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FACE 2016 김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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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끄러미 식물을 바라본다

김이박(본명 김현영)은 작가보다 소장으로 불릴 때가 잦다. 그는 미술과 생업의 영역이 뒤엉킨 작업을 진행하며, ‘작가’의 경계를 허문다. 그의 활동 영역을 잇는 매개는 단 하나. ‘식물’이다. 스스로를 ‘식덕후’라 칭할 만큼 작가의 식물 사랑은 유별나다. 식물은 그의 작업을 구성하는 주요 소재이자 본인을 투영하는 대상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코스모스다. 그는 식물을 통해 각박한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일종의 생존 매뉴얼을 만들면서 사회적 관계 형성에 미학적으로 접근한다.
2015년부터 계속되온 프로젝트 〈이사하는 정원〉은 작가이자 활동가로서 그의 창작물을 이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작업이다. 김이박은 의뢰인으로부터 시름시름 앓는 식물을 위탁받아 진단과 처방을 내리고 보살핀다. 그의 작업실은 식물이 치료받고 안정을 취하는 일종의 식물병원이자 요양원이다. 일련의 과정은 화훼디자인을 전공하고 플로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쌓인 식물에 대한 전문지식이 수반되었기에 가능했다. 이 프로젝트는 식물에게서 느낀 동병상련에서 시작했다. 도시에서 키우는 대부분의 반려식물은 ‘화분’이라는 부자연스러운 거처에서 인공적으로 생활한다. 화분 속 식물은 분갈이 혹은 주인의 이사에 따라 함께 터를 잡지 못하고 이주한다.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와 수없이 이사를 다닌 김이박의 모습과 닮았다. 자신을 투영한 그의 시선은 차츰 약하고 여린 식물을 바라보는 보호자이자 관찰자로 이동한다. ‘식물을 기른다,’ ‘키운다’는 표현에서 나타나듯 식물을 대하는 우리의 기본적인 위치는 상대적 우위에 있다. 말할 수 없고,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을 연약한 보호 대상으로 설정하고 보살피려 한다.
한편 작가의 관찰자적 시선은 감시카메라를 활용한 작업 〈정원 cctv〉에 잘 드러난다. 작가는 어느 날 자신의 정원이 훼손되자 이를 보호하기 위해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처음 의도와 달리 촬영된 영상을 관찰하며 작가의 시선은 식물의 신변보호에서 점차 식물을 둘러싼 사람들의 행태로 번져갔다. 그러나 식물을 둘러싼 그의 작업이 관음증적이거나 판옵티콘의 권위적 시선과 구별되는 점은 상호적 관계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관계성’은 김이박의 모든 작업의 기초가 된다. 〈이사하는 정원〉에서 식물의 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의뢰자의 태도 변화다. 그는 의뢰자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의뢰자의 환경과 상태를 이해하고 식물과 의뢰자를 함께 바라본다. 이를 통해 의뢰자-식물-작가의 정서적 유대를 도출한다. 또 다른 작업 〈사물의 정원〉도 마찬가지다. 이 작업은 관객이 지닌, 사물과 그에 얽힌 간단한 사연을 작가가 준비한 화분과 교환하는 방식이다. 끊임없는 관계맺기는 정서적 거리감을 줄인다. 한편 모든 관계의 설정은 작가의 설계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그 속에는 타자적 시선도 있다.
식물의 이동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조건은 ‘사람’이다. 작가의 작업에는 늘 식물과 사람이 공존한다. 김이박의 상호 관계성을 찾아가는 과정은 따뜻한 보호자의 감성과 차가운 관찰자의 시선이 겹치며 오묘한 감성적 변이를 일으킨다. 모든 생물은 참 복잡한 존재다.
임승현 기자

김이박
1982년 태어났다. 계원조형예술대 화훼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13년 서울 성균갤러리에서 열린 첫 개인전 〈Twists and Turn〉을 시작으로 3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다수의 단체전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6월 17일부터 8월 28일까지 헬로우뮤지움 동네미술관에서 열리는 〈김데몬전〉(6.17~8.28)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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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정원〉 혼합재료, 관객의 물건 가변설치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