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1501표지

창작과 비평의 조화

이번 호부터 책의 형식, 즉 디자인을 살짝 바꿨다. 우선 본문 글씨 크기를 조금 키웠다. 때문에 각 꼭지별로 글 분량이 약간씩 줄어들었다. 글씨가 너무 작다는 의견을 종종 들었던 탓도 있고, 글 쓰는 필자나 읽는 독자 모두에게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 또한 없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용마저 느슨해지지는 않았다. 필자 섭외부터 사진하나 선택까지 더욱 심사숙고했다. 이 밖에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구석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이 모든 게 결국 책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어떤 평가와 반응이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그리고 예전 ‘리뷰’ 꼭지에 ‘크리틱’이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대신 ‘리뷰’는 ‘크리틱’과 ‘프리뷰’ 사이에 사진 한 컷으로 간략히 처리했다. 부언하자면 ‘크리틱’ 꼭지는 여기에 선정된 작가/전시 보다 이론가/비평가에게 방점을 찍고자 하는 의도에서 개발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비평’의 기능과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자 함이다. 지금까지 ‘리뷰’는 해당 전시의 이해당사자, 즉 작가 개인이나 전시기획자 혹은 갤러리나 미술관 관계자 위주였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거기에 선정된 것만으로 뭔가 특별한 대접(?)을 받거나 마치 좋은 전시로 공인받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앞으로 ‘크리틱’은 선정된 전시보다 글 내용과 필자에 권위가 실릴 것이다. 어떤 전시가 됐던 날카로운 분석과 냉철한 비판을 수용할 것이다. 이른바 ‘주례사 비평’을 지양하겠다는 말이다. 아무래도 이번이 처음이라 그 성과가 단박에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회를 거듭할수록 꼭지의 성격이 차츰 부각될 것으로 기대한다.
창작하는 작가도 그렇지만 특히 미술이론을 전공한 사람은 몇 배 더 먹고살기 힘든 게 현실이다. 교수나 학예원구원 같은 안정된 직업이 없으면 더욱 그렇다. 그러니 세컨드 잡 없이 오직 전업 글쟁이로만 생계를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월간미술》은 지금까지 단 한차례 지연이나 누락 없이 모든 필자에게 소정의 원고료를 제때 지불해왔다. 이건 자화자찬이 아니다. 너무나 기본이고 당연하며 심지어 윤리적인 문제라서 하는 말이다. 하지만 제작환경이 열악한 여타 미술잡지사는 꼭 그렇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 안타깝다. 이처럼 대부분 미술이론가의 원고료 수입은 불안정하다. 게다가 너무 헐값이다. 조속히 정상적으로 현실화되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창작과 비평의 조화가 이뤄지고 궁극엔 우리 미술 판의 생태계가 건강해질 것이다.
편집장 이준희 dam2@unitel.co.kr

contributors

MM_CT이태호
명지대 교수, 문화예술대학원장
테마기획 <공재 윤두서>의 기획 단계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열린 동명의 전시를 제안한 주역이다. 2014년 12월 24일 진행된 ‘공재 윤두서에 대한 모든 것’ 제하의 강연은 인산인해였다는 후문. 특별히 《월간미술》을 위해 새롭게 발굴한 윤두서 일가의 작업을 소개해 주었다. 한 편의 글에 아쉬움이 남는 독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진경산수화에 등장한 실경을 직접 답사한 연재글을 《월간미술》을 통해 곧 만날 수 있다.

 


IMG_0727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2012년에 이어 올해에도 예술과 과학의 접점을 탐구하는 비엔날레급 행사 <프로젝트대전 2014>를 진두지휘했다. 미술전문지 《가나아트》 기자로 미술계에 입성해 사비나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서 일했다. 민중미술, 분단미술, 공공미술, 액티비즘 등을 주제로 공공영역에서 예술적 실천을 위한 다수의 전시기획과 미술 평론활동을 선보였다. 2007년 석남미술상 젊은 이론가상을 수상했다.

 

임근혜임근혜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
작가 리경의 일본 개인전 소식과 <아프리카 나우>에 대한 주요 정보를 제공해 줬다. 홍익대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큐레이터십 석사 학위를 받고 돌아와 2009년 영국 현대미술을 다룬 《창조의 제국》(지안출판사)를 냈고 3년 후에 개정판을 출간했다. 다시 유학길에 올라 영국 레스터대학 박물관학과에서 ‘한국의 문화정책과 미술관 운영’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