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제359호

특집80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들
연탄(11.3%), 삐삐(9.3%), 공중전화(7.3%), 버스 안내양(5.3%), 시내버스
토근·회수권(5.1%). 이상은 2007년 갤럽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
상으로 ‘지난 20년간 우리 주위에서 사라진 것들, 즉, 오래전에는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잘 볼 수 없거나 잊혀진 것들로 어떤 것이 가장 먼저
생각나십니까?’를 물은 조사에서 상위 5위를 차지한 답변이다. 새로운 상
품, 건물이 사회를 언제나 진보시킨다는 이상 아래 우리의 일상 속 풍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그러나 개발은 무엇의 소멸 위에 존재한다. 최근
새로 생긴 것만큼이나 사라진 것을 기억하는 바람이 여기저기서 불고 있
다. 1980년대에 유행하던 가요의 리메이크앨범, 1990년대를 배경으로 삼은
드라마와 그 당시를 주름잡던 가수들의 컴백이 자연스러워졌다. 도시속
네모반듯한 빌딩숲보다 얼마 남지 않은 오래된 동네가 관광지가 되고,
인터넷에는 ‘00년대 생 공감’이란 키워드로 1980~1990년대 출생한 젊은
이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을 공유하는 시리즈가 유행처럼 번졌다. 지
나간 시간을 기억하고, 소멸된 것에 대해 회고하는 자세는 단순히 나이 지
긋한 이들의 ‘추억 팔이’에 그치지 않는다. 어제를 지나온 모두가 사라진
것을 곱씹는다.

미술은 익숙했으나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혹은 잊혀진 것들을 어떤 식으로
표현할까.《 월간미술》은사라진 것을 작업의 소재나 주제로 취하는 작가
7인(팀)의 작품을 만나본다. 이들의 작업은 관객에게 경험하지 못한 혹은
경험한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개발논리의 산물인 폐허라는
도시 속 공간에 대해 미술계에서 다양하게 시도되는 대처법, 최근 열린
일련의 전시에서 잊혀진 과거를 회고하는 성격을 띠는 전시도 짚어본다.
모든 것이 빨리 변화하고 쉽게 잊혀지는 지금, 생성되는것 보다는 없어진 것,
그리고 그 사라진 것들을 포착한 미술 속 기억의 책장을 열어본다. 2014년
끝에 서서, 지금 우리 곁에서 아련해져가는 것들에 대한 미술의 마주하는
법을 살펴보자.

화단의 과거사가 때늦게 정리된 까닭은… | 반이정
폐허뿐인 세상의 미술 | 함영준

편집실에서·도움주신 분들 62
모니터 광장 63

칼럼 64
나라 밖의 우리 문화재, 오해와 이해 | 안휘준
문화예술 예산을 삭감할 것이 아니라 문화도 복지라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 최태만

열혈독자 67

사이트 앤 이슈 68
<제5회 한-아세안 멀티미디어 공모전> 아세안을 주목하라! | 김미진

핫 아트 스페이스 70

특집 80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들
화단의 과거사가 때늦게 정리된 까닭은… | 반이정
폐허뿐인 세상의 미술 | 함영준

전시 초점 100
<어부들展> 개념과 형식으로 무장한 포스트민중미술 대표주자 | 조습, 최범

화제의 전시 108
<도날드 저드展> 존재하는 모든 것은 특수하다 | 정은영
<2014 창원조각비엔날레>지역주의 비엔날레의 씨앗 | 김준기

스페셜 아티스트 122
유근택 지금 여기, 우리 삶의 행복은 오늘에 없는가 | 전영백

작가 리뷰 128
남경민 이상한 방, 낯선 작업실 | 박영택
이규선 文人畵를 지향했던 추상화가 | 장준구

뉴 페이스 2014 134
전희경 천국보다 낯선, 무릉도원보다 익숙한 | 황석권
이병수 극지에서 예술가는 무엇을 하는가? | 이슬비

전시리뷰 138
<무빙트리엔날레>&<부산비엔날레>·류장복·김호득·강승희·저온화상
·차종례·권경환·이강원·오치규·장은의·김민호·안옥현·김길후

프리뷰 152
전시표 156

월드 리포트 162
<Manifesta 10>신 냉전의 장벽 앞에 멈춰 선 <마니페스타> | 백기영

월드 토픽 168
<프리즈 런던 2014> 명실상부한 아트페어의 바이블 | 지가은

강성원의 인문학미술觀 3 174
예술의 사회적 역할 예술은 정치적이다 | 강성원

김신의 디자인 에세이 5 182
디자이너에게 너무 큰 걸 기대하는 건 아닌가? | 김신

아트북 184
아트저널 186
독자선물 192
편집후기 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