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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파눙

슈파눙 Spannung(독)

원래는 긴장, 전압(電壓) 등의 의미를 갖는 말로, 조형미술에서는 점이나 선에 내재된 힘, 색채의 수축과 팽창 등 어떤 장면의 구성요소들의 상호관계로부터 발생하는 긴장감을 가리킨다.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1866~1944)가 즐겨 쓴 개념으로, 그에 따르면 회화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것은 형태의 외형이 아니라 형태가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힘이며, 이 힘이 바로 슈파눙이다. 내적으로 조직된 슈파눙의 총계에 의해 작품 내용이 표현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순한 하나의 점은 구심적(求心的) 슈파눙을 가지고, 직선에는 2개의 슈파눙이 있으며, 곡선은 3개 이상의 슈파눙을 포함한다는 식이다. 색에 대해서도 진출성과 후퇴성, 수축성과 팽창성 등은 색의 슈파눙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슈파눙은 구성요소의 대감각적(對感覺的) 성질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슈파눙 관계에 중점을 두는 구성법은 아카데믹한 구도법과는 그 관점이 다르다. 회화뿐 아니라 모든 조형 작품에도 적용가능한 개념이긴 하지만, 오늘날에는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으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