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NOW! 월간미술 6월호
예술의 비물질화-창작·전시·유통
1960~1970년대 개념미술은 회화와 조각 중심의 물질적 작품 체계를 비판하며 ‘탈물질화(dematerialization)’를 내세웠다. 작품은 더 이상 소유 가능한 오브제가 아니라 아이디어, 지시문, 행위, 기록의 형태로 제시되었고, 이는 미술의 가치가 물질이 아닌 개념에 있음을 드러내는 동시에 제도의 작동 방식을 교란하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탈물질화의 시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문서화와 아카이빙을 통해 다시 제도 안에 편입되었고, 오늘날에는 미술관과 시장의 운영 방식 일부로 자리 잡았다.
최근 미술 현장에서는 형태를 고정하지 않는 작업들이 다시 두드러지고 있다. 작품은 시간, 몸, 소리, 데이터의 형태로 경험되며 디지털 네트워크 안에서 복제·유통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로질러 분산된다. 이 특집에서 말하는 ‘비물질’은 특정 장르가 아니라, 작품이 고정된 오브제가 아닌 실행과 재생, 변형의 과정 속에서 작동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데이터·코드·사운드·행위 기반 작업은 단일한 원본보다 다양한 조건 속에서 존재하며, 소유 또한 물건의 획득이 아니라 접근과 실행 권한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본 기획은 비물질의 정의를 규정하기보다, 오늘날 미술의 창작·전시·유통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비물질을 제안한다. 1960~1970년대 개념미술의 탈물질화가 제도 비판의 전략이었다면, 오늘날의 비물질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제도와 시장이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방식에 가깝다. 이 특집은 바로 그 전환의 지점을 포착하며, 비물질을 오늘의 미술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단서로 제시하고자 한다.
기획 노재민 진행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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