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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교 도상학

라마교 도상학 Lamaist Iconography(영)

티베트 불교미술의 조각*, 회화*에 보이는 여러 불존의 형태는 원칙적으로 인도 후기 밀교의 탄트라* 성전에 근거를 두고 있지만, 거기에 지역적인 변용이 첨가되어 독자적인 도상학*을 이루고 있다. 라마교의 세계관에는 만물의 근원적인 존재라고 일컬어지는 본초불(本初佛)로부터 5불이 나오고 이 5불에서 일반의 여러 불, 보살, 제천을 비롯해 현상세계의 사물이 유출되어 나온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라마교의 여러 존상은 계통적으로 5불에 속하며, 이를 부주(部主, 각 부를 주재하는 불)로 하여 색채나 외형 등이 비슷하거나 머리에 부주의 소상이 붙기도 한다.
라마교 도상의 기본이 되는 5불의 명칭은 다음과 같다(표 참고). 라마교의 제존은 형태상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①본초불:지금강(指金剛)금강, 살타, 보현 등. ②5불:표의 5불. ③명비:표의 5명비. ④불:가섭(迦葉), 연등(燃燈), 석가(釋迦), 미륵(彌勒), 약사(藥師) 등 인간의 모습을 한 것도 있다. ⑤보살:관음, 문수, 지장 등으로 이들은 온화한 표정을 짓는다. ⑥염지불(念指佛):헤바주라, 산뒤 등. ⑦호법존:성천녀(聖天女), 마하카라, 야만탄카 등 만다라의 수문장. ⑥과 ⑦은 다면다비(多面多臂)로서 분노형을 띤 것이 많다. ⑧여존(女尊):변재천(辯才天), 백산개(白傘蓋) 등 분노형을 띤 것도 있다.
이 이외에 사계절의 신도 있다. ⑨제천(諸天):다키니, 용신(龍神, 나가), 금시조(金翅鳥, 가루다) 등. ⑩지방신(地方神):부(富)의 신, 동물의 신, 하신(河神), 산신(山神), 야차(夜叉) 등. ⑪조사상(祖師像):파드마산바바, 촌카바 등 역사상 실재했던 라마교의 조사. 이상 라마교의 제존은 색채, 법구, 대좌, 좌법(asana), 인계, 명비의 유무 등에 의해 식별되지만 전거가 되는 인도 밀교의 성전, 의궤와 엄밀하게 대응하지 않으므로 판정이 곤란한 경우가 있다.

라마교 미술

라마교 미술 Lamaist Art(영)

티베트 불교 미술. 라마교는 티베트 본토뿐만 아니라 히말라야 산맥 주변의 서 티베트, 라다크, 네팔, 시킴, 부탄 외에 중국 본토와 티베트 지방이 접하는 지역, 북쪽으로는 몽골 고원 일대로부터 중국 동북 지방에 걸쳐 광범위하게 신봉되었다. 이들 각 지역에는 모두 같은 수준의 라마교 미술이 발달했다.
라마교에는 우주의 근원적인 원리를 불격화(佛格化)한 본초불 이하 많은 수의 존상으로 된 판테온(panthéon, 제존의 체계)이 있으며, 개개의 존상을 조상하는 것 외에 판테온 전체를 벽화*나 금동상 등으로 나타내는 예가 있다. 이와 같은 조상의 예는 불교도상학*에 나타난 산발적인 조상의 예보다 훨씬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자료를 제공한다. 어느 책에서는 이 존상들을 약 21항목으로 분류하였는데, 그 중에는 대비밀불(大秘密佛), 오방불(五方佛) 등 여러 종류의 현교적인 불(佛)이나 비밀불, 35(참회)불, 7약사불, 여러 종류의 보살, 구도불모(救度佛母, 多羅), 그 외의 불모(女神)들이 있고 호법신, 호법여신, 십팔나한, 인도 이래의 현교의 조사들 등이 포함되어 있다. 자주 나오는 금강수(金剛手)나 다수의 다키니 등도 이들 항목 속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제존은 유화형과 분노형으로 나누어지고 또 단신과 쌍신포옹으로 나누어지지만, 라마교에는 분노형이나 쌍신포옹형이 매우 많다. 한 화면에 주존을 중심으로 제존을 중첩해 그려 나무와 같은 형태를 한 것을 쏘크신(tshogs-śin, 集會樹)이라고 한다. 대좌*나 수인*(手印, mudrā)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촉지(觸地), 설법(說法), 선정(禪定), 시무외(施無畏), 여원(與願)의 다섯 가지 인(印)이 가장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7보(七寶)나 8길상(八吉祥; 白傘蓋, 魚, 具, 蓮華, 幡, 甁, 法輪, 吉祥結) 또는 그 외의 문양이 흔히 쓰여지고 공양구나 지물*(持物)도 종류가 풍부하다.
만다라*는 라마교 사원에 그려질 뿐만 아니라 흙, 쌀, 금속을 사용하여 입체적으로도 표현된다. 사원의 대전 안벽은 불전도*나 호법신상으로 장식되는 경우가 많고 전면 바깥벽에는 주로 생사륜*이나 수미산 또는 사천왕*의 그림이 보인다. 경내의 곳곳에는 여러 가지 마니통*(嘛尼筒, mani-hkhor)이 놓여 있다. 법회에는 가면무용(hcham)이 공연되며 여기에 등장하는 불, 보살, 호법신, 연화생조사(蓮華生祖師) 등의 가면이나 악기는 각지의 사원에 보존되어 있다.
이상의 벽화*나 존상 혹은 그 외의 미술 공예품은 티베트 중부 지방 및 동부의 여러 사원에서 보인다. 특히 서부 티베트의 트린, 파란, 다보, 만난 등의 여러 절에는 그 연대가 11세기까지 소급되는 우수한 작품이 있다. 몽골 고원 동쪽의 여러 절은 게르구파의 수호신 야만다카, 몽골 민족의 수호신인 마하카라Mahākālā(嘛吟喝喇; 시바)의 거대한 상이 계속 받들어지고 있다. 청해靑海 부근의 쿤붐, 라부란, 중국 북부에는 북경, 오대산, 열하, 몽골의 드론 노루, 울란바토르 등이 그 중심지이다.

라마교 신화

라마교 신화 Lamaist Mythology(영)

티베트 불교의 신화로 라마교 미술*의 소재가 되었다. 불교는 원래 무신론이므로 거의 신화가 없으나 대승불교를 거쳐 7~8세기의 탄트라 불교가 되면 유신론적 경향이 강해져 방대한 판테온(불교 제존의 체계)이 성립된다. 라마교는 말기의 인도 불교를 수입하였으므로 이들 판테온에 있는 여러 불, 보살의 신화를 모두 그대로 수용하였고, 그 밖에 힌두교의 신화도 탄트리즘을 통해 많은 부분이 도입되었다. 티베트 지방에는 우주 창조의 신화나 티베트 인의 시조를 원숭이로 생각하는 전설이 있다. 또한 선사시대의 왕조 성립에 관한 신화나 영웅신화로서의 《케사르 이야기》가 유명하고, 불교 전래에 관해서는 하늘에서 불전이 내려왔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어느 것이나 인도 및 그외 다른 나라의 신화적 요소를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마야나

라마야나 Rāmāyana(범)

‘라마의 이야기’라는 뜻으로, 인도의 2대 서사시 중의 하나이며 기원전 3세기경의 시인인 발미키Valmiki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비슈누*신의 7번째 화신(아바타라*)인 라마의 이야기를 서술한 이 서사시는 기원전 5~6세기경에 성립되었다고 하지만 계속해서 내용이 첨가되었고, 지역과 종파에 따라서 내용이 서로 다르다. 총 7권의 라마야나 중에서 첫번째와 마지막 책은 후대에 삽입된 것으로 여겨진다. 여러 판본 중 특히 북인도 지역에서 유명한 것은 시인 툴라시다사Tulasidasa가 17세기에 지은 《라마카리타마나사Rāmacaritamānasa》이다. 아요드야국Ayodhya의 왕자인 라마Rāmā가 랑카Lanka의 왕인 라바나Ravana를 물리치는 내용이 주된 줄거리이며, 라마의 동생인 락슈마나Lakshmana와 부인인 시타Sita, 원숭이인 하누만Hanuman이 라마를 도와주는 주요한 인물들이다. 이러한 라마야나의 내용은 인도 세밀화*와 사원을 장식하는 부조*로 많이 표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