생인 이런 전시 입장료는 만만치 않게 비싸다. 특히 초등학생은 부모나 가족과 함께 관람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입장료만으로도 적지 않은 돈을 지출하게 된다. 사정이 이러니 본의 아니게 어릴 때부터 미술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미술은 원래 ‘비싼 것’이구나!”라고. 이런 생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하지만 미술이 반드시 ‘비싼 것’만은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더불어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8월 28일까지 열리는 <조선시대의 궁중화·민화 걸작전 – 문자도(文子圖)ㆍ책거리(冊巨里)>를 추천한다. 아쉽게도 이 전시 역시 입장료가 싸지는 않다. 어른 8천원, 학생 5천원. 그럼에도 출품된 책거리와 문자도는 그 값어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연 설명하지 않겠다. 전시장을 직접 찾아 수준 높은 민화의 진면목을 확인하시라.
이 전시는 미국 미술관에서 순회전시를 할 계획이다. 《월간미술》은 이 전시 기사에 영문(英文)을 덧붙였다. 외국어를 모국어로 바꾸거나 반대로 모국어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작업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윤난지 교수가 최근에 엮어서 낸 책 《공공미술》 (눈빛) 머리글에서 밝힌 대목은 주목할 만하다. “… 우리는 이제 번역 작업을 집필 작업으로 옮기고자 한다. 남의 글을 옮기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스스로 쓸 때가 되었다는 생각에서다. 우리의 다음 계획은 동시대 한국미술에 대한 책을 엮는 일이다. 남의 나라에서 생산된 미술이 아닌 우리 미술과, 그것도 현재 당면한 미술로 눈을 돌리고자 한다. …” 지난 20여 년간 후학들과 함께 해온 번역 작업을 일단락 지은 윤 교수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한편 이번호 특집은 ‘한-불 수교 130주년’이 테마다. 한국과 프랑스뿐만 아니라 동양과 서양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캐슬린 킴 변호사의 연재가 새로 시작된다. ‘예술법’ 이야기의 첫 주제는 ‘위작 논란’. 최근 이슈꺼리인 위작시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어느덧 8번째를 맞은 이태호 교수의 ‘진경산수화 톺아보기’에 적잖은 열성 팬이 형성된 걸로 알고 있다. 나 역시 그 가운데 한사람이다. 가끔은 척박하고 팍팍한 현실을 잊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이태호 교수의 글을 길라잡이 삼아 시공간을 초월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서울을 여행을 한다.
어찌어찌하여, 어떤 청년 미술인에게 편지를 받았다. 아직 답장을 쓰지는 않았다. 그의 바람처럼 21세기를 살아가는 청년세대의 고민과 행보에 좀 더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볼 요량이다. 청년미술을 항변하는 그나 기성세대로 낙인찍힌 나는 어쩔 수 없이 ‘이십세기 인간’이다. 따라서 최근 미술계 일각에서 벌어진 (일부)60~70년대 생과 80~90년대 생 사이 세대갈등은 도토리 키 재기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21세기’의 서막은 새로운 밀레니엄 이후 출생한 세대로부터 열린다. 그러니 불과 십여 년 후, 지금의 중고딩이 청년세대가 됐을 때, 우리는 그들로부터 싸잡아 미개한 ‘이십세기 꼰대’로 취급당할지도 모른다.
P.S 이슬비 기자가 출산 및 육아 휴직에 들어갔다. We are Waiting for You!!
편집장 이준희 dam2@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