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10 표지

오래된 것이 좋다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요즘이다. 지금처럼 계절이 바뀔 무렵 풍경을 표현할 때 아주 적절한 수식어가 있다. 평소에 자주 쓰지는 않지만 조금씩, 틈틈이, 점차, 천천히, 차츰차츰 같은 뜻을 지닌 ‘시나브로’가 그것이다. ‘시–나–브–로’라고 발음할 때 오물거리게 되는 입술 모양새도 예쁘고 듣기에도 참 달콤하다. 받침 없는 글씨 또한 정감이 간다. 계절 뿐 아니다. 가끔씩 집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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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당신이 보는 것이 당신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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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추상미술계 우상인 작가 프랭크 스텔라는 자기의 회화작품을 설명하면서 “당신이 보는 것이 당신이 보는 것이다(What you see is what you see)”라고 말했다. 이 명언은 한편으로 그의 회화가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것을 고백한다. 즉 그의 회화가 제시하는 것은 화면의 바깥세계에 실재했던 혹은 실재하는 (관객이 직접 경험하고 있지 않은) 현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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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People] <문화 샤넬: 장소의 정신전> 큐레이터 JEAN-LOUIS FROMENT

장루이 (2)

달콤한 덫에 사로잡히다 <문화 샤넬전>을 진두지휘한 큐레이터, 장 루이 프로망이 한국을 찾았다.  그는 2007년 모스크바의 푸슈킨 미술관을 시작으로 2011년 상하이, 베이징 그리고 2013년 광저우와 파리를 거쳐  8월 20일부터 10월 5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문화 샤넬전>을 기획한  인물이다.  올해로 6번째 전시를 기획하다 보니  그는 누구보다 샤넬을 깊이 연구하고 탐구한 명실공히 샤넬의 삶과 역사에 정통한 전문가다.   지금까지 이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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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ht & Issue] 2014 강정대구현대미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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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현대미술의 발판을 넘어 <강정대구현대미술제>가 어느덧 3회를 맞았다. 2012년 물문화관 디아크(The Arc)와 시민공원이 강정고령보 근처에 자리 잡으면서 강정 대구현대미술제가 첫발을 내디뎠다. 거대한 활 모양의 디아크가 위용을 뽐내는 문화공원 일대는 첩첩이 둘러싼 산을 배경으로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이루고 있다. 올해 <강정대구현대미술제>는 지난 8월 하순 ‘강정에서 물·빛’이란 타이틀로 개막해, 9월 21일까지 성황을 이루며 거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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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Art Space]

토탈 (4)

  8월 25일부터 10월 19일까지 토탈미술관에서 열리는 <문타다스: 아시안 프로토콜전>은 안토니 문타다스의 첫 번째 한국 개인전이다. 이 전시에서는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의 큐레이터, 건축가 등과 벌인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50여 개의 키워드를 각국의 문화, 사회, 정치 등의 상황과 관련지어 재조합한 사료와 공/사적 공간비교 등을 펼쳐낸다. 1942년 스페인에서 태어난 문타다스는 다양한 환경 요소와 관련해 그 안에서의 소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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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광주비엔날레 2014 – 터전을 불태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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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을 불태우라 베일에 가려졌던 <제10회 광주비엔날레>(9.5~11.9)의 진면목이 드디어 공개됐다. 총감독 제시카 모건이 제시한 이번 광주비엔날레의 화두는 파괴와 생성. 그녀는 창조적인 생성을 위해선 기존의 제도와 관념, 체제, 규범을 과감히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습화된 모든 가치와 낡은 이념을 활활 불태워 없애버려야만 과거와 완전히 결별할 수 있다. 이런 의도에 걸맞게 출품작 90% 이상이 광주비엔날레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의 작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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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광주비엔날레 2014 – 냉정과 열정 사이, 차갑고도 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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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미술비평 한 해 걸러 비엔날레가 다가올 때마다 나는 처음으로 광주비엔날레를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기억에 취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비엔날레를 떠올리면 마음이 심란해지기 일쑤다. 생각해보면 1990년대 비엔날레를 관람한다는 것이 특권처럼 느껴진 적이 있었고 한국에서 세계적 작가들의 작업을 보는 쾌감도 남달랐다. 세계화를 표방한 문화 정책에 의해 설립된 광주비엔날레는 한국을 넘어 다른 세계, 문화, 이야기를 경험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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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광주비엔날레 2014 – 터전을 불태우라, 살아있는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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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아  독립 큐레이터   <터전을 불태우라>는 문자 그대로 불태움과 변형, 말소와 혁신, 구속과 투쟁, 소비와 소외, 상실과 회복, 젠더와 성정치, 실재와 가상, 도시와 이민 등 사회적 규범들과 예술의 관계 속에 나타나는 저항과 도약의 이미지들로 꽉 차있다. ‘불’과 ‘집’, 그리고 ‘태우다’라는 반복되는 주제를 통해 부각되는 문화 정체성, 다양한 문화권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의 반복과 재구성, 과거 작품의 재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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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Topic] SeMA Biennale Mediacity Seoul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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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osts, Spies, and Grandmothers 올해로 8번째를 맞이한 <SeMA 미디어시티서울2014>(9.2~11.23)는 미디어라는 매체보다는 주제를 강조한다. 아시아에 대해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과연 아시아란 하나로 답할 수 있는 개념인가? 전시 제목이기도 한 ‘귀신 간첩 할머니’를 통해 해독해야 할 주술, 암호, 방언과 기억해야 할 섬과 산 같은 장소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 시대 모호해진 아시아의 정체성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귀신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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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 Theme] The Art of ‘Dansaekh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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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單色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근래 국제갤러리의 <단색화의 예술전>(8.28~9.19)와 우양미술관의 <고요한 울림전>(8.12~10.12) 등 단색화와 관련한 전시가 잇달아 열리면서 이를 두고 어떤 현상으로 파악하려는 의도가 이곳저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단색화’는 극대화된 모더니즘의 표상으로 여겨지면서 서구의 미니멀 회화나 일본의 모노하 등과 비교된다. 그러나 단색화는 동시대의 사회적 고민과 유리된 유미주의적 태도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는다. 분명 시점의 차이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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