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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이미지 페인팅

뉴 이미지 페인팅 New Image Painting(영)

‘뉴 이미지’란 마샬Henry Richard Marshall이 기획하여 1978년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회 <뉴 이미지 페인팅>에서 파생된 명칭이다. 이 전시회는 본질적으로 다른, 여러 양식의 미술을 아무렇게나 모아놓았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매우 중요한 현상 두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1960년대의 미니멀 아트*가 10여년간 지속된 후 주제를 알아볼 수 있는 구상 이미지의 재등장, 그리고 둘째는 10여년간 지속되어 온 대상이 없는(non-objects) 개념미술* 이후 전통적인 캔버스* 회화형식으로의 복귀이다. 뉴이미지 회화의 선구자는 과거에 추상표현주의* 계열의 작품활동을 한 거스통Philip Guston(1913~1980)이다. 1970년에 이르러서 거스통은 색채가 어른거리는 듯한 추상을 버리고 비극에 직면한 인간 희극을 만화* 같이 묘사하는 독특한 작품을 그리게 되었다. 어떤 뉴 이미지 화가도 거스통의 개성적인 양식을 모방하지 않았지만 그의 대담한 기발함은 촉매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뉴 이미지 화가 개개인은 각기 독자적인 작품 방향을 설정했으나, 그들의 작품들은 대부분 추상적인 배경 속에서 대상이 서서히 드러나는 효과를 창조했다. 예를 들면 로덴버그Susan Rothenberg(1945~ )가 스케치풍으로 그린 말, 아프리카노Nicholas Africano의 아주 작은 인물들, 모스코비츠Robert Moskowitz(1935~ )가 실루엣*으로 처리한 대상 등은 본질적으로 추상적이며 회화적인 배경 안에 들어 있다. 뉴 이미지 화가로 분류되는 다른 미술가들은 보다 개념주의적인 접근방법을 적용시켰다. 제니Neil Jenney(1945~ )는 이미지를 화면 위에 그린 것은 물론 익살스럽고 설명적인 제목을 그림틀 위에 적어 넣었다. 바틀릿Jennifer Bartlett(1941~ )은 강철판 위에 그림을 그렸는데, 같은 주제를 각기 다른 양식으로 여러 번 시도하여 추상과 재현*의 회화적 언어를 체계적으로 탐구했다.
이렇게 각기 다른 미술가들을 한 데 묶어 그 성격을 일반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나 이들의 화풍은 추상표현주의와 그 이후의 혼란스러운 작용과 반작용의 다양한 결과로부터 나온 것이다. 즉 이들은 선별, 고립, 단순화, 결합 혹은 제시 따위의 매우 개별화된 과정을 통하여 새롭게 활기를 부여한 형상을 선택함으로써 자신들을 구별시키고 있다.
따라서 뉴 이미지 페인팅의 독창성은 양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과거로부터 차용한 것을 결합하고 혼합하는 특이한 기법과 이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뉴 이미지 회화는 구상 이미지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는 점에서, 그리고 스티어Pat Steir의 경우처럼 역사를 주제의 원천으로 차용한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을 예고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