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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아집도

서원아집도 西園雅集圖

동양 고사인물화의 한 화제(畵題). 북송北宋의 원우 원년(元祐, 1086) 변경汴京(開封을 가리킴)에 있는 왕선王詵(우앙 시앤)의 저택 서편 정원에서 소식蘇軾(쑤 스, 1036~1101), 채조蔡肇(차이 자오), 이지의李之儀(리 즈이), 소철蘇轍(쑤 저), 황정견黃庭堅(후앙 띵지엔, 1045~1105), 이공린李公麟(리 꽁린, 1040~1106), 조보지趙補之(자오 후즈), 미불米芾(미 후, 1051~1107) 등 16인(진사도陳師道(츠언 스따오)를 넣어 17인이라고도 함)의 문인 묵객이 잔치를 벌이며 풍류를 즐겼다는 고사에서 비롯되었다.
이공린이 이 정경을 그림으로 그리고 미불이 찬(贊)을 썼다고 한다. 그러나 그림은 전하지 않고 미불이 쓴 찬만 법첩*(法帖)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역사상의 유명한 문사들을 숭상하는 화제로 많은 회화작품이 그려졌다. 마원馬遠(마 위엔)이 그린 것(캔사스시티 넬슨미술관)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그외에 명明의 구영仇英(처우 잉), 우구尤求(이어 치어우)의 그림(모두 대북 고궁박물원)이 있다.
한국에는 18세기 이후 작품들이 남아 있다. 김홍도金弘道의 <선면서원아집도扇面西園雅集圖>에는 문인 강세황姜世晃(1716~1791)의 제발(題跋)이 적혀 있다. 여기서 강세황은 송대(宋代) 문인들의 풍류장면에 대해 “인간세상에 청광(淸曠; 맑고 밝음)의 즐거움이 이보다 나은 것은 없다. 아아, 명리(名利)의 마당에 휩쓸려 물러갈 줄 모르는 자는 어찌 쉽게 이것을 얻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함으로써 문인들의 고아하고 아취있는 아집(雅集)에 대한 동경을 표현하였다. 서원아집도는 조선시대에서도 즐겨 그려진 화제인데, 남아있는 작품 중 김홍도의 <선면서원아집도>를 비롯해 <서원아집도西園雅集圖> 등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