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ht & Issue] 제5회 한-아세안 멀티미디어 공모전
아세안을 주목하라!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부 간 경제 및 사회·문화분야 협력 증진을 위한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에서는 회원국 청년작가들을 대상으로 사진, 영상, 뉴미디어 분야 공모전을 시행하고 있다. 2009년 한-아세안센터의 설립과 더불어 시작한 이 공모전은 올해로 5주년을 맞이한다. 아세안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과 아세안은 1989년부터 정치·경제·사회·문화 제반 분야에서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왔다. 2009년에는 관계 수립 20주년을 맞이하여 더욱 강력한 동반자 관계를 위한 협력 제도화에 대한 필요성과 상호 협력관계 확대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한-아세안센터를 설립했다. 경제 분야에서 아세안은 한국의 3대 교역 지역이며, 한국은 아세안의 5대 교역 상대국이다. 아세안은 2015년까지 인구 5억8000만여 명의 단일 시장과 생산기지를 목표로 하고 있어 동아시아 경제 성장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며 한국에도 아주 중요하다. 사회·문화 분야에서도 한국과 아세안 간의 인적 교류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아세안은 한국인이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이고 한국과 아세안 국가 상호 방문객이 지난 5년간 2배 이상 증가하여 연간 400만 명에 달한다. 이런 배경에서 한-아세안센터는 특히 문화예술분야의 다양한 국제행사들을 기획하며 아세안과 한국 간 이해를 도모하고 함께 평등하면서도 평화적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특히 시각예술분야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작가들의 교류를 위한 <한-아세안 현대 미디어아트전>과 <한-아세안 멀티미디어 공모전>, 그리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아세안 그림공모전> 등이 있고, 텍스타일, 가구, 기프트 쇼, 축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예술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한-아세안 멀티미디어 공모전>은 현대의 매체인 뉴미디어를 통해 한국과 아세안 청년들 간 상호 이해를 높이고 운송에 부담 없이 인터넷으로 자료를 보내 역동적인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 출발했다. 차별화된 전시감독(2009년 김유연, 2010년 신혜경, 2011년 서진석, 2012년 신수진) 체제하에 각국의 시각예술을 선도하는 기획, 미술평론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현대미술을 확장해 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마다 주제를 선정해 작품을 공모하고 수상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예술기관들을 돌아보고 관계자들을 소개하고 있어 작가지망생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2010년 공모전 수상자인 필리핀의 대학생 나시(Nassier Nash Anggahan)는 국위를 선양한 젊은 예술가로 자국 대통령상을 받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장학생으로 유학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고 졸업 후 영화 메이커와 영상예술 전문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브루나이는 인구 40만밖에 되지 않아 현대미술 전문가가 거의 없는 나라기에 아담 (Hassnal Adam Rassalhague Sulaiman)은 2011, 2012년도 두 번의 공모전에 연속 참여하고 수상하며 현대미술 보급에 기여하고 현재 브루나이를 대표하는 국제적인 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보이며 공모전은 낙후된 과거와 현재가 아닌 미래의 아세안 지역의 새로운 이미지를 정립하고 글로컬 시대의 새로운 예술, 문화 정체성을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2013년부터는 프로페셔널 작가전시와 젊은 작가를 위한 공모전을 격년제로 하면서 홍보와 기획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4년의 경우 ‘아세안의 의(衣), 식(食), 주(住)(Lifestyle of ASEAN)’를 주제로 아시아의 다양한 패션, 장인정신, 식생활, 건축, 문화 등 일상생활의 소재를 통해 아세안의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조명하고자 한다. 일상적인 주제 안에서 11개국의 대상작 대부분은 특유의 전통 안에서 현대화되는 과정을 함축하는 번뜩이는 감각으로 포착한 작업들이다. 쌀 농사, 전통시장, 교통, 불교 건축물, 각국 의상은 전통과 현대, 계층, 성별을 아우르면서 독특한 문화예술을 전달하고 있다. 전시는 2015년 1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의 갤러리 문, 하남시 문화예술회관, 경주시 예술의전당을 순회하며 한국 전역에 한국과 아세안 젊은 작가들의 시각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기획을 통해 한-아세안의 젊은 시각이 문화대국 주변이 아닌 동등하게 다른 정체성으로 주목받으며 현대미술을 확장할 수 있는 예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미진·홍익대 미술대학원 교수