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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전신 傳神

‘정신을 전한다’는 뜻의 동양회화 용어. 전신의 이론을 명확히 제시한 것은 중국 동진東晋(317~420)의 고개지顧愷之(꾸 카이즈, 346~407)가 처음이다. 고개지는 회화 창작시 여러 인물의 전형적인 정신과 마음을 파악할 것을 중시하였다. 그래야만 비로소 형(形)과 신(神)이 겸비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전신을 회화비평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이러한 전신론은 중국 회화미학의 중심이론인데, 전신을 획득하는 방법의 변화가 있어 주목된다. 처음에 고개지는 전신을 얻는 방법으로 ‘이형사신(以形寫神)’을 제기하였다. 즉 형상으로써 정신을 그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형(形)’과 ‘신(神)’을 아울러 중요시한 것이다.
그러나 송대(宋代)에 이르러 문인화론(文人畵論)이 제창되면서 ‘형’보다는 ‘신’을 중시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구양수歐陽修(어우 이앙서우)와 소식蘇軾(쑤 스, 1036~1101) 등이 제기한 ‘중신사론(重神寫論)’은 ‘형을 잊고 뜻을 얻은 작품’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이론은 ‘문인 일사(文人逸士)이어야만 기운(氣韻)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북송北宋 문인화론의 중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