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Korea] 2018 Korea Research Fellow 10×10

‘2018 현대미술 국제심포지엄 10×10’ 국내외 참여자들

‘2018 현대미술 국제심포지엄 10×10’ 국내외 참여자들

한국미술의 국제화 가능성을 타진하다

한국미술에 대한 이런저런 고언(苦言)이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세계미술 현장에서 한국미술의 역량에 걸맞은 지명도를 누리고 평가받아야 한다는 욕망의 논리가 숨어 있다. 달리 말하자면 지금 우리 미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그리 높지 않다는 냉엄한 현실을 담고 있고, 동시에 역량과 그간의 행보에 비해 모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아쉬움을 피력한 것이기도 하다. 그 이유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국제적 네트워크 결핍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해외문화홍보원(원장 김태훈)이 팔을 걷고 나섰다. 9월 18, 19일 양일간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열린 ‘2018 현대미술 국제심포지엄 10×10(Korea Research Fellow 2018 10×10, 총감독 이대형 2017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큐레이터)’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미술이 국제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어 한국미술 활성화를 통한 해외진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기획 취지를 바탕으로 해외 큐레이터, 미술관련 인사를 초청, 한국의 큐레이터, 기획자, 예술분야 관련자와 교유를 주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행사는 “주제 발표와 대담 등을 통해 현대미술의 흐름을 공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지속가능한 교유를 주목적으로 잡았다. 이와 더불어 《월간미술》을 비롯한 국내 3개 미술전문지가 모더레이터를 맡아 국외와 국내 인사 사이의 의사와 주제 소통을 중계했다.

살롱 드 아만토 디렉터 준 아만토와 박수지 큐레이터의 질의응답 광경

 살롱 드 아만토 디렉터 준 아만토와 박수지 큐레이터의 질의응답 광경

해외 참여 인사는 와토 체레텔리(조지아 ‘CCA 트빌리시’ 디렉터), 준 아만토(일본 ‘살롱 드 아만토’ 디렉터), 요한 베커(독일 ‘메트로존’ 큐레이터), 멜라니 뷜러(네덜란드 ‘런치 바이츠’ 설립자), 베른하르트 제렉세(독일 독립큐레이터), 안세실 워름스(프랑스 ‘아트조스’ 설립자), 상드린 로케(베트남 ‘살롱 사이공’ 디렉터), 마누폰 루엔가람(태국 ‘짐 톰프슨 아트센터’ 큐레이터), 레이철 응(말레이시아 ‘로그아트’ 설립자) 등이며 참여 예정이었던 레슬리 존스(미국 LACMA 큐레이터)는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 다양한 국가의 예술계 인사가 참여한 만큼 논의 내용도 풍성했다. 무엇보다 미술을 통해 인류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할 의견이 제시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국 측에서는 10명의 젊은 큐레이터와 기획자가 참여해 각각 매칭된 인사와 함께 사전 교감을 통해 이번 콘퍼런스를 준비했다.

메인 행사에 해당하는 콘퍼런스는 3개 주제를 제시했다. 동시대미술과 그 다양성, 미술과 테크놀로지, 아시아 시각문화와 미술이 바로 그것이다. 해외 참여 인사들은 자신의 역에서 행한 전시와 프로젝트, 그리고 사업 위주의 사례 발표와 미학적 성과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차이프리카’를 주제로 발표하는 요한 베커


‘차이프리카’를 주제로 발표하는 요한 베커

해외 인사들은 이번 행사 참여를 계기로 한국 미술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며 한국 작가와 자국 미술계 간 교류를 늘려가겠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한국의 젊은 큐레이터들이 얼마나 지적이고 뛰어난 잠재력을 가졌는지 확인했다. 이제 이번 행사가 만들어낸 담론과 질문을 담아낼 수 있는 출판이 중요하다. ”(요한 베커) “지난 30년간 수많은 학술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 속에서도 이번 세미나는 가장 인상적이고, 재미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최고의 세미나다.”(베른하르트 제렉세)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아 〈MMCA현대차시리즈〉에 출품한 최정화 전시를 관람한 참가자들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아 〈MMCA현대차시리즈〉에 출품한 최정화 전시를 관람한 참가자들

한국 측 참여 인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도시 연구와 전시 기획의 교차점에 관심을 둔 나와 요한 베커의 교류는 심포지엄의 안팎에서, 도시를 산책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교류가 발제와 질의에 한정되지 않았기에, 우리는 서울 곳곳을 걸으며 독일, 아프리카, 중국, 한국을 횡단하는 대화를 이어나갔다.”(심소미 독립큐레이터) “준 아만토와의 질의응답은 현대미술이 지속적으로 심문 받는, 예술의 실천적 역량에 대한 나의 의문에 시적으로 응답받는 시간이었다. 준에게 ‘당신의 실천을 예술이라고 할 수 있나요?’라고 묻는 행위는 ‘내가 기획하고 비평하는 미술이 과연 실천인가?’를 되묻는 과정이기도 했다. 더불어 다른 참여자들의 논의를 통해 한국의 미술지형이 대단히 폐쇄적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한 번 더 실감했다.”(박수지 대안공간 보안여관 큐레이터)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이대형 총감독은 “서로 다른 학술적 관점이 충돌하는 현장은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해외와 국내 큐레이터들이 서로 연결되고, 함께 공통 관심분야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생산해냈다”고 행사의 의의를 자평했다.  

글 : 황석권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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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월간미술 > vol.405 | 2018.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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