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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

모사 模寫 copy(영)

원화(原畵), 원도(原圖), 원형(原型) 등 기존 예술 작품의 원작을 모방하여 그것을 재현하는 것으로 미술, 공예 등 많은 분야에서 행해진다. 회화와 서(書)의 경우는 모사, 조각의 경우는 모각(模刻)이라고 한다. 조각 공예품의 모작이나 레플리카(replica)를 포함하기도 한다. 모사의 본래 목적은 귀중한 작품의 복제를 위해서 혹은 작가의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이다. 한편 문화재의 형상과 색채를 복원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모사를 위해서는 우선 본이 되는 원본이 있어야 하며, 대개의 경우 원작을 제작한 작가에 의해선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작가가 같은 작품을 둘 또는 그 이상 만드는 경우도 있으나, 이때 기준이 되는 하나에 대하여 다른 것은 ‘레플리카’라고 한다. 레플리카는 베낀 것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부본(副本)으로서 원본으로서의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는다. 제한된 의미에서의 모사는 모사하는 이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음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각색이나 레플리카와는 구별되나, 원작을 맹목적으로 따라가지 않고 자유롭게 변경하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베낀 것이라고만 할 수 없는 그 나름의 뜻이 있는 작업도 있다. 인쇄 등에 의한 다수의 복본은 복제*(reproduction)라고 한다.
동양 미술에서 모사는 회화나 서 등의 작품을 모방해서 베끼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중국 미술에서는 전모이사(傳模移寫)라고 칭하여 중시되는데, 원본을 옆에 두고 보면서 베끼는 임모*(臨摹)와 원본 위에 얇은 종이를 놓고 투사하는 탑모(溻模)로 구분된다. 한편 서적의 엄밀한 모사에는 쌍구전묵(雙鉤塡墨)에 의한 탑본이 만들어진다. 또 원본을 보지 않고 기억으로 모사하는 것은 배림(排臨)이라 한다. 모사는 원작자의 기법이나 의도를 따라함으로써 원작을 이해하고 그 방법을 배우는데 목적이 있으며, 예로부터 미술 학습을 위해 널리 행해졌다. 일반적으로 위대한 예술가 중에서 수련기에 모사에 열중하지 않는 사람은 찾기 힘들 정도이다. 예를 들어 루벤스Pieter Paul Rubens(1577~1640)는 티치아노Tiziano(c.1485~1576)를, 푸생Nicolas Poussin(1594~1665)은 벨리니Giovanni Bellini(c.1400~1470)를, 렘브란트Rembrandt(1606~1669)는 라파엘로Raffaello(1483~1520)를 모사하였다. 미술 교육에서 모사의 가치는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 여전히 화가 지망생들이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