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피플] 미국 조선미술협회장 신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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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선미술협회장 신동훈

남과 북을 오가는 畵商

1988년부터 지금까지 100여 차례 북한을 직접 방문하고, 서울과 베이징, 워싱턴, 뉴욕 등에서 북한 화가의 그림을 소개해온 이가 있다. 미국 조선미술협회 신동훈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사)남북문화예술원 주최로 5월 1일부터 11일까지 월전미술관 한벽원갤러리에서 월전 장우성(1912~2005)과 북한 미술계의 두 거장 정창모(1931~2010), 선우영(1946~2009)의 그림을 선보인 <남북한 유고작가 미술 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를 가능하게 한 인물이 바로 신 회장이다.
신 회장은 어떻게 분단된 남북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었을까? 한국에서 자동차 정비 관련 일을 하다가, 1977년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현재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누구나 쉽게 북한을 방문하지는 못한다. 미국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신 회장은 1988년 워싱턴에 처음 화랑을 열었다. 당시 한국화를 미국에 소개하다가 우연히 북한에도 우리 그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그는 이후 베이징, 연해주 등 중국을 돌아다니며 북한 그림을 열심히 사 모았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가짜 그림으로 밝혀졌다. 수업료를 톡톡히 낸 셈. 그래서 그는 직접 북한을 방문해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북한화가의 진품을 구해야겠다고 결심하고 평양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북한에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았다. “당연히 북측이 비자를 쉽게 내주지 않았죠. 중국에서 쌓은 인맥을 총동원해 어렵게 첫 방북(訪北)에 성공했습니다. 처음엔 북한 미술인을 전혀 만나지 못했죠.”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끈질기게 매달린 끝에 그는 결국 당시 북한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정창모와 선우영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생전 ‘만수대창작사’에서도 유일하게 개인 작업실을 가질 만큼 각별한 대접을 받는 화가였다. 공훈예술가, 인민예술가로 불린 그들의 수많은 작품은 북한에서 국보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20여 년간 계속됐고, 그 사이 두 화가에게 그림을 직접 건네받아 소장하게 된 것이다.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의 그림은 개인의 소유가 아닙니다. 국가의 재산이죠. 그럼에도 작품을 건넨 두 화가의 결단과 용기가 지금과 같은 엄청난 드라마를 연출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정창모, 선우영 두 화가야 말로 비운의 남북분단시대 미술사의 상징이죠. 그들의 그림이 남북이 하나 되는 길에 미흡하나마 기여하고, 한반도 미술을 뛰어넘어 세상에 널리 소개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현재 신 회장은 정창모와 선우영 외에도 김상직(1934~2010), 리석호(1904~1971)의 그림 2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북한 화가들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 이제 사명이 됐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힘으로는 여러 면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작품을 우리 민족의 유산으로 남기기 위해서 한국이나 미국의 박물관이나 기관에 기부하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중국도 북한 그림을 적극적으로 수집하는데 정작 같은 민족인 한국에서는 북한 그림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미국에서 오래 살다보니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는 그는 무엇보다 남북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남북한의 문화적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북쪽이나 남쪽 서로가 서로의 그림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슬비 기자   

신동훈은 1948년 경기도 고양에서 태어났다. 1977년 미국으로 이민가 1988년부터 북한 미술에 관심을 갖고 미국과 중국, 서울에서 화랑을 운영하기도 했다. 2001년 워싱턴과 뉴욕지역 한인을 중심으로 미국 조선미술협회를 설립해 회장을 맡고 있다.

 

한벽원갤러리 전시광경. 정창모의 (오른쪽)

한벽원갤러리 전시광경. 정창모의 <향산계곡>(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