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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주의

미래주의 未來主義 Futurism(영) Futurismo(이)

20세기초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일어난 일련의 아방가르드* 예술운동으로서 미술뿐 아니라, 시, 음악, 연극, 문학 등 예술 전반에 걸쳐 대두된 움직임이었다. 시인인 마리네티Filippo Tommaso Marinetti(1876~1944)가 1909년 2월 20일자 파리의 일간지 《르 피가로Le Figaro》에 최초로 <미래주의 시(時) 선언>을 발표한 것이 효시가 되었다. 이듬해인 1910년 3월 8일 보치오니Umberto Boccioni(1882~1916), 카라Carlo Carra(1881~1966), 세베리니Gino Severini(1883~1966), 루솔로Luigi Russolo(1885~1947), 발라Giacomo Balla(1871~1958) 등 다섯 명의 화가들이 트리노의 키아레라 극장에서 3천 명의 관중 앞에서 <미래주의 화가 선언>을 공표하면서 미술 운동으로 전개되었다.
이들은 “우리가 화폭 위에 재현하고 싶은 것은 역동적 세계의 고정된 한 순간이 아니라, 세계의 역동성 그 자체이다”라고 선언하면서, 일체의 과거를 청산하고 속도와 다이내믹한 힘이 넘치는 기계문명의 표현을 강력히 주장했다. 1912년에는 <미래주의 제2차 선언>과 보치오니에 의한 <미래주의 조각 선언>이 뒤를 이었다. 제2차 선언문에서는 회화의 고전적 기교를 공격하면서 이를 분리파* 미술의 피상적 모더니즘*이라고 명명하였다.
과거와 전통을 거부하고 대신 새로움과 젊음, 기계, 운동, 힘, 속도를 찬양하였던 미래주의 작가들은 “세계는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더욱 풍요로워졌다. 그것은 바로 속도의 아름다움이다. 달리는 자동차는 사모트라스 섬의 승리의 여신상보다 아름답다”고 말한 마리네티의 사상을 회화와 조각에서 실천할 것을 표명하였다. 특히 미래주의는 구상 회화에 움직임을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의 미(美)인 보편적 힘으로서의 다이나미즘*을 화면에서 구현하려고 시도하였다. 그 결과, 영국의 사진작가 머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1830~1904)와 프랑스의 생리학자 마레이Etienne-Jules Marey의 사진기술과 고속촬영 등 동시대의 과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공간 속에서의 다이내믹한 연속성을 포착함으로써 동시성(simultaneity)*을 실현하였다.
즉 공간과 시간 속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소리, 빛, 운동 등을 회화에 가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이탈리아의 미래주의는 보치오니가 사망한 1916년 이후 지속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의 역동성과 동시성* 개념은 라리오노프Mikhail Larionov(1881~1964)나 곤차로바Natalia Goncharova(1881~1962), 말레비치Kasimir Malevich(1878~1935) 등의 러시아 작가들과 영국의 보티시즘*에 영향을 주었으며, 과격한 선동 기법과 우상파괴주의, 반전통의 정신은 다다*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