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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

차용 借用
appropriation(영)

빌려온다는 의미의 ‘차용(借用)’은 미술사, 광고, 미디어 등에 이미 등장한 형상을 가지고 새로운 형상과 합성시켜 또 다른 작품을 창조하는 제작방법을 가리킨다. 차용이 하나의 방법론인 만큼 그 방식과 의미는 그것을 사용하는 작가들만큼이나 다양하지만 현대미술에서 특징적인 것은 점차 차용한 요소 및 ‘차용’ 원리 그 자체가 작품의 본질을 이루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마네Edouard Manet(1832~1883)가 지오르지오네Giorgione(1476~1510)와 라파엘로Rafaello Sanzio(1483~1520)의 구성을 빌려 오고,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가 루벤스Pieter Paul Rubens(1577~1640)나 벨라스케스Diego Rodriguez de sila Y Velasquez(1599~1660)의 작품에서 많은 부분을 따온 것처럼 과거 거장들의 작품을 인용하는 경우는 이미 자주 있었지만 빌려온 요소가 작품 구성논리의 중심이 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해밀턴Richard Hamilton(1922~ )이 대중광고들을 콜라주*하고, 워홀Andy Warhol(1928~1987)이 브릴로 상자나 캠벨 수프 깡통의 형상으로 작품을 제작한 팝 아트*에서의 차용은 창조에 대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으며, 이를 통해 현대사회에 대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하였다. 보다 최근의 차용은 미술사적 전통 작품의 지적 소유권에 도전하고 모더니즘의 독창성에 대한 숭배를 비웃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되며, 이는 모나리자의 복제에 수염을 그려넣어 가치의 전복을 기도한 뒤샹Marcel Duchamp(1887~1968)의 작업방식과 상통한다.
레빈Sherrie Levine은 에반스Walker Evans, 웨스턴Edward Weston, 로드첸코Alexander Rodchenko의 사진을 재촬영하고 몬드리안Piet Mondrian(1872~1944)의 회화를 그대로 본떠 그리는 등의 방법으로 걸작과 대가 그리고 미술사의 정의에 의문을 제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남성미술가들의 작품만을 빌려옴으로써 여성 미술가의 미술사적 위치를 재고하도록 유도한다.
쿤스Jeff Koons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도자기로 싸구려 술병과 통속적 인물상을 그대로 본떠 만들며, 살르David Salle나 슈나벨Julian Schnabel 등은 역사, 미술,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이미지들로 다층적이고 분석 불가능한 작품들을 그린다.

차이티야

차이티야 caitya(범)

불교의 예배 대상인 스투파*를 모신 성소*(聖所) 또는 사당(祠堂)이다. 최초의 사당은 나무나 짚으로 만든 건물이었으나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인도에는 마우리야 시대* 이후에 그러한 지상 건물의 형식을 본떠 만든 석굴사원들이 많이 남아 있어 원래의 형태를 짐작케 한다. 암벽을 파서 인공적으로 만든 석굴사원은 석조 건축이라기보다는 조각*에 가깝다. 초기 석굴사원의 전형적인 예로는 기원전 1세기초에 만들어진 바자Bhājā석굴을 들 수 있다. 이 차이티야 굴은 중앙부의 넓은 공간(네이브*)과 그 주위의 좁은 복도로 구성되어 있고 두 공간은 열주*로 구분된다. 석실 가장 안쪽의 반원형 공간에는 암괴를 깎아 만든 스투파가 있다. 이러한 구조는 스투파 주위를 돌면서 예배하고 사원 내에서 여러 의식과 집회가 거행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음을 말해 준다. 스투파 또한 차이티야의 한 형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차트라

차트라 chattra(범)

불교 스투파*의 정상부에 올려지는 천계의 상징으로서 ‘차타(chatta)’라고도 하며 동아시아에서는 ‘산개(傘蓋)’라고 한다.

→ ‘스투파’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