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people] 2014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커미셔너 조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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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축사 100년, 남과 북의 두 얼굴

예견된 소식이었을까. 제14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한국관은 참가한 65개의 국가관 중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미술과 건축을 통틀어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이 사자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 6월 13일 예술가의집에서 이번 비엔날레 한국관을 이끈 커미셔너 조민석(매스스터디스 대표)을 비롯 큐레이터 배형민(서울시립대 교수), 안창모(경기대교수) 그리고 권영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비엔날레 수상에 대한 관심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날 회의장은 취재진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나 좌중의 흥분된 분위기와 달리 막상 수상을 이끈 조민석 커미셔너는 “수상자를 호명할 때 전혀 놀라지 않았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며 비록 격앙된 어조이지만 의연한 태도를 취했다. “비엔날레 초반 감독과 심사위원들이 한국관 전시에 보인 뜨거운 관심을 보며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총감독은 삼성미술관 리움 블랙박스의 건축가로 한국에 잘 알려진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다. 그가 제시한 비엔날레 국가관의 공동 주제는 <근대성의 흡수(Absorbing Modernity: 1914~2014)> . 반면 조민석이 이끈 한국관의 제목은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 The Korean Peninsula)>.  조민석은 렘 쿨하스가 전시를 통해 이끌어내고자 하는 맥락을 정확히 짚어냈다고 평가받는다. 렘 쿨하스가 소장으로 있는 네덜란드 설계사무소 OMA(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에서 근무한 경험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렘 쿨하스는 비엔날레를 통해 건축가가 아니라 건축 자체가 조명받기를 바라며 건축의 각 요소(element of architecture)에 주목한 전시를 꾸몄다. 한국관의 경우, 한반도의 특수성과 역사성을 연결하는 주제로 남한과 북한의 건축 형상 변화에 주목해 100년 한국 건축의 큰 획을 담아냈다. 이데올로기의 극단적 대립관계에서 남과 북이 주고받는 건축 현상에 주목하며 우연과 필연, 개인과 집단, 영웅적인 것과 일상적인 것 등을 아우르는 한반도 건축의 단편들을 모았다. 보편성과 전체성을 전제로 한 건축용어인 ‘조감도’와 대비되는 ‘오감도’란 이상의 시에서 빌려온 용어로 마치 퍼즐조각을 모으듯 전시를 구성했다.
전시는 크게 ‘삶의 재건(Reconstructing Life)’, ‘모뉴먼트(Monumental State)’, ‘경계(Borders)’, ‘유토피안 투어(Utopian Tour)’ 네 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안세권, 알레산드로 벨지오조소, 닉 보너의 컬렉션, 최원준, 마크 브로사, 강익중 등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당초 북한의 건축가가 직접 참여하거나 공동 감독의 큐레이팅 형식을 고려하여 여러 통로를 거쳐 접촉하며 의사를 타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닉 보너의 컬렉션, 찰리 크레인, 필립 모이저 등의 외국인 작가들을 통해 북한의 건축을 살폈다. 특별히 이번 비엔날레는 공모 방식으로 커미셔너를 선정하였고 공모 과정을 포함하여 약 14개월간 동일 주제로 전시를 치밀하게 준비할 수 있어 전시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축가 조민석은 올해 11월 플라토에서 또 하나의 건축 전시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번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를 아르코미술관으로 옮겨와 전시할 예정이다. 그는 앤서니 폰테노와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유명전>을 공동 기획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굵직한 건축 전시를 이끌고 있는 건축가이다. 건축 전시기획자이자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젊은 건축가는 한국 건축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임승현 기자

조민석은 1966년 태어났다. 연세대 건축공학과와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OMA, 조슬레이드 아키텍처 등에서 일하며 유럽과 뉴욕의 다양한 건축 및 도시 계획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999년과 2003년에는 미국 프로그레시브 아키텍처 어워드를 수상했고, 2000년에는 뉴욕 건축연맹에서 주관하는 미국 젊은건축가상(뉴욕건축가연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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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 전시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