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량, 정재호  2인전: 자화상

 2018. 2. 23. – 3. 20

산수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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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눈안개>, 한지에 목탄가루, 147x208cm, 2017. (사진출처: 산수문화)

11년 전, 두 작가는 함께 2인전 <채널>을 펼쳤다. 2018년, 김학량과 정재호는 <자화상>이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2인전’을 연다.

2007년도에 선보인 전시에서는 해협, 수로, 액체가 흐르는 관, 사상의 방향, 정보 흐름의 통로 등의 의미로 쓰이는 ‘채널(channel)’이 주제였다. 기계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삶과 사회의 관계를 은유하면서, 지필묵 형식을 광범위하게 다루었다. 그 연장으로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폐기되거나 박제된 구조물과 그들을 둘러싼 풍경이 보다 강조된다. 김학량은 1996년 강릉 앞바다에 좌초된 이래 ‘국민 안보의식 고취’용으로 전시되고 있는 북한 잠수함의 세부를 묘사하고 촬영했다. 정재호는 14년째 사용하고 있는 작업실이 위치한 도시의 변두리 동네, 성석동의 다양한 풍경을 담담하게 그렸다.

김학량, <정물: 1996년 9월 18일, 강릉 안인진>, 장지에 흑연, 25×35cm, 2018 (사진출처:산수문화)

그들은 주변으로 밀려나고 본래의 쓸모와 의미를 잃어 죽음에 가까워진 것들을 그리며 ‘자화상’이라 일컬었다. 이는 쉽게 설명하기 힘든 삶의 여러 조건과 관계, 그 속에서 흐르는 시간에 대해 사유하도록 한다. 이번 전시가 두 번째 2인전인 만큼, 11년의 시차를 통해 작가들이 고민했던 미술의 비전과 담론, 동양화의 여러 주제들을 다시 보는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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