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09 표지

감히 바란다

이번호까지 헤아려서 지금까지 170권의 책을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들어 왔다. 작년 10월 편집장이 된 후로는 열한 번째 책이다. 10권 째도 아니고 12달 한 바퀴를 돈 1주년도 아니다. 그냥 11번째란 말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10진법을 기준으로 뭔가 특별한 기념일을 삼아 따지는 것을 좋아한다. 백일잔치부터 시작해, 만나거나 이별한지 100일, 무슨무슨 10주년, 아무개 탄생 100주년 등등.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에 리움 개관 10주년에 맞춰 특집기사를 만들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리움과 좀더 가까워지기를 바란다. 한국 미술계에서 리움이 차지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고 막강하다. 그야말로 적수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드러내지는 못하고 뒤꽁무니에서 괜히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사적인 술자리에서 가끔 리움에 대한 볼멘소리를 듣곤 한다. 그들은 주로 ‘명품, 고급, 폐쇄적, 권위적, 부자, 스타작가’ 같은 수식어를 동원하면서 침을 튀긴다. 하지만 하나씩 따지고 보면 그런 불평불만은 하나같이 무책임한 투덜거림에 지나지 않다. 정작 어떤 직접적인 피해를 당했거나 손해를 입지도 않았으면서 (실체도 없이)막연히 아쉽다며 서운한 감정을 내뱉을 뿐이다. 나는 거기다 대고 이렇게 말한다. “괜히 쓸떼없는 참견 말고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고. 나라고 왜 못마땅하거나 불만이 없겠는가? 다만 잠자코 있는 이유는 리움 전시를 통해 누리는 안복(眼福)과 미적체험의 기회에 대한 만족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국공립 미술/박물관이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능과 역할을 리움이 어느 정도 대신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리움의 존재감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런 것처럼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라이벌 없는 경쟁은 긴장감이 떨어지고, 견제 없는 독주는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감히 바란다. 한국 미술계에서 리움과 제대로 한번 맞장뜰 만한 라이벌 미술관이 하루속히 생기기를.
다시한번 지난 10달의  《   월간미술》을 되돌아본다. 내심 걱정했던 바와 달리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상궤도에 안착했다고 자평한다. 예전에 비해 파격적으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그래도 세세한 부분에서 조금씩 변화를 모색해 왔다. 이런 성과가 있기까지 무엇보다  맡은 일을 헌신적으로 묵묵히 성실하게 (133.3%)달성해준 기자들과 포토그래퍼 그리고 디자이너의 공이 크다. 황석권 이슬비 임승현기자는 각자 전공과 관심분야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해 냈다. 포토그래퍼 두 명은 사진 본연의 역할과 기본에 충실하면서 생생한 현장 기록과 인물 포착에 주력했다. 편집디자이너도 마찬가지다. 책의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크리에이티브로서의 고유한 컬러를 발산하고 있다. 이처럼 책을 만드는 주체가 의기투합해 한권의 책은 매달 내놓는다. 모든 책의 완성은 독서! 이제 나머지는 독자의 몫이다.

편집장 이준희  dam2@unitel.co.kr

contributors

박민선박민선 삼성미술관 리움 홍보팀장

7월 플라토에서 열린 <스펙트럼-스펙트럼전> 이후 리움 측은 3주간 미술관 문을 닫고 개관 10주년 기념전 <교감> 준비에 힘을 쏟았다. 이어 10월 진행되는 공식적인 10주년 행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에 근무한지 올해 20년째를 맞는 박 팀장은 홍보 업무를 시작하고 리움 개관 이래 가장 큰 행사라며 기대도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부터 취재 협조까지 홍보 업무를 총괄하면서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씩씩한 에너지를 잃지 않으며 기자들을 환대해 주었다. 모든 행사를 성공리에 마치시고 에너지를 200% 충전하시길.

 

 

이종률문원원장이종률 중남미한국문화원 원장

외교부 소속 참사관 신분이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문화부 공무원 역할에 가까웠다. 중남미 30여 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아르헨티나에만 있는 중남미한국문화원을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을 최전선에서 진두지휘 한다. 유창한 스페인어로 <동시적 울림전> 취재를 적극 도와줬다. 덕분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유서 깊은 공연장에서 탱고가 아닌 현대무용을 관람하기도 했다.《  월간미술》의 오랜 독자인 부인은 미술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과 문학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 애정이 각별했고, 민간외교사절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li zong color이동림 포스갤러리 디렉터

2010년에 베이징 798예술단지에 들어선 포스갤러리의 디렉터. 애니메이션 제작사 CHOCO프로듀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베이징에서 만난 그녀는 전시 준비로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때로는 세심하게 주변을 챙기고 때로는 화통하게 대규모 교류전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 포스갤러리는《  BAZAAR ART》에서 꼽은 중국 신진 갤러리 TOP5에 들어 입상하는 등 중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여장부다운 그녀의 포스가 갤러리를 움직이는 강력한 포스의 원천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