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EFING

무엇이 ‘진짜 미술’인가?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개념미술) 작가 김소라의 전시 소식이었다.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 – 김소라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이 전시는 ‘시각이미지를 배제하고 비물질인 소리만으로 공간을 채운다’고 한다. 헐~~! 나는 아직 이 전시를 못 봤지만 앞으로도 굳이 애써 찾아가서 볼 것 같지는 않다. 솔직히 말해 뭔가 볼거리가 있어야 가서 보지 않겠는가? 어쩌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나 같은 사람에게 작가나 미술관 기획자는 “(촌스럽게) 미술을 눈으로만 보려하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텅 빈 전시공간을 온몸으로 느끼고 경험하세요.”라고 친절하게 말할지도 모른다. 아니나 다를까 이메일에 첨부된 보도자료엔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10대의 스피커에서 퍼져 나오는 각기 다른 소리는 텅 빈 전시 공간을 채우면서 그 파동과 흐름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한다. 관람객은 때로는 단일한 소리의 울림을 때로는 서로 섞인 소리와 마주하면서 청각적 경험을 넘어 촉각적, 신체적으로 지각하게 된다. 이와 함께 논리적인 연속성 대신 자유롭게 교차된 비언어적인 소리는 다양한 변화의 가능성과 열린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소리, 신체, 공간에 대한 사유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소리로 축조된 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글쎄, 이런 것도 미술일까? 과연 어디까지가 미술일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명색이 미술전문지 편집장이라는 사람이 입 밖으로 내뱉어서는 안 될 말일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벌거벗은 임금님’을 곁에서 호위하는 간신배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뻘쭘하게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한국작가 뿐 아니라 특히 해외 여러 현대미술가가 다른 장르 예술가와 협업을 꾀한다는 것, ‘소리’를 흥미로운 매체로 여긴다는 것, 미술(관)의 개념을 확장시키며 관객과의 ‘관계 맺기’를 시도한다는 것 등 동시대미술 언저리에서 시도되는 경향이나 추세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뒤샹 이후 현대미술사에는 이보다 더 파격적이고 전위적이며 급진적인 전시나 작품이 비일비재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거나 괜히 시비 거는 것으로 오해하지는 마시라.
사실 내가 이렇게 감정을 여과 없이 거칠게 내보이면서까지 언짢음을 숨기지 못한 이유는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 때문이 아니다. 나는 최근 유행처럼 번진 (일부) 젊은 작가의 전시 행태를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그런 전시(물)는 ‘미술’이 아니라고 했다. 대신 ‘그 무엇’이라고 일컬었다. ‘굿-즈’가 대표적 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아트스펙트럼2016>에서 본 옵티컬 레이스의 그래픽 구조물이나 <사회 속 미술 : 행복의 나라> 일부 출품작도 나는 미술이 아닌 ‘그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의 자유지만) 제 맘대로 작품이라는 레테르를 달고 겉멋 부린 ‘그 무엇’을 보면 매우 불편하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한 껍데기를 보면 공허하다. 이번호 특집기획과 작가꼭지에 나의 이런 생각이 반영되었음을 밝힌다. 마감 기한 직전에 도착한 성완경 선생의 글과 <사회 속 미술 : 행복의 나라>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 김동일 교수의 글을 추천한다.
나는 ‘미술이란 철학적 사고에 의한 실체가 있는 물리적 구현’이라는 정의에 99.99% 공감하는 사람이다.
편집장 이준희 dam2@unitel.co.kr

HOT ART SPACE

리우 웨이 개인전
플라토 4.28~8.14

이번 전시는 중국 차세대 작가를 소개하는 자리인 동시에 플라토의 고별전이다. 1999년 개관한 로댕갤러리를 전신으로 하는 플라토는 그동안 국내외 다양한 작가를 소개하여 현대미술의 흐름을 관망할 수 있는 장이 되었다. 플라토의 폐관 소식이 알려지자 미술계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플라토가 선택한 마지막 작가는 리우 웨이(??, Liu Wei). 1972년생인 작가는 (1999)으로 데뷔해 상하이미술관 최연소 개인전 작가, 광저우비엔날레(2002), 베니스비엔날레(2005), 부산비엔날레(2008) 등 다수의 미술 빅이벤트에 초청받은 세계적 작가다. 전위적 작업을 펼치는 리우 웨이는 서구 시각에 영향받은 중국의 이미지에 반해 자기반성적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참을 수 없는>(1999), <풍경처럼>(2004), <하찮은 실수 Ⅱ>(2009~2013) 등 세계적으로 작가의 이름을 알린 작업과 근작이 함께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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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나 (1)

코리아나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코리아나미술관 4.7~6.25

전시는 ‘백남준을 회고하다’(사진)와 ‘자인(姿人)-한국·프랑스의 미인’ 2파트로 나뉘어 열린다. 백남준의 작품은 2006년 개관전 이후 10년 만에 수장고 밖 나들이여서 그 의의를 더하고 있다. 또한 여성의 모습을 담은 회화와 조각, 사진 등 코리아나미술관의 정체성과 소장품 연구의 방향을 보여주는 작품도 다수 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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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배, 드로잉, 1995~2016

오원배 개인전
갤러리 밈 5.12~6.7

20여 년간 펼쳐온 드로잉, 콜라주와 프레스코 기법을 이용한 신작 6점을 선보인다. 기존 작업이 삶의 부조리와 인간의 실존 탐구를 추구했다면 드로잉 작업은 단순하고 기호화된 이미지로 한층 더 자유로운 형식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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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1)

이지은 개인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 4.20~5.2

중견작가 이지은이 지난 20여 년간 해온 작품들을 선별해 개인전이자 회고전을 개최했다.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와 온 직후 발표한 어둡고 무거운 톤의 추상작품에서부터 밝은 색조로 꽃을 그린 근년의 작품 중 40여 점을 선별해 선보였다. 전체 색감과 그리는 방식의 차이는 있으나, ‘꽃’의 다양한 표정과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작가는 미의 일시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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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효 (1)

2016동시대미감전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5.4~7.3

<2016동시대미감전>의 첫 작가는 이재효다. 25년에 걸친 작업을 회고하는 전시로 성남아트센터 공연장을 제외한 모든 공간에서 펼쳐진다. ‘Walking with Nature’라는 부제를 단 전시에서 작가는 400여 점의 드로잉과 대표작 130여 점, 그리고 미공개 대형 신작을 선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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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개인전
문화예술공간 예술의 기쁨 4.27~5.21

광주교대 교수로 재직중인 조각가 박정환의 8회 개인전이 문화예술공간 ‘예술의 기쁨’에서 열렸다. <서로보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인물 두상작품은 치아가 없으면서도 억척스러운 한식 엄마, 허리가 많이 굽었지만 품위를 지키셨던 수원이 엄마, 마을 농수로를 청소하셨던 말수 적은 아저씨 처럼 그동안 작가가 만난 주변 인물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