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EFING

4월 표지

미술전문지 기자란?

특집 제목을 결정하느라 마감 막바지까지 고심했다. 이슬비 기자와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서 ‘자본주의-신자유주의 그리고 예술의 딜레마’라는 타이틀을 뽑아냈다. 딜레마라는 말처럼 이번 특집은 한눈에 쏙 들어오지 않는다. 내용 전체를 차분히 곱씹으며 읽어 내려가야 비로소 그 의도가 조금씩 파악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처럼 이슬비 기자는 이번호뿐만 아니라 예전에도 이런 성격의 특집을 여러 차례 제안하고 만들어 냈다. 가깝게는 2014년 3월호 <샤먼으로서의 예술가>, 6월호 <예술에서 장애는 장애가 아니다>, 11월 <이것은 여행이 아니다> 그리고 2015년 5월호 <시선의 정치, 동물원을 다시본다> 등이 좋은 예다. 무엇하나 만만하고 호락호락한 것이 없다. 흡사 막연해 보이거나 어마어마한 거대담론에 가깝다. 그럼에도 이슬비 기자는 이런 주제에 겁 없이 도전한다. 그리고 결국 곰삭은 결과물을 내놓는다. 바로 이런 점이 이슬비 기자의 차별화된 능력이자 장점이다. 아무튼 나는 이번 특집을 보면서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고 외쳤던 체 게베라(Che Guevara, 1928~1967)가 불현 듯 떠올랐다.
한편 《월간미술》은 지난달 수습기자 한명을 새로 채용했다. 응모한 수십 명의 지원서류를 봤다. 기본적인 신상명세가 담긴 이력서와 A4 두 장 분량의 자기소개서 가운데 이력서를 먼저 대충 훑어봤다. 우열을 가늠하기 쉽지 않았다. 지원자 대부분은 석사학위 이상의 고학력자였고, 요즘 말로 ‘스펙’도 빵빵하고 경력도 화려했다. 심지어 ‘수습’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과분한 이력의 소유자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를 아주 꼼꼼히 읽었다. 객관적 사실과 정보만 담긴 이력서만으론 변별성을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기소개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기계로 찍어내기라도 한 것처럼 글쓰기 형식이나 내용이 대동소이했다. ‘대치동 논술입시학원에서 이런 걸 가르치나?’라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이런 자기소개서를 읽으면서 자칫 현란한 글재주에 홀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행간에 담긴 진정성을 간파(看破)하려 애썼다.
서류심사를 거치고 면접까지 통과해서 곽세원 씨가 수습기자 최종 합격자로 선발됐다. 곽세원 씨는 자기소개서에 이렇게 썼다. “미술기자는 큐레이터와 비평가의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많은 직업이 기계나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뉴스를 접하지만, 인간의 ‘감성’을 다루는 일, 즉 ‘예술’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결코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숭고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을 다루고 전달하는 ‘미술기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고. 험난한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은 초짜 수습기자가 부디 초심을 잃지 않기 바란다.
이번호부터 새로운 모니터 요원의 의견이 실린다. 따끔한 충고와 냉철한 비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격려와 조언을 기대한다. 2015년 4월호부터 올 3월호까지 1년 동안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개진해 준 6기 모니터 네 분, 배정인 이강호 이병일 홍지수 님께 이 자릴 빌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편집장 이준희 dam2@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