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 자연 대 자연 송창&유근영

화이트블럭_자연대자연 (2)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2014.10.17~2014.12.14 송창과 유근영의 <자연 대 자연>은 철학자들이(혹은 인류가) 자연을 인식하고 사유해 온 두 개의 신화적 사건을 배치한 것으로 읽힌다. 신화의 탄생지에서 신의 실체는 대체로 무수한 대자연의 사건과 인간의 사건들 사이에서 빛을 발한다. 엄청난 스펙터클의 자연적 사건들은(축복보다는 재앙의 경우가 더 많다) 나약한 인간으로부터 신의 절대성을 상승시키고, 반면 전쟁과 사냥에서 벌어진 인간적 사건들은 영웅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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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이동기 무중력

현대_이동기 (1)

갤러리 현대 2014.11.20~2014.12.28 이동기 하면 생각나는 것은 ‘비주관적 작품’이다. 그리고 대중문화와 팝아트. 지금까지 그가 경계하고 저항했던 것을 필자가 억지로 말을 만든다면 ‘개념미술적 작가중심주의’가 아닐까 한다. 먼저 이동기는 서구 개념미술에 반기를 든 제프 월(Jeff Wall)을 이야기한다. 개념미술에서 출발한 월은 그 한계를 절감하고 대중문화(광고판)와 작품의 물리적 크기에 주목했다. 즉 공허한 개념을 떠나 실제 작품을 보고 느끼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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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김효숙 꿈의 도시, 적당한 거리

1.김효숙_꿈의 도시_oil, acrylic on canvas_227×363cm_2011~2014

관훈갤러리 2014.11.26~2014.12.16 허물어지고 해체되어 무중력 상태의 파편들처럼 뒤죽박죽 섞이는가 하면 회오리가 지나간 듯 부유하는 난장 속 건축 현장, 그 속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정체불명의 잿빛 사람들이 주춤거리며 배회하듯 서성인다. 김효숙의 회화에서 자주 목격되는 이러한 상황에는 일말의 따뜻한 기운이나 위로, 유머조차 담겨있지 않으며 그렇다고 노골적인 냉소도 드러나 있지 않다. 다만 산산이 흩어진 잔해더미를 통해 존재의 파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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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이샛별 인터페이스 풍경

자하_이샛별 (1)

자하미술관 2014.12.5~1.4 이샛별의 작품에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많은 도상이 등장한다. 도상들을 한 화면에 접어 넣는 방식은 다양하다. 2층의 작은 작품들에서는 가지 많은 나무 뒤에 신원미상의 인물들을 얽어놓았고, 1층의 큰 작품들에서는 병풍처럼 펼쳐진 면들에 여러 기원을 가진 불연속적 이미지가 병렬된 유화가 있으며, 아크릴로 그린 작품은 위아래로 긴 풍경 형식을 취하면서 군데군데 여러 도상을 삽입한다. 계통수처럼 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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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김성수 얼굴없는 장소들

갤러리 스케이프 2014.11.5~2014.12.19 세상을 살아나가는 것은 삶의 조각을 묶어나가는 것이다. 조각글들을 묶어 한 권의 책을 만들고, 조각 이미지들을 묶어 하나의 전시를 만드는 것처럼. 살아가며, 어느 정도까지는 묶는 행위가 어렵지 않다. 그러다 삶의 조각을 맞춰나가는 일이 점점 힘들어진다. 그리고 알게 된다. 세상이 우리를 허락할 때만 조각을 끼우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그림을 그리는 것도 조각을 묶어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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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차승언 아그네스와 승환스

살롱드에이치_차승언 (1)

살롱드에이치 2014.11.27~2014.12.23 줄 매기의 달인 차승언이 작정하고 직조기에 앉았다. 대학에서 섬유미술을 전공하고 미국 유학을 통해 회화와 설치작업으로 변화를 시도한 차승언은 귀국 이후 2011년 첫 개인전에서 설치와 퍼포먼스, 비디오 등의 작업을 선보였다. 이때 작업의 주제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살아가는 태도 등에 대한 성찰을 투명 줄이나 검은 실 등으로 가시화하는 것이었다. 이후 2012년 무렵부터 장르적으로는 복고적이며, 양식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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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금민정 격.벽.

세줄_금민정 (4)

갤러리 세줄 2014.12.11~26 2층 전시장에서 상영되는 5편의 영상 속에는 붉은 벽돌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격벽을 배경으로 춤을 추는 무용수와 움직이는 격벽이 담겨 있다. <역사가 된 세트장을 위한 연출_격벽장>이 전체 구조가 부채꼴임을 알게 해주는 조감도라면, 나머지 4편의 영상은 다양한 시점에서 포착한 모습을 상하 또는 좌우 대칭으로 배치한 2채널로 보여준다. 영상 속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은 동이 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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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김윤철 백시(白視)

루프_김윤철

대안공간 루프 2014.12.8~23 전시장에서 나는 ‘백시’를 경험한다. 백시(白視). 화이트아웃. 하얗게 드러남과 하얗게 지워짐의 현기증 나는 중첩. “늘 보던 말을 새삼 바라보는 눈 내린 아침”의 바쇼. 백시는 매터링을 통해 가능해진다. 매터링은 물질과 그것의 (언어적 시각적) 재현 사이에서 물질 자체로 방향을 돌려 ‘물질의 물질 되기’라는 생장의 흐름에 온몸을 맡기는 실험이자 수행이다. 김윤철에게 물질은 명사 matter가 아니라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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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매뉴얼 Part & Lavour

오산

문화공장오산 2014.11.14~2014.12.14 미술가는 작품의 아이디어를 내고, 일반 참여자가 미술가가 작성한 매뉴얼에 따라 제작한 작품으로 이루어진 전시. 종종 볼 수 있는 방식의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미술관에서 특별하게 설정한 의도와 목표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역시 드물다. 이번 전시는 “기획자가 동일한 재료들을 제시하고 작가들은 그 제한된 재료 안에서 작품을 구상”하며, “그 구상된 작품은 하나의 지시서(매뉴얼)로 제작되어 작가의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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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 리경 역전이(逆轉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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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메종 에르메스 2014.10.31~1.7 현대 건축의 거장 렌조 피아노가 디자인한 도쿄 긴자의 메종 에르메스는 건물 자체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이 대기와 빛의 변화에 반응해, 투명한 아이스큐브를 쌓아놓은 듯한 유리 표면은 한낮의 하늘과 구름의 표정을 담아내고 밤에는 실내의 불빛으로 황금색을 머금는다. 자신과 외부를 물리적으로 규정하고 구분짓는 건축물의 외피가 대기의 변화를 컨트롤하기보다 겸허히 받아들이는 까닭에 ‘빛’을 주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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