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TIC 권오상 NewStructure and Relief

7.7~8.21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신승오 | 페리지갤러리 디렉터

권오상의 개인전 〈New Structure and Relief〉는 지하 1층 전시장을 〈New Structure〉 시리즈로 꽉 채우고 2층에서는 새로운 부조작업 시리즈인 〈Relief〉를 선보이고 있다. 〈New Structure〉는 평면의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구성하여 다시 사진으로 표현하는 〈The Flat〉 시리즈에서 파생되었다. 〈The Flat〉시리즈는 디자인 잡지의 평면 이미지를 입체로 만든 후 다시 촬영하여 평면 이미지로 보여주는 작업인데, 〈New Structure〉는 이 이미지들을 평면의 판으로 확대하여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평면을 입체로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Relief〉도 같은 〈The Flat〉에서 파생되어 소재는 같지만 이미지가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보이기보다는 하나의 이미지 조합으로 겹쳐져 나타난다. 물론 이 이미지들은 서로 특별한 연관성이 없다.
이 두 시리즈는 무작위의 이미지, 이미 디자인 되어 잡지에 실려 있는 오브제의 사진 이미지가 기본 재료가 된다. 그가 다루는 이미지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의미나 맥락과 상관없이 색, 형태 그리고 크기만으로 판단하며, 이를 확대하여 실제의 공간에서 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이미지 자체의 조형적인 요소를 강조한다. 이는 이전의 〈Deodorant Type〉, 〈Masspatterns〉 시리즈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한, 세상의 모든 물건과 이미지는 그것이 입체적이든 평면적이든 혹은 실제의 것이든 가상의 것이든 모두 어떠한 형태로도 조형적 조합이 가능하다는 그의 주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작업 〈New Structure〉와 〈Relief〉 시리즈에서 이전 작업과 다르게 눈에 띄는 것은 평면적 이미지가 물성을 획득하면서 가지고 있던 윤곽선이 드러나는 점이다. 우리가 그의 작품에서 시각적으로 먼저 인식하는 것은 물론 이미지의 크기와 색들의 시각적 요소들이지만, 최근 그의 작업에서는 이미지들을 계속해서 중첩되게 배치함으로써 오히려 개별 이미지들의 윤곽선이 중요하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윤곽선은 어떤 맥락으로 작용하는가? 그는 중첩시키는 방식으로 개별 이미지의 물질성을 강조하면서도 전체 이미지로 만들어지는 또 다른 윤곽선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해낸다. 이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공동체가 커다란 이념으로 뭉치기보다는 소수의 의견들이 모여 소규모 집단으로 결합과 분리를 반복하며 다시 새로운 집단이 생성되어 끊임없이 그 모습을 바꾸어가는 동시대 현대 사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경향은 이미 그의 작업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이미지가 동시대에 존재하는 최신 유행의 상품 이미지, 자신의 주변에서 찍어낸 인물, 동물, 생활용품, 자신의 공구들 혹은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미지인 것으로 미루어보아 그의 관심은 동시대에 이미지로 생성되는 현상에 고정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권오상은 물질화된 이미지를 윤곽선으로 구획지으면서, 이미지의 과잉 속에서 끝없이 이미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우리들의 정체성과 사회구조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또한 그의 작업은 시각적으로 다양한 이미지들 때문에 복잡하게 보이지만, 조합 방식은 단순하여 장난감 블록을 쌓듯이 한계 없이 지속적으로 증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제작 프로세스 또한 이미지는 그 무엇이라도 조합하여 새로운 이미지로 재생산할 수 있다는 작가의 생각에 그 뿌리를 둔다. 결국 이런 방식들은 권오상이 지속적으로 이미지가 물성을 획득하게 해서 입체로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서 재구성되는 이미지들의 윤곽선들을 통하여 작업의 기본 모듈을 확립해 나가고 있으며, 이는 복잡한 이미지 표피를 넘어 본질적인 조형언어를 꾸준히 모색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겠다.

위 권오상 〈뉴스트럭쳐〉 시리즈 알루미늄에 프린트 2014~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