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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라는 추상적인 공간”

올해 5월 28일부터 11월 27일까지 열리는 <제15회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본전시에 최재은이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참여한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은 칠레 출신의 건축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Alejandro Aravena)가 총감독으로 선정됐으며, 주제는 ‘Reporting from the Front’로 정해졌다. 출품작은 최재은이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반 시게루와 협업한 <夢의 庭園(Dreaming of Earth)>이다. 건축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모형 설치 및 영상, 슬라이드, 문서 등의 아카이브 형식으로 구성된다고. DMZ(비무장지대)내 13개의 공중정원과 군사분계선 근처에 높이 20m의 전망대를 설치할 것을 제안하게 된다.
작품 준비를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최재은 작가를 만나 출품작과 전시 참여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DMZ의 생성 과정에 대한 아카이브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러일전쟁부터 역사 공부를 했는데 우리가 현재까지도 이렇게 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나 싶어서 좀 슬픈 감정이 들더군요.” DMZ에 대한 역사공부를 통해 작가가 느낀 감정이 ‘슬픔’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했다. 식민지배, 광복, 전쟁으로 이어진 한국의 역사와 그 역사의 결과물로서 DMZ는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라는 점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그러나 최재은 작가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장 경계했던 것은 ‘몰입’이라고 했다. 다른 역사와 문화권에서 성장한 작가와의 협업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DMZ가 분단의 상징보다는 생명의 보고라는 점을 더 선명히 드러내고 싶은 욕심이 터 컸겠다는 것이 그와의 대화에서 느낀 점이다. “DMZ는 치열한 공간이에요. 남북이 70년 가깝게 서로에게 적의(敵意)의 시선을 거두지 않으며 총부리를 겨누고 있잖아요? 정말 ‘징그럽고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실이에요.” 서로에게 고정된 시선은 그 주변을 돌아볼 수 없게 한다. 최재은 작가는 그래서 이번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생명’을 들여다볼 것을 주문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현실인 그 공간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의 구체적인 면모를 들여다봐야 해요.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떤 일도 알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DMZ는 굉장히 추상적인 공간이에요.”
황석권 수석기자

6_Biennale plan by Jae Eun Choi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설치 작품 스케치. DMZ프로젝트 실물의 1/200 규모로 설치될 예정이다 (Courtesy of the artist 국제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