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식, 현홍: Kim & Hong Second Show

2018. 4. 5 – 5. 2

트렁크 갤러리

http://www.trunkgallery.com


  • 김규식, < Equilateral Triangle I >,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45X45cm, 2018

  • 김규식, < Equilateral Triangle I I>,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45X45cm, 2018

  • 김규식, < Square II (a line on square) >,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45X45cm, 2018

  • 김규식, < Perspective View l >,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91X91cm, 2018

  • 김규식, < A Sketch for Ideal Square >,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17X17cm, 2018

김규식

원근법실험  Test of Perspective

사진을 찍는 행위는 입체적 시각정보와 평면적 재현의 상상을 머릿속에서 서로 교환하는 것이다.

얇은 종이 위에 인화된 사진들은 마치 입체적 사물과 공간을 쪼개어 여러 겹의 레이어로 배접한 하나의 평면과 같다. 사진의 오브제는 렌즈의 최소조리개에 의해 건조한 평면을 형성하며 선원근법에 기초해 드러난다. 사진은 무엇보다 원근법에 충실한 사실적인 매체다. 그러나 아날로그 사진은 생각보다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디지털은 정보전달 과정이 단순한 반면, 아날로그는 주관적 판단과 인간의 개입 없이 재현되는 일이 거의 없다. 화각과 앵글은 뷰파인더 유리의 격자판에 사물의 길이를 맘대로 조절하며 사물을 변화시킨다.

실험시리즈의 두번째 작업인 <원근법실험>은 원근법이 머리를 고정한 채로 한쪽 눈을 감고 바라본 것 이외에 설명하지 않았던 것을 보여주려 한다. 나는 이 작업에서 평면적 상상을 통해 가상의 선과 도형을 현실에 재현하려 했다. 그러기 위해 사진의 전제를 대상은 어떻게 재현되는가에서 재현된 것은 어떻게 실재하는가로 바꿨다. 원근법은 실재를 더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방법이다. 원근법실험은 그런 원리를 이용한다. 그러나 믿었던 원근법의 재현방식은 우리를 배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원근법적 추리와 상상을 동원해도 사진 속 형태로 실제의 형태를 유추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원근법실험>은 상상을 실재로 옮기는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그 중 하나인 ‘등변삼각형II’에서 각면이 접한 각도는 60도가 아니라 사진에 기록한대로 39 · 65 · 76도를 지닌 부등변 삼각형이다. 사진 속 실물의 각도를 숫자만으로 상상하기는 어렵다. 또 사각형 작업에 정사각형 패널위의 못과 실 등은 카메라의 앵글에 따라 뉘어져 있다. 그러나 사각의 틀은 소실점이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를 뉘어서 보면 사다리꼴로 수렴되어야 하지만 사진 속 사각은 정사각을 띄고 있다. 또한 배경을 이루고 있는 지면은 끝이 보이지 않으며 수직과 수평을 교란시킨다.

실을 이용한 작업은 소실점과 만나는 선을 보여준다. 가상의 선을 따라가는 실은 사진에 형태를 만들고 그 형태는 면을 이루고 있다. 면은 입체를 상상하게 하지만 사진 속 면은 현실에서 2차원적 평면을 이루는 것이 아니며 여백에 불과하다. / 김규식

  • 현홍, < Photographic look 2. A sign – A memory of time #1 >,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17×17 inch, 2017

  • 현홍, < Photographic look 2. A sign – A memory of time #2 >,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17×17 inch, 2017

  • 현홍,< Photographic look 2. A sign – A memory of time #3 >,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17×17 inch, 2017’

  • 현홍,< Photographic look 2. A sign – A root of time #1 >,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12×12 inch, 2017

  • 현홍,< Photographic look 2. A sign – A root of time #3 >,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12×12 inch, 2017

  • 현홍,< Photographic look 2. A sign – A root of time #2 >, gelatin silver print selenium toned, 12×12 inch, 2017

현홍

포토그라픽 룩  Photographic look 2 – 어떠한 싸인

1.사진과 시간에 관한

사진이 시간을 쪼갠다는 사실은 이제는 소박한 것이다. 누구나 그렇게 알고, 그렇게 사진을 가진다. 신문, 잡지, 인터넷,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수많은 사진들은 이제 공기나 물처럼 당연하다. 사진과 그것의 시간성에 대해 잊고 산지 오래되었다.

시간에 관한한 사진처럼 독특한 예술이 없다. 대부분의 예술작품은 시간을 점유하거나 시간에 점유된다. 그것을 분할한다는 것은 사진이 가지는 고유한 특별함이다. 125분의 1초안에는 음악도 없고 그림도 없고 영화도 없고 조각도 없고 문학도 없다.

사진은 순간을 담아내지만 동시에 영원을 지향한다. 시각을 담아낸 사진은 역설적이게도 시간에 저항하고 견뎌내면서 보존된다. 매우 즐거운 사실이지만, 시각과 영원은 우리가 결코 체험하지 못할 영역의 시간성이다. 그 두가지를 모두 가진다는 것으로 사진은 더욱 특별해진다. 시간적으로만 말하자면 사진의 소명은 영원이다. 시간이 없으면 시각도 없다.

당연, 포토그라픽 룩에서 그 쪼개진 시간-시각-을 지나칠 수는 없다. 이번 작업은 그 시간성을 다시 기념하기 위해 생경하게 생각하고, 생경하게 다뤄봤다. 사진은 공간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양상을 다 집어 삼킨다. 양적으로 충만한 정적인 것에서부터 섬세한 것들의 작은 떨림, 그 주변을 빈틈없이 채우는 빛과 그림자 모두를… 사물과 그 배경으로의 공간과 시간의 물리적이고 유기적인 연기관계가 그대로 담겨진다. 그래서 사진은 기본적으로 ‘그것들의 그 시각에서의 증거와 흔적’으로 남는다. / 작가노트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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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트렁크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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