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ht & Issue] 베이징 798 아트팩토리 한・중 작가 교류전

포스 (8)

The East Bridge
In the Absence of Avant-garde Reading

베이징 798 아트팩토리 한・중 작가 교류전

장기적 한·중 문화교류의 장을 열다

한국과 중국의 작가들이 베이징의 역사적인 공간, 798아트팩토리라는 가교에서 만났다. 국가 간 교류전시는 통상적으로 자국의 유명 작가들을 내세워 타 국가에 선보이는 형태를 띠거나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기 쉽다. 그러나 베이징 798단지에 자리한  포스갤러리(Force Gallery)는 이같은 기존 교류전의 성격을 지양한다. 포스갤러리는 베이징 현지에서 한국인 디렉터 이동림이 운영하는 곳이다. 지속가능한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한·중 문화교류를 도모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의 서막으로 <The East Bridge: In the Absence of Avant-Garde Reading전>(8.16~9.7)을 열었다.
<The East Bridge> 프로젝트는 포스갤러리가 주관하고 한국교류재단과 베이징 798문화창의산업유한공사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이 프로젝트는 이번 베이징에서 열린 한 차례의 전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서울에서 두 번째 전시를 열 예정이다.
한국 작가로는 문범, 이용덕, 유근택, 한진수, 임태규, 유정현이, 중국 작가로는 탄핑, 인슈전, 양융량, 황징위안, 저우밍, Polit-Sheer-Form Office가 작품을 선보였다. 이들의 작품은 마오쩌둥 시대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 있는 베이징의 798아트팩토리에 설치되어 동아시아 현대미술의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특히 전시가 열린 798아트팩토리는 798예술단지 중에서도 중국 근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담은 장소로서 이곳을 운영하는 준정부기관인 문화창산하 산업투자유한공사는 엄격한 잣대로 이곳에서 열릴 전시를 선별하기로 유명하다. 마오시대에 무기공장으로 쓰인 798아트팩토리 공간은 중국의 공업화와 냉전시대의 긴장을 그대로 담고 있다. 벽면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오쩌둥 시절의 선전선동 구호, 옛 공장의 잔여물 등이 당시의 상황을 실감나게 전하고 있다. 시대적인 배경과 긴 터널형의 정돈되지 않은 건축물이 자아내는 압도적인 분위기로 인해 작품이 눈에 들기 쉽지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작업은 공간과 묘한 조응을 이뤘다. 문범의 작품은 전통 산수화적인 이미지와 옛 공장의 잔해가 겹쳐졌고, 정돈되지 않은 시멘트 바닥 위에 키네틱아트를 설치한 한진수의 작업은 회전하는 기계부품들 속에서 계속해서 변화하는 형태로 공간을 유영했다. 친숙한 환경에서 유토피아를 찾아 보여주는 임태규의 작업은 전시장 한 면에 집 형태의 구조물을 세워 천장이 높은 전시공간을 적절히 활용했다.
798아트팩토리의 역사적 의미에서 읽을 수 있는 급격한 경제성장과 사회적 변화의 흐름은 한·중 양국을 관통하는 공통분모다. 전시는 바로 이 점에 집중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사회에 대한 저항을 표면적으로 드러내기보다 작가 개개인의 내면적 소리에 집중하여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 기획자로 참여한 케이트 림은 “단순히 각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메시지 강한 작품을 나열하는 교류전에서 벗어나려 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한국과 중국의 현대미술 작가들은 아방가르드 미술에 내재하는 ‘개념의 전복’이나 ‘구조의 파괴’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그러나 작품에 명확한 메시지가 존재하지 않기에 오히려 관람객으로 하여금 동시대를 이해하는 열린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둔다”라고 말했다.

베이징=임승현 기자

포스 (4)

전시장 건물에 마오쩌둥 시대에 쓰여진 문구가 남아있다. 작가 문범의 <Secret Garden> 시리즈가 정면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