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2014 부산비엔날레 “안녕하지 못합니다”

시청 기자회견

2013년 11월 1일. 부산시청 앞마당에서는 보기 드문 사건이 일어났다. 이른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형태를 벌이는 문화예술인들의 다양한 행동과 텍스트들이 지나가는 시선을 멈추게 한 것이다. 관련부서 그리고 시장 또한 현장을 목격하고 말았다. 사태의 발단은 무엇보다 부산비엔날레 오광수 운영위원장이 규정에도 없고 합의도 되지 않은 공동감독제를 느닷없이 제안한 데 있다. 감독선정위 투표에서 과반수로 최다 득표 한 후보자(김성연, 한국)를 두고 2위(올리비에 캐플랭, 프랑스)에게 먼저 공동감독을 제안하여 수락(2013.10.10)받았고, 이후 1위에게 공동감독 수락 여부를 질문하여(10.17) 거부하자(11.21) 3위(한국) 득표자에게 의사를 물었다. 그 역시 거부하자 (11.27) 2순위를 단독 감독으로 선정했다. 어처구니없는 처사로 이 정도면 누가 봐도 막 가겠다는 것이다. 이 모든 절차는 규정에 위배되는 것으로 부산비엔날레에 대한 정기 감사(2014.2.4) 후 발표된 감사소견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이지만 지면 관계상 하나만(짧게) 인용한다.
– 공동감독제를 결정함에 있어 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음으로써 [정관 제30조(임원회의 의결사항) 1.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 4. 총회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위배함.
-운영위원장은 자신과 자신을 운영위원장 후보로 추천한 인사 및 당연직 임원 그리고 전시감독 추천위원 2명을 포함한 9명으로 전시감독선정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 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독단으로 구성함으로써 [정관 제32조(분과위원회)]를 위배하고, “당연직 이사”를 겸할 수 없도록 한 [정관 제33조 (겸직금지)]를 위배함(2013년 사업추진 및 회계 정기감사를 2014.2.4, 6 양일간 서류 및 실지, 대면감사를 통해 실시한 후 발표된 감사소견서에서 일부발췌).
이와 같이 감독선정 외에도 비엔날레 운영상 수많은 문제가 있음이 감사결과 드러났고 지역 최초로 20여 개의 문화단체가 한목소리를 내며 결집해 ‘부산문화연대’가 탄생되는 계기가 됐다. 문화연대가 주축이 되어 수차례의 공개 토론회를 열었고 성명 발표 등을 통해 문화민주주의 회복을 꾀하고 있다. 작금의 문화권력에 만신창이가 된 부산비엔날레의 상처를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예컨대, 1981년 태동한 부산청년비엔날레가 여러 계층과 작가, 그리고 시민사회에 회자될 수 있었던 가치의 원천은 지역성을 기반으로 하는 자발적 실천과 조직 운영 태도였다. 현재 부산비엔날레를 좌지우지하는, 시대에 역행하는 문화사대주의적 권력은 절대 용인하거나 방관해서도 안 될 것이다.  부산비엔날레 사태에 대해 타지역에서 SNS를 빌어 “힘내세요” “멀리서 응원 합니다“라는지지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진짜 멀리 있지 않은 사람들이 그래봤자 질 것이라는 냉소적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이기고 지는 싸움이 결코 아님을 인식하고 다음 비엔날레 그리고 그 다음의 역사 앞에 머리를 맞대고 타개책을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  부산문화연대는 비단 비엔날레의 문제만이 아니라 오늘날, 독선적 문화권력으로 병들고 침몰해가는 문화예술계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는 오만과 독선 앞에 다음과 같은 보이콧 선언을 했다.
부산문화연대는 ‘2014 부산비엔날레’에 대해 보이콧을 선언한다.(http://boycott2014.net 2014.5.1. 천명한  부산문화연대 ‘2014 부산비엔날레’에 대해 ‘보이콧’선언 관련 홈페이지 인용)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엄격하게 진행해야 할 감독선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심사를 해야 할 위원이 감독후보를 직접 추천하였고, 규정에도 없는 공동감독제를 제안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였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잘못된 결정을 수정하지 않았으며 지역 문화예술인과의 대화도 거부하였다. 단지 비엔날레 홈페이지에 유감을 표현한 것이 사과의 전부였다.
이에 부당한 절차로 선정된 감독이 진행하는 행사에 대해 문화예술인을 비롯하여 시민들이 참여하는 보이콧운동을 전개한다.
1. 부산비엔날레에서 개최하는 전시 및 행사, 스태프 및 자원봉사, 기부, 후원 등 참여 거부.
2. 오광수 운영위원장 및 전체 운영위원, 관련 책임자의 퇴진.
3. 2014년 부산비엔날레 파행 운영의 문제점과 과제의 공론화와 새로운 비엔날레를 위한 개혁 청사진 제시.
향후 대안적 비엔날레의 활동들을 통해 가난하지만 당당한 예술가의 대열에 동참하시길 바란다.

서상호·부산문화연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