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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동경 銅鏡 tong-jing(중)

청동으로 주조한 고대의 거울. 동판의 표면을 잘 다듬고 문질러 얼굴을 비쳐볼 수 있게 한 것으로 뒷면은 꼭지와 여러 장식문양이나 길상(吉祥)적인 문구를 넣었다. 동경의 형태는 크게 원형, 방형(方形), 화형(花形), 능형(稜形) 등으로 나뉜다. 동경은 중앙의 꼭지(鈕)와 꼭지를 둘러싼 유좌(鈕座), 유좌를 다시 감싸고 동경의 주요 무늬가 장식되는 내구(內區), 동경의 제일 바깥쪽인 연(緣)으로 구성된다.
최초의 동경은 기원전 2천년경의 제가(齊家)문화의 묘에서 출토되었고 시기는 신석기시대 말기와 하왕조의 교체기에 속한다. 전국(戰國)시대에 들어 성행했는데 ‘전국경(戰國鏡)’이라 불린다. 이전까지는 대체로 주술적인 성격이 강했으나 전국경이 되면서 화장구(化粧具)로서의 기능을 하기에 이른다. 가볍고 모양이 정교하며 문양이 기하학적이다. 한대(漢代)에 유행했던 ‘한식경(漢式鏡)’은 도안 제재가 풍부하고 길상의미의 명문*(銘文)을 가진 것도 있다. 동경은 위진 남북조(南北朝)시대에 쇠했다가 당대(唐代)에 부흥하여 성행하였는데, 조형이 다채롭고 제작이 정교했다. 또한 금은 평탈*(平脫)과 나전 등 화려하게 장식된 동경이 출현했다. 송대(宋代) 이후 동경은 날로 쇠퇴하였다. 뒷면에 꼭지가 치우쳐 달린 다뉴경(多鈕鏡)은 중국 동북부와 연해주, 한반도를 중심으로 성행하였고 일본에도 전해졌다.
한국에서는 청동기시대의 다뉴세문경*을 비롯하여 낙랑지역에서 출토되는 한식경과, 무녕왕릉에서 출토된 〈방격규구신수문경方格規矩神獸文鏡〉, 황룡사지의 목탑 심초석에서 나온 〈한경계漢鏡系 동경〉 등이 있지만, 동경은 고려시대에 가장 활발히 제작되었다. 다양한 종류의 동경이 많이 출토되었지만, 출토상태가 분명치 않아 연구에 어려움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