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Artist-Ingo Baumgarten

잉고 바움가르텐

“나는 그리 새롭지도 않지만 그다지 오래되지도 않은, 그러나 나의 눈에는 진정으로 한국적인 건축양식을 대변하는 듯 보이는 어떤 집들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 최근 점점 사라져가는 주택의 모습은 그것이 한 때 가졌던 가치들이 소멸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 이처럼 사라져가는 한국의 건축양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때로 과거에 대한 향수나 낭만적 기분을 자극하기도 한다.”
– 잉고 바움가르텐

한국의 주택에서 찾는 도시 이미지

한국에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고등학교 재학 때부터 해외로의 이동을 꿈꿨다. 군대 문제로 오스트리아로 이동하고픈 꿈이 좌절된 한참 후 프랑스로 공부를 하러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해 영국으로 가게 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경험들에서 나의 정체성과 상반되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 예술가로서 많은 자극을 받는다. 그러던 중 역사 문화적으로 유럽과는 매우 다른 아시아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20년 전에 한국에 처음 오게 되었다. 프랑스의 석사과정 중에 지도교수인 폰튜스 훌텐(퐁피두센터의 첫 디렉터)이 대전엑스포에 초대받았고 당시 그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나의 첫 아시아 국가 방문이었다. 이후 일본에서 4년간 살던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홍익대 교수에 임용된 후 지금까지 한국에서 살고 있다.
현재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 내가 생각하는 것을 잘 설명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유럽의 미술과 한국미술 사이에 개념적 대립이 분명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가르치고 있다. 유럽 예술이 좀 더 공격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나는 유럽문화의 기반과 철학적 사고를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학생들은 재능 있고 기술적으로 발전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표현하길 원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교수로서 나의 의무는 이러한 면을 끄집어내어 그들의 아이디어를 구조화하는 과정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에 거주한 경험이 있다. 양국 미술 시스템에 어떤 차이를 느끼는가 일본을 떠난 지 약 6년이 지났기 때문에 지금의 일본 미술 시스템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의 경험에 미뤄 봤을 때 일본은 전통미술과 서구화된 현대미술 사이에 굉장히 큰 간극이 있어 서로간 교류가 거의 없는 것으로 느껴졌다. 한국 역시 이러한 측면이 있지만 일본만큼 간극이 크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또 일본은 이른 경제성장으로 서양미술의 방식을 빨리 흡수해왔던 것 같다.
일상의 건축을 소재로 작업하고 있다. 거주국가가 변함에 따라 당신의 작업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가 내가 있는 곳이 일본이든, 한국이든 나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내 주변의 일상을 그리려고 노력한다. 내가 있는 곳이 일본이든, 한국이든. 어떤 작가들은 자기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고 그곳의 전통미술 방식과 사고방식을 흡수한다고 한다. 하지만 서구적인 것을 흡수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흡수한 이곳의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에 관심을 두고 서구인인 나의 시선으로 이를 이해하고 분석한다.
주변을 둘러싼 건축을 중심으로 작업하고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한국 주택의 특징을 설명해 달라 독일에서 건축은 반영구적인 예술분야로 이해되고 있다. 법적으로 건물이나 교량 등을 지을 경우 20년간 제작자가 어떠한 문제도 책임지고 수리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한국은 날마다 새로운 건물이 세워진다. 서울의 풍경은 매우 다이내믹하게 변화한다. 유럽의 도시와 이곳의 도시는 개념 자체도 다르고 모습도 전혀 다르다. 파리의 경우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 일도 드물지만 건물을 짓더라도 기존 건물의 모습과 흡사하게 짓는다. 한국은 내가 사는 동안만 집 주변 100m 반경에 6채의 집이 완전히 무너지고 새로 건설되었다. 한국의 1970~80년대 지어진 주택의 경우 한국의 전통적인 양식과 모던화된 서구적 방식이 결합된 건축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한국의 건축은 전통과 모던의 조화를 시도한 집합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건축에선 대문이 굉장히 중요하다. ●

잉고 바움가르텐은 1964년 독일 서부에서 태어나 1984년부터 1999년까지 국립 카를수르헤 미술학교, 파리 고등예술학교, 노르위치 디자인예술대, 도쿄예술대 등에서 다양한 예술교육을 받았다. 한국, 대만, 미국, 독일, 일본 등을 오가며 다수의 기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세계 각지에서 수십여 회의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현재 홍익대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www.ingobaumgarten.de

 캔버스에 유채 180×220cm 2012~2013 캔버스에 유채

<untitled, (house, blue gate, Seogyodong, Seoul)> 캔버스에 유채 180×220cm 2012~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