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Topic] Busan Biennale 2014

세상 속에 거주하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4 부산비엔날레가 9월 20일 개막했다. 11월 2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올리비에 캐플랑(Olivier Kaeppelin) 감독이 기획한 본 전시 <세상 속에 거주하기>와 동시에 한국 비엔날레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아카이브 전시 <한국 현대미술 비엔날레 진출사 50년>, 4명의 젊은 큐레이터가 아시아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펼쳐내는 <간다, 파도를 만날 때까지 간다>라는 두 개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가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어 감독의 의도대로 ‘세상 속에 거주할 수’ 있을까. 감독선임을 둘러싼 논란에서부터 전시 준비 과정까지 그리고 이번 전시가 전달하는 내용과 개념을 정리해봤다.

Inhabiting the World

부산 (174)

필라 알바라신 <당나귀> 책더미, 박제 동물 가변크기 2010

한경우  나무, 와이어, 페인트 가변크기 2014

한경우 <그린 하우스> 나무, 와이어, 페인트 가변크기 2014

엘리아스 크레스팽  알루미늄, 나일론, 모터, 컴퓨터, 전자 인터페이스 200×960cm 2014

엘리아스 크레스팽 <플라노 플렉시오넌트 4>
알루미늄, 나일론, 모터, 컴퓨터, 전자 인터페이스 200×960cm 2014

 

Voyage to Biennale

<비엔날레 아카이브전> 한국 현대미술 비엔날레 진출사 50년

1958년 <제5회 국제현대색채석판화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작가들이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비엔날레에 참여한 지 50여 년이 흘렀다. 이 특별전은 우리나라의 비엔날레 진출사를 정리한 아카이브 전시로 지금껏 비엔날레에 참여했던 작가 48명의 출품작을 포함한 그들의 작품 전반을 선보인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비엔날레 자체에 대한 성찰이자 그간의 현대미술 흐름을 살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다.

최정화  Fabric, Motors, Timers, Electrical accessories, Steel frame 7m 2014

최정화 <과일나무>
Fabric, Motors, Timers, Electrical accessories, Steel frame 7m 2014

강애란  미디어 인스톨레이션 150×300cm 2014

강애란 <디지털 북 프로젝트>
미디어 인스톨레이션 150×300cm 2014

한국현대미술의 비엔날레 진출사를 보여주는 아카이브 열람실

한국현대미술의 비엔날레 진출사를 보여주는 아카이브 열람실

 

Going going until I meet the tide

아시안 큐레토리얼전- 간다. 파도를 만날 때까지 간다

바다를 주제로 젊은 큐레이터 4인이 공동 기획한 특별전이다.
중국 일본 한국 싱가포르를 포함 9개국 36명(팀)이 참여해 한국 산업의 역사적 현장인 고려제강 수영공장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화이트큐브를 벗어나 공간이 주는 역사적 메타포와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혹은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 각 큐레이터가 ‘따로 또 같이’ 해석한 세상의 거울로서의 바다를 선보인다.

이 열리는 고려제강 수영공장

<아시안큐레토리얼전>이 열리는 고려제강 수영공장

전시를 공동 기획한 4인 큐레이터(왼쪽부터 리우춘펑, 하나다 신이치,서준호, 조린 로)

전시를 공동 기획한 4인 큐레이터(왼쪽부터 리우춘펑, 하나다 신이치,서준호, 조린 로)

데니스 탄  24-channel sound installation, white cables, loudspeakers,  generative computer software 905×512×390cm 2014

데니스 탄 <무지개>
24-channel sound installation, white cables, loudspeakers,
generative computer software 905×512×390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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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아시안 큐레토리얼전> 큐레이터 서준호

바다를 둘러싼 네 가지 이야기

금선희  싱글채널 비디오, 퍼포먼스 설치 2014

금선희 <천국의 문, 화해> 싱글채널 비디오, 퍼포먼스 설치 2014

4명의 큐레이터가 공동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큐레이팅 진행 방식이 궁금한데 전시에서 담당하고 진행했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부탁한다.
기획의도 등을 논의하며 위원회와 다른 큐레이터 사이에 조율이 필요했다. 영상장비 대여 업체, 전시장 조성 업체 등과 수차례 미팅하며 전시 공간 구성과 필요 물품을 체크했는데 심지어 해외 큐레이터들의 일정상 부산으로 먼저 가 국외 작품의 반입 상태를 확인하고 촬영하는 일까지 맡았다. 네 명의 공동 큐레이터에게 한 명의 코디네이터가 배정됐으나 역부족이어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한 셈이다. 외국 작가의 통역, 월 텍스트 디자인, 작품 제목 번역뿐만 아니라 페인트 칠 작업부터 작가들이 요청한 작업 재료를 조달하고 추가로 요청한 가벽과 좌대를 한국 작가와 함께 제작하는 일까지, 설치 기간 내내 40여 명 작가들과 함께 쉴 새가 없었다. 결국 4명의 공동 큐레이터가 만드는 전시지만 누군가 전시 방법 등 여러 가지를 제안하고, 의견을 수렴한 후 위원회에 전하는 채널 역할을 해야 했는데 그 역할을 초청국 큐레이터가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주제는 어떻게 선정했나. 주제에 대한 각 큐레이터의 이해가 달랐을 텐데 그 간극을 어떻게 조율했나.
4월 말 처음 4개국 큐레이터가 한데 모였을 때 사흘을 내리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섹션 없는 하나의 전시를 만들자는 데 4명 모두 동의했고 실제 우리의 삶과 닿아 있는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문제에 접근하고자 했다. 처음 만났을 때 네 명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키워드로 포괄적이지만 ‘바다’를 설정했고 이후 각자의 바다에 대한 개념들을 더해 한데 섞는 방법에 동의했다. 어떻게 보면 전시에서 네 가지 개념이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업이 바다를 둘러싼 우리의 삶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섞여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고 그 속에서 관객들 스스로가 작업 각각의 의미를 읽어내고 해석하고 또 다른 질문을 던지기를 바랐다. 원칙이 명확했기 때문에 간극이 있더라도 상관은 없었다. 더해서 일본의 하나다 신이치 큐레이터가 나이가 제일 많았고 중심을 잘 잡아 주었다.
부산=임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