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PEOPLE] 송영숙 (재)가현문화재단 이사장 / 한미사진미술관 관장
1948년 태어났다. 숙명여대 교육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전공했다. 1969년 〈남매전〉을 시작으로 수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전당, 동아갤러리 등 국내 기획전과 나고야, 베이징 등지에서 열린 해외그룹전에 참여했다.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장(2017), 국무총리표창(2011), 문화관광부장관 표창(2006) 등을 수훈, 수상했다. 현재 재단법인가현문화재단 이사장과 한미사진미술관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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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사진은 내 몸과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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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라는 단어가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고 그 의미도 보편적으로 변화했다. 누구나 사진에 대해 거리낌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촬영도, 그것의 공유도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송영숙 (재)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이자 한미사진 미술관 관장의 사진에 대한 애정은 어떻게 보면 매우 선도적이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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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터뷰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성사됐다. 우선 송 관장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사진예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프랑스의 저명한 사진작가를 한국에 소개하는 등 양국의문화교류에 기여한 바로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장을 수훈(2017.6)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진을 수집하면서 국내외 사진사 연구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점도 그렇다. 이 컬렉션은 앞으로 《월간미술》에 연재 형식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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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관장은 대학에서 사진반(숙명여대 숙미회)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했다. 1969년 두 살 터울의 오빠와 개인전을 열었으며 여러 사진공모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그렇게 시작한 사진작업을 50년 넘게 이어왔다. 물론 상황에 따라 작업을 쉬기도 했지만 항상 사진에 대한 배고픔을 느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그는 사진계 어른과 선배들의 조언을 경청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송 관장이 사진에 대한 안목을 갖추는 또 하나의 축이 되었다. “예전에는 작가들이 자주 모여서 잡지에 나온 사진관련 기사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분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은 것이 미술관 운영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렇게 경청하는 습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바, 이를 통해 송 관장은 타인의 의견과 자신의 운영방침 간 균형점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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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집에 임하는 송 관장의 태도에서는 ‘다급함’이 느껴졌다. 기자가 소장품 수집 방향과 맥락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해 기자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게…. 우리의 현실에서는 참 사치스러운 거예요. 사진미술관이 여럿 있다면야 모르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한미사진미술관은 사라져가는 오래된 사진을 확보하는 것을 급선무로 두고 있습니다.” 워낙 사진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보니 과거엔 아궁이 불쏘시개로 쓰이기도 했다. 게다가 공적기관이 사진 수집을 담당하기에는 절차상 매우 복잡하고 굼뜰 수밖에 없다. 현실이 그렇다보니 송 관장은 일단 ‘닥치고 수집’ 전략을 택한 것이다. 물론 방대한 수집 뒤엔 고단한 분류 작업이 병행됐을 터, 그런 과정을 거쳐 얻은 것이 고종황제 장례식 사진, 왕실 결혼식 사진 앨범, 명성왕후로 추정되는 사진, 천연당사진관 사진 등이다. “(옛 사진이) 점점 없어지니깐 취향대로만 수집할 수 없어요. 그래서 1970, 80년대 독일 작가의 대형작품은 들여올 수 없죠. 높은 가격도 이유가 되지만 그것보다 우리 옛날 사진이 눈에 밟혀서요.” 이러한 이유로 고가의 소장품을 보유한 유수의 미술관이 오히려 한미사진미술관의 컬렉션을 부러워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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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월간미술》 지면에 소개될 컬렉션은 연재가 시작되면 수집품 공개에 소극적인 우리 컬렉션 문화에 작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중요하고 희귀한 작품 몇 점을 소개하자면, 헨리 폭스 탈보트(William Henry Fox Talbot, 1800~1877)가 1841년 촬영한〈Nicolaas Hennenman〉은 사진이 발명된 1839년으로부터 고작 2년 후에 제작된 작품으로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사진사에 중요한 작품이다. 또한 줄리아 마거릿 캐머런(Julia Margaret Cameron, 1815~1879)이 영국의 여류소설가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의 어머니를 촬영한 사진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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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관장은 곧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송 관장은 인터뷰 말미에 “사진은 내 몸이다”라고 거침없이 밝혔다. 폴라로이드 사진이 꼭 유화의 매력을 지녔다는 송 관장의 또 하나의 ‘몸’은 개인전 〈Meditation〉 (2.22~4.7, 한미사진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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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석권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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