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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

신중 神衆

신중은 여래상이나 보살상과 같이 직접적인 신앙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신앙의 대상과 신앙인을 보호하는 의무를 지닌다. 신중은 정법을 수호하는 기능뿐 아니라 대승불교시대에는 호국의 기능까지 갖게 되었다. 신중은 원래 인도의 재래신들이 불타의 자비심에 감동되어 불교에 귀의한 후 불법의 유통과 옹호를 맹세한 성중(聖衆)을 말한다. 이후 불교가 각 지역에 전파되면서 그 지역의 토속신도 신중으로 유입되었다.
인도의 신으로는 제석천*, 대범천, 사천왕상*, 팔부신장 등이 있고, 중국의 도교적인 신인 칠성과 우리나라의 산신, 조왕신이 포함된다. 중국에서 신앙되었던 신중은 《금광명경金光明經》 〈귀신품鬼神品〉과 《재천의궤齋天儀軌》에 근거한 20천중으로 이들의 명칭은 대범천왕大梵天王, 제석천*帝釋天, 다문천왕多聞天王, 지국천왕持國天王, 증장천왕增長天王, 광목천왕廣目天王, 금강밀적金剛密迹, 마혜수라천摩醯首羅天, 산지대장散脂大將, 대변재천大辯才天, 공덕천功德天, 위태천*韋駄天, 견견지신堅牢地神, 보리수신菩提樹神, 귀자모신鬼子母神, 마리지천摩利支天, 일궁천자日宮天子, 월궁천자月宮天子, 사갈라용왕娑羯羅龍王, 염마라왕閻摩羅王이다. 명대(明代)에는 긴나라*緊那羅와 도교적인 신인 자미대제紫微大帝, 동악대제東岳大帝, 뇌신雷神이 추가되어 24천신이 신앙되었다. 한국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화엄신중이 신앙되었고 조선시대에도 민간신앙과 밀교신앙이 결합되어 크게 신앙되었다.
이러한 신중신앙은 신중탱화(神衆圖)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중탱화는 대웅전, 극락전을 비롯한 모든 불전에 봉안되는 필수적인 불화로서 불전의 내부를 향하여 오른쪽 또는 왼쪽에 모셔진다. 신중탱화에 등장하는 신중은 천부, 천룡부, 명왕부로 나눌 수 있는데, 천부(天部)는 제석과 범천, 마혜수라천을 비롯한 천(天)들이고, 천룡부(天龍部)는 위태천과 팔부중을 비롯한 무장신들이다. 명왕부(明王部)에 등장하는 신들은 예적금강과 4금강, 8보살 등이다. 이들을 표현한 신중탱화의 형식은 18세기에 정착되었고, 이후 다양한 형식의 탱화가 다수 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