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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성

정면성 正面性 frontality(영)

인물의 표현에 있어서 머리부분에서 발부분까지 인체 정면의 중심선이 수직이고 좌우대칭적으로 전개되며 나아가 표정이나 복장, 근육 등의 세부 사항들이 바로 정면에 서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찰자 쪽을 향하는 특징을 갖는 것을 말한다. 물체를 입체적인 유기체로 이해하는 능력을 결여한 정면성은 19세기말 덴마크의 예술학자 랑게Julius Henrik Lange가 만들어 낸 용어이다.
그는 초기 문명의 예술, 특히 이집트나 고대 그리스의 아르카익* 조상(彫像)들에서는 정면에서 보는 시점으로 대상을 표현한다는 특징에 착안하여 ‘정면성의 법칙(Gesetz der Frontalitat, Law of Frontality)’이라는 학설을 제창하였다. 그리스 아르카익 조각의 예를 들어, 조상(彫像)은 일직선의 중심축을 기준으로 대칭을 이루며 관람자를 향해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들은 헬레니즘* 조각과 원시미술 등에서 자주 발견되는데, 이는 인체를 관념적으로 포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되기도 한다. 특히 로마의 부조*나 비잔틴 미술*의 이콘에서는 권력이나 위엄을 표현하기 위해서 정면성을 지향하였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미 고전기에 정면을 향한 경직된 자세를 벗어난 조상이 나타나기도 하는 등 정면성의 법칙은 랑게의 주장만큼 엄격하지도, 적용 범위가 넓은 것도 아니다.
그는 정면성이 원시 미술에서 회상 이미지가 우세한 데 기인한다고 생각했으나, 오늘날에는 정면성을 시각적 접근이라기보다는 순수 이성에 의한 접근의 결과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조각가는 자신이 본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물체가 존재한다고 자신이 알고 있는 대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