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book]현재 심사정- 조선남종화의 탄생

이예성 (2)심사정, 오로지 화가였던 사람

이예성, 《현재 심사정- 조선남종화의 탄생》 돌베개, 2014

조선회화사를 살펴보거나 조선시대 명품 전시를 둘러볼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가가 있다. 바로 현재 심사정(玄齋 沈師正, 1707~1769)이다. 그는 당대 겸재 정선에 비교될 만큼 조선후기 화풍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남긴 그림만 해도 300여 점에 달한다. 하지만 당시의 명성에 비해 전해지는 기록 자료는 턱없이 부족하다.  당대 최고의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집안이 역모에 연루되어 풍비박산 났기 때문이다. 심사정 연구자인 이예성은 “사람들이 역모 죄인의 자손과 교유하기를 꺼렸던 탓에 친분을 맺었던 강세황, 김광수, 김광국을 제외하면 그의 그림에 발문(跋文)이나 제시(題詩)를 쓴 사람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평생 그림만 그린 심사정은  문인화가였지만 역적의 후손으로 곤궁한 사정에 그림으로 생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당시 조선의 문인화가들은 중국 문인화풍인 남종화풍은 선호했지만 직업화가의 화풍인 절파화풍이나 기타 북종화풍은 배척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일찍이 출세의 길이 막혀 신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심사정은 중국의 남종화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라면 북종화풍에서도 필요한 기법을 취해 자신만의 화풍으로 완성시켰다.
정선이 실경산수화 분야에서 우리의 산천을 대상으로 우리의 미감이 반영된 ‘진경산수화’를 만들어냈다면 심사정은 관념산수화 분야에서 중국 남종화풍과 다른 우리 고유의 미감이 드러나는 ‘조선남종화’를 탄생시켰다. 저자는 “조선 최고의 감식가였던 강세황은 일찍이 정선과 심사정의 작품을 비교한 바 있는데 호매(豪邁)하고 웅장한 기상은 정선이 낫고, 문인화의 격조있는 운치는 심사정이 낫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부터 동양에서는 뛰어난 화가가 갖추어야 할 두 가지 필수 덕목이 있다.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길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당대 최고의 후원자를 두었던 정선은 금강산을 비롯해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지만 심사정은 역적의 자손으로 여행 다닐 처지가 못 되었다. 물론 당대 문인화가들처럼 금강산을 관람하는 등 실경산수화를 일부 남겼지만 심사정은 칩거해하면서 중국에서 들여온 화보를 진력으로 연구하고 자신의 화풍을 만들어냈다.
이때 ‘화보(畵譜)’란 중국 대가들의 그림을 모아 놓은 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 회화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문인화가들은 화보를 통해 주로 중국의 관념산수나 인물을 그렸지만 그중에서도 심사정은 누구보다 전통에 충실했고 화보를 바탕으로 화풍의 변화를 모색했다. “동양화에서 대가의 작품을 보고 그리는 ‘방(倣)’의 개념은 대가의 정신을 본받고, 대가의 양식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양식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모방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한편 심사정은 손을 사용하여 그린 지두화(指頭畵) 같은 청나라의 새로운 화풍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50여 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렸으며 산수, 화조, 인물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다양한 작품들을 남겼다. 강세황은 그의 그림 중 화조를 으뜸으로 꼽았지만 저자는 심사정의 그림은 단연 산수화가 으뜸이라고 강조했다. 심사정은 죽기 8개월 전 자신의 모든 화법과 기량을 한자리에 펼쳐 보였는데, 그 작품이 바로 <촉잔도(蜀棧圖)>이다. 가로 길이가 8미터를 넘는 대작으로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간송문화전(7.2~9.28)에서 그 전모를 확인할 수 있다.
심사정의 화풍은 후배 화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문인화가로는 정수영, 홍의영, 박제가, 윤제홍 등에게, 직업화가로는 이인문, 김홍도, 김수규, 이한철 등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는데, 저자는 이들을 ‘심사정파’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심사정은 큰 화가로 그와 심사정파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현재 심사정에 관한 어린이 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슬비 기자

이예성은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한국미술사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심사정에 관한 국내의 대표적인 연구자로 꼽히며 여러 대학 및 문화 관련 기관 등에서 한국미술사에 관하여 강의를 하고 있다. 단독 저서로 《현재 심사정 연구》(2000)가 있으며, 공저로 《조선왕실의 행사그림과 옛지도》(2005), 《조선왕실의 미술문화》(2005), 《한국의 미술가》(2006, 공저) 등이 있다.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3)예술을 뒤바꾼 아이디어100

마이클 버드 지음/ 김호경 옮김

쉽고 명쾌한 내용의 미술서적을 편찬하는 영국 로렌스킹의 대표 시리즈. 시대나 사조로 미술사를 서술하기보다 선사시대 동굴 암각화부터 현대미술까지 핵심어를 꼽아 미술사의 지형을 새롭게 풀어 써서 미술입문자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시드포스트 232쪽·16,000원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8)이미지 인문학 2

진중권 지음

‘현실과 가상이 중첩하는 파타피직스의 세계’를 다룬 1권에 이어 이번에는 그 속에서 인간이 갖는 감정을 깊게 살펴본다. 특히 디지털 이미지에 나타나는 언캐니한 감정을 중심으로 21세기의 디지털 미학이 무엇인지 의문을 던진다.
천년의상상 340쪽·17,000원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4)기하학으로 본 데이비드 호크니의 꼴라주

박순기 지음

현대기하학을 중심으로 호크니의 1982~86년 포토콜라주를 해석한 저자의 논문에 1990~2012년 작품들의 분석을 보완 수록했을 뿐 아니라 예술론적 관점에서 호크니의 예술세계를 들여다본 책. 다각적 분석이 돋보인다.
이마지네 312쪽·23,000원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5)태양보다 강렬한 색의 나라 멕시코

유화열 지음

한국에서 도예를 전공한 저자가 멕시코로 건너가 현지에서 생활하며 접한 예술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묶었다. 멕시코의 생활환경, 토착예술을 자세히 풀어낼 뿐 아니라 구체적인 예술가, 미술관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미술문화 336쪽·18,000원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6)자연을 사랑한 화가 밀레

알프레드 상시에 지음/정진국 옮김

<만종>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 밀레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밀레의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저자가 130년 전에 쓴 전기가 번역 출간되었다. 밀레의 일기장, 메모들,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해 밀레의 삶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
웅진문학임프린트 348·15,800원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11)장식

안토니 가우디 지음/이병기 옮김

스페인을 대표하는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7년에 걸쳐 작성한 노트 <레우스 수기>를 일부 옮겼다. 이 노트는 가우디의 개인 기록물을 엮은 것으로 글의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건축에 대한 가우디의 진솔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아키트윈스 128쪽·12,000원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7)크리에이티브란 무엇인가

로잔느 서머슨·마라L. 허마노 지음/김준·우진하옮김

세계적인 예술대학인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의 ‘비평적 창조’수업을 소개한다. 창의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같은 재료를 가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풀어내는 방법을 단계를 나눠 체계적으로 탐구하도록 돕는다.
브레인스토어 352쪽·19,800원

 

 

[separator][/separator]

MM_AB2추가마크 키슬러의 드로잉 수업

마크 키슬러 지음/박성은 옮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이자 만화 일러스트레이터인 마크 키슬러의 드로잉 강의서. 저자만의 재치 넘치는 설명으로 드로잉의 9가지 기초인 단축법, 배치, 크기, 오버랩, 명암, 그림자, 윤곽선, 수평선, 밀도를 설명한다.
라의눈 264쪽·15,000원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12)앵그르의 예술한담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지음/이세진 옮김

19세기 프랑스의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글을 모았다. 그리기와 창작, 생활에 대해 그가 가진 생각을 꾸준히 드러내는 글을 통해 일상에서 예술을 대하는 화가의 태도를 접할 수 있다.
북노마드 256쪽·12,500원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9)그릇-도예가 13인의 삶과 작업실 풍경

홍지수 지음

도예가의 작업실을 소개하고 그들의 인물, 작품 사진 등을 함께 선보인다. 각 장마다 도예가들의 밥상을 소개하는 부분은 소소한 재미가 있다. 생활 속에서 사용가능하기에 어느 장르보다 더 가까운 도예작품에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
미디어샘 256쪽·17,000원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10)포스트모더니즘: 마르크스주의의 비판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이수현 옮김

오늘날의 지배적 사상・문화현상으로 여겨지는 포스트모더니즘을 깊게 살펴본다. 철학과 사회이론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의 주요 주장들을 하나하나 비판하며 마르크스주의 이론들을 역사적으로 살펴본다.
책갈피 352쪽·20,000원

 

 

[separator][/separator]

 

아트북 (1)아름다운 성경
율리우스 슈노어 폰 카롤스펠트 그림/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옮김
160년 전인 1851년부터 1860년까지 독일의 목판화가 폰 카롤스펠트가 성서이야기를 주제로 그린 240점의 목판화를 한 권으로 묶었다. 마치 에칭과 같은 정교한 목판화를 크게 보여주고 그 내용에 맞는 성경구절을 병치했다.
프롬나드 260쪽·28,000원

 

 

 

 

 

[art journal]

아시아 네트워크를 향한 여정

광주시립미술관 상록분관에서 <아시아 민주주의 거울과 모니터전>열려

제3회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책임기획 서진석)이 나아갈 방향성을 보여주는 전시 <아시아 민주주의 거울과 모니터>가 광주시립미술관 상록분관에서 8월 22일 개막해 9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에는  ‘민주주의와 예술’이란 개념을 바탕으로 배영환, 허예창, 야오-주이 창, 모건 옹 등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 프로그램’ 회원국의 기획자 20명이 추천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본전시는 아시아 17개국 27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방식에 따라 담론을 모색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각국의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토양에 따라 아시아 민주주의의 의미와 정체성을 고찰하고 재해석한 다양한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전시 개막에 앞서 8월 21일에는 광주시립미술관 본관에서 <21세기 아시아의 조화론적 민주주의와 예술의 공공적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경제적 소득, 계급, 종교 국가 간의 갈등과 충돌 등 우리 시대에 도래한 문제들 속에서 예술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노암 촘스키가 ‘미국 정책의 추동력’을 주제로 영상강연을 펼쳤고 베른하르트 제렉스, 김규항, 서진석, 제이슨 바커, 페트릭 D. 플로레스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발제 후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는 동북·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교류 지역을 확대해 30개국 43개 창작공간의 기획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22일 개최된 비공개포럼에서는 두 그룹으로 나눠 협의체 확대와 지속적 발전을 위한 계획과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2015년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역할과 그 속에서 아시아 창작공간이 추구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다만 포럼의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되지 않아 단순한 의견 교류에 머문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행사 내용은 오는 10월경 출판물로 제작될 예정이며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 온라인 사이트(www.asiaartspace.net)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광주=임승현 기자

[section_title][/section_title]

기증협약식2

2만여 점의 미술자료가 한곳에 모인다

김달진미술연구소 자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기증

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 소장이 지난 40여 년간 모은 미술자료 2만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단계적으로 기증한다. 김 소장은 그동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으로 창전동에 한국미술정보센터를 열고 수집한 자료를 공개해왔다. 그러나 오는 9월 30일부로 지원이 끊기게 됨에따라 마땅한 장소를 찾던 중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7월 3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기증 협약식을 가졌다.
김 소장이 기증하기로 한 자료에는 1926년 1월 31일에 나온 교과서로 제4학년 아동용 《  보통학교 도화첩(普通學校 圖畵帖)》과 같은 미술교과서와 《  향토(鄕土)》 창간호,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 미술월간지《  신미술》 창간호 등 한국 근현대미술에 의미 있는 도서자료가 다수 포함됐다. 이외의 기증자료에는 전시도록, 미술잡지, 학위논문, 전시 팸플릿이나 브로셔 등이 있다. 자료는 분류작업을 거친 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디지털정보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교황 (2)

로렌초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을 만나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기념 <천국의 문-평화와 위로의 선물전>열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교황의 방한을 기념해 미술계에서도 크고 작은 전시가 열렸다. 8월 15일부터 11월 14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천국의 문-평화와 위로의 선물전>은 중세부터 바로크까지의 유물로 눈길을 끈다. 이 전시는 천국의 문 전시추진위원회와 피렌체 두오모대성당 박물관이 공동 기획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작품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조각가 로렌초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오페라 델 두오모 박물관에 복원 설치되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헬로, 프란치스코!전>(7.26~8.18)은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부터 지금까지 교황과 관련된 150여점의 사진을 전시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천주교 관련 근대유물 400여 점을 선보이는 <서소문·동소문 별곡전>(8.8~10.31)이 열리고 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레드닷 (1)

건축미학을 전시디자인에 담다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2014 수상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렸던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 (1.28~8.31)이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에서 주관하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2014>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분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시상제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이번 수상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단색화>(2012), <그림일기: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2013)에 이어 3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은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의 건축과 예술세계를 살펴보는  회고전으로 미술관에 기증한 고인의 아카이브와 유족 소장품으로 구성되었다. 이타미 준의 건축 미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의 실제 건축에 보이는 특징인 검정의 농담, 구조의 열림과 닫힘, 부유하는 공간을 살린 디자인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24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이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MM_NW3

호텔에서 즐기는 그림 쇼핑

<제12회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개최

<제12회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Asia Hotel Art Fair(이하 AHAF))>가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AHAF는 매년 2월과 8월에 홍콩과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호텔 아트 페어다. 특히 이번 페어는 롯데호텔과 공동으로 개최하면서 페어가 열리기 전인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롯데 에비뉴엘 전관에서 타이완 출신 디자인 그룹 STAYREAL의 특별 기획전이 열리고, 8월 13일부터 31일까지 일본의 유명 3D아트 작가 마쓰에다 유키의 개인전이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열리는 등 다양한 전시가 함께 진행되었다.
표갤러리, 이화익갤러리, 313 아트프로젝트, 금산갤러리 등 국내 갤러리를 비롯하여 캣스트릿(홍콩) 아트비투스(홍콩) 다이나스트(대만) 등 아시아 60여 개 갤러리의 600여 명의 작가, 4000여 점의 작품을 70여 개의 객실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대전뉴스 (1)

서양 근·현대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보다

대전시립미술관 특별전 <피카소와 천재화가들>

지난 7월 2일부터 10월 9일까지 100일간 대전시립미술관 제1~4 전시실에서 특별전 <피카소와 천재화가들>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미국 양대 컬렉션 중 하나인 필립스컬렉션이 소장한 세계 유명 걸작들 중 국내 미공개 회화작품 85점을 최초로 선보였으며, 피카소, 고흐, 모네, 마네, 드가, 고야, 세잔, 고갱, 마티스, 보나르, 칸딘스키, 잭슨 폴록 등 68명 작가의 85점이 소개되었다.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필립스컬렉션은 던컨 필립스가 수십 년에 걸쳐 수집한 3000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으로 그중 엄선한 85점을 이번 전시에 공개하는 것이다. 시립미술관과 대전MBC, 충청투데이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신고전주의부터 추상표현주의’까지 19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서양 근현대미술의 역사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로서 그 의의가 있다.
21일 대전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개막 51일 만에 누적관람객 10만 명을 넘어섰다. 미술교과서를 통해 익숙한 서양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전시됐다는 점과 모두 원본이자 대표작 수준의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다양성이 전시의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고야의 <회개하는 성 베드로>(1820~4), 앵그르의 <목욕하는 여인>(1826), 폴 세잔의    <생 빅투아르 산>(1886~7), 고흐의 <오베르의 집>, 작품 속 숨은 초상화의 발견으로 화제가 된 피카소 <푸른 방> 등 너무나 잘 알려진 작품들뿐만 아니라 피카소와 동시대에 활동한 입체파 작가이면서도 덜 알려진 작가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돼 비교하며 감상 수 있는 점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으로 옮겨져 오는 11월 25일부터 내년 3월 1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대전=이정윤 통신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대구-김태수

대구 미술계 추모 분위기에 젖어

김태수 맥향화랑 대표, 최창윤 미술평론가 별세

대구미술계에 공헌해 온 두 인물이 잇달아 세상을 떠났다. 맥향화랑을 이끌어 온 김태수 대표(왼쪽)가 7월 13일에 별세했다(향년 73세).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염색산업 관련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우연히 색채에 매료되어 시작된 고인의 미술 인생은 1976년 대구에서 맥향화랑을 개업하면서 본격화되었다. 그는 40여 년 동안 화랑업을 중심으로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 수많은 작가가 그의 화랑을 거쳐갔으며, 한국판화미술진흥회, 대구미술아카데미를 키워냈다. 또한 고인은 지역화랑 대표로는 최초로 한국화랑협회 회장을 맡으며, 외환금용위기 시기에 위축된 미술시장에서 화랑 측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재작년에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대구 출신 화가 이인성의 1937년 작 <포도나무와 여인>을 대구문화재단에 기증했다. 그가 떠난 맥향화랑은 부인 김성희 씨와 딸 김주영 씨가운영을 맡으면서 2세 경영체제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
한편, 미술평론가인 최창윤 씨(오른쪽)도 지난 8월 9일에 지병으로 숨을 거두었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를 공부한 고인은 일찍이 현장에서 문화운동을 벌인 투사였다. 대학생 시절부터 시를 써서 발표하기도 한 그는 2008년 계간지《  사람의 문학》을 통해서 등단, 본격적인 시인의 길을 걸었다. 미술평론과 시 창작과 시민사회 운동을 동시에 펼친 고인의 이력은 대구 민예총과 예술마당 솔, 대구작가회의, 대구미술비평회 등의 단체에서 살림꾼 역할을 맡은 기록으로 남아있다. 대구경북작가회의장으로 치러진 고인의 장례식에는 여러 분야의 활동가들이 집결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족인 부인 박순남 씨는 신조미술대상을 수상한 화가로서, 고인이 완성하지 못한 예술을 작품으로 구체화하는 중이다.
대구=윤규홍 통신원

[section_title][/section_title]

SYMPOSIUM

• 리움 개관 10주년과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 기념 협력프로젝트로 9월 2일과 4일 ‘확장하는 예술경험’을 주제로 서울과 광주에서 심포지엄을 연다. 9월 2일에는 삼성미술관 리움 강당에서 ‘진화하는 전시&미술관’, ‘디지털시대의 새로워지는 미술관 경험’을 타이틀로 9월 4일에는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비엔날레 확장과 현대미술의 진화’ ‘예술가와의 동행’을 타이틀로 국내외 미술관계자들이 참여한다.

• 뮤지엄 관련 테크놀로지를 논의하는 단체인 <Museums and the Web (MW)>이 <Museums and the Web Asia 2014> 학회를 개최한다. 10월 7,8일 이틀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콘퍼런스가 진행되는데 특히 8일에는 고암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심포지엄 <Digital Rebirth: Future of Single Artist Museums>이 계획돼 있어 주목된다. 10월 10일에는 이화여자대학교 ECC에서 워크숍을 개최한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인디프레스 (1)

학예적 고찰이 돋보이는 전시가 펼쳐진다

인디프레스 개관

부산에서 20년 가까이 갤러리를 운영한 베테랑 화상 김정대가 지난 8월 서울 효자동에 갤러리를 오픈했다. 김정대 대표는 1994년 11월 미술서적 전문 북카페 ‘태도가 형식이 될 때’를 시작으로 1990년대 말부터는 인디프레스란 이름으로 갤러리를 운영해왔다. 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한 그는 “갤러리 운영은 자체가 하나의 작업형태”라며 그간 운영해온 대안공간과 상업공간이 합쳐진 독특한 맥락의 갤러리에 대해 설명했다.
부산에서 오랜 기간 갤러리를 운영하며 서울에서 활동 해보려 꿈을 키워왔다는 김 씨는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이지만 그간 시장의 메커니즘에 의해 간과된 작품, 기존에 활발히 작업했으나 최근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작가들의 좋은 작업에 주목한다.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그는 인디프레스 서울 개관전으로  8월 1일부터 20일까지 신학철, 장경호, 박불똥, 구본주 4인전을 진행했다. 앞으로 이 공간은 “한국미술에서 나타나는 학계와 시장 사이의 극심한 간극을 지적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해 학예적 고찰이 기본이 되는 전시”를 펼칠 예정이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을지라도 대관전시 없이 자신만의 미학적, 학예적 감각을 펼치는 전시를 해온 김 대표는 스스로를 아트 매니지먼트라고 칭하며 “인디프레스 서울에서 미술계의 다양한 교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파리 이응노 레지던스 오픈식

새로운 해외 레지던스의 시작

파리 <이응노 국제레지던스> 오픈

동양미술학교의 정통성을 잇는 고암 후학 양성기관인 고암아카데미가 파리 보쉬르센에 ‘파리 이응노 국제레지던스’를 열었다. 이에 지난 8월 5일 오픈식 행사가 입주작가를 비롯 박인경 이응노미술관 명예관장, 김상휘 대전광역시 문화체육국장, 이지호 고암미술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쉬르센 현지에서 진행됐다.
대전시가 올해 처음 추진하는 지역 작가 대상 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한·프 작가 간 문화 교류의 장으로써의 기능 뿐 아니라 국내 작가들의 세계 무대 진출에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지난 5월 제1기 공개모집한 입주작가 3명(박홍준, 이순구, 송유림)이 3개월간 입주해 전시, 교류,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지원 받는다. 레지던스가 들어선 공간에는 현재 고암아카데미를 비롯하여 고암서방, 고암기념관, 고암 작품보관소가 위치해 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DF2B4314

갤러리 탐방 | 가회동60

작가를 품는 갤러리

사간동에서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거리에 제법 사람 왕래가 늘더니 요즈은 화동고개를 넘어 가회동까지 인파로 북적인다. 이곳에 제법 터줏대감 티를 내는 공간이 있으니 바로 ‘가회동60’이 그곳이다. 이곳을 2008년부터 지키고 있는 김정민(사진 왼쪽), 손진우 공동대표를 만났다.
회화를 전공한 이들은 1990년부터 작업실이 가까운 것을 계기로 막역한 친구가 됐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한 공간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전시공간을 운영하기 이전 각자의 길을 걷고 있던 그들이 의기투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 대표는 “손 대표는 미술 관련 일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어요. 그런데 아버지(故 김종휘 홍익대 교수)의 작업세계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30~40대 작가 중 이러저러한 이유로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이들이 뒤늦게 작업을 시작했을 때 그들을 지원하고 싶었습니다”라고 개관 이유를 설명했다.
두 사람이 모두 회화를 전공했으니 전시장에서 만나는 작가도 나름의 특색과 맥락을 갖게 된다. “갤러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참여 작가에 따라 이야기가 펼쳐지며 그것이 바로 인맥으로 연결된다”는 손 대표는 “담론보다는 작품이 이야기하는 바가 명확했으면 한다. 그것이 가회동60이 선정하는 작가의 기준”이라 말한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손 대표는 기획자로서 공간의 성격이 드러나기보다는 작가의 작업을 ‘소담스럽게’ 내보이는 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말과 손이 일치되어 가회동60이 품고 싶은 작가의 전시를 하고 싶단다. 공간과 ‘령(靈)’이 맞는 작가를 의미하리라. 갤러리 운영이 녹록지 않음도 솔직하게 시인한다. 가뜩이나 이 동네의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운영 부담이 커졌을 터. 그렇지만 ‘의무감’이 생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디자인60’이라는 전시와 관련한 발간과 디자인 영역에도 손을 뻗쳤다. 모두 이 공간이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벌인 일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손 대표가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자연스럽게 ‘겹’이 쌓여 좋은 ‘결’을 이루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고보니 두 대표는 ‘쟁이’라는 말을 인터뷰에서 자주썼다. “잘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 이기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가회동60 두 대표가 낼 그 ‘즐김’의 화음은 어떻게 들릴까? 문의 (02)3673-0585, www.gahoedong60.com

황석권 수석기자

[section_title][/section_title]

옹기 (3)

시대를 뛰어넘는 옹기의 미

헤이리 한향림옹기박물관 개관 5주년 기념전

개관 5주년을 맞은 한향림옹기박물관이 2004년 첫 전시 이후 10년 만에 옹기를 주제로 한 특별초대전 <옹기·그림을 만나다Ⅱ>를 열었다. 7월 18일부터 8월 24일까지 진행된 이번 전시에는 석철주, 고재권, 안창표가 각자의 표현방식으로 옹기를 그린 회화작품과 옹기가 함께 전시되어 다양한 시각적 유희를 제공한다.
생활일기 연작을 통해 옹기의 이미지를 보이는 석철주, 옹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고재권, 옹기와 계절의 변화를 담은 안창표의 작업은 현대적인 감각과 옹기의 고전미를 두루 보여준다. 헤이리에 위치한 한향림옹기박물관은 2층에서 진행된 특별기획전 외에 1층에 상설전시실이 있어 옹기소품에서 대형항아리까지 다양한 옹기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8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개관 5주년 특별기획전의 연속으로 배연식, 장영필, 정영락, 류제연이 만든 옹기를 볼 수 있는 <검고 푸른 옹기_푸레독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최정환 (3)

역사의 순환을 꽃으로 표현하다

독일에서 열리는 <최정환 개인전>

오랫동안 역사를 주제로 한국적 미감을 구현해온 작가 최정환이 이번에는 꽃을 소재로 제9회 개인전 <Nach einer göttlichen Stadt-Blumen>을 연다. 이번 전시는 전라북도의 해외전시지원사업 일환으로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카를스루에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파크에서 8월 10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린다. 그동안 작가는 역사라는 큰 틀 안에서 솟대, 백두산, 소나무, 새 등을 소재로 작업해왔다. 자신이 경험하고 살아온 동양의 문화적 토양과 자산을 기반으로 삼은 작업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역사와 문화의 흥망성쇠 과정을 꽃의 특징에 견주어 표현했다. 꽃이 피고 지고, 열매가 열리고 씨앗이 틔워지는 자연의 이치를 역사의 순환에 적용한 것이다.
또한 작가는 자연스러운 색의 사용과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캔버스를 병치하고 추상과 구상을 나란히 보이는 배치방식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 최정환은 현재 남성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 원광대에 출강하고 미술평론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section_title][/section_title]

20주년 (5)

광주비엔날레의 모델을 논의하다

미테 우그로와 공간 힘 공동주최 <비엔날레 개혁 토론회> 열려

최근 홍성담 화가의 작품 <세월오월> 전시 유보 사태로 파행을 빚은 광주비엔날레의 20주년을 되돌아보는 자리가 열렸다. 광주의 대안창작공간 ‘미테 우그로’와 부산 팔도시장에 위치한 ‘공간 힘’이 공동으로 주최한 포럼이 그것으로 두 지역의 민간단체가 최초로 마련한 토론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초 두 공간이 최근 펴낸 미술문화계간지 《   POST》 창간 기념으로 열린 이날 포럼에선 최근 사태와 맞물려 광주비엔날레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명훈 예술공간 돈키호테 큐레이터는 그동안 안티비엔날레, 최민 감독 해임, 신정아 사태 그리고 최근 홍성담 작품 전시 유보 등 여러 차례 파행을 겪으면서도 정상적인 구조를 갖추지 못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희 미테 우그로 큐레이터는 “지역에서 광주비엔날레가 지역과의 소통을 외면했다고 지적하면 재단에서는 작가 참여 비율이 8%나 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며 “하지만 누가 얼마나 참여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재단이 작가들의 플랫폼 역할을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의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큐레이터는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지역에 있는 작가들조차 타자의 시선으로 광주비엔날레를 바라보면서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선 6기 광주시장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지역 작가 쿼터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작가들은 지역 작가 쿼터제는 재단과 지역의 소통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 ‘민원 해결을 위한’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재단 내 지역 인력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또 재단이 지역의 기획자들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광주비엔날레가 민과 관, 국제주의와 지역주의, 예술과 축제, 예향과 의향의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의견도 표출됐다. 박경섭 전남대 인류학과 강사는 “광주비엔날레는 이 4가지 축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관과 국제주의, 예향과 예술이라는 한쪽만 강조해왔다”며 “향후 광주비엔날레가 어떻게든 개혁되겠지만 공공성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자율성을 강조해 민으로 치우칠지 명확한 모델을 가지고 방향을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박진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