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ht & Issue] Art Basel in Hong 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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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asel in Hong Kong

미술시장 경쟁력, 어떻게 가능한가?

아시아 최고 규모라 할 수 있는 ‘아트바젤홍콩’이 5월 15일부터 18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아트바젤홍콩은 2008년 시작된 ‘홍콩아트페어’가 전신으로, 지난해 아트바젤이 홍콩아트페어를 인수하면서 바젤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다시 말하면 아트바젤이 글로벌 프랜차이징으로 지역적 확산을 시도한 것이고, 따라서 2002년 미국의 ‘아트바젤마이애미비치’에 이어 홍콩이 아시아 거점으로 선택된 셈이다. 그 파급효과는 예상대로 놀라운 수준이다. 한국이나 일본의 유수 아트페어에 비해 역사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홍콩이라는 지정학적 조건과 함께 바젤 브랜드 효과가 한몫하면서 전 세계적인 이목을 단기간에 받게 된 것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공개된 사실이지만 이번 페어에서 중국 거부와 컬렉터들의 대규모 작품 구매가 두드러졌고, 또 유럽과 미국 컬렉터들의 고액 작품 구매로 많은 화랑이 ‘목표치를 능가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는 말이 넘친다. 실제로 올해 참여한 학고재를 비롯 국제, PKM, 박여숙 등 10여 개의 한국 화랑 대표들도 예외 없이 한국에서의 위축된 분위기에 비해 홍콩에서는 구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고 흡족해 했다. 게다가 39개 국가에서 참여한 245개 화랑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화랑이라는 사실에서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 판매량에서도 약진을 보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번 페어를 보면서 필자는 지극히 새삼스럽지만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랄까, 그런 지점을 되새기게 되었다. 무엇이 아트바젤의 경쟁력을 제공하는가. 주지하다시피 아트바젤은 시장에서 아직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아트 스테이트먼트(Art Statements)>나 대형 설치작품을 전시하는 <아트 언리미티드(Art Unlimited)>, <아트 필름(Art Film)> 및 <아티스트 북스(Artist Books)> 코너 배치 등 작품의 상품적 가치의 의미를 현대미술의 실험과 성장이라는 맥락과 별개의 것으로 보지 않았다. 신생 화랑을 위한 공간 배분을 비롯하여 미술계의 모든 전문가가 패널로 참가하는 ‘컨버세이션’(Conversations)이나 ‘아트 살롱’과 같은 세미나 프로그램도 그러한 역할에 일익을 다하는 것이다.
홍콩에서도 이러한 구도가 연속되면서 동시에 지역적 맥락이 다양한 형태로 펼쳐진 것이 눈에 들어왔다. 먼저 컨벤션센터 두 개 층을 차지한 공간적 규모와 더불어 입구로 들어서면 그대로 시야에 들어오는 대형 설치작품들이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전시된 양혜규의 설치작품에 버금가는 구웬다의 작품 등 다양한 설치작업이 전시된 <조우’(Encounters)>는 작년에 이어 유코 하세가와가 기획하였다. 이외에도 아트 필름, 아티스트 북스, 아트 살롱 등의 프로그램이 주어졌지만, 그 가운데 필자가 눈여겨본 것은 홍콩 지역에 기반을 둔 다양한 현대미술 기관들의 참여였다. 특히 아시아 아트 아카이브가 주최한 오픈 플랫폼은 큐레이터와 비평 및 이론가, 시각예술기획자 등이 참여하여 다양한 시각예술을 주제로 논의를 주도하는 가운데 홍콩 미술시장의 기반을 만든다는 인상을 받았다.
단적으로 말하면, 아트바젤홍콩의 경쟁력은 곧 미술시장의 구도를 총체적 관계 속에서 본다는 데 있다고 하겠다. 미술시장은 결코 홀로 커갈 수 없다는 사실, 미술시장 구성 요소들의 상호작용과 교류가 잠재력이라는 사실, 지역적 맥락을 강하게 부여하되 글로벌 맥락을 확산하는 전략, 그래서 미술시장에 내놓은 작품들의 다양성이 확인되고, 그로 인해 충성도 높은 고객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물론 외적 요인도 크다. 아트페어 기간을 전후해 전 세계 수집가들과 미술 애호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100여 개의 미술 관련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홍콩 전체가 면세 지역인데다가 중국과 동남아, 한국과 일본 등을 잇는 중간 지점에 자리한다는 입지적 장점이 그것이다. 아트바젤의 글로벌 프랜차이징 전략은 그래서 전체 일정을 조정하기로 한 듯하다. 전해 듣기로 바젤이 6월, 마이애미가 12월인 가운데 홍콩을 지금의 5월에서 3월로 바꾸었다고 한다. 봄, 여름, 겨울로 포진한 것이다.

박신의・경희대 교수

아시아아트아카이브가 주최한 ‘Open Platform’ 토론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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