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FACE 2016 강신대

강신대 인물 (7)

동시대의 이미지를 박제하다

하루 동안 스쳐가는 이미지는 셀 수 없이 많다. 그중 대다수는 다음 날이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이 경우 이미지는 내러티브를 잃고 이미지 그 자체로 떠다니는 껍데기일 뿐이다. 인터넷에 부유하는 수많은 이미지는 그 생산·유포자의 의도 및 상태는 상실된채 본래 의도와 무관하게 추상화되어 소비자의 구미에 맞게 요리된다.
작가 강신대의 관심은 ‘이미지’에 있다. 미술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미지의 정의를 넘어 작가는 “총체적 방식의 이미지”를 다루려 한다. 이에 따르면 시각적으로 보이지 않는 추상적 개념도 이미지로서 형상화할 수 있다. 물신주의적 관점으로 형상 자체를 추적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그가 집중하는 ‘이미지 이론’이다. 작가는 “미술관 안에 전시된 ‘이미지를 위한 이미지’를 넘어 일상을 지배하는 이미지의 논리, 형상화의 과정 표현방법을 고민 중”이다.
2015년 여름 강원도 철원군 동송에서 열린 ‘리얼 DMZ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DMZ>는 ‘DMZ’란 키워드를 물질화하여 이미지로 치환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웹상에 ‘DMZ’란 키워드를 입력한 후 검색되는 이미지들을 ‘이미지 수집 프로그램’ 과 ‘영상 처리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하고 축적했다. 같은 시각 동네의 한 통신사 상점에 설치한 TV에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코드화된 이미지는 단어의 의미와 깊은 유대를 갖는 경우도 있지만 연예인, 상업광고, 주식시장 등 개념어로 제시한 단어의 뜻과 전혀 무관한 형상인 경우도 많았다. 수집되는 속도에 따라 이미지는 때로는 눈 깜짝할 사이 흘러갔다. 작가는 주관적 판단 과정을 통해 이미지 선별하기를 거부하고, 컴퓨터가 수집한 코드화된 이미지를 통해 일상적으로 유통·소비되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렇게 모인 이미지가 전시 마지막에는 약 4000만 개에 달했다. 그러나 이 모든 이미지를 저장할 수는 없다. 마치 CCTV 화면처럼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구동하지만 저장 공간에 한계에 부딪쳐 이미지가 쌓여갈수록 오래된 파일은 사라진다. 결국 이미지는 허상이다. 저장되지 않고 사라지고 흩어질 수밖에 없는 이미지에 물성은 없다. 또한 이미지 수집에서 작가의 주관성이 전적으로 배제될 수 없다. 작가는 주관적인 의도를 갖고 키워드를 선택하고 입력한다. 그리고 컴퓨터는 키워드의 조종에 따른다. 작가는 ‘기계’ 사용을 일종의 위장술로 취함으로써 이미지가 가볍게 소비되면서도 동시에 생각을 지배하는 정치적 측면에 주목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가치로 미술을 평가했을 때 “쓸모없음”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 지점에서 ‘미술에서 정치적인 것’이 지닌 가능성을 보았다. 정치적인 매개의 논의가 발화하는 유일한 곳이 미술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시각미술이 이를 소재로 휘발시키기보다는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때 메시지는 허상의 이미지가 지닌 유일한 내러티브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임승현 기자

강신대
1988년 태어났다. 계원예대 현대예술창작&기획과를 졸업하고 현재 성공회대 사회과학부에 재학 중이다. 갤러리27에서 열린〈태도상정〉이후 〈사유하고, 사유하라〉,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 2015〉에 참여했다.

 < #DMZ >(실시간 이미지 수집 프로그램, 실시간 영상처리 프로그램 2015) 나래 정보통신에 설치된 전시 전경 ⓒ김태동

< #DMZ >(실시간 이미지 수집 프로그램, 실시간 영상처리 프로그램 2015) 나래 정보통신에 설치된 전시 전경 ⓒ김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